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포의 새벽 편지-2814
화엄 세계-069
동봉
제6문/10
거듭하여 모든공간 교차하여 비춰감은
인드라망 천장내에 드리워진 구슬이요
찰나찰나 모든시간 조화롭게 융합함은
초저녁의 꿈속에서 흘러버린 세월이라
원문原門
중중교영重重交暎이여
약제망지수주若帝網之垂珠요
염념원융念念圓融이여
유석몽지경세類夕夢之經世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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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현문 중 제7문인 '인타라망경계문'은
한자로 '因陀羅網境界門'으로 쓰며
왕복서 '중중교영重重交映'에서
'약제망지수주若帝網之垂珠'까지
모두가 인타라망과 관련된 글입니다
십현문 중 제8문인 '십세격법이성문'은
한자로 '十世隔法異成門'으로 쓰며
왕복서 '염념원융念念圓融에서
유석몽지경세類夕夢之經世까지
모두가 십세격법과 관련된 글입니다
중중교영重重交映이 화엄학입니다
누구에게도 늘 아낌없이 베풀며
어떤 것도 거부하지 않습니다
욕계 제2천 도리천궁 궁전
제석궁 천장에 화려하게 박힌
황홀한 보주빛에 이를 견줍니다
이 하늘은 도리천, 제석천 외에도
서른세 하늘, 곧 33천이라 하는데
사방으로 각기 여덟 하늘이 있고
중앙에 한 하늘이 있어 33천입니다
제석천궁 특징은 천장에 있습니다
수천억 보주가 동시에 비추지요
왕복서에서 중중교영이라 하듯
이는 수천억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수천억을 다시 수천억으로 곱하고
그를 다시 수천억으로 곱한다 하더라도
제석천궁 천장에 달린 광명보주를
모두 셈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온 우주를 가득히 채운 별 숫자와
거의 같은 수에 해당할지도 모릅니다
제석천궁 천장에 붙박힌 한 보주에서
찬란한 빛을 누리에 비춤과 동시에
누리의 모든 빛을 다 받아들이되
자기의 빛을 아까워하거나
남의 빛을 거부하지 않습니다
이를 한마디로 묶어 얘기한다면
그것이 '중중교영重重交映'입니다
중중重重은 겹치고 겹침의 뜻과 함께
제곱의 제곱의 제곱으로 이어짐입니다
교영交映도 제곱 수의 개념에 따릅니다
약제망지수주若帝網之垂珠의 뜻은
인타라망 천장의 구슬 전등입니다
제7현문 '인타라망경계문'에서
'인타라망'은 오늘날 첨단 정보사회
인터넷Internet과 발음이 비슷합니다
이처럼 소릿값이 비슷하다 싶으면
정겹게 느껴지는 게 사실입니다
인타라망은 신의 존재 중 하나
고귀한 인드라Indra이면서
제석천 천장에서 빛을 발하는
보석 그물을 가리키는 용어입니다
이틀 전 서울 학여울역 세텍에서 열린
이른바 '서울 국제 불교 박람회'에서
후학後學 원창圓昌 수좌와 만나
참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지요
나는 언제 어디서나 누구와 만나든
상대가 먼저 물어온 게 아니라면
주절주절이 내 얘기만을 하기보다
남의 얘기 듣기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내 얘기 아끼고 남의 얘기 많이 듣고
한마디로 말하자면 욕심이 좀 많습니다
염불문 중 '염념보리심念念菩提心
처처안락국處處安樂國'을 놓고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했더니
원창 수좌가 서슴없이 답을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생각 념念'자로 새기니
첫째가 생각과 관련된 개념이고
둘째가 시간 개념이 아니겠느냐고요
문법상 '처처處處'가 공간 개념이라면
염념念念은 '생각생각'도 좋지만
되려 시간 개념이 잘 어울린다고요
시간시간이 보리심菩提心일 때
곳곳이 안락국安樂國'입니다
생각 념念 자에 담긴 뜻이 다양한데
생각을 비롯하여 스물, 이십과
잠깐, 극히 짧은 시간, 찰나가 있고
기억記憶하다, 마음에 두다
외우다. 읊다. 암송暗誦하다
삼가다. 몸가짐이나 언행을 조심하다
가엾게 여기다. 불쌍히 여기다
어여삐 여기다. 귀여워하다 등입니다
염념원융念念圓融과 함께
유석몽지경세類夕夢之經世를
찰나찰나 모든시간 조화롭게 융합함은
초저녁의 꿈속에서 흘러버린 세월이라
라고 풀이한 것은 곧 그래서입니다
제8현문 '십세격법이성문'의 격隔을
어떤 문헌에서는 융融으로 썼는데
이를 청량국사 <왕복서>에서 살핀다면
'염념원융念念圓融'의 융融이 맞으나
신라의 고승 '의상조사법성게'에서의
'잉불잡란격별성仍不雜亂隔別成'처럼
사이뜰 격隔 자로 푸는 것도 좋습니다
다시 한번 원문과 뜻을 살펴볼까요
중중교영重重交暎이여
약제망지수주若帝網之垂珠요
염념원융念念圓融이여
유석몽지경세類夕夢之經世로다
거듭하여 모든공간 교차하여 비춰감은
인드라망 천장내에 드리워진 구슬이요
찰나찰나 모든시간 조화롭게 융합함은
초저녁의 꿈속에서 흘러버린 세월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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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우리절 제27돌 개산제 축하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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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2022
곤지암 우리절 선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