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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성진(弄假成眞)
거짓된 것을 놀려 진짜인 것으로 만든다는 뜻으로, 장난삼아 한 것이 진정으로 한 것같이 됨을 말한다. 농담이나 실없이 한일이 나중에 진실로 한 것처럼 된다는 의미이다.
弄 : 희롱할 농(廾/4)
假 : 거짓 가(亻/9)
成 : 이룰 성(戈/2)
眞 : 참 진(目/5)
(유의어)
가롱성진(假弄成眞)
농가성진(弄仮成眞)
출전 : 소옹(邵雍)의 농필음(弄筆吟)
말이나 행동을 조심하라는 선현의 말은 숱하다. 가장 널리 알려진 말이 입에서 모든 재앙이 나오는 문이라는 구화지문(口禍之門), 화생어구(禍生於口)이고, 남을 해칠 수 있다고 설검순창(舌劍脣槍)이란 섬뜩한 표현도 있다.
공자(孔子)는 "예가 아니면 말하지 말고 행동하지도 말라"고 '비례물언 비례물동(非禮勿言 非禮勿動)'이라 가르쳤다. 모두 거짓이 아닌 참된 말이라도 조심하라는 뜻인데 사실이 아니거나 장난스럽게 행동하고 말한다면 용서가 될까.
속담에 '말이 씨가 된다'는 것이 있다. 늘 말하던 일이 사실대로 되었을 때 좋은 일보다 나쁜 일이 뒤따르니 농담이라도 역시 조심하라는 말이다. 장난삼아 한 일(弄假)이 실제로 이루어진다(成眞)는 성어도 같은 뜻이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한 일이 뚜렷한 결과를 가져오게 한다. 가롱성진(假弄成眞), 농과성진(弄過成嗔)이라고도 쓴다.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관중(羅貫中)의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에 나온다.
오(吳)나라의 손권(孫權)이 유비(劉備)가 차지하고 있는 형주(荊州) 땅을 차지하기 위해 미인계를 쓴다. 명신 주유(周瑜)가 절세의 미인인 손권의 누이동생을 유비의 배필로 준다고 꾀어 오게 되면 인질로 잡자는 계획이었다.
유비는 제갈량(諸葛亮)의 계책대로 손권의 모친을 먼저 뵙고 허락을 받았다. 영웅을 알아본 모친 뜻에 따라 여동생을 유비에 보내게 된 손권이 후회했다. "뜻밖에 우스갯말이 실제로 되었으니 이 일을 어떻게 되돌리겠소(不想弄假成真 此事還復如何)?" 주유와 함께 거짓으로 시작된 제 꾀에 넘어가 군사까지 잃는다.
말의 무게를 실감하는 주공(周公)의 일화도 있다. 주공은 어린 조카 성왕(成王)을 잘 보좌하여 나라의 기틀을 세웠다. 성왕이 동생에게 오동잎을 주며 왕으로 봉한다고 하자 주공은 천자의 말은 농담으로 해서는 안 된다며 실제 당왕(唐王)으로 봉하게 했다.
우리 고구려(高句麗)의 온달(溫達) 장군도 거짓으로 한 말의 덕을 봤다. 평원왕(平原王)의 딸이 어릴 때 자주 울자 바보 온달에게 시집보낸다고 한 말을 듣고 왕불식언(王不食言)이라며 제 발로 찾아갔던 것이다.
유비나 온달 등의 경우는 장난스럽게 한 말의 덕을 본 경우다. 하지만 별 생각 없이 한 말이라도 듣는 사람에게는 치명적이 된다는 '웃느라 한 말에 초상난다'는 말이 있으니 조심할 일이다. 가벼운 거짓말로 장난을 치는 만우절(萬愚節)에도 남에게 피해를 끼칠 때는 당연히 제재를 받는다.
선거철에 대표자로 뽑아달라고 호소하면서 후보자들이 쏟아내는 각종 공약이 대부분 공약(空約)이 된다. 물론 거짓으로 속인 것은 아니겠지만 뒤돌아서면 못 본 척하고, 실천 의지도 보이지 않아 신뢰를 깎아 먹는다.
