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날 졸업생 김영주 엄마가 관옥선생님 장자공부에 참여하러 왔다가 반갑게 인사했다.
이 사람과 민들레를 보며 "어린 동무들과 같이 살아서 그런가 더 젊어지고 있네요"라며 우스개말을 했다.
그게 진실일 수 있겠다. 아침에 동무들과 걷기명상을 함께 하면서 고개가 끄덕여졌다.
천지 아침 열기 때에는 선민의 반주에 따라 노래를 하며 시작한다.
오늘 노래는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다.
5.6열기 때는 반주자가 없어 그냥 노래하는데 무슨 노래를 부르고 싶냐고 물으니 가야가 "터"를 하고 싶단다.
어린 동무들과 함께 부르니 왠지 가슴에서 울컥한다. 참 고맙다.
도율이 5,6학년들에게 쓴 편지를 읽어주었다. 5,6학년들의 표정이 밝다.
열기를 마치고 민들레교실로 들어갔다. "말과 글"수업을 함께 참여하려고.
들어갔더니 벌써 한가족모임 준비 시작이다.
그리고 겨울에 있을 민들레반 연극의 소재가 될 책을 선택할 순서다.
후보가 셋이다. "돌멩이 수프", "오늘이", "프레데릭"
"돌멩이 수프"가 하고 싶다는 동무들이 많았다. 그래서 그렇게 결정했냐고? 아니다.
처음에 돌멩이 수프를 제안했던 준이에게 민들레가 제안했다.
준이가 책을 재미있게 읽어주어서 다른 책을 선택한 학생들도 이해할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준이가 선뜻 응했다. 옆에 있던 하늬가 자신이 책을 잡아주겠다며 나섰다.
책이 꽤 길었는데 준이는 등장인물들의 목소리 톤을 달리하면서 생생하게 끝까지 읽었다.
다 읽자 민들레가 다른 책을 선택했던 동무들에게 물었다. 태율과 하진이가 돌멩이 수프로 바꾸었다.
"돌멩이 수프"로 한껏 무게추가 기울어졌다. 그렇지만 '오늘이'가 하고 싶었던 사랑이와 '프레데릭'이 좋은 유화의 생각은 바뀌지 않았다. 민들레는 재촉하지 않고 오후 시간까지 잘 생각해보고 결정하자고 하니 다른 동무들도 응한다.
서로 다른 의견들을 하나로 모아가는 과정이 인상 깊었다. 민들레의 지혜로움에 감탄했다.
마치고 나서 차를 움직여 논과 작은집을 들렀다.
점심밥모심 시간이다. 제철 먹거리들과 김장김치로 끓인 김치찌개가 입맛을 당긴다. 더운날 찌개 끓이느라 수고한 해리가 참 고맙다. 동무들도 맛있게 잘 밥모심한다. 밥모심을 마치면 밥선생들이 뒷정리를 한다. 5,6학년 어린이들이 하니 꼼꼼하게 하기 어렵고 어서 놀고 싶은 생각이 그득하다. 그런 마음들을 다독여 마무리를 같이 하였다.
1시 순례자 마음모으기를 하였다. 매일 같은 시간에 모여 기도하고 마음을 모으는 것이 참 소중하다. 진행하는 민들레의 목소리에 간절함이 느껴진다.
30분 정도 쉼을 갖고 2층으로 올라갔다. 동무들과 같이 청소하고 마무리를 하였다. 나가는데 서준이가 큰 공부꺼리를 주었다. 그것을 가지고 함께 푸느라 공을 들이고 정성을 들였다. 가족약속문에 실린 "이웃과 어울려 사는 법, 난관에 부딪쳤을 때 뚫고 나가는 법, 공동의 문제를 푸는 방법"을 배우는 시간이었다.
좀 늦었지만 일꾼 마무리 시간을 가졌다. 관옥나무도서관이 중심이 되어 "풍경소리 300호 기념 자리"를 준비하고 있는데 그 의미를 살리기 위해 일꾼 하루 열기 때 풍경소리책의 어느 대목을 매일 15분 정도 같이 읽기로 하였다.
선물같은 하루가 지나가고 있다. 오늘도 배움터는 여지없이 배움을 주는 배움의 장, 도전의 장이었다.
이만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