홀가분해지고 싶을때,
머릿속이 복잡해서 비우고 싶을때,
아무 생각하고 싶지 않을때,
조금이라도 마음을 내려놓아야 할때,
텅빈 가슴을 위안 받고 싶을때,
그 외에 많은 이유로 무작정 발길이 산을 향할때가 있다.
이럴때 산에 오르며 무념무상의 시간을 즐기려 한다
사시사철 산과 자연은 따뜻한 어머니의 가슴처럼 안아준다.
흠뻑 땀을 흘리고 계곡이나 정상에서
봄이면 막걸리에 진달래 띄워서,
가을이면 막걸리에 낙옆을 띄워 한사발 하면
빈 속이 등 푸른 생선처럼 파닥 파닥 태평양으로 잠영(潛泳)을 한다
산에 오를때 가끔은 비나 안개가 내릴때가 있다.
이럴때는 마음이 내리는 운무(雲霧.구름과 안개)처럼 가라 앉는다.
계곡이나 정상 부근쯤에는 언제나 운무(雲霧)가
있는데 그때마다 운우지정이란 단어가 항상 떠오른다.
운우지정(雲雨之情)
雲雨의 정이라는 뜻으로,
본래 그 엣날 운우(雲雨)가 신녀(神女)의 미칭(美稱)으로 사용되다
변하여 남녀의 교정(交情)의 의미가 됨
출전은 송옥(宋玉)의 <고당부(高唐賦)>
중국 초나라의 회왕(懷王)이 낮잠을 자다가 꿈속에서
무산의 신녀(神女)를 만나 정을 맺었다는 고사에서 유래한 말.
꿈속에서의 정사가 얼마나 그립고 사랑스럽고
안타까웠으면 그녀와의 짧은 추억을 기념하여 무산의
남쪽에 조운관(朝雲觀)이라는 누대를 지었을까 생각해 본다.
중국 신화에 염제라는 신과 황제라는 신이 있었는데
염제가 황제와의 세력다툼에 밀려 남쪽으로 내려간다.
염제는 아들 외에 딸 4명을 두었는데
그중 세째 요희가 절세가인 이었는데
꽃다운 나이에 시집도 못가보고 요절을 한다.
요희는 양자강 중류에 있는 명산인 무산 이라는 곳에 묻히는데.......
후에 그녀는 요초(瑤草)라는 꽃으로 재환생 하는데.......
* 琪花瑤草 (기화요초) ; 옥같이 고운 풀에 핀, 구슬같이 아름다운 꽃
노란꽃을 피우고 열매는 강장제로 쓰이며 .
이 열매를 먹으면 누구나 사랑을 하게되는 "사랑의 묘약"이 되었다..
운우지정이란 유래는
전국시대말기 초(楚)나라 회왕(懷王)이 무산에 놀러 왔다가
고당관이라는 누대에서 잠이 들었는데 꿈속에서
무산의 신녀(神女)가 나타나 요염한 자태로 회왕을 유혹하여
환상적이고 황홀한 사랑을 맺는다.
사랑의 행위가 끝나자 너무나 아쉬운 회왕은
언제또 볼 수 있느냐고 물으니 그녀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저는 아침에는 산봉우리에 구름(雲)이 되어 걸려 있다가
저녁이면 산기슭에 비(雨)가 되어 내리는데 그게 저랍니다.
그녀가 떠나가고 잠에서 깨어 보니 꿈이었다.
회왕은 그녀와의 짧은 추억을 기념하여 무산의 남쪽에
조운관(朝雲觀)이라는 누대를 지었다
세월이 흘러 회왕이 죽고 아들 양왕(襄王)이 무산으로
놀러와 선왕의 놀던 자취가 아직도 뚜렷한 고당관과
조운관을 돌아보고 있을 때 궁정 시인 송옥(宋玉)이
과거에 회왕이 겪었던 무산신녀와의 사랑이야기를 들려주자
감탄한 양왕은 송옥한테 시를 짓게 했는데
그것이 ‘고당부(高唐賦)’와 ‘신녀부(神女賦)’이다.
요희와의 꿈같이 달콤한 사랑의 행위를 두고
현자들은 운우지정을 나누었다고 한시에 인용을 한다.
비나 안개가 내리는 날이 아닌 맑은 날에는 운우지정이란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데 유독 운우가 내리고 산이
한폭의 고즈녁한 동양화를 연출하면 무산의 신녀가
그리운 회왕처럼 이리 저리 헤메이는 이 마음을 어찌하나.
서시.
초선.
왕소군.
양귀비.
조비연을 찾을 수 있는
타임머신이 있다면 이 세상을 훌쩍 떠나 한 걸음에 달려가
음풍농월. 吟風弄月 ; 맑은 바람을 읊고,
밝은 달을 즐긴다는 뜻으로, 아름다운 자연의 경치를
시로 노래하며 즐김을 이르는 말) 을 즐길텐데.............
젊었을때 눈을 참 좋아 했는데 눈이 좀처럼 내리지 않고
1년에 겨울에만 며칠 밖에 내리지 않아 좋아하는 날을
많이 만들려고 비도 좋아하게 되었는데 대부분 그러하듯
눈이나 비가 내리면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고 센치멘탈해진다.
무산의 신녀와 운우지정을 나눌수는 없지만 항상 가지고
있는 나의 로망을 꿈속에서나 등푸른 생선처럼 파닥 파닥
헤엄쳐 무산의 신녀 가슴으로 잠영(潛泳)을 한다.
< 第一禪庵壁(선암사 벽에 쓴 하나의 시).서산대사(1520-1604) >
山自無心碧 (산자무심벽) ; 산은 스스로 무심히 푸르고
雲自無心白 (운자무심백) ; 구름 또한 무심히 희도다
其中一上人 (기중일상인) ; 그 가운데 한 상인(上人)은
亦是無心客 (역시무심객) ; 그 또한 무심한 나그네로세.
첫댓글
천량성님의
운우지정을 함참 생각해 봅니다~ㅋ
더운날 건강하세요^*^
무념무상으로 높은 산
정상에 올라 사바세계를 내려다 보는 기분,,,
올라보지 못한 사람들은 모르지요.
예.
즐거운 주말되세요.^*^
운우지정 단순한 ㅅ겅에 관한 이야기인줄 알앗는데
함축된 의미를 읽으며 ㅎㅎㅎㅎㅎ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그 옛날에 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