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체와 구직자들 행사 필요성 공감, “너무 많이 지원해 놀랐다”
호주 시드니에서 올해 처음 열린 ‘시드니-코리아 취업박람회’에 청년 구직자 약 2000명이 몰려 심각한 취업난 실태를 드러냈다. 심지어 ACT, 퀸즐랜드, 남호주 등 타주에서 버스나 항공기를 이용해 행사장을 찾은 구직자도 있었다. 18일 시드니 달링하버 컨벤션센터 제6전시장에서 열린 취업박람회에는 호주에 거주하며 현지 취업을 원하는 젊은이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졌다.
학생 비자나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소지한 20대가 대부분이었으나 영주권자나 시민권자인 일부 대학생과 30-40대 연령층도 행사장을 찾았다.
주호주 한국대사관과 주시드니 한국총영사관, 코트라 시드니무역관, 호주나라가 공동 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한국 지상사와 교민 기업 및 일부 호주 기업이 참가해 구직자들과 1대1 채용 인터뷰를 진행했다. 56개의 참가 기업들은 189명의 직원을 채용하기 위해 면접서류를 사전 제출한 400명의 예약자들과 즉석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실시했다.
또 구직자들에게 이민법, 취업전략, 비자요건 등 취업·창업 정보를 제공하고 취업 및 소자본 창업 성공사례를 공유하는 취업·창업 설명회 자리도 마련돼 호응을 얻었다.
▶“박람회 참가 잘한 것 같다” = 이날 참가한 기업체 대표들은 대부분 “예상외로 많은 구직자들이 지원해 놀랐고, 구직자들의 뛰어난 능력에 다시 한번 놀랐다”며 “박람회 참가를 잘한 것 같다”고 호평했다. GS월드의 브라이언 배럿 이사는 “오늘 솔직히 놀랐다. 영어 잘하는 학생이 많더라”면서 “열심히 일하려는 사람 정말 많다. 캔버라에서 버스타고 온 구직자도 몇명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박람회 괜찮은 것 같다. 괜찮은 구직자들을 많이 만났다”면서 “다음에 또 하면 다시 참가할 것”이라고 호평했다. 스시베이의 오 다니엘 본부장은 “별 기대하지 않고 참가했는데 참가하길 잘 한 것 같다”면서 “지원자들이 너무 많이 왔다. 영어가 원어민 수준인 사람이 있는 등 지원자 수준도 상당히 높았다”고 밝혔다.
오 본부장은 “참가 기업들이 수준 높으니까 고급 인재들이 많이 몰린 것 같다”며 “회사 홍보는 물론 인력 충원에도 큰 도움이 됐다. 지원자 능력만 되면 비자문제도 해결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정보통신 전문 인력알선업체 CITI리크루트의 앤드류 힐 매니저는 “학생들과 정보를 주고받는 유익한 취업 박람회인 것 같다”면서 “내년에도 계속할 수 있길 바란다. 다시 참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리크루팅의 제임스 한 코디네이터는 “젊은이들이 생각보다 일자리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애들레이드에서 비행기 타고온 구직자도 있었다”면서 “다음 박람회는 보다 현실적으로 접근했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가장 많은 구직자들이 몰린 한국광물자원공사의 김은진 씨는 “한국 본사에서 근무할 직원을 모집하고 있다”면서 “이렇게까지 많이 올 줄 예상 못했다”고 밝혔다.
▶“실용적인 박람회 돼야 할 것” = 다양한 구직자들도 대다수 박람회 개최엔 반색하면서도 비자조건, 제공된 일자리 종류 등에 대한 다양한 지적과 주문을 쏟아냈다.
학생비자를 소지한 주노아 씨는 “박람회 개최는 좋다”면서도 “대충 비자조건이 충족된 사람만 뽑는 경우였다. 비자 스폰서를 해줄 조건이 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이민온 테드 권 씨는 “직업 정보를 교환하고 조언도 들을 수 있어 좋은 것 같다”면서도 “찾고있는 정보통신 분야의 일자리는 없는 것 같다. 직접 채용은 않더라도 호주 현지의 경력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워홀러 문성철 씨는 “대부분의 일자리가 단순노무직으로 한정된 느낌이 든다”며 “사무직을 찾는 구직자들도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NSW대학 정치외교학과의 이요한 씨는 “박람회 개최는 좋은데 대학 재학생에게 맞는 시간제(part-time) 일자리가 별로 없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한 업체 참가자도 “한국정부에서 워홀러와 학생들 취업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며 “다음부터는 식당, 농장 등 이들을 정말 구인하는 업체를 대상으로 참가시켰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하민혜 씨는 “워홀러와 학생들에게 일자리 제공을 위한 박람회다. 그런데 전문직을 주로 채용해 목적이 퇴색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날 개막식엔 김봉현 주호주 한국대사, 존 알렉산더 베네롱 연방의원, 마리 피카라 NSW주 상원의원, 황중하 코트라 시드니무역센터장, 송석준 시드니한인회장, 신이정 호주동아일보 발행인, 이숙진 민주평통호주협의회 회장, 강태승 월드옥타시드니 지회장, 신수철 재호한국상공회의소 회장 등이 참석했다.
[호주 동아일보] 권상진 기자
코엑스 호주유학박람회
http://www.uhakfestival.kr
2013년 11월30일~12월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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