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초산장 이야기 1389회) 싱가와 들꽃 카페
2025년 5월 28일, 수요일, 맑음
넷플릭스 영화 <선셋 선라이즈>를 보았다.
낚시를 좋아하는 진즈오는
코로나 사태로 뒤숭숭한 도쿄를 벗어나
바닷가 작은 마을에 있는 집을 빌린다.
마을 주민들은 외지인의 등장을 달가워하지 않는데,
진즈오는 마을 할머니와 안면을 트게 되고
차츰 관계를 넓혀 나간다.
이 영화를 보니 코로나 때 생각이 났고
결국 사람과 사람의 사이는 편견을 버리고
대화로 풀어 나가야 한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중반 이후가 다소 느슨해서 늘어지긴 했지만
시골의 빈집 문제와 쓰나미가 남긴 상처를
봉합하려는 노력이 돋보이는 영화였다.
사람은 날마다 호기심을 갖고 살아야 한다.
아무런 낙이 없고 기대감이 없다면
하루하루가 고역일 수밖에 없다.
나는 얼마 전부터
날마다 세 가지 이상의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 다이어리에 기록하고 있다.
예를 들면 이런 내용이다.
① 오늘은 어떤 길로 산책을 해볼까?
가능하면 늘 가는 길 말고 안 가본 곳을 고른다.
② 일하다가 손가락을 다쳐 아픈데
벌을 세 마리쯤 잡아 벌침을 맞을 수 있을까?
③ 산책길에서는 여태 못 본 풍경을 볼 수 있을까?
이런 기대감이 바로 호기심이다.
여기에 대한 답은 이렇다.
→늘 가던 폭포 부근 오른쪽 길이 아니라 왼쪽으로
빙 돌아서 올라갔다.
→ 금계국에서 벌을 여섯 마리 잡아 벌침을 맞았다.
→ 지난주까지만 해도 샤스타 데이지가 만발했는데
어느새 지고 금계국이 활짝 피어
바람이 불 때마다 노란 꽃물결이 일렁거렸다.
예기치 않았는데 멋진 풍경을 보거나
좋은 일이 생기는 것도 좋지만,
앞을 내다보며 기대감을 갖는 것이
호기심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방법이다.
5월 26일에는 등산 코스를 율리역에서
화명수목원으로 잡았다.
작년에 본 빈도리가 이때쯤 피지 않을까?
오늘은 어떤 꽃을 보게 될까?
내가 즐겨 듣는 이비에스 라디오에서는
어떤 어린 예술가가 등장할까?
소설 북클럽에서는 염승숙 작가가 어떤 책을 소개할까?
이런 기대감을 안고 하루를 시작했는데
결과적으로는 그날의 호기심 지수가 평소보다 더 높은
7이상이어서 행복했다.
빈도리가 활짝 피었을 뿐만 아니라
다른 꽃도 서너 가지나 보았으니 행운의 날이었다.
다정큼 나무가 이처럼 화사하게 피어 있는 것도
드물게 보았다.
별처럼 많은 꽃을 피운 백정화
북클럽 시간에는 함정임의 ‘밤인사’를
재밌게 들어서 좋았다.
5월 24일에는 도담이 식사 초대를 해서
차를 타고 창원으로 갔다.
이렇게 멀리까지 식사 대접을 받는 것은
드문 일이다.
같이 간 사람은 소산과 김문홍 박사.
원래는 한정기 씨 부부도 초대를 했다는데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서 못 왔단다.
도착한 곳은
창원시 의창구 북면 동전산단서로52번길 11에 있는
싱가포르 식당 ‘싱가’였다.
이 식당은 자하 양경화 씨와 언니가 운영하고 있는데
개업한 지 두 달이 되었다고.
식당 안으로 들어가니
동남아풍 장식이 이색적이었는데
자하가 반갑게 맞아주었다.
자하의 추천을 받아 식사가 나왔는데
생각보다 향이 강하지 않아 먹을 만 했다.
싱가포르는 가보지 않았고 요리도 먹어본 적이 없는데
우리가 흔히 먹는 중국요리와 비슷했다.
나시고랭이(새우볶음밥)
치킨 커리 (카레 닭요리)
미고랭 ( 오징어볶음 파스타)
락사 ( 해물면요리)
난 가리는 음식이 없기 때문에
배부르게 잘 먹었다.
요리를 다 먹고
자하가 서비스로 준 사탕수수 주스를 마셨다.
아주 달달했는데 설탕과 달라서
건강에도 좋다고.
마지막으로 원두커피를 마셨다.
향이 그윽하고 깊은 맛이 나서
커피 매니아들은 아주 좋아하겠다.
여태 맛본 적이 없는 명품 커피였는데 음미하느라 푹 빠져서
미처 사진을 못 찍었다.
자하, 이왕 개업한 거
대박 나서 큰 보람 있기 바랍니다!
자하가 북면 마금산 온천 단지 부근에 있는
들꽃 카페를 추천해서 보러 갔다.
히야, 이렇게나 꽃이 많다니!
여태 본 카페 중에서는 꽃이 제일 많았다.
내가 이름을 모르는 꽃도 수두룩했다.
제자들 덕분에 입호강에다 눈호강까지
실컷 하고 돌아왔다.
도담!
부아협을 이끄느라 무척 바쁠 텐데
귀한 시간을 내줘서 감사합니다!
임기 동안 뒤에서 적극 응원할게요. (*)
출처: 글나라 동화사랑 원문보기 글쓴이: 凡草
첫댓글 들꽃 카페는 가보고 싶네요멀어서 고민 되네요이국적인 음식도 도전해 보고 싶구요
건강하실 때 많이 도전해 보세요 ㅡ
첫댓글 들꽃 카페는 가보고 싶네요
멀어서 고민 되네요
이국적인 음식도 도전해 보고 싶구요
건강하실 때 많이 도전해 보세요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