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은 누가 보아도 월등해 보이는데 제때에 실력을 제대로 내보이지 못한다. 그러면서 불운이라고 한다. 좀은 애매한 표현일 수 있다. 약간이라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실수하면 감점되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경연에서 순위가 바뀌어 떨어지면서 아쉬워하기도 한다. 그러나 실수야말로 불완전함을 드러내는 것이다. 고만고만한 실력의 차이에서 실수로 순위가 결정될 수밖에 없다. 그만큼 실수가 복병인 셈이다. 또는 실력은 있어 보이는데 우물쭈물하다가 그만 제때에 제대로 드러내지 못한다. 그런가 하면 누군가는 평소에는 그다지 관심을 끌지 못하다가 큰 무대에서 능력 이상으로 선전하기도 한다. 과일을 들여다본다. 아주 훌륭한 상품이다. 그런데 보일 듯 말 듯 한 작은 상처나 흠집이 있어 그만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잃게 된다. 물론 금방 먹으면 맛에 아무런 하자가 없는 정상품이나 다를 것이 없다. 그러나 판매자와는 달리 소비자 쪽에서는 좋을 리가 없다. 같은 값이면 완벽한 상품을 구매하고 싶은 것은 정상이며 권리이다. 흠집이 있어 매끄럽지 않은 것을 알면서 괜찮다고 선택할 수는 없다. 그런 것이 들어있으면 다른 정상적인 것까지 그런 것이 아닌가 의문을 품게 되고 신용이 떨어지게 된다. 아주 매정하리만치 냉정하다. 아쉽더라도 골라내어 상품으로서 가치를 박탈당하는 것이다. 그것이 현실과 이상의 차이이다. 그래서 상품은 신중하게 관리하여야 한다. 조금이라도 상처나 흠집이 있으면 미련 없이 즉시 구별해야 한다. 품질이 중요한 것은 두말할 것 없다. 그에 못지않은 사후관리로 품질을 유지하여야 한다. 실력도 마찬가지다. 실력이 좋은 것은 두말할 것 없고 실수가 없도록 항상 긴장하고 노력하며 필요한 때 그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뒷북친다고 한다. 끝난 다음에 다시 보여준다 한들 아무도 달갑게 귀 기울이지 않는다. 거기까지가 능력이고 한계로 매듭짓게 된다. 억울하다고 하는데 같은 조건에서 변명으로만 들린다. 실수하지 않는 것도 큰 실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