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도가니 사건' 이후 밝혀진 천안판 도가니, 인애학교 성폭력 사건에 대한 1심 선고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예상컨데 8월 중순이면 1차 기소에 대한 선고 공판이 열릴 것으로 보입니다.
인애학교는 충남교육청 산하의 공립 특수학교입니다. 이 학교의 교사 이병0은 자신의 제자인 발달장애 여학생들을 교실과 기숙사, 자신의 집 등에서 수년간 상습적으로 성폭행해왔으며, 현재 피해자로 기소된 학생들만 6명에 이르며, 추가 기소의 가능성도 높습니다.
이 추악하고 부끄러운 사건에 대한 진실이 법정에서 밝혀질지 모든 양심있는 사람들이 때로는 숨죽이며, 때로는 울부짖으며, 때로는 거칠게 투쟁하며 지켜보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절규를 외면하고, 방조 은폐한 선생들과 교장 교감은 교육청에 의해 경징계의 면죄부를 이미 받았습니다. 광주인화학교의 정의로운 선생님이 이곳 인애학교에는 계시지 않았습니다.
사법부의 결정 또한 어떻게 나올지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우리는 광주인화학교 피해 학생들이 법원에 의해 두번 죽었던 경험이 천안인애학교의 재판에서 재현되지 않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하여, 작은 힘이나마 보태보자는 취지에서 탄원서를 사법부에 제출하고자 합니다. * 탄원서 제출일자 - 1차 취합 : 8월 6일(월) 오전 12시. - 2차 취합 : 8월 17일(금) 오전 12시 * 보내실곳 : 팩스 041 -576-0518(진보신당 충남도당 사무실)
* 관련사항 문의 : 010-2694-3655(김현순) 탄 원 서 사 건 : 2012 고합5 피고인 : 이 병 흥
존경하는 재판장님께 저는 귀 재판부에서 진행하고 있는 천안 인애학교 성폭력사건 재판의 피고인 이병흥에게 엄중한 처벌을 내려주실 것을 간절히 바라며 본 탄원서를 올립니다.
우리 사회에서 지적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사건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른바 ‘도가니 사건’으로 인해 천안 인애학교 성폭력 사건도 수면위로 올라오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번사건이 법정에 서기까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믿지 않았고, 피해 학생들의 지적 능력을 문제 삼아 피해학생과 가족들에게 2차, 3차의 피해를 입히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재판 과정 중 어렵지만 일관되게 진술하는 피해자와 목격자들의 증언을 들으면서, 저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고, 인간으로서 심한 수치심과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피고 이병흥은 피해자들이 지적장애인이기 때문에 성폭력에 제대로 저항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 또 지적 장애인이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사실을 알리기도 어려울 것이라는 점, 그리고 만일 주변에 알린다 하더라도 지적 장애가 이유가 되어 증언의 신뢰성을 배제하기 쉬울 것이라는 점 등을 의도적, 악의적으로 이용하여 제자를 욕정의 도구로 삼은 정말 입에 담기도 힘든 비열하고 파렴치한 범죄자입니다. 더군다나, 이병흥이 학부모와 사회로부터 장애인들을 잘 보살피고 교육하여 사회구성원으로서 함께 살 수 있도록 해달라는 특별한 임무를 위임을 받은 공립특수학교의 교사라는 점은 저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합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재판과정에서 보셨다시피, 소위 전문가라는 교사와 상담사들도 여러 학생들의 성폭력 피해 및 목격 증언에 대해‘장애인의 말이기 때문에 믿기 어렵다’거나, ‘영상물 등을 보고 상상해서 꾸며낸 이야기다’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어떤 전문가의 증언처럼, 오히려 지적 장애인들은 그 특성상, 자신이 경험했던 일들 외에 다른 일을 꾸며 이야기 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또한, 날짜와 시간의 특정은 비장애 성인들에게도 어려운 일일 것입니다. 증인으로 나온 교사들조차 날짜의 특정에 기억나지 않는다고 증언한 예를 많이 들었습니다. 이점 깊이 헤아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얼마 전 한 피해학생의 할머니께서 교육청 앞마당에서 쓰러져 울부짖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배상 안 받아도 좋아. 그깟 돈 내가 너희들 줄 테니, 우리 아기 꽃 같은 청춘 예전으로만 돌려놔! 장애인도 사람인데, 왜 장애인은 행복하면 안 되는 거야 왜…” 그렇습니다. 돌려놓을 수 없는 일이지만 우리 모두는 간절히 염원합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의 엄중한 처벌을 통해 이번 사건으로 상처받은 아이들과 피눈물을 흘리며 괴로워하는 가족들의 고통을 치유하고, 힘없고 지적 능력이 조금 부족하다고 이 사회로부터 무시와 차별을 받으며 평생을 살아가는 모든 지적 장애인과 그 가족에게 한 줌의 희망이 만들어지길 말입니다. 약자인 장애인에 대한 끔찍한 성폭력 범죄는 이 사회에서 결코 용납될 수 없다는 의지를 비장애인 전체의 이름으로 보여줄 수 있도록 재판장님의 현명하고 단호한 판결을 호소 드립니다.
2012년 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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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택시노동자 "태경"의 블로그 원문보기 글쓴이: 태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