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한달 전부터 문제 출제를 위해 엄선된 고등학교 교사,
대학 교수 등으로 구성된 300여 명의 드림팀이
인적 드문 합숙소에 수감되어 그 한달동안 인간 통조림이 된다.
그들을 감시할 국가정보원에서 온 보안요원, 밥 만드는 식당 요리사, 의사 등도 함께 간다.
그곳이 출제장소라는 것을 감추기 위해 내부공사 중인 건물로 위장한다.
국정원 보안 전문가들이 모든 통신수단과 인터넷 등을 압수하거나 끊어놓고, 전경이 경계를 맡는다.
그래서 수능 문제를 만드는 곳이 어디인지는 관계자 외에는 며느리도 모르고 아무도 모른다.
이 한 달간은 외부와는 완벽히 격리된다.
하다 못해 음식물쓰레기를 제외한 다른 쓰레기는 한 곳에 쌓아뒀다가 수능 이후에 치운다.
음식물 쓰레기도 국정원 요원들이 일일히 검사한 뒤 내보낸다.
이 정도 되면 국방부 부럽지 않을 정도로 보안을 신경 쓴다고 봐도 될 듯하다.
수능 출제 전 과정에서 오가는 공문서와 자료는 모두 국가 기밀로 간주됨.
과거 6차 교육과정까지는 거의 대부분의 출제위원들이 특정 학교 출신이였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2005 수능부터는 '특정 학교 출신은 50% 이상 선발할 수 없다'라는 규정이 생겼다.
물론 그 특정 학교는 누구나 다 아는 S대..
어쨌든 비슷한 계열에서 뽑아서라도 인원을 맞추거나, 끝까지 데려오려 노력하기도 한다.
아무래도 주식시장 개장시간과 비행기 이륙시간까지 바꿔놓을 정도로
국가 정책을 흔드는 일이다보니, 출제위원 선발과정부터 이렇게 심혈을 기울여 진행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출제위원풀에 들어가 있는 사람 중 A라는 사람이 10월쯤에 연락이 갑자기 두절되었다면
십중팔구 출제위원으로 감금당한 것으로 간주.
그리고 A라는 사람의 전공이 국문학이고 학위논문과 강의 과목을 뒤져보니 구운몽이 유독 많다면....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한지?
이번 수능 언어영역에 구운몽이 출제될 것을 예상하고 그 다음부터 한달 쪽집게 과외로 구운몽을 가르치는 것.
하지만
특정 출제위원이 자기가 전공해서 자신있는 내용을 출제하고자 하더라도, 그것이 그대로 받아들여진다고
보장할 수 없다.
수능 문제는 여러 사람이 검토와 회의를 거쳐 만들어지기 때문에 상술했듯 내용이 바뀌거나 잘리는 비일비재하고
초안 그대로 출제되는 문제는 손에 꼽을 정도이기 때문이다.
물론 한 달 내내 문제만 만드는 것은 아니다.
실제 문항 출제는 길어도 5일~7일 정도면 다 끝난다고 한다.
진짜 시작은 이 때부터이다.
그 뒤 1주일~1주일 반 정도는 검토 과정에 들어가는데, 이 검토 과정에서 시간이 괴상하게 많이 잡아먹힌다.
시중에 나온 문제집들을 있는 대로 전부 트럭째 사와서 펴놓고, 혹시라도 출제한 문제 중에서 싸제,
'속도 검사(speed test)가 아닌 역량 검사(power test)가 되도록 해야 한다',
'교육적 가치가 있는 내용을 출제해야 한다',
'특정 교재를 본 사람이 유리하게 출제하지 않는다.(EBS 연계 교재는 이 원칙의 예외 대상이다)' 등
별의별 세세한 규제에 따라 문항을 수정, 폐기, 재작성하게 된다.
이러한 꼼꼼하고 복잡한 출제 매커니즘 때문에, 초안의 문제들 중에서 끝까지 온전히 살아남는 문제는 별로 없다.
