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524 “카페 왔을 뿐인데”…스타벅스 손님들 엇갈린 반응
스타벅스 코리아의 5.18 민주화운동 폄훼 논란이 '불매'(제품을 의도적으로 구매하지 않는) 움직임으로 번지고 있다. SNS 상에는 '스타벅스가 텅텅 비었다'는 글이 게재되고 있지만, 전체 매장의 상황을 대표하진 않았다. '탱크 데이' 프로모션 논란 이후 닷새 째인 5월 22일. 서울 오피스·상업 중심지 일대에서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스타벅스 매장을 찾는 시민들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었다.
◆ 불매운동 이슈에도 매장은 여전히 '평온'
이날 점심 시간대 서울 주요 업무 지구인 여의도 국회 인근 스타벅스 매장 3곳을 둘러봤다. 대부분 매장에서 빈 좌석을 다수 확인할 수 있었지만, 온라인상에서 주장하는 '텅텅 비었다' 수준은 아니었다. 스타벅스 매장에서 만난 한 남성은 "카페든 식당이든 개인의 필요에 의해서 가는 것이지,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다고 해서 내 돈 내고 남의 눈치를 봐야하는 건 아니지 않나"라고 손사레를 쳤다.
뒤이어 매장을 나온 다른 남성은 "점심 후 회사 인근 카페로 온 것 뿐"이라면서도 "오히려 이런 취재가 아무 의도 없이 매장을 찾은 사람들을 민망하게 한다고 생각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사회적 논란에 대한 의도적 외면이 아니라, 개인 선택의 자유라는 것이다. 앞서 스타벅스 코리아는 지난 5월 18일 온라인 스토어에서 텀블러 할인 행사를 진행하며 '탱크데이', '책상에 탁'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를 두고 5·18 당시 계엄군의 탱크 진입과 1987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희화화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후 해당 게시물은 즉각 삭제됐고,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직접 사과문을 냈다. 정용진 회장은 손정현 스타벅스 코리아 대표를 곧장 해임한 뒤 "있어서도 안 되고 용납될 수도 없는 부적절한 마케팅"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사태는 온라인 상에서 겉잡을 수 없이 확산했고, 정치권까지 가세해 '불매 동참'을 독려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정용진 회장을 향해 "무릎 꿇고 석고대죄하라"고 촉구하는 실정이다.
◆ 스타벅스 불매운동에 직원도 '눈치'
이후 명동역으로 자리를 옮겨 근처 또 다른 스타벅스 매장 여러 곳을 살폈다. 점심시간이 한참 지난 오후 3시 무렵이었지만 매장 안은 시민들로 북적였다. 외국인 관광객 못지않게 내국인 고객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취재진이 명동 일대 스타벅스 매장에 방문해 용기 반납 코너에 게재된 '사과문'을 휴대전화로 촬영하려는 찰나, 이를 바라 보던 계산대 직원과 눈이 마주쳤다. 이 직원은 "고객들이 매장을 이용하고 용기 반납 코너에 붙은 '사과문'을 휴대전화로 촬영한 뒤 퇴장하는 모습을 보면 뭔가 내가 죄인이 된 것 같아 가슴이 조마조마 하다"고 토로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일선 매장 직원들이 고객들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하소연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자신을 '스타벅스 매장 관리자'라고 소개한 이는 "이번 마케팅 참사 터지고 현장 파트너들이 피눈물 흘리고 있다"며 "본사의 지침대로 사과문을 붙이는 순간, 매장 직원들은 고객들에게 '나한테 와서 욕하세요'라고 말하는 표적판이 될 뿐"이라고 적었다. 명동 일대 다른 지점에서 만난 직원은 "아직 직원들한테 욕하거나 뭐라고 한 손님은 없었다"면서 "간혹 '힘 내시라'거나 '직원들이 무슨 잘못이 있냐'고 응원해주는 고객들도 더러 있어 감사하다"고 했다.
일부 시민은 7년 전 국내에 확산했던 'NO 재팬' 불매 운동을 회상하기도 했다. 이날 서울 강남구 수서 일대 스타벅스에서 만난 한 남성은 "(지난 2019년) 유니클로 매장 앞에 '노 재팬'(No-Japan) 티셔츠를 입은 사람들이 매장에 들어가는 사람들을 촬영하고, 공개 망신을 줬다"며 "이런 집단린치가 도대체 누구에게 도움이 되느냐"고 비판했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은 지난 2019년 일본 정부가 한국에 가한 경제보복에 따른 자발적 행동이다. 이에 유니클로와 아사히 등 주요 일본 소비재 브랜드의 매출이 급감했고, 국내 매장에 종사하는 직원들에 대한 구조조정이 실시됐으며, 매장 폐업으로까지 이어진 바 있다.
익명을 원한 국내 대학 사회학과 교수는 "당시 불매운동의 최종 피해자는 일본 사람보다 '대한민국 국적의 직원'이었다는 역설적 평가가 나왔던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스타벅스 마케팅 사태는 본사의 책임이 분명하지만 정치권의 말 한마디, 일면식 없는 직원들을 향한 시민들의 온라인상의 집단 공격이 사회 전체를 병들게 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권 소통' 현근택 VS '최초 재선' 이상일…'용인' 선택은?
