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이나 삼각형,정사각형,원 등 현재 우리가 배우고 쓰고 있는 도형에 관한
인류 최고의 수학책은 그리스의 유클리드(B.C.330 - 257?)가
지은 ‘원본(Elements)’이라는 책자다.
이 책은 BC 4세기경 유클리드가 그의 선배격인 피타고라스, 플라톤,
히포크라테스 등이 연구한 여러 가지 자료를 정선하고,
거기에 자신의 창작을 가미하여, 체계적으로 편찬한 수학 교과서로서,
1482년에 초판이 인쇄되어, 그 이후 지금까지 1천판이 넘도록 인쇄되었으며,
2천년 이상 기하학의 교과서로서 군림하고 있다.
한때 유클리드는 후에 이집트의 최고통치자가 된 프톨레미왕의
어릴 적 기하학 스승이기도 하였는데, 한 번은 수학공부에 지친
프톨레미가 유클리드에게 기하학을 터득하는 지름길을 묻자,
유클리드는 '기하학에는 왕도가 없습니다'라고
크게 꾸짖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이 말은 지금까지 학문하는 사람들이 자주 인용하는 어록으로,
배우고 익히는데 지름길은 없다는 뜻으로 금과옥조처럼 여겨진다.
유클리드가 이론을 완성한 기하학의 도형가운데 타원은
인류의 문명발달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타원은
가로 지름과 세로 지름의 크기가 다른 원을 말하는데,
원기둥을 비스듬히 대각선으로 자르면 얻을 수 있다.
우리가 사는 지구 역시 완전한 원형의 구(球)가 아니라,
적도반지름이 극반지름보다 약간 긴 일그러진 타원체이다.
특히 타원체는 물체가 힘을 가하여 앞으로 나가는 속도 경쟁에 있어
저항을 줄여, 자동차는 고속으로 달릴수록 지면에 가라앉아
전복 사고를 예방할 수 있게 만들며,
항공기는 적은 연료로 비행을 할 수 있게 한다.
재미난 사실은 우리가 열광하는 야구,축구,배구,농구 등
구기 종목의 스포츠의 대부분이 동그란 볼(ball)로
때리고, 차고, 옮기고, 굴리고, 튀기는 기술을 이용하여 점수를 내는 반면,
럭비와 미식 축구는 타원형으로 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배드민턴은 예외지만.
럭비공이 왜 둥글지 않고 길쭉한 타원형인가 하는 이유는
중세 영국에서 풋볼이 시작되었을 때 소의 방광에 공기를 넣어,
그것을 튜브 대용으로 하여 공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럭비나 미식축구공의 진짜 매력은 축구공과 같이 동그랗지 않아
땅에 닿을 때 면적이 일정치 않으므로, 예측 불가능한 바운드에 의해
생각지도 않은 해프닝이 일어난다는 점이다. 또한 옆으로 꿰매진 실밥과
타원형 모양으로 공기의 저항을 덜 받아, 보다 쉽고 정확하게 잡고,
멀리 날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럭비공에는 이와 같은 보이지 않는 과학의 원리가 숨어 있다.
이와 비슷한 원리로 타원형은 아니지만 골프공 역시 공기의 저항을 줄여주고,
볼이 떠오르는 양력 효과를 높이기 위해 딤플이라고 표면이 파여 있다.
골퍼가 공을 때리는 2000분의 1초, 이 순간의 공의 속도,각도,회전율에 따라
날라가는 거리가 결정되는데,딤플은 바로 날아갈 때,
공기의 저항을 분산시켜 비거리를 늘려준다.
야구공에 108개의 실밥이 있는 이치와 같다.
또한 골프공은 역회전을 하기 때문에 공의 아래쪽에서 공기 마찰로
압력이 증가되어 공을 공중으로 떠올리게 하는데 ,이 때 골프공의 파인 홈은
마찰을 증가시켜 더 오랫동안 떠 있게 만들어 준다.
이처럼 흠집나고, 길쭉해서 못 생기고, 여기저기 상처투성이로 꿰매인 자국을
지닌 공들이 매끈 한 공들보다 더 멀리,더 높게 날아간다.
기업 경영,인생살이도 마찬가지여서 역경과 고난을 이겨내고
상처를 아물릴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만이 보다 멀리,
보다 높이 날아가 비상할 수 있다.
참고: 이 글은 매주 수요일 CEO리포트로 제가 저희 신문에 쓰는 글입니다.
첫댓글 아레맘님....기계공학 공부하셨나보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딤플에 따른 비행거리와의 관계를 인생사에 그리 비교가 가능한 거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노력하는 인생 살기.
글의 끝구절이 확 와 닿습니다^_^..
역시....마음의 깊이가 있으려면....
좋은글 감사해요..
해와 달님 저 신문방송학 전공입니다. 이공계하고는 거리가 좀 멀리요 ㅎㅎ
시간 될 때마마 회원님들과 공감가는 글 올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댓글 달아주신 심빈님,아임컴님, 향기님 감사합니다.
전문적인 상식을 올려주셨군요. 유클리드가 편찬한 기하학 체계가 다른 분야의 학문을 체계화하는데 많은 영향을 주었다고 하는데... 그 시대면 우리나라 삼국시대 이전일텐데...대단하지요.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