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 있는 계간 시 전문지 「POSITION」창간

[최분임]

색깔 있는 계간 시 전문지 「POSITION」창간

진심이 시키는 대로 문예지를 만들겠다는 각오로

   남들이 자연스럽게 인정해 주는 매력을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색깔 있는 계간 시 전문지 「POSITION」이 창간됐습니다. 이 시 전문지의 편집주간을 맡고 있는 이는 전에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 근무한 적이 있는 차주일 시인. 그는 그 시절에 국내 문예지 실태를 파악하는 계기가 있어 문예지의 발간 운영에 대하여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문인들마저 구독자가 되기를 꺼리는 현실에서 대부분 간별을 지켜 꾸준히 문예지가 발간되는 사실에 그는 놀라웠다고 합니다. 그것은 상식을 벗어난 신인 등단을 담보로 한 문예지의 역기능으로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문예지 구입 조건 등 어떤 합의를 두고 벌어지는 유사한 행위를 일부 익숙한 문예지에서도 볼 수 있었다고 그는 말합니다. 「POSITION」의 편집주간 차 시인은 말합니다.

   “문예지와 동인 등 각자 추구하는 바와 표현 양태가 달라도 ‘문학적 수월성’을 절대명제로 지향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이 아름다운 공동유대가 훼손된 이유가 무엇일까요. 잘 모르겠습니다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 경제적 고민이 필요 없는 제안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죄송하게도 같이 할 수 없었습니다. 제가 다스릴 수 없는 마음이 확보된 경제성보다 획득해 나아가야 하는 진심 쪽으로 기울어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진심이 몰아대는 이 마음을 믿고 있습니다. 이 마음이 시키는 대로 문예지를 발간하고 운영해 나가겠습니다. 문학적 지향점으로 야기된 문예지의 역기능과 문예지 생존에 따른 역기능을 최소화하여 문학을 하향평준화 시키는 점을 경계하도록 하겠습니다. 진심으로 찬작된 자성 높은 작품을 파급하여 우리의 감춰진 감정을 발현하는 역할을 잊지 않겠습니다. 진심은 스스로 중심을 만들지 않는다는 신념으로 「포지션」은 스스로 만들어내는 권위보다 남들이 자연스럽게 인정해주는 매력을 소중하게 생각하겠습니다. 그러면 훗날 우리 문학사 한 페이지에 「포지션」이 ‘위치’해 있을 것입니다.”

   지난 3월 1일자로 창간된 「포지션」은 편집위원에 고봉준, 김언, 장이지, 남승원, 편집장은 이용헌 시인이 맡고 있습니다.

창간호 POSITION의 목차

POSITION1 _ 어떤 시를 옹호할 것인가

황현산 시를 둘러싼 몇 가지 미신

이수명 어떤 시를 옹호해야 할 것인가

장이지 시적 환경의 변화와, 환경 부적응자의 이상한 옹호

김영희 여기 네가 있다 - 공감각의 정치학

POSITION 2 _ 신작시

김기택 돋보기안경 / 정액캡슐

김언 기념탑 주변 / 안방을 차지하고

박형준 초저녁 달 / 길에 관하여

서윤후 카이로 소년 / 퀘백

오은 움직씨는 움직인다 / 야누스

이기인 술 취한 바람 사진 / 집단 감염 기록 봄 구멍

이용임 산책 / 봄

이장욱 밤의 독서 / 사실만을 말하려는 힘

이제니 비산의 바람 / 그곳으로

허수경 아침식사 됩니다 / 우산을 만지작거리며

허연 폭설 / 툰드라

황인찬 서정 / 서정2

POSITION 3 _ 신작 소시집 / 송재학

순례 (외 7편), 시작메모 _ 시간들

양경언 / 송재학의 최근 시에 부쳐

POSITION 4

단순함의 미학-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을 가다 / 천서봉

대안 시간 체계를 사는 건 가능한가 / 임태훈

POSITION 5 _ 시집 서평

이강진 불가능한 당신의 이름_ 박준, 이원 시집

정한아 마음의 육체와 공석인 하느님_ 김기택, 황인찬 시집

남승원 이해하지 못한다고 공감하지 않는 것은 아니예요_ 장승리, 백상웅 시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