손꼽는 경우가 몇 번 있기는 한데 2004 수능 언어영역의 '미궁의 문' 문제가 이런 철저한 검토로 걸러지지 못해
결국에는 문젯거리가 되어 복수정답 처리되는 사태가 일어났다. 2015 수능에서 나온 복수정답도 마찬가지.
하지만 그런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문제가 초안의 출제 내용 및 의도과는 전혀 달라지는 경우가 훨씬 많다.
일단 출제 과정에서부터 여러 출제위원이 함께 의논을 거쳐서 문항을 만드는데,
문항을 출제할 때부터 엄청난 갈등과 기싸움이 벌어진다.
더구나 이렇게 힘들게 출제된 문제들조차도, 막상 출제 후 검토과정을 거치고 나면 완전히 달라지기도 한다.
예를 들어, 2005 수능 언어영역에서 출제된 바 있는 '폐어' 문제는 본래 '고등동물이 질식에 걸리는 진화학적 이유 및 그에 대한 대처법'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하니 지문이 4000자를 넘어가는 바람에, 내용을 다 쳐내다보니 폐어의 진화 과정에 관한 내용만 남은 것.
이 때, 검토 과정에서 아예 폐기된 문제들은 그 다음 해 3월 고3 모의고사에서 재활용된다는 카더라가 있다.
이후 검토까지 끝나면 약 2주 전쯤에 시험문제가 완성되고 인쇄에 들어가지만, 당연히 수능 당일까지는 나올 수 없다.
그리고 인쇄에 들어가면 당연히 인쇄공도 수감되며, 영어듣기 지문을 녹음할 외국인 성우들까지 수감된다.
한국에 와서 평생 기억에 남을 한달간의 감옥 생활을 하게 된다.
이들은 마지막 제2외국어 시험 시작하는 시간에 석방된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수명줄과 맞바꿔 검토를 끝낸 문제들조차도, 시험 이후 이의제기에 의하여 오류가 발견되는 경우가 있다.
사람이 하는 일이니 아무리 실수를 안 하려고 해도 안 할 수가 없지만, 이럴 때 그 문제를 출제한 책임자들은 매우 곤란해진다.
A4 한 장에 빼곡히 시말서를 써야 하는데
거기에는 그 문항을 출제한 의도, 그 문항의 내용을 학술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원서 및 논문출처등을 써야 한다.
수능 출제위원으로 발탁되기를 꺼리는 교수들은, 오랜 감금생활뿐만 아니라
이처럼 오류가 났을 때의 책임과 후폭풍에 부담을 느껴 고사하는 경우도 있다.
출제자들은 시험문제를 완성하면 할 일이 없다 보니 술판, 고스톱판이 보통.
안에서 체육대회도 하고 장기자랑도 한다.
그러다 지치면 방에 퍼질러 누워서 TV 드라마나 주말특선영화를 보면서 시간을 때운다.
젊은 교수들은 컴퓨터 게임을 하기도 한다.
물론 온라인게임은 불가능하고 오프라인 게임만 가능.
간혹 1970년대 중후반에 태어난 젊은 교수들은 KOF를 시리즈별로 다 해보기도 한다.
스타크래프트를 하는 교수도 있다. 물론 배틀넷은 절대 안 된다.
후생과 보상이 매우 좋다.
이들은 대한민국에 둘도 없을 최고급 알바를 한다고 보면 된다.
호텔 요리가 식사로 제공되고, 일급이 무려 하루에 30만원 한 달간 감금되므로 이들이 수능 문제를 만드는 작업을 무사히 마치고 나면 받게 되는 돈은 1천만 원 가까이 된다.
연봉으로 환산하면 무려 1억 원 이상이다.
즉, 웬만한 대기업에서 석 달 일해야 받을 돈을 한 달만에 받는다.
하지만 부러워하지는 말자.