눈물 잘못 흘려도 죄를 묻는 세상
1589년 10월 2일, 황해감사 한준(韓準)이 왕에게 비밀 장계를 올렸다. 임금은 한밤중에 고위 관료들을 급히 입궐하도록 명한 뒤 그 장계의 내용을 논의했다. 전주에 사는 정여립(鄭汝立)이 역모를 꾀했다는 내용이었다.
조정에서는 즉시 의금부 도사를 황해도와 전라도에 파견하는 한편 춘추관(春秋館) 검열(檢閱)로 재직 중이던 정여립의 생질 이진길(李震吉)을 하옥했다. 기축옥사(己丑獄事)로 기록된 정여립 모반사건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역모란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자신의 목숨뿐 아니라 가족과 친지들의 생사까지 걸고 벌이는 한바탕 도박 같은 것이 역모다. 성공하면 임금이요, 실패하면 역적이 된다. 이런 중차대한 일을 벌이기 위해서는 당연히 합당한 명분이 있어야 한다.
왕의 정통성을 인정할 수 없다든지, 백성이 도탄에 빠져 국가의 존망에 위기가 닥쳤다든지, 현재의 왕으로는 더 이상 천명(天命)을 받들어 수행하기 불가능할 정도로 이념적 명분을 잃었다든지, 혹은 역모 사건의 주체가 죽을 위기에 처해 차라리 세상을 뒤집어 엎겠다는 생각을 한다든지 하는 등의 이유 말이다.
대의명분을 찾든 개인의 욕망을 내세우든, 역모와 같은 엄청난 사건에는 반드시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정여립 사건은 좀 이상했다. 이 사건을 들은 사람들 중 일부는 왜 정여립이 모반을 했을까 의아해 했다. 굳이 역모를 일으키지 않아도 살아가는 데 별 지장이 없을 만한 사람이 뜬금없이 역모를 일으켰다니,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
당시 정여립은 전라도 전주에 거처했다. 그러나 한양에서 파견된 의금부 관리들이 급습했을 때는 이미 도망친 뒤였다. 정여립은 금구의 별장으로 달아났다가 관군이 쫓아오자 다시 아들과 함께 서실이 있던 진안 죽도로 피신했다. 하지만, 결국 자결로 한 생을 마치고 만다.
주모자로 지목된 정여립은 그렇게 죽었지만 조정에서는 다시 피의 숙청이 시작되었다. 정여립의 죽음과 함께 그의 모반이 기정 사실화되자 정계는 온통 벌집을 쑤신 듯 들끓었다.
그의 집은 샅샅이 수색당해 많은 문서가 압수되었다. 이들 문서 중엔 개인 간의 편지도 꽤 많았다. 편지를 포함해 정여립의 집에서 발견된 문건에 이름이 등장하는 사람은 모두 잡혀가 취조를 받았다.
옥사는 서인의 영수였던 송강(松江) 정철(鄭澈)이 주도해 처리했다. 그 과정에서 동인 측 인사들을 포함해 많은 선비가 참혹하게 죽거나 귀양을 갔다. 3년간 진행된 옥사는 1천여 명에 이르는 피해자를 내면서 동인에게 커다란 타격을 주었다.
하지만 정여립이 정말 역모를 일으켰는지는 그 당시에도 논란거리였다. 지금도 그 진실을 알 길이 없다. 그러나 이 사건이 처리되는 동안 말도 안 되는 일이 연이어 벌어졌던 듯하다.
조대중(曺大中)의 호는 정곡(鼎谷)으로, 퇴계(退溪) 이황(李滉)의 문인이다. 그는 정여립 모반사건이 일어났던 1589년 전라도도사(全羅道都事)의 신분으로 보성지역을 순시하던 중이었다.
때마침 그는 부안에서 부터 데리고 다니던 관기(官妓)와 이별하게 되었는데, 안타까운 마음에 그 자리에서 눈물을 흘렸다. 때마침 그 고을사람 정교(鄭僑)가 유발(柳潑) 등 여러 사람에게 이 일을 이야기했다.
그런데 이 일화가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조대중이 정여립의 죽음을 슬퍼해서 울었다는 내용으로 와전되기에 이른다. 너무나 큰일인지라 전라감사였던 홍여순(洪汝諄)이 보성군의 여러 관리를 불러 문초했다.
