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적인 글쓰기
③ 피칭 – 문장 하나로 끝내기
피칭은 던진다는 뜻이다. 공 하나로 타자를 잡는 강력한 투구법이다. 글쓰기에서 피칭은 마음을 사로잡는 기술이다. 단숨에 상대의 가슴을 찔러 무너뜨린다.
피칭(Pitching) : 용건을 쉽게 이해하도록 전하는 행위
이 피칭은 ‘엘리베이터 피치’라고도 부른다. 엘리베이터에 탄 후 내릴 때까지의 30초 안팎의 짧은 시간 안에 누군가에게 의사를 강력하게 전달하는 행위를 말한다. 다시 말해 짧은 시간 안에 특정 아이디어를 소개할 때 필수적이다. 의사를 명료하게 표현해 상대를 설득하는 방법이기에 비즈니스 현장에서 강력한 테크닉이 된다.
엘리베이터 피치는 할리우드에서 시나리오 작가가 영화감독에게 자신의 시나리오를 설명할 때 많이 쓴다. 예를 들어 영화 〈인셉션〉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 알아보자. 다음은 검색 사이트인 네이버에 소개된 영화의 줄거리다.
미래 사회에서는 ‘드림머신’이라는 기계로 타인의 꿈과 접속해 생각을 빼낼 수 있다. 남자 주인공은 생각을 지키는 특수보안요원이면서 또한 최고의 실력으로 생각을 훔치는 도둑이다. 우연한 사고로 국제적인 수배자가 된 그는 머릿속의 정보를 훔쳐내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머릿속에 정보를 입력시켜야 하는 일을 맡게 된다. 이른바 영화 제목처럼 ‘인셉션’이다.
이 내용을 짧은 시간에 설명하여 필이 꽂히도록 하기란 쉽지 않다. 이를 다음처럼 설명하면 어떤가.
인셉션은 〈매트릭스〉의 가상현실을 꿈으로 대체한 불록버스터다. #1
복잡하지 않고 단순하며 쉽다. 〈매트릭스〉를 본 이들은 금세 이해할 수 있다. 이 피칭은 핵심(포인트)를 파악하는 일로부터 시작된다. #1은 ‘타인의 꿈에 접속해 생각을 심거나 훔치는 영화’라는 사실을 기반으로 한다. 다음처럼 말하는 기법도 피칭이다.
내 미래의 남편이 될 앨리그잰더 플렁켓 그린은 185센티미터 넘는 키에 믹 제거와 폴 매카트니를 반씩 섞어놓은 것 같은 외모다.
―메리 퀀트, 〈여자를 완성한 여자 메리 퀀트〉
이는 믹 재거처럼 이목구비가 크되, 폴 매카트니처럼 준수하다‘는 사실을 좀 더 빨리 납득할 수 있도록 표현한 것이다. 이 피칭의 기술은 커뮤니케니션에서 강력한 효과를 발휘한다. 그런데 이 기술은 핵심을 잡아 문장으로 만드는 ’포인트라이팅‘으로부터 출발한다. 한 문장으로 압축해서 보여주면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다음 사례를 보자.
미국 로체스터 대학교의 연구팀이 여성들에게 각각 붉은색과 녹색 셔츠를 입은 남성의 사진을 보여줬다. 이어 더 매력적으로 보이는 남성에게 점수를 주게 했다. 그 결과 붉은색 셔츠의 남성이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 단락의 내용을 한 문장으로 압축하면 다음과 같다. 첫 문장을 다음처럼 시작하면 훨씬 가독성이 높다는 것이다.
여성은 붉은색 셔츠를 입은 남성을 매력적으로 느낀다.
또 다른 사례다.
기원전 491년. 페르시아와 그리스의 전쟁이 일어났다. 페르시아의 다리우스 왕은 그리스의 도시국가인 아테네와 스파르타에 사신을 보내 무조건 항복을 요구하였다. 하지만 그리스는 페르시아 사신을 우물에 처넣어 죽였다. 이에 화가 난 다리우스 왕은 10만 명의 원정군을 그리스에 보내 전쟁을 일으켰다.
이 내용의 핵심을 파악해서 한 문장으로 말하면 다음과 같다.
페르시아의 다리우스 왕은 그리스가 자신의 항복 요구에 응하지 않자 전쟁을 일으켰다.
이 기법은 남과 차별화된 글쓰기에서 꼭 필요한 기술이며, 다른 글보다 쉽게 이목을 끈다. < ‘글쓰기, 어떻게 쓸 것인가, 한 줄도 쓰기 어려운 당신에게(임정섭, 경향BP, 2013)’에서 옮겨 적음. (2020.12.08. 화룡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