한 달간 외부와 완전히 단절된 채로 수능 문제만 만드는 일이 말이야 쉽지 실제로 해 보면 대단히 괴롭고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된다.
정말 '10년은 더 늙은 것 같다'는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
봉급이 무지하게 높은 건 다 이유가 있다.
실제 출제 및 검토에 참여했던 한 교사는, 스트레스로 치면 1달에 1000만 원이 아니라 1억 원은 주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농담을 던지기도.
이렇게 확정된 문제는 모 인쇄공장에서 1주일여 밤낮 작업 끝에 우리가 보는 시험지 형태로 인쇄되고
교실별, 시험장별, 시험지구별, 지역별로 포장 및 봉인을 걸
쳐 시험이 있는 주의 월요일부터 배송에 들어간다.
인쇄공장 역시 수능시험 5교시 시작시간까지 철저히 봉쇄되어 보안요원의 감시를 받으며,
배송 과정은 모두 경찰의 호위를 받는다.
제주도처럼 육지와 연결되지 않은 곳은 해군이 군함까지 동원하여 호위에 나선다.
이렇게 만들어진 시험 문제지는 수능시험 당일 새벽 2시경에 각 시험장으로 배달된다.
물론 문제지를 배달했던 사람도 비록 단 하루뿐이지만 감금된다.
시험 문제지 운반차량 운전기사의 경우 보통 16~20만원쯤 받는다.
이렇게 해서 고3은 인생 첫 관문인 수능을 치르게 된다.
첫댓글 워..쩐다
이렇게하셔서15수능국어를....ㅠㅠ
묠치들고가서 멸치깐다는거 나도 들었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삭제된 댓글 입니다.
출퇴근도 못하고... 그냥 거기 호텔안에 갖혀있는거야.... 유일한 자유시간은 앞에 운동장에서 족구하는 시간?
나 고딩때 쌤도 잡혀갔는데 어느순간 안보이더니 수능끝나고 나타나셔서 창밖에 쳐다 보면서 어디 먼곳을 다녀왔다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삭제된 댓글 입니다.
근데 그거 일부러 그렇게 하는거라고 들음.울학교도 갔다온쌤있는데 위에서 이번에는 물 불 정해준다함..기옥이 정확한지는 모르겠덩
그래서 영어를 그따위로 내십니까?
마지막말 소름...
울학겨교수님가셧댔음................한국사..........자발적으로 ㅋ.ㅋ대학에선안좋아한대여 수업대체해야되서
수입 쩐다는데..
아 진짜 징그럽다 참...ㅋㅋㅋ 휴 수능이 뭐라고ㅠㅠ
ㅋㅋㅋㅋ 그런 거 질문 하시면 안 되는 분입니다... 완전 ㅋㅋㅋㅋㅋㅋㅋ
나옛날에고등학교쌤은 10월에사라지셨는데 미리예고하고가셨음 외국에뭐하러갔다오신다고ㅋㅋㅋㅋㅋㅋ근데 출제위원은아니고 검토위원이었대 영어
지금 우리 한국사쌤 ㅋㅋㅋㅋㅋㅋㅋㅋ 얼마전에 갑자기 사라지셔서 아직도 안돌아오심..
ㅋㅋㅋㅋㄲㄱㄱ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ㄱ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미친에피소드개웃겨명생감이닼ㅋㅋㅋㅋㅋㅋㅋ
우리 화학쌤 작년에 다녀오셨음 근데 미리 병원간다거 뻥치고가셨는데 수능 다음날인가 다담날 바로오시고 ㅋㅋㅋㅋ
우리학교한문쌤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수능이랑 모고기간만되면 쥐도모르게 사라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울아빠 임용도 내고 수능도 몇번 내러갔는데 아빠 싫어함 너무 답답하다고 전화할때도 직접 못하고 어떤 사람이 대신 아빠말전해줌 이번에도 오라고했는데 내가 수능봐서 ㅋㅋㅋ
국어이번에도어렵게...쥬륵..변별력없기만해봐..