"현근택 후보를 뽑아야 정부 도움 좀 받지 않겠어요?" "이상일 시장이 해놓은 게 많아요. 한 번 더 해야지요." '반도체 도시' 경기 용인을 이끌 적임자를 찾는 선거가 시작됐다. 이번 선거는 더불어민주당 현근택(54) 후보와 국민의힘 이상일(64) 후보의 사실상 양자 대결이다. 여당인 현근택 후보는 이재명 정부와의 '연계'를 강조하며 용인 발전을 이끌겠다고 자신한다. '현역 프리미엄'을 내세운 이상일 후보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용인을 보여주겠다며 재선에 도전한다.
◆ 현근택 "정부와 '원팀'… 용인 100년 위한 길"
6·3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5월 21일 오후 현근택 후보는 용인 수지구청 인근에서 유세 활동을 시작했다. 이곳은 신분당선을 이용해 서울로 출퇴근 하는 인구가 많고, 대형 학원가도 조성돼 있어 비교적 젊은층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파란 점퍼 차림으로 유세차에 올라 탄 현근택 후보는 "대통령은 이재명, 경기도는 추미애, 용인시는 현근택"이라며 "용인시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외쳤다.
현근택 후보는 퇴근길에 맞춰 용인 죽전역 사거리로 이동했다. 이 자리에는 민주당 이언주 의원(용인시정)이 함께 했다. 이언주 의원은 "현근택 후보와 함께 용인을 이끌 자신이 있다"며 "현근택 후보에게 힘을 실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근택 후보는 현 정부와 '원팀'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과 시장이, 국회의원과 시장이 원팀이 돼야 제대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이재명 정부와 함께 용인을 바꾸겠다"고 외쳤다.
이어 "대통령 바꿨더니 일을 얼마나 잘하나"라며 "용인의 미래 100년을 위한 선택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유세현장에서 만난 이재웅(43)씨는 "현근택 후보가 이번 정권과 같은 당이고, 대통령과도 가깝다고 하니 용인 개발을 위한 사업도 잘 풀리지 않겠나"라며 "새로운 시장이 와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으면 한다"고 말했다. 현근택 후보는 2022년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캠프 대변인으로 활동했다. 그는 20년 전부터 용인에서 변호사로 활동해왔다. '혈세낭비' 논란을 빚어온 용인 경전철 사업과 관련해 주민소송을 진행한 게 대표적이다.
◆ 이상일 "힘자랑 아닌 일자랑 하자… 능력 봐달라"
이상일 후보는 5월 22일 아침부터 용인 신갈오거리를 찾아 유세를 했다. 그는 신갈IC로 빠져나가는 출근길 차량을 향해 연신 허리를 숙였다. 이상일 후보는 시정 성과를 내세우며 "일 잘하는 후보를 선택해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용인시장을 지내며 구석구석을 빠짐없이 알고 있다"며 "용인시민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상일 후보는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을 위해 토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막고자 소득세법 시행령을 개정했고, 경기도 도시철도계획에 동백~신봉선 반영 등 임기 동안 중앙 정부와 소통하며 많은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이어 "설득력 있는 논리와 근거로 추진한다면 행정에서 당파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당적보다는 후보 개인의 능력으로 평가해 달라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상일 후보는 "힘자랑 아닌 일자랑 하는 후보를 선택해달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상일 후보는 현근택 후보를 향해 공개토론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용인시민을 위해 자유토론을 진행하자"며 "주최가 어디든 용인시 주요 현안과 해결안을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자리를 만들자"고 했다. 출근길에 만난 박상연(67)씨는 "현근택 후보가 용인을 위해 한 게 무엇이 있느냐"며 "지금까지 이상일 후보가 잘 해왔기 때문에 한 번 더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상일 후보는 현직 프리미엄을 내세워 표몰이에 나섰다. 그는 지난 정부 당시 용인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유치했다. 지금까지 재선 시장이 없었던 용인에서 이 후보는 최초로 재선에 도전한다.
◆ 무게추 팽팽… 반도체 표심 어디로?
용인시는 전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도시로 발돋움 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를 모두 품은 유일한 도시이기 때문이다. 대규모 택지 개발로 주거단지가 형성되고, 일자리를 찾아 젊은 세대가 유입되면서 전통적인 인구 분포가 바뀌고 있다. 하지만 반도체 등 고연봉을 받는 직업군이 늘어나면서 단순 세대별로 정당 지지도를 예측하기는 어렵다는 게 지역 정가의 분석이다. 더욱이 바람을 탄 여당 후보와, 야당이지만 현직이 맞붙는 구도가 형성되면서 무게추 역시 팽팽하다. 일부 유권자들은 각자의 이유로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수지구청역 인근에서 만난 김준형(58)씨는 "민주당 후보는 현직 시장보다 용인을 잘 모를테니 눈에 띄는 일만 할 것 같다"며 "그렇다고 국민의힘에 한 표를 주기는 싫어서 고민"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시민은 경기 침체 때문에 선거에 관심을 갖기 어렵다고 했다. 죽전역 인근에서 만난 현준수(47)씨는 "먹고사는 게 힘들어서 선거에 관심을 가질 여력이 없다"며 "누가 되든 어차피 크게 바뀌는 게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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