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간 역도 체험으로 다이어트 및 건강 변화 느껴져
역도 전문 체육관 운영 김무준 코치 "역도는 모든 운동의 기초"
'역도'는 타고난 힘을 가진 역사(力士)들 만의 운동이 아니다. 수백㎏의 역기를 온몸의 힘으로 쥐어짜 내 듯 들어 올리는 역도는 힘이 강한 사람들의 전유물로만 인식돼왔다. 하지만 알고 보면 역도는 모든 운동의 기초가 되는 운동이다. 생각만큼 다가가기 어려운 스포츠 종목이 아니라는 얘기다.
최근 다이어트에 관심 있는 여성과 자세 교정이 필요한 학생·직장인들에게 도움이 되며 힘과 상관없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생활스포츠로 각광을 받고 있다.
◆체지방 4㎏감소, 가뿐해진 아침
"역도를 한다고 하니 정말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냐, 전문 선수로 나설 거냐라는 등의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최근 취미로 시작했던 역도의 매력에 푹 빠진 이수진(29·여) 씨. 스피닝, 태권도, 복싱, 헬스 등 여러 운동을 즐겨하던 이 씨는 뭔가 색다른 운동에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에 역도를 배우게 됐다.
그는 "체조와 역도를 조합한 크로스핏 운동도 있었는 데 아무래도 좀 더 본격적인 운동을 해보고 싶어서 역도를 찾게 됐다"며 "한 번도 접해보지 않은 운동이어서 더 끌렸던 점도 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지금까지 4개월가량 역도를 배웠다. 휴일을 제외한 주 5일 동안 매일 1~2시간씩 자세와 역기를 들어 올리는 법, 체력을 키우는 법 등을 배웠다.
효과는 3개월부터 나타났다. 인바디 체크를 통해 체지방은 4㎏이 줄었고 근육은 1㎏이 늘었다. 무엇보다 식단 조절 없이도 역도만으로 살이 빠졌고 체력도 더 붙었다.
그는 "확실히 힘이 붙는 게 느껴졌다. 처음에는 15㎏ 무게의 봉만으로 자세를 잡는 연습을 했는데 조금씩 무게를 늘려가면서도 크게 힘들지 않았다"며 "회사일로 저녁에 회식을 하면서 식단에 신경 쓰지 않았지만 살이 많이 빠졌다. 아침에 일어날 때도 훨씬 가뿐한 느낌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매일 스마트폰을 쥐고 컴퓨터로 일을 하면서 생긴 '거북목' 자세도 교정돼 일을 할 때도 덜 피곤하다"고 덧붙였다.
생소한 운동인 역도를 하는 탓에 주변에서 질문도 많이 받는다고 했다. 이 씨는 "역도를 통해서 무게를 늘려가는 재미와 성취감을 느낄 수 있고 역기를 들어 올리다 보면 온 힘을 집중해야 하는 탓에 잡생각이 끼어들 틈이 없다. 주위 사람들에게도 적극 추천하고 있다"고 했다.
◆모든 운동의 기초, 누구나 쉽게 도전 가능
"역도는 모든 운동의 기초입니다. 어려울 것 없습니다. 직접 한 번 해보시면 역도의 매력을 알게 될 겁니다."
지난 22일 오후 7시쯤 대구시 북구 복현오거리에 위치한 한 역도 전문체육관에는 평일임에도 역도를 배우기 위한 회원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각자 체육관 내에 한 자리씩 차지한 후 체력 운동과 역도 자세 운동을 시작했다. 대구에서 일반 헬스장 및 체육관을 통들어 전문적으로 역도를 배울 수 있는 곳은 이곳이 유일하다.
김무준 코치는 "그간 대구에서 역도를 즐기는 동호인들을 위주로 학교 체육관을 찾아다니기도 했고 여러 장소를 전전하다가 언제든 역도를 즐길 수 있는 전문 체육관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지난해 문을 열었다"며 "학생, 직장인, 여성 등 모두 25명의 회원들이 함께 역도를 즐기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들 모두 역도를 통해 건강과 운동의 즐거움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아내고 있다. 역도는 단순히 무거운 역기를 들어 올리는 운동이 아니다. 유연성, 심폐지구력, 균형감각 등을 키울 수 있는 모든 운동의 토대가 된다.
김 코치는 "역도는 힘이 중요할 것 같지만 알고 보면 기술적인 스포츠다. 무작정 고중량으로 운동하게 되면 부상 위험이 높다. 처음에는 나무스틱이나 긴 막대로 이용해 자세 연습을 먼저 해주는 것이 좋다"며 "역도를 시작하면 데드리프트를 연습하는 게 좋다. 기본적으로 엉덩이를 무릎 높이로 낮춘 다음 중심을 복숭아뼈 약간 앞쪽에 두고 발바닥 전체로 지면을 밀어주며 올려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학생들과 직장인들이 역도를 통해 많은 긍정적인 효과를 얻어갔다고도 전했다.
그는 "하루 종일 의자에 앉아있는 학생들이 최근 역도를 시작한 후 허리가 아프지 않고 더 오래 앉아있을 수 있게 됐다"며 "허리 디스크나 관절이 좋지 않은 사람들은 역도에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오히려 이런 분들이 역도를 하는 게 좋다. 코어 근육을 강화해 관절을 지탱해줌으로써 자세교정과 함께 부상, 통증 완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역도는 누구나 쉽고 재밌게 접할 수 있는 생활 속에 기초가 되는 기본적인 운동"이라며 "피겨나 유도, 레슬링, 일반 구기 종목 등에서도 기본적으로 역도 자세를 배울 정도로 기초적인 운동으로 직접 땀을 흘리면서 한번 체험해보면 성취감과 만족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우정 기자 kwj@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