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관내 지역을 4개 권역으로 나눠 권역별로 투자기업을 지원하는 ‘현장 지원 책임관’을 시행한다. 지금까지 대규모 투자사업에 주로 제공되던 공무원 파견제도를 확대해 중소기업에도 이를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민선 8기 울산시의 주요 정책 중 하나가 일자릴 창출을 통한 인구 유입이다. 물론 한 번에 수조원을 투입하는 대기업 투자사업도 이에 필요 충붐 조건이다. 하지만 실제 일자리는 중소기업 투자에서 오히려 더 많이 나온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현장지원 책임관 신설은 시의적절한 것이다.
울산시가 창안한 공무원 현장지원으로 2조3천억원이 소요되는 현대차 울산 전기차 신설공장 건축 허가가 10개월 만에 완료됐다. 이 정도 규모이면 다른 건설 현장에선 경우에 따라 허가 과정만 통상 3년 정도 걸린다. 환경·교통·재해 영향 평가에다 문화재 조사까지 겹치면 이보다 더 오래 갈 수도 있다. 그런데 울산시가 총괄팀을 꾸려 작심하고 지원하자 전기차 허가과정이 그 3분의 1 정도 기간 이내에 끝났다. 그에서 비롯되는 물류비용, 인건비 절감은 말할 것도 없고 사업의 시의성까지 따지면 현대차가 누리는 혜택은 어마어마할 것이다.
인허가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건 대기업보다 중소기업 쪽이다. 대기업은 이에 필요한 인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정상적인 절차만 거치면 인허가를 쉽게 얻어 낸다. 하지만 관련 절차가 이리저리 꼬여 불필요할 정도로 시간이 오래 소요된다는 게 문제였다. 울산시는 지난해 공무원 현장 파견제를 통해 이 문제를 크게 해결했다. 그러나 필요 인력도, 재원도 못 갖춘 중소기업은 이와 정반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관련 절차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데 다 각종 서류 미비로 관공서를 뻔질나게 드나들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지역 중소기업들이 인허가 절차가 쉬운 지자체를 찾아 떠났다.
울산 북구와 인접한 경주시 외동 농공단지에 입주한 자동차 부품업체의 절반 이상은 울산 중소기업들이다. 울산에서 부품업체 건설 인·허가를 받지 못해 경주시로 넘어갔다고 한다. 민선 8기 울산시정의 주요 목표가 기업투자 유치를 통한 일자리 창출이다. 이차전지 특화단지 선정, 분산 에너지법 제정 등으로 울산에 기업을 유치할 요인은 충분히 마련됐다. 남은 건 이들이 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길을 터 주는 것이다. 현대차 전기차 울산공장 신설에 지원된 절반 정도의 행정지원만 있어도 관련 중소중견기업들은 울산으로 몰려온다. 이번 현장 지원 책임관제도를 쌍수로 환영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