그 결과 정여립을 위해 울었는지는 모르지만, 부안의 관기와 이별할 때 울었던 것은 사실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그런데도 남도의 유생들이 조대중을 처벌해야 한다는 상소를 계속 올리자 조정에서도 논란이 되었다. 결국 그 일은 명확하지 않은 사건으로 처리되어 대간(臺諫)이 문제삼지 않기로 결론냈다.
그런데 대간이 다른 사람으로 바뀌면서 "조대중이 울면서 죽은 정여립을 위해 식음을 전폐했다"는 식의 장계가 올라가고, 결국 조대중은 하옥되었다가 역적으로 몰려 죽게 된다.
농가성진(弄假成眞)이라, 거짓된 것을 놀려 진짜인 것으로 만든다. 역사를 읽노라면 뛰어난 재주를 가지고도 억울하게 세상을 하직한 인물을 더러 만난다. 그럴 때면 도대체 공부가 무엇인가 하는 회의가 들기도 한다.
어느 시대에나 지식인이라 하면 자신의 공부를 사회와 공유하면서 서로 조화롭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애쓰는 것이 본분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 공부를 해서 권력을 쥐기만 하면 그 권력을 조금이라도 더 오래 유지하고자 자신에게 위해가 될 만한 세력을 탄압하게 된다.
정치의 속성이 자신의 이념을 실현하기 위한 투쟁이라지만,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속절없이 세상을 떠났던가. 오직 힘이 있고 없고의 차이 때문에 정의(正義)가 바뀐다면 성현들의 말씀을 공부하고 역사의 표준을 세우는 일이 무슨 필요가 있단 말인가?
여기에 또 하나, 이성적 사회에 대한 열망을 이야기해야 한다.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잘 어울려 살아가는 사회야말로 건강하면서도 아름다운 사회라는 것은 누구나 인정할 것이다.
서로 다른 의견을 가졌다는 이유로 따돌림을 받거나 비난을 당한다면 그것이 어찌 이성적인 사회겠는가? 서로의 생각을 자유롭게 개진하고, 그 차이를 토론으로 좁혀가는 사회를 꿈꾸는 것은 정말 '꿈'에 불과한 것인가?
선거철마다 정당 혹은 출마자 간의 의견차이를 인정하고 어떤 것이 더욱 바람직한지, 어떤 쪽이 더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를 따지는 일이 어째서 이성적으로, 논리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일까?
알량한 권력이나마 가지고 있어야 자기에게 이익으로 돌아온다는 생각 때문에 그럴까? 오랜 세월 동안 수많은 성현이 개인적 이익을 넘어 공익을 배려하는 정치를 이야기했건만, 그것이 제대로 실현되지 않는 것은 이기적 인간의 치명적 숙명 때문일까?
농가성진(弄假成眞)이라는 말이 있다. 송나라 철학자 소옹(邵雍)의 '농필음(弄筆吟)'에 나오는 글귀다. 거짓된 것을 놀려 진짜인 것으로 만든다는 뜻이다.
온갖 말이 난무하는 시대에 어떤 것이 진실인지조차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우리 같은 중생이야 그저 눈과 귀만 어지러워 어쩔 줄 모르고 살아갈 뿐이다.
거짓이 진실로 바뀌는 어지러운 시대를 살아가려면 우리의 공부가 좀 더 깊어져야 할 것이다. 책을 읽고 생각하는 삶, 그것이 비록 비현실적 해결책처럼 보이지만 어쩌면 가장 중요한 해결책이 아닐까 싶다.
