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1988년 1월 9일에 강원도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 덕풍계곡으로 이사를 갑니다.
50살의 노총각으로 산속에 묻혀 살다가 조용히 죽을 생각이었습니다.
그때는 찻길이 없어 이삿짐을 풍곡의 한 할아버지 집의 마루에 부려놓고
내가 당장 써야 할 이불한채,쌀 조금, 간장 고추장 된장을 조금 덜어서 등에 이불과 함께 짊어지고
한 손에는 석유곤로를 들고 6km의 험한 덕풍계곡을 걸어 물에 빠지고 미끌어지고 넘어지면서
간신히 집에 왔습니다.
나는 너무 추워 아궁이에 불을 때는데, 정노인은 나를 위해서인지 부엌 한 쪽에 장작을 많이 해 놨습니다.
불이 아궁이에서 활활 잘 타 들어가는데 나는 젖은 신을 벗고 양말도 벗고 꽁꽁 언 발을 녹이고
손도 녹입니다.
나는 밖으로 나와 주위를 살펴보는데 눈은 계속 내리고 있습니다.
나는 두 팔을 벌려 깊히 숨을 들이쉬자 맑고 깨끗한 공기가 가슴 가득히 들어오는데
너무 신선합니다.
서울의 공기와는 전혀 다릅니다.
그리고 얼마나 조용한가?
눈 오는 소리까지 들립니다.,
"사르르 사르르"
굴피지붕에 눈이 쌓여 무슨 집인지 몰라봅니다.
나는 다시 부엌으로 들어가니 가마솥의 물이 설설 끓습니다.
그 모습은 전에 내가 서울에 있었을때부터 머리속에 그리던 장면으로 너무 행복합니다.
나는 방으로 들어와 전등을 켜니, 정노인은 전기 아끼느라고그리셨는지 방이 너무 흐립니다.
나는 방 청소를 하고 아름목에 이불을 깔아두었습니다.
다시 부엌으로 들어가 아궁이를 막고
다시 방으로 들어와 이불 속으로들어가니 등이 따끈 따끈합니다.
천정을 올려다보니 굴피집의 천정에는 서깨라가 많이 보입니다.
벽은 흙벽인데 손을 본지 오래되어 그런지 쥐구멍이 여기저기에 뚫려 있습니다.
나는 깊은 잠 속으로 빠져 듭니다.
(계속)
첫댓글 참 추우셨겠습니다.
지금은 따뜻하게 지내시겠지요?
어서오세요 도반님 감사합니다.
예 지금은 따뜻한 곳으로 이사와서 살아요
너무 일찍 삶의 마감을 준비 하셨네요 ㅎㅎ
덕풍계곡의 삶이 선배님께서
예전에 쓰셨던 일화들이 줄줄이 생각나게 하네요
날이 많이 춥습니다
건강에 조심하시며 지내시길 바랍니다^^
어서오세요 박희정님 감사합니다.
아 전에 제 글을 다 보셨군요
여러카페에서 제가 살아온 글을 쓰는데 같은 이야기도 있나봐요 하하하
서울생활 정리하고 삼척
덕풍계곡의 굴피집 첫날밤
냉방에 군불을 지피는것으
로 시작되는군요.
제 50평생 처음으로 가져보는 내소유의 집입니다.
그러니 얼마나 행복한지 모릅니다.
스테파니아님 그때 알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지금은 도시로 나와 있어요
덕풍마을 궁금합니다
선배님의 글 늘 잘 읽고 있습니다
오게님 오셨어요? 감사함니다.
그곳에서 18년을 살다가 떠났어요
그 이야기도 나올 것입니다.
지금도 개발않되고 그데로일까요?
예 솔바람소리님 어서오세요 감사함니다.
이상하게도 그곳은 발전이 없어요
그 이유를 나중에 살명 할께요
삶의 모습을 자세히 묘사해 주시니
소설보다 재미있어요.ㅎㅎ
다음편을 기대합니다.
어서오세요 사명남편님 감사합니다.
소설 보다 재미난것은 제 글에는 거짓이 눈꼽만큼도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