우리 생물쌤 작년에도 잡혀가더니 올해도 잡혀가심ㅋㅋㅋㅋㅋㅋㅋ근데 수능에 대한 말을 되게 아끼시는편... 그래서 그런가 우리 생물시험 개좆같이 어려움.... 시발...씨발...!!!!!
삭제된 댓글 입니다.
헐 쌤 너무 귀엽닼ㅋㅋㅋ
우리지구과학쌤 갑자기없어지셔서 애들모두 수능출제하러갔다고 추측중임ㅋㅋㅋㅋ
저거 제시문이나 지문 그림 그리는 사람들도 같이 들어가서 합숙함ㅋㅋㅋㅋㅋㅋ그래서 윤리나 생윤같은 거는 사상가 얼굴이 교수님 얼굴 닮았을 수도 있다던뎈ㅋㅋㅋ이지영이
볼때마다 너무 신기햌ㅋㅋㅋㅋㅋ
우리교수님중에 임용때매 한달간 휴강한 교수님도 계셨는ㄴ데 어쩐지 다녀오시면 더 늙어계시뮤ㅠㅠㅠㅋ큐큨ㅋㅋ큐ㅠㅠㅠㅠ큐큨ㅋ큐ㅠ
?????아니 진짜...이게 진짜야??
ㅇㅇ진짜야
가족이 죽어도 경호원이랑 같이감
나중학교때선생님도 담임까지하고있었는데 갑자기 어디로 가게되었다면서사라짐ㅋㅋㄱㄲㅋㅋㄱㅋ
우리삼촌 수능시험지말고 모의고사사험지배달했었는ㄷ0 배달도중 화장실도 못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ㅌㅌㅌㅌ 화장실참는게 제일 힘드셨다고
헐그냥 한달동안 외부랑 연락도 없이 수능문제만 내는 줄은 알고 있었는데 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학교영어쌤 언제더라 암튼 갑자기 없어짐ㅋㅋㅋㅋㅋㅋㅋㅋㅋㄱㅋㅋㅋㄱ기간제쌤 별로에요...빨리 오세요...
ㅋㅋㅋㅋㅋ우리아빠도 수능은 아니지만 변호사시험 출제하셨는데 감금됫다나오심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웃겨
작년 우리학교 회계 선생님도 가셨는데 돌아오니깐 많이 수척해보이시더라....
저거 진짜임ㅋㅋㅋㅋㅋㅋㅋ 나 고1때 담임쌤이 수능문제 출제경험있으신분이었는데 진짜 납치된다곸ㅋㅋㅋㅋㅋㅋㅋ
이번에 우리 부담임쌤 ㅠㅠ 출제하러 가신것 같던데ㅠㅠㅠ한달전부터 갑자기 출장가셔서 쌤들도 출제하러 가신것같다고 추측하던..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진짜 개웃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근데 내가 출제위원됐다고 하면 안가고싶을듯ㅠ
우리학교쌤도 저기갔다왔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국어비문학내는 교수님들은 다 다른분야에서 오신교수님들. 특히 이과계열 교수가 문제내는거보면 진짜 자기머리에있는건 너무많은데 글로옮겨놓는거보면 일반인은 읽기도힘들다는데ㅋㅋ 진짜좆같은문제도 고닥교샘들이 들어가서 최대한 문맥에맞게 문단도나누고 문단별로 중요문장있게 다 고친거라함ㅋㅋㅋㅋㅋ 우리학교쌤은 과학지문 내놓은거보고 자기도문과라고 왜저런거시키냐고 막그랫음ㅋㅋㅋㅋㅋ
지금 울 과 교수님도 10월 중순부터 연락두절 중 ㅎㅎㅎ 11월 중순에나 수업을 다시 시작하신댔으니 ㅎㅎ 빼박 납치
ㅕㅋㅋㅋㅋㅋ수고하십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