▶️ 弄(희롱할 농)은 ❶회의문자로 스물입발(廾; 맞잡다)部와 王(왕)의 합자(合字)이다. 양 손으로 구슬을 가지고 놀다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弄자는 '가지고 놀다'나 '희롱하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弄자는 玉(구슬 옥)자와 廾(받들 공)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弄자의 갑골문을 보면 양손에 옥을 쥐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노리개를 가지고 노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弄자의 본래 의미는 '놀다'나 '가지고 놀다'이다. 弄자는 후에 뜻이 확대되면서 사람을 놀리거나 장난친다는 의미에서 '희롱하다'나 '업신여기다'는 뜻으로도 쓰이고 있다. 그래서 弄(농)은 ①희롱하다 ②놀다, 가지고 놀다 ③(말이나 행동으로)실없이 놀리다 ④즐기다 ⑤좋아하다, 흥에 겨워하다 ⑥업신여기다 ⑦제 마음대로 다루다 ⑧멋대로 쓰다 ⑨솜씨 있게 다루다 ⑩(악기를)타다, (음악을)연주하다 ⑪노리개, 장난감 ⑫곡조(曲調), 악곡(樂曲) ⑬거리,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비웃을 조(嘲)이다. 용례로는 실 없는 말로 농지거리를 농담(弄談), 남을 속이거나 남의 일을 그르치게 함을 농간(弄奸), 쓸데없는 말을 자꾸 지껄임을 농설(弄舌), 농으로 하는 말투를 농조(弄調), 권력을 제 마음대로 씀을 농권(弄權), 입술을 놀림을 농순(弄脣), 기다란 막대기를 가지고 공을 이리저리 치는 일을 농장(弄杖), 놀리고 훼방함을 농훼(弄毀), 거짓으로 꾸며 남을 참소함을 농구(弄口), 자기의 재주나 기술을 부려 보임을 농기(弄技), 제멋대로 법을 악용함을 농법(弄法), 우습거나 형편없는 존재로 여겨 비웃고 놀리는 것을 조롱(嘲弄), 어린아이의 슬기로운 말과 귀여운 짓을 재롱(才弄), 사람을 바보로 만들어 놀림을 우롱(愚弄), 말이나 행동으로 실없이 놀리는 짓을 희롱(戱弄), 속이어 농락함을 기롱(欺弄), 업신여겨 조롱함을 모롱(侮弄), 뇌물을 받고 권리를 파는 따위로 농간을 부리던 일을 매롱(賣弄), 마음대로 다루면서 데리고 놂을 조롱(操弄), 장난감이나 놀림감처럼 희롱함을 완롱(玩弄),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 것처럼 꾸며 농간을 부림을 모롱(冒弄), 집적거리고 희롱함을 도롱(挑弄), 제 마음 내키는 대로 못된 짓을 함부로 함을 천롱(擅弄), 간교한 꾀로 남이 모르게 놀림을 암롱(暗弄), 질그릇을 갖고 노는 경사란 뜻으로 딸을 낳은 기쁨을 이르는 말을 농와지경(弄瓦之慶), 장으로 만든 구기를 갖고 노는 경사란 뜻으로 아들을 낳은 기쁨을 이르는 말을 농장지경(弄璋之慶), 장난삼아 한 것이 진정으로 한 것같이 되었다는 말을 농가성진(弄假成眞), 지나치게 솜씨를 부리다가 도리어 서툴게 됨을 이르는 말을 농교성졸(弄巧成拙), 장난도 지나치면 노염을 사게 됨을 이르는 말을 농과성진(弄過成嗔), 농담이나 실없이 한일이 나중에 진실로 한 것처럼 된다는 말을 가롱성진(假弄成眞), 눈 먼 고양이 달걀 어루듯 한다는 뜻으로 그리 귀중한 것도 아닌데 제 혼자만 귀중한 줄 알고 좋아함을 이르는 말을 할묘농란(瞎猫弄卵), 늙으신 부모를 즐겁게 해 드리기 위하여 어린아이처럼 색동옷을 입고 참새를 희롱하며 놂을 의채농작(衣彩弄雀), 자기의 실력을 생각지 않고 당치않게 덤비는 것을 이르는 말을 반문농부(班門弄斧) 등에 쓰인다.
