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피우는 女子
외로움이라니요
벌어진 지붕의 틈새로
아슬아슬 빠져나가는 바람의 흰 옷자락
그 꽁무니를 타고
나지막하게 만들어지던 하늘
하늘의 열려 있는, 혹은 닫혀 있는 문
그 앞에서 서성이는 흐린 침묵
외로움이라구요?
저녁이 되기 전에
그대가 한 번만이라도 전화를 해 주었더라면,
더이상 날개를 달 꿈 따위는 꾸지 않았을 거예요.
우수에 찬 야곱의 사닥다리를 내려주세요 라는
기도 따윈 정말 하지도 않았을 거라구요.
어린 시절 폐허의 마당을 뒹굴던
빛살 찬란한 사금파리 조각이
검지 손가락 푸른 실핏줄에 남긴
배반의 기억 새삼 떠올리진 않았을거라구요.
사랑보다 눈부신 건 그리움이라고
그대 차마 말해 주었더라면 ........
외로움이라니요?
굽이치는 生의 깊은 손금마다 배어나던 핏방울들
피의 흔적과 맞물리며 돌아가던 인연의 굴레
잠들 수 없었던 것 뿐이예요
그대의 밤과 나의 꿈 사이의 허기진 간극
메울 수 없었던 것
뿐이라구요.
- 주금정 -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