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3인조의 서경석 이윤석
박찬욱 감독은 갓 데뷔해 한창 잘 나가건 개그맨 콤비에게 러브콜을 던진다. 카페를
습격하는 무장강도로 출연한 그들.
그들에게 콤플렉스가 있다면 영어에 심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다는 것인데.. 마침
신승훈의 "보이지 않는 사랑" 이 흐르고 서두의 "Ich liebe dich~" 를 영어로 착각한
(독일어인데...쩝) 그들은 순식간에 카페를 난정판으로 만든다.
개그맨 카메오 중, 눈 씻고 찾아봐도 그들을 능가하는 자들은 없다. 단연코!
17. 남자는 괴로워의 문성근 이경영
의외로 슬픈 구석이 있는 영화 남자는 괴로워에서 "괴로운 남자" 안성기 과장은 스르
르 잠들 듯 세상을 떠난다. 하지만 이명세 감독은 울고 짜는 장례식 장면은 만들고
싶지 않았나 보다.
이때 코믹 분장을 하고 장의사 직원으로 등장한 그들은 문성근과 이경영. 문성근은
연신 욕을 내뱉고, 이때 이경영은 문패를 보며 한마디 던진다.
"성기? 이름 한번 좋다!"
18. 동해물과 백두산이와 맹부삼천지교의 김원희
제대로 출연한 영화는 <울랄라 시스터즈> 한편 이지만, 카메오로 치면 <엑스트라>
<동해물과 백두산이>에 이어 세 편째다.
그중 백미는 괴전화의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맹부삼천지교>. 게다가 이번엔 손현주
라는 뛰어난 파트너까지 만났으니 이건 정녕 물만난 물고기?
그녀의 "상업적" 가치 때문인지, 개봉 전 카메오 사실이 미리 알려지는 게 조금 아쉽
다.
19. 불후의 명작의 신현주
박중훈이 에로 비디오 감독으로 출연하는 <불후의 명작>. 오랜만에 선배 영화사(에로
아님)에 들렀다가 우연히 톱 스타 신현준과 독대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뻘쭘한 분위기를 부드럽게 해보겠답시며 박중훈이 던진 한마디.
"저... <리베라 메> 재미있게 봤습니다." 이때 신현준의 대답은? "<싸이렌> 인데요."
이외에 <키스할까요?> 의 이영애, <재밌는 영화>의 이미연도 극중 영화배우로 카메
오 출연한 경우.
<할렐루야>의 고소영은 "고소영 닮은 애"로 잠깐 등장한다 (<공동경비구역 JSA>
엔 김태우의 지갑 속 사진으로 특별출연).
20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 의 김응룡 김성한
이처럼 어설프고 이처럼 정감 가는 카메오는 찾기 힘들다. 임창정이 야구 심판으로
출연하는 이 영화에 당시 해태 타이거즈의 김응룡 감독과 김성한 코치(현재 감독)는
대사도 꽤 있다.
심판에게 어필하면서 조용히 하는 말, "내가 어제 과음을 했는데, 나 퇴장 좀 시켜주
라." 그는 원하던 대로 퇴장당하고, 덕아웃에서 김응룡 감독은 특유의 웅얼거리는
목소리를 몇 마디 하는데... 뭔 말인지 통 알아들을 수가 없네 그려.
21. 재밌는 영화의 박경림
개봉 전 대대적으로 홍보만 되지 않았으면 깜짝 효과가 몇 배는 더 컸을 카메오.
패러디 영화 <재밌는 영화>의 <쉬리> 패러디 부분에서 훈련받는 북한군 여전사로
등장, 그녀만의 "각진" 카리스마를 선보인다.
22. 자유부인의 백설희
아마 한국영화 최초의 카메오가 아닐까 싶다. 1956년에 개봉한 이 영화엔 놀랍게도
카메오가 등장한다.
유뷰녀들의 신식 모임에 초대가수로 등장한 가수 백설희 여사 (전영록의 어머니).
그녀는 구성지게 노래 한 곡 부르고 퇴장하는제, 노래 제복은 "아베크요일" 아베크족
(연인 관계에 있는 남녀)에 대한 노래로서, 영화의 테마인 "자유 연애"에 대해 말한
다.
23. 대한민국 헌법 제1조의 정세희
진도희에 이어 "에로 여왕" 자리에 등극했던 정세희. 그녀에겐 평범한 카메오가 어울
리지 않는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 에서 그녀가 맡은 역할은 일명 "쓰메끼리". 국회의원(양택조)
을 복상사시키는 "섹슈얼 최종병기 그녀"였다.
얼굴이 자세히 보이진 않았지만, 실루엣 안에서 독거미처럼 상대방을 옭아매는 자태
만으로도 느낌은 충분했으며 그 허리선은 압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