▶️ 假(거짓 가, 멀 하, 이를 격)는 ❶형성문자로 仮(가)의 본자(本字), 徦(가)는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사람인변(亻=人; 사람)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叚(가)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叚(가; 언덕에 발판을 내어 손으로 잡고 한칸씩 오르는 모양)는 이 글자가 붙는 글의 뜻으로 오르다, 타다, 먼 곳에 가다라는 뜻이 있다. 또 손을 빌리는 데서 임시의 거짓의 뜻이 있다. 후에 사람인변(亻=人; 사람)部를 붙여 사람이 ~하다란 뜻을 나타내었으나, 곧 가의 뜻을 그대로 나타내어 썼다. ❷회의문자로 假자는 '거짓'이나 '가짜'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假자는 人(사람 인)자와 叚(빌 가)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叚자의 금문을 보면 구석에서 무언가를 서로 주고받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물건을 빌리거나 빌려주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 소전에서는 여기에 人자가 더해지면서 '물건을 빌려주는 사람'이라는 뜻이 만들어졌다. 假자는 본래 물건을 빌려준다는 의미에서 '빌려주다'나 '임시'를 뜻했지만, 후에 진짜로 주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가 확대되어 '거짓'이나 '가짜'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假(가, 하, 격)는 (1)일부 한자어(漢字語) 명사(名詞) 앞에 붙어서 일시적(一時的)인, 시험적(試驗的)인, 임시적(臨時的)인, 잠정적인의 뜻을 나타내는 말 (2)참(眞正) 것이 아닌 가짜, 거짓의 뜻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거짓 ②가짜 ③임시(臨時) ④일시 ⑤가령(假令) ⑥이를테면 ⑦틈, 틈새 ⑧빌리다 ⑨빌려 주다 ⑩용서하다 ⑪너그럽다 ⑫아름답다 ⑬크다, 그리고 ⓐ멀다(하) 그리고 ㉠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오다(격)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수량을 대강 어림쳐서 나타내는 말을 가량(假量), 사실이 아니거나 사실인지 아닌지 분명하지 않은 것을 사실인 것처럼 인정함을 가정(假定), 속마음과 달리 언행을 거짓으로 꾸밈을 가식(假飾), 객관적 실재성이 없는 주관적 환상을 가상(假象), 어떤 현상을 밝히기 위한 출발점으로서 설정된 명제를 가설(假說), 임시로 또는 거짓으로 일컬음을 가칭(假稱), 임시로 지어 부르는 이름을 가명(假名), 임시로 설치함을 가설(假設), 어떠한 일을 가정하고 말할 때 쓰는 말을 가령(假令), 임시로 빌리는 것을 가차(假借), 거짓으로 꾸며 분장함을 가분(假扮), 사실이라고 가정하여 생각함을 가상(假想), 길을 빌려 괵나라를 멸하다는 뜻으로 어떤 일을 달성하기 위해 남의 힘을 빌린 후 상대방까지 자기 손아귀에 넣어 버리는 것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가도멸괵(假道滅虢), 농담이나 실없이 한일이 나중에 진실로 한 것처럼 됨을 이르는 말을 가롱성진(假弄成眞), 몇 년이라도 더 오래 살기를 바라는 일을 일컫는 말을 가아연수(假我年數), 여우가 범의 위세를 빌어 다른 짐승들을 위협한 우화로 신하가 군주의 권세에 힘입어 다른 신하를 공갈하거나 약자가 강자의 세력에 힘입어 백성을 협박함을 비유하는 말을 가호위호(假虎威狐), 여우가 호랑이의 위세를 빌려 호기를 부린다는 뜻으로 남의 세력을 빌어 위세를 부림을 이르는 말을 호가호위(狐假虎威), 장난삼아 한 것이 진정으로 한 것같이 됨을 이르는 말을 농가성진(弄假成眞), 하늘이 목숨을 빌려 주어 장생시키는 일을 이르는 말을 천가지년(天假之年), 적은 반드시 전멸시켜야지 용서해서는 안 됨을 이르는 말을 적불가가(敵不可假), 재물이나 병력이나 위력 등으로 어떤 일을 하면서 어진 마음에서 우러나서 하는 것처럼 본심을 가장함을 이르는 말을 이력가인(以力假仁), 가짜가 진짜를 어지럽히고 거짓이 진실을 뒤흔든다는 말을 이가난진(以假亂眞) 등에 쓰인다.
