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손가락 /신 영
딸아이가 이제는 제법 '아가씨 냄새'를 풍긴다.
가끔 엄마랑, 아빠랑 놀려대는 농담에도 슬쩍 넘어갈 줄 아는
재치가 만점인 딸아이다.
때로는 덜덜거리는 것 같아도 감성이 예민한 엄마를 닮을까?
싶어 내심 걱정이 많았었는데, 딸아이는 아빠 성격들 더 닮았다.
언제나 무덤덤한 성격에 어찌 보면 '이기주의' 성격일지도 모른다.
보통의 가정에서 자라는 아이들 중 맏이들이 '이기주의'성격이
많다는 얘길 들었는데 정말 그 말이 맞는다는 생각이다.
다른 사람에게 상처도 물론 주지도 않는 성격이지만 저도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가 적다는 생각이기에...
이 아이가 자라며 '걱정/고민'이 생겼다.
딸아이들은 아무래도 엄마보다는 아빠를 더 좋아하는 모양이다.
내 빛바랜 추억에도 '늘 아버지를 좋아했던 기억'이 있기에
늘 뭐든 아빠를 닮았다고 좋다고 하는 아이를 보면 조금은
섭섭한 마음도 들기도 하지만 이내 '잘났다!'하고 피식 웃는다.
남들은 딸아이를 보면 모두가 얼굴이 엄마 닮았다고 하는데
정작 엄마는 아이에게 이렇게 말을 해준다.
"엄마는 네 나이에 얼마나 더 예뻤는지 아니?" 하고 말해주면
싫지 않을 만큼에서 삐친 척하는 아량도 보여주는 아이다.
"그래, 내가 또 무슨 말을 하려다 예까지~~"
"맞아, 그 이야기를 하려는 중이었지?"
아빠를 닮았다고 좋아하는 아이에게 고민이 생겼다는 말
좋아하는 아빠의 '엄지손가락'을 꼭 빼닮았다.
그렇게 좋다고 하는 아빠를...
헌데, 그것도 '누에 손톱'을 닮아 고민을 하는 것이다.
엄지 손톱이 짤막하고 뭉뚝한 손가락을 말이다.
하필이면 사내 녀석들도 아니고
딸아이가...
어쩌랴~~
근사한 말로 딸아이를 위로해 주는 엄마의 이 마음을 알까?
"그 손톱을 가진 사람은 재주가 많단다" 그렇게 용기를 주고
"요즘 세상에는 별문제가 되지 않아~" 이렇게 행복한 말로
"'네일 아트'가 얼마나 많이 바뀌어 가고 있는지 너도 알지?"
아이의 마음이 조금은 위안이 되는가 싶다.
오늘 아침에 큰 녀석과 이런저런 얘길 하다가
'누나 손톱 얘기'가 아빠와 아들 그리고 엄마와의 화제가 되었다.
아빠의 말,
"큰일이지? 하필이면 내 손톱을 닮았을까!" 아빠 걱정의 맘과
엄마의 말,
"뭘, 걱정이야!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편한 맘으로
하지만 그렇게 말을 해 놓고도
"정말, 손톱 수술과 귀 수술한다는 얘기는 못 들었는데..."
큰 녀석의 말,
"엄마, 손톱 수술은 없어도 요즘 귀 수술은 해요!" 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가족의 고민을 나누고 있었다.
그리고 딸아이 없는 동안에 '깔깔거리며 흉 아닌 흉을~~'
하지만, 무엇을 바꿀 것인가???
다만, '마음만 바꾸면 될 일일 터~~'
우리 가족의 하나밖에 없는 '딸을 위한 고민'인 것이다.
행복한 고민을...
01/28/2007.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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