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에다 장마철을 끼고 이상 저온까지 겹쳐 울산지역 해수욕장들이 썰렁하다 못해 적막할 정도다. 12일 오후 울산 동구 일산해수욕장과 울주군 진하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들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였다. 잔뜩 흐린 하늘에 가랑비가 이어지는 이날 울산지역 예상 최고 온도는 24℃. 그러나 해안지역은 이보다 6~7℃ 정도 더 낮아 바닷물에 들어가는 사람을 아예 찾아 볼 수 없었다. 게다가 지난 9일 울산시가 해정명령 9호를 발령해 위생업소 운영ㆍ종사자들에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 할 만큼 코로나 방역수준을 격상한 상태여서 여름철 한 대목을 노리는 음식점 등 관련 업소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동구 일산해수욕장 입구에서 조개구이 집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 주말에는 하루 평균 30~40명이 찾았는데 오늘은 오후 3시까지 한 테이블도 받지 못했다"며 " 지난 4~5월보다 경기가 좀 나아지긴 했지만 지난해 이맘때와 비교하면 약 40% 매출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또 "이번 주부터가 피크인데 장마에다 이상 저온으로 바닷물까지 차가워 해수욕장을 찾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했다.
코로나 방역을 위해 임시로 설치된 발열체크 부스도 한산하긴 마찬가지다. 이날 일산해수욕장 입구 발열체크 부스에서 만난 한 진행요원은 "지난주에는 약 200명을 검사했는데 오늘은 오후 3시 현재까지 7명을 체크 했다"며 "오늘 전체 체크 숫자가 20명을 넘기지 못할 것 같다"고 했다. 한편 탈의실 앞에서 해수욕객 명단을 작성하던 다른 진행요원은 "더 이상 피서객이 없을 것 같아 철수할 예정"이라며 주섬주섬 짐을 꾸렸다.
한편 이날 오후 취재진이 찾은 진하 해수욕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명성교 입구에서 횟집을 경영하는 B씨는 "지난 5월 코로나 재난지원금이 나올 때는 주말에 그래도 3~4 테이블은 받았는데 요즘은 1~2 테이블도 받기도 어렵다"고 했다.
그는 또 "회를 찾는 손님이 많아야 장사가 되는데 단가 1만~2만원 짜리 식단을 찾는 사람이 대부분"이라며 "여름철 특수는 아예 기대하지도 않는다"고 했다. 그는 또 지난 2~3년간 이어진 지역경제 불황에다 올해 초 코로나 사태까지 밀어닥치는 바람에 명성교 입구 일원에 들어선 음식점 상당수가 이미 문을 닫은 상태라고 전했다. 이 지역 상인들은 이날 "여름 성수기를 맞아 전 집안 식구들이 정신 차릴 수 없이 바빴던 건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 이야기가 돼 버렸다"며 취재진에 푸념을 늘어 놨다. 정종식ㆍ허종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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