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유산
유산하면 우리는 재산을 떠올립니다.
유산이란 물질뿐 아니라 정신적 인 것도 있습니다.
나는 아버지로부터 물질적으로는 전혀 받은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정신적인 유산은 충분히 물려받았습니다.
작어도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삶의 정신을 물려받았습니다.
아버지는 그랬습니다.
남들이 꺼려하는 일들을 기꺼이 나서서 하셨습니다.
동네에 어린 아이가 죽으면 그를 묻어주기를 다 꺼리곤 합니다.
아버지는
아무 조건 없이 남들이 꺼리는 그 일을 해주곤 하셨습니다.
아마도 그 복으로
이렇게 남에게 빚지지 않고 내가 살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이제 죽음을 앞둔 농부가 아들들을 불러놓고 유언을 합니다.
"애들아, 나는 이제 곧 이 세상을 떠나게 돌 거야.
내가 죽고나면
너희들은 합심하여 내가 포도밭에 숨겨놓은 것을 찾아내야 한다.
내가 너희들에게 물려줄 모든 것이 그 곳에 있단다."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아들들은
필시 아버지가 보물을 포도밭에 감추어 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형제들은 포도밭 구석구석을 파보았습니다.
하지만 어디에도 보물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은 형제들이 포도밭을 샅샅이 판 덕분에
평년보다 몇 배나 더 많은 포도를 수확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아버지가 물려준 유산은 근면하게 사는 일이었습니다.
형제들은
그 사실을 깨닫고 아버지의 뜻대로 훌륭한 농부가 되었을 테지요.
근면과 성실을 가르친 것은 물질적 유산보다 위대한 유산이었습니다.
좋은 정신적 유산이야 말로 물질적 유산보다 위대한 유산입니다.
물질적 유산은 생각이 올바르지 못하면 한 순간에 날릴 수 있지만
좋은 정신적 유산은 적어도 자신을 지킬 줄은 알게 하기 때문입니다.
-최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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