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생활성서 – 소금항아리]
그리스도의 부활에 자신도 참여할 것이라는 희망을 지닌 제자는 역경 속에서도 기쁨을 잃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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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5/10/부활 제6주간 금요일/바다식목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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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복음 16장 20-23ㄱ절
“그 기쁨을 아무도 너희에게서 빼앗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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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의 기쁨
유학 시절 로마에서 외국어로 겨우 공부를 하고 시험을 볼 때, 그 시험 끝엔 방학이 있음을 위안 삼은 적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기쁘게 살기 위해서는 현재 모든 조건이 편안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 속에 희망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자주 떠올리곤 했습니다. 그리고 이 생각은 그리스도인의 기쁨이 현세의 조건에 달려 있지 않고, 예수님의 약속에 대한 희망에 뿌리를 둔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길을 걷다가 아무리 거센 비바람을 만난다 하더라도, 걷다 보면 집에 도착해서 몸을 따뜻이 녹일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길에서 절망하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며 귀가할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해산할 때에 여자는 근심에 싸인다. 진통의 시간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를 낳으면, 사람 하나가 이 세상에 태어났다는 기쁨으로 그 고통을 잊어버린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이어 주님께서는 제자들이 주님을 다시 보게 되었을 때 누리는 기쁨을 아무도 빼앗지 못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왜냐하면 이제 그들이 누리는 기쁨의 근거는 죄와 죽음까지 이기신 그리스도의 부활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외칩니다. “언제나 기뻐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살아가는 여러분에게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입니다.”(1테살 5,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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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현택 아우구스티노 신부(대전교구)
생활성서 2024년 5월호 '소금항아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