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3나노미터(㎚, 1㎚=10억분의 1m)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제품을 출하하면서 경쟁사인 대만 TSMC를 기술 로드맵상 공식적으로 앞서게 됐다. 고객사에 첫 제품을 초도 공급하면서 ‘TSMS 역전’의 최대 과제로 꼽힌 수율(양품 비율)도 크게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를 추격하는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 3나노 공정 양산과 제품 출하로 반전을 노리고 있다. 지난달 말 3나노 양산을 발표하며 사상 처음으로 TSMC를 초미세 공정 기술력에서 앞선 데 이어 이 제품 첫 출하로독주에 제동을 걸면서다.
삼성전자는 이번 3나노 공정에 세계 최초로 GAA(게이트 올 어라운드) 기술을 도입했다. 2000년대 초 GAA 연구에 본격 돌입한 이후 약 22년 만의 쾌거다. 세계 파운드리 1위 TSMC의 경우 해당 기술을 오는 2025년 도입 예정인 2나노 공정부터 사용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GAA는 반도체 칩에서 전류를 흐르게 하거나 끊는 트랜지스터 관련 기술을 말한다. 기존 업계 초미세 공정이던 핀펫(FinFET)보다 더 진화된 기술로 꼽힌다. 핀펫은 트랜지스터에서 전류 흐름을 제어하는 ‘게이트’와 전류가 흐르는 ‘채널’이 닿는 면적이 3개(위ㆍ좌ㆍ우)이지만 GAA 는 4개(상하좌우)다. 전류 흐름을 보다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어 전력 사용의 효율성을 핀펫보다 끌어올린 것이다.
3나노 공정에 GAA 기술을 도입하면 핀펫을 적용한 기존 5나노 공정보다 칩 면적은 35%, 소비 전력은 50% 절감하고, 성능은 약 33% 향상할 수있는 것으로 전해진다.특히 업계에서는 삼성전자는 그간 수율 개선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제품을 출하한 만큼 경쟁력을 갖춘 수율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제는 규모의 경제다. 수주 산업인 파운드리는 고객을 확보해야 성장이 가능하다. 대만 디지타임스 등 외신은 최근 애플, 엔비디아를 비롯해 AMD, 퀄컴, 인텔, 브로드컴, 미디어텍 등이 3나노 생태계에 합류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이들이 각각 설계한 칩을 삼성전자 등 파운드리 업체가 3나노 공정으로 생산하길 바란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3나노 GAA 공정을 우선 HPC(고성능 컴퓨팅) 분야에 처음 도입하고 주요 고객과 모바일 등 다양한 제품군에 확대 적용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삼성전자는 2026년까지 파운드리 고객을 300개 이상 갖춘다는 목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기준 파운드리 고객 100 개 이상을 확보하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 3나노 파운드리 제품 출하식에 참석한 국내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업체) 텔레칩스의 이장규 대표이사는 “삼성전자의 초미세 공정을 활용한 미래 제품 설계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국내 반도체 장비 업체 원익IPS 이현덕 대표이사는 “삼성전자와 함께 3나노 GAA 파운드리 공정 양산을 준비하며 원익IPS 임직원 역량도 한층 더 강화됐다”면서 “앞으로도 국내 반도체 장비 산업 발전을 위해 삼성전자와 함께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종무기자 jm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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