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는 신과 조상에게 가족의 안녕을 축원 의례를 말한다
'고사'는 신과 조상에게 가족의 안녕을
축원하거나 집안에 우환이 많을 때
조상신 터주신 성주신 등에게 지내는 의례를 말한다
조상신은 안방에 팥시루 떡을, 터주신은 터줏가리 앞에
콩시루 떡을, 성주신은 대청에 백설기 떡을 차려놓는다
하지만 고사의 장소나 떡은 고장마다 집안마다
다르기 때문에 무엇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청산도의 이중장을 위한 초분이나
제주도의 묘지 둘레에 돌을 쌓는 산담이나
울릉도의 바람 때문에 뾰족하게 만든 봉분이나
나름대로의 사연이 있기 때문이다
30년 전에 친구는 생애 첫 연애를 시작했다
처녀에게 응큼 슬쩍 하루에 돌아올 수 없는
섬으로 놀러 가자고 해도
탁구공처럼 튕기기만 했다 애만 태우던 친구는
아름다운 연애를 위해 그해 겨울 생애 첫 자가용을 구입했다
친구는 고사를 핑계로 아가씨와 함께
함박눈이 내리는 무등산으로 올라갔다
초보 운전을 핑계로 좌우로 흔들리는
차 안에서 가볍게 손도 잡고
급브레이크를 밟아 몸이 앞으로 쏠리면
가슴을 손으로 받쳐주기도 했다
떡 과일 북어포 등으로 간단히
고사를 지내고 나서 눈 때문에
오무락딸싹을 할 수 없다는 핑계로
하룻밤을 차에서 함께 보냈다
차 안에서 첫날밤을 보내고
두 사람은 세 사람이 되었다
총각은 고사를 핑계로 만리장성을 쌓았고
처녀는 함박눈을 핑계로
첫날밤을 고사하지 않았다
고사와 함박눈이 만들어준 총각과 처녀의
아름다운 사랑은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