▶️ 成(이룰 성)은 ❶형성문자이나 회의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뜻을 나타내는 창과(戈; 창, 무기)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丁(정,성)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음(音)을 나타내는 丁(정,성)은 나중에 변한 모양이며, 十(십; 모이다), 午(오; 다지다), 甲(갑; 덮다)이라 썼다. 戊(무)는 무기, 도구의 뜻을 나타낸다. 따라서 도구를 써서 사물을 만들다, 완성되다, 이루어지다의 뜻으로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成자는 ‘이루다’나 ‘갖추어지다’, ‘완성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成자는 戊(창 모)자와 丁(못 정)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戊자는 반달 모양의 날이 달린 창을 그린 것으로 ‘창’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창을 그린 戊자에 丁자가 더해진 成자는 본래는 ‘평정하다’라는 뜻으로 만들어졌었다. 여기서 말하는 ‘평정하다’라는 것은 적을 굴복시킨다는 의미이다. 成자는 후에 적을 굴복시켜 일을 마무리 지었다는 의미가 확대되면서 지금은 ‘이루다’나 ‘완성되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成자에 쓰인 丁자는 유래가 명확하지는 않지만 ‘정→성’으로의 발음역할일 수도 있고 아니면 어떠한 일을 마무리하는 것을 못을 박는 행위로 표현한 것일 수도 있다. 그래서 成(성)은 (1)황금(黃金)의 순도(純度)를 나타내는 말. 십성(十成)이 순금(純金)임 (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이루다 ②이루어지다 ③갖추어지다, 정리되다, 구비되다 ④살찌다, 비대해지다 ⑤우거지다, 무성해지다 ⑥익다, 성숙하다 ⑦일어나다, 흥기하다(세력이 왕성해지다) ⑧다스리다, 평정하다 ⑨나아가다, 진보하다 ⑩가지런하다 ⑪고르게 하다, 균평(均平)하게 하다 ⑫끝나다 ⑬정하여지다 ⑭기대하다 ⑮완성하다 ⑯어른이 되다, 성인(成人)이 되다 ⑰크다 ⑱층계지다 ⑲화해하다 ⑳정성(精誠) ㉑재판(裁判), 심판(審判) ㉒권형(權衡), 균형(均衡) ㉓총계(總計), 셈한 계산(計算) ㉔북두칠성(北斗七星)이 술의 방위(方位)를 가리키는 날 ㉕길제(吉祭: 죽은 지 27개월 만에 지내는 제사) ㉖사방 10리의 땅 ㉗층 ㉘참으로 ㉙큰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통할 통(通), 통달할 달(達)이 있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망할 망(亡), 패할 패(敗), 질 부(負)가 있다. 용례로는 사업이나 일을 한 결과로 얻은 실적 또는 학생들의 학업과 시험의 결과로 얻은 실적을 성적(成績), 초목의 열매가 충분히 여묾 또는 어떤 현상이 충분히 발전하여 무르익은 시기에 달함을 성숙(成熟), 뜻한 것이 이루어짐 또는 사회적 지위를 얻음을 성공(成功), 생물이 자라서 점점 커짐 또는 사물의 규모가 커짐을 성장(成長), 일의 이루어진 결과를 성과(成果), 목적대로 일을 이룸을 성취(成就), 화합물을 조성하는 각 원소 또는 하나의 문장을 구성하는 요소를 성분(成分), 성년이 됨 또는 성년이 된 사람을 성인(成人), 일을 이룸이나 일이 이루어짐을 성사(成事), 성공과 실패를 일컫는 말을 성패(成敗), 사물이 이루어짐을 성립(成立), 자랄 대로 다 자란 나이를 성년(成年), 외과적 수단으로 형체를 고치거나 만드는 것을 성형(成形), 다 자라서 생식 능력이 있는 곤충을 성충(成蟲), 다 발육하여서 생식 능력이 있는 성숙한 동물 또는 그 동물의 몸뚱이를 성체(成體), 말을 이룸이나 이루어진 말 또는 고인들이 만든 말을 성어(成語), 어떤 내용이나 계획이나 방침 등에 관한 초안이나 방안을 작성함을 성안(成案), 어떤 단체를 이루는 사람 또는 회의를 