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드니 걸어다니는게 재미있어 시내를 돌아다니게 된다.
주말이면 애 학원 떄문에 서울에서 지내는데 이전의 숙소는 선릉역 근처여서
친지들을 만나면 압구정이나 대치동에서 모임을 가지곤 했다.
대치와 도곡동이야 학원에 애들이 많이 모이므로 부모들 내왕도 잦아 빈가게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르네상스호텔에서 언주대로를 따라 성수대교쪽으로 걷다보면 임대라 써붙인 공실이 정말 많았다.
짐들고 환승하는게 귀찮아서
저번 주부터 주말숙소를 교대역 근처로 잡았다.
애 학원이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앞이라서 (예전 삼풍백화점 자리) 오늘 그 주변을 걸어다녔다.
조상님들 덕에 개천절을 편안히 휴일로 보내는 탓도 있겠지만
변호사 법무사 사무실들이 쉬어서 인지 식당들이 썰렁하다 못해
보는 이의 마음이 아플 지경이다. 고급식당이 사무실 주변에 있으랴마는
삼겹살집, 해물탕집, 한우명가, 시골밥상 등 서민이 애용하는 식당들마저 저녁시간인데도 허전하다.
교대역 안쪽으로 아파트가 꽤 많은데도 식당들이 한산하다.
내 앞에 걸어가는 처녀애 둘이 어느 식당으로 쏙 들어가는데 2900 원 집이다 ㅜㅜ
서초동 금호아파트 앞으로 상당히 큰 좋은 상가가 있는데 1층에 입점한 게 한솥도시락 그런 가게 들이다.
걷는 김에 테헤란로를 따라 강남역까지 직진.
강남역 11번 출구에서 신논현역 가는 길은 젊은 인파로 메이고 외국인들도 구경다니곤 한다.
보이는게 크게 어학원, 유학원, 극장이다.
이면도로로 들어서니 식당들이 많기도 한데 5,6천원 메뉴인 곳은 젊은 이들이 많은 반면, 빈 식당도 자주 보인다.
저녁 7시 황금시간대에 주방옷을 입은 젊은 이들 여럿이 한꺼번에 길에 나와 담배피는 곳도 있는 지경이다.
애들 주머니를 생각하면 싸지 않은 금액이나
요즘 물가와 임대료를 생각하면 가격경쟁에 치열한 점포들이 애잔해보인다.
이건 메뚜기가 까마귀 배고플까 걱정해주는 격인데 말이다.
강남역 지하상가를 들어가니 만원 오천원 옷가게들이 많기도 하다.
물건고르기 귀찮아서 그냥 나와버렸지만, 인터넷쇼핑보다 더 예쁘고 더 싼 것 같다.
강남역에서 교대역 으로 되돌아 테헤란로를 걸어내려오니 서초동 인근이 갑자기 너무 조용하고 인적이 느껴지지 않는다.
카페 한 곳을 빼곤 식당이고 카페고 한 두 테이블밖에 사람이 없다.
임대 붙은 곳이 여러 곳 보인다.
불경기임을 체감한다. 돈써야 하는 연휴인데.
첫댓글 현장감있는 재미있는글을 잘읽었습니다.
대치동은 아직 호황인가 보네요
담백한 내용 잘 봤읍니다.
경기가 침체와 임대료 상승으로 상권이 이동된 여파도 있겠지요..
명동이나 홍대에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이 점령하고 있습니다. 남산타워, 북촌, 인사동, 남이섬에 가보시면 중국인들 천집니다. 중국이 인구대국임을 절실히 느끼고 삽니다.
호경기라 생각하는 무식한 사람도 있군요. 객관성과 주관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자기가 세상의 중심으로 생각하는.
불경기 맞습니다.
목동 현대 41타워 와 주변 보면 불황은 남얘기것 같아요..
전국의 좀 이름 있는 산밑에 가면 관광버스가즐비합니다.
매년 연휴면 공항이 항상 미어터진다고 하네요^^
물론 고속도로 정체도 심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