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立秋)에 이어 말복(末伏)도 지나갔으니
이제 여름 더위도 힘을 잃는 시기가 되었습니다.
입추... 가을이 서는 날, 24절기의 하나.
입춘에서 시작한 절기가 반을 넘었으니 13번째 절기가 되겠군요.
<입(立)>자의 모양은 대지[一]에 우뚝 선 사람[大]의 상형입니다.
<추(秋)>자는 벼 화(禾)자와 불 화(火)자가 합쳐진 모양인데,
원래의 자형을 보면 메뚜기를 불에 구워 먹는 그림입니다.
메뚜기는 벼에 달라 붙어서 잎을 갈가먹어서인지
메뚜기 구워먹는 그림에 후에 벼 그림이 추가됩니다.
시간이 더 흐르자 복잡한 메뚜기 그림은 탈락되고
<벼 禾>자와 <불 火>자만 남아서 <가을 秋>자가 되었습니다.
통통하게 살이 오른 메뚜기를 잡아서 불에 구워먹는 계절.
그게 가을이었던 것이지요... 농촌에서 자란 분들은 다 아실거야...
그런데 메뚜기는 단서형(單棲型)과 이주형(移住型) 두가지로 나눕니다.
(지구상에는 17,800종의 메뚜기가 있다고 합니다... 없는 곳이 없는 곤충)
우리 농촌에서 흔히 보이는 메뚜기(grasshoper)는 단서형.
이넘은 볏닢이나 좀 갈가먹을 뿐, 농작물에 큰 피해는 주지 않습니다.
사서에 나오는 누리[황충 :蝗蟲]는 이주형으로 영어로는 locust.
펄 벅의 "대지"에 나오는 메뚜기는 황충입니다.
이것은 초원지대, 건조한 기후대에 사는데, 어쩌다 조건이 맞으면 엄청나게 번식을 한답니다.
자전을 찾아보면 메뚜기를 나타내는 한자가 몇가지 있는데,
<메뚜기 공(蛩)>자는 우리 농촌의 메뚜기로 보이고,
누리는 황충(蝗蟲)이라 하지만 <누리 종(螽)>자도 있습니다.
가을과 메뚜기... 떨어질 수 없는 사이인가 봅니다.
첫댓글 글자가 형성되던 초기엔 메뚜기 그림이었는데 벼그림이 추가되고 이후 메뚜기는 사라졌다는 얘기군요.(갑골문에 그렇다는 얘기라고 이해하고) 결국 해석은 가을은 메뚜기 구워 먹는 시절이란 말. 음, 가을에 메뚜기 많이 구워먹었지요. 요새 술안주로 나오는 그넘은 상대도 안 되는 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