성립시키는 데 필요한 어원을 성원(成員), 샛길이 생긴다는 뜻으로 덕이 높은 사람은 자기 선전을 하지 않아도 자연히 흠모하는 이들이 모임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성혜(成蹊), 여러 부분이나 요소들을 모아서 일정한 전체를 짜 이룸을 구성(構成), 옳다고 동의함을 찬성(贊成), 단지나 삼림이나 택지나 녹지 따위를 인공적 인위적으로 이루어 만드는 것 또는 분위기나 상황 따위를 생겨나게 만드는 것을 조성(造成), 엮어서 만드는 일 또는 조직하고 형성하는 일을 편성(編成), 뜻한 바 목적한 바를 이룸을 달성(達成), 어떠한 꼴을 이룸 또는 어떠한 꼴로 이루어짐을 형성(形成), 가르쳐서 유능한 사람을 길러 냄 또는 실력이나 역량 따위를 길러서 발전시킴을 양성(養成), 사람을 가르쳐서 기르는 것 또는 동물이나 식물을 길러 자라게 하는 것을 육성(育成), 어떤 사물을 완전히 이룸을 완성(完成), 두 가지 이상이 합하여 한 가지 상태를 이룸을 합성(合成), 단체를 조직하여 이룸을 결성(結成), 충분하게 이루어짐을 숙성(熟成), 나이는 어리지만 정신적이나 육체적 발육이 빨라 어른스러움을 숙성(夙成), 도와서 이루게 함 또는 힘이 되어 성공 시킴을 조성(助成), 사물이 생겨남이나 자라남 또는 사물이 일정한 상태에서 다른 것으로 변화함을 생성(生成), 크게 이룸이나 이루어짐 또는 큰 인물이 됨을 대성(大成), 사물이 이미 이루어짐 또는 어느 부문에서 이미 이름이 남을 기성(旣成), 다 이루지 못함 또는 아직 혼인한 어른이 되지 못함을 미성(未成), 늦게야 이루어짐을 만성(晩成), 빨리 이루어지거나 이룸을 속성(速成), 섞여서 이루어짐 또는 섞어서 만듦을 혼성(混成), 성공한 사람은 물러날 때를 알아야 한다는 것을 이르는 말을 성공자퇴(成功者退), 성공과 실패가 판가름 나는 순간을 일컫는 말을 성패지기(成敗之機), 다른 사람의 훌륭하고 아름다운 점을 도와주어 더욱 빛나게 해 줌을 일컫는 말을 성인지미(成人之美), 여러 사람이 모여 패를 지어 무리를 이룸 또는 그 무리를 일컫는 말을 성군작당(成群作黨), 성공의 열매는 부지런함 속에 있다는 뜻을 일컫는 말을 성실재근(成實在勤), 일이 되고 안 됨은 오로지 천운에 달렸다는 말을 성사재천(成事在天), 옛날 있었던 일에서 만들어진 어구를 일컫는 말을 고사성어(故事成語), 아직 성년이 되지 못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미성년자(未成年者), 발전의 규모나 속도가 높은 수준으로 성장함을 일컫는 말을 고도성장(高度成長), 대문 앞이 저자를 이룬다는 뜻으로 세도가나 부잣집 문 앞이 방문객으로 저자를 이루다시피 함을 이르는 말을 문전성시(門前成市), 자신의 몸을 죽여 인을 이룬다는 뜻으로 자기의 몸을 희생하여 옳은 도리를 행한다는 말을 살신성인(殺身成仁), 큰 그릇은 늦게 이루어진다는 뜻으로 크게 될 인물은 오랜 공적을 쌓아 늦게 이루어짐 또는 만년이 되어 성공하는 일을 이룬다는 말을 대기만성(大器晩成), 세 사람이면 없던 호랑이도 만든다는 뜻으로 거짓말이라도 여러 사람이 말하면 남이 참말로 믿기 쉽다는 말을 삼인성호(三人成虎), 물려받은 재산 없이 스스로의 힘으로 일가를 이룸으로 스스로의 힘으로 사업을 이룩하거나 큰 일을 이룸을 이르는 말을 자수성가(自手成家), 농담이나 실없이 한일이 나중에 진실로 한 것처럼 됨을 일컫는 말을 가롱성진(假弄成眞), 말이 하나의 일관된 논의로 되지 못함으로 말이 이치에 맞지 않음을 뜻하는 말을 어불성설(語不成說), 흙이 쌓여 산을 이룬다는 뜻으로 작은 것이 쌓여 큰 것이 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토적성산(土積成山), 여러 사람의 마음이 성을 이룬다는 뜻으로 뭇사람의 뜻이 일치하면 성과 같이 굳어짐을 이르는 말을 중심성성(衆心成城), 새의 깃이 덜 자라서 아직 날지 못한다는 뜻으로 사람이 성숙되지 못하고 아직 어림을 이르는 말을 모우미성(毛羽未成), 공을 이루었으면 몸은 후퇴한다는 뜻으로 성공을 이루고 그 공을 자랑하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공성신퇴(功成身退) 등에 쓰인다.
▶️ 眞(참 진)은 ❶회의문자로 真(진)의 본자(本字)이다. 사방팔방(八) 어느 곳에서 보더라도(目) 올바른 것으로 참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眞자는 ‘참’이나 ‘진실’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眞자는 目(눈 목)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눈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眞자는 본래 鼎(솥 정)자와 匕(비수 비)자가 결합한 글자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鼎자는 제사를 지낼 때 사용하던 큰 솥을 뜻하고 匕자는 ‘수저’를 표현한 것이다. 신에게 바치는 음식은 참되면서도 정성이 담겨야 할 것이다. 그래서 眞자는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음식을 바친다는 의미에서 ‘참되다’나 ‘진실되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眞(진)은 (1)참 거짓이나 허식이 아님 (2)진실(眞實)의 도리(道理). 진리(眞理) (3)일시적이 아님 변하지 아니함. 상주 불변(常住不變) (4)섞임이 없음. 순수(純粹)함 (5)자연(自然). 천연(天然) (6)해서(楷書). 진서(眞書) (7)일부 명사(名詞) 앞에 쓰이어 참된 거짓이 아닌의 뜻을 나타내는 말 (8)중국의 국호(國號)로 춘추시대(春秋時代)의 12열국(列國)의 하나 (9)삼국(三國)의 위(魏)를 이러서 그 권신(權臣) 사마염(司馬炎)이 세운 왕조(王朝) (10)후진(後晉) (11)진괘(晉卦) (1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참 ②진리(眞理) ③진실(眞實) ④본성(本性) ⑤본질(本質) ⑥참으로 ⑦정말로 ⑧진실(眞實)하다 ⑨사실이다 ⑩참되다 ⑪명료(明瞭)하다 ⑫또렷하다 ⑬뚜렷하다 ⑭똑똑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참 심(諶),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거짓 가(仮), 거짓 가(假), 거짓 위(僞)이다. 용례로는 말이나 태도가 참답고 착실함을 진지(眞摯), 거짓이 아닌 사실을 진실(眞實), 진실하여 애틋한 마음을 진정(眞情), 잘 알려지지 않거나 잘못 알려지거나 감추어진 사물의 참된 내용이나 사실을 진상(眞相), 정말과 거짓말 또는 진짜와 가짜를 진위(眞僞), 참된 마음을 진심(眞心), 참된 도리를 진리(眞理), 거짓이 없이 참으로를 진정(眞正), 진짜 물건을 진품(眞品), 진실하고 솔직함으로 참되어 꾸밈이 없음을 진솔(眞率), 실지 그대로의 경계를 진경(眞境), 인위적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성질을 진성(眞性), 진실하여 잘못이 없음을 진제(眞諦), 진짜와 가짜 또는 참과 거짓을 진가(眞假), 참된 값어치를 진가(眞價), 참뜻으로 참된 의사나 진실한 의의를 진의(眞意), 주로 얼굴을 그린 화상 또는 사진을 진영(眞影), 진정에서 우러나온 거짓이 없는 참된 이야기를 진담(眞談), 실물의 모양을 있는 그대로 그려 냄을 사진(寫眞), 마음이 꾸밈이 없고 참됨을 순진(純眞), 임금의 화상이나 사진을 어진(御眞), 공리를 관찰하는 지혜로써 진제의 이치를 꿰뚫어 보는 일을 견진(見眞), 사물의 진상을 알게 됨을 득진(得眞), 가짜가 진짜를 어지럽히고 거짓이 진실을 뒤흔든다는 이가난진(以假亂眞), 천진함이 넘친다는 뜻으로 조금도 꾸밈없이 아주 순진하고 참됨을 천진난만(天眞爛漫), 꿈인지 생시인지 모를 지경임을 여진여몽(如眞如夢), 마음과 몸이 아주 깨끗하여 조금도 더러운 때가 없음을 순진무구(純眞無垢), 농담이나 실없이 한일이 나중에 진실로 한 것처럼 됨을 가롱성진(假弄成眞)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