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코노미칼 레인져
인천국제공항의 입국수속장 앞에 두명의 동양인으로 보이는 남자가 대기를 하고 있었다
한남자가 매우 피곤한 표정으로 " 헤이 탐 아주 피곤하군요 역시 14시간 정도 비행하는 것은 매우 피곤한 일입니다 제트래그라고 합니까"
탐이라고 불리는 남자는 한국계 3세로서 FBI 수사관이었다 그렇지만 그는 한국을 한번도 방문한적 없었지만 한국계로서 한국말이 어느 정도 가능하였다. 3세 교포가 국어를 대부분 못하지만 그가 어느 정도 능통한 것은 가정교육에는 매우 엄격한 그의 부친의 영향이었다
그의 조부는 15세인 구한말 때에 1905년에 하와이에 농사이민을 와서 하와이의 농장에서 농노 비슷한 생활을 하다가 어느 정도 형편이 풀리자 35세인 1925년에 한국여성과 결혼하였고
여느 한국인이 그러하듯이 교육열이 남달라 1928년에 태어난 그 아들은 뉴욕에서 학교를 졸업하고 뉴욕주에서 교장을 하고 있으며 그의 부친의 영향으로 한국인과 결혼 하였고 막내인 탐은 UCLA의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FBI에 1993년에 들어와 10년만에 상당히 높은 지위에 오르게 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탐은 무척 감회가 새로워진 표정으로
"그렇군 샘 그런데 내 조국에 첨으로 오게되어 상당히 센티멘탈 해지는 군요 우리 할아버지의 조국은 대한제국이었는데 이제는 대한 민국이군요 "
샘이라고 불리는 남자는 SEC(미증권거래위원회)의 검사팀에 소속되어 있는 유일한 한국계 남자였다. 그는 이민 1.5세대로 아주 어릴때 그의 부친이 박정희 정권의 압제가 싫어져서 미국이민을 결정하였다 물론 한국에서는 그의 부친이 의사였으나 자격을 미국에서 인정해주지 않았으므로 처음에는 가발장사와 세탁소부터 시작하였고 영어가 어느 정도 능통해진 시점에 의사로 개업하였고 뉴욕의 주류사회인 상류계층으로 다시 복귀하게 되어 중학교 이후에는 큰 어려움을 모르고 지냈으며 사립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하바드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MIT에서 금융공학을 전공하고 SEC에 1993년에 입사하였다 SEC에서 그는 많은 금융사건들을 해결하여 그 능력을 인정받아 출세가도를 달리는 입장이었다. 그의 동료들은 최초의 동양계 SEC 위원장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으며 본인도 그러기 위하여 노력중이나 유태계 계통이 장악하고 있는 미국금융계에서 그러한 위치에 오르려면 매우 힘들것이 명약관화 했으므로 세계적인 이번 사건의 검사역를 자청한 입장이었다
SEC는 수십년 지난 증권계의 사건을 끝까지 추적하여 밝혀서 처벌하는 것으로 유명하므로 우리나라와 같이 조작행위 등이 드물었으나 돈이 오가는 경제행위에는 어느 곳이나 조작이나 사기등의 범죄행위는 필수적이므로 현재도 전 조직역량을 동원하여 사건을 추적하고 있다
증권시장이 침체될 것이 두려워 세력등에 대한 조사를 중단하는 우리의 증권당국 및 사법당국과는 천양지차가 나는 것은 존중받아야 한다. 미국식 자본주의의 근간을 지키는 것이 SEC를 비롯한 기관의 철저한 조사라고 볼 수 있다. 자본주의 사회는 자본을 획득하는 과정에서의 범죄행위를 철저히 색출하여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사회 구성원의 상당수는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게 될 것이고 이는 전체의 붕괴를 의미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샘은 하품하면서
" 뱀발바닥이 우리와 같은 한국인이었고 한국으로 잠입해 갔다니 정말 놀라운 일이야 이번에는 뱀발바닥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을까 탐"
"글쎄 뱀발바닥이 한국인이었다는 정도만 파악하는데 10여년이 소요되었는데 과연 그의 흔적을 쉽게 발견할 수 있을까? 쉬운일이었으면 우리를 보내지 않고 직접 잡으로 왔겠지"
"우리 목표는 그자가 한국에 있는지 한국 자본시장에 영향을 미치는지 그 정도만 점검하면 될거야"
" 흐 잡아야지 난 지금까지 범인 놓쳐본적이 없어 그랬다면 동양계로 이런 직위에 올라가기가 어렵지. 근데 이번은 자신이 없군"
탐은 말은 이렇게 했지만 상념에 빠져들기 시작햇다
뱀발바닥 그가 누구인가 그를 과연 잡을 수 있을까? 미정부에서 쉽게 잡으려고 작정했다면 나하구 샘만 보내지 않았을 것인데 그리고 NSA나 CIA요원이 아닌 나를 보낸 이유가 무었일까? 우리의 목표는 뱀발바닥이 누구인지 확인하는 정도로 하고 둘만 보낸다구 그 밥맛없는 데이빗이 이야기 하던데 데이빗 그녀석이 나를 제거하기 위한 작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데이빗은 그의 상관으로 백인우월주의자이다 그는 정통 WASP(백인이며 앵글고 색슨족으로 신교도를 의미하며 미 주류사회의 표상이다)로 타인에 대하여 배려할줄 모르고 옹고집이 많은 스타일이지만 미국 주류사회 출신으로 직접적으로 동양인을 경멸하는 표현은 하지 않지만 그 저변에 흐르는 우월의식에 대하여 탐이 소스라치게 놀랐던 일이 한 두번이 아니다.
물론 미국 금융계를 주름잡고 있는 층이 유태계이지만 미국의 주류는 여전히 WASP 이며, 금융계에 들어와 있는 데이빗도 금융계의 주류인 유태계에 대하여도 경멸의 눈길을 보내는 보수적이고 특이한 인종편견주의자였다
출국수속을 마치고 삼성동 인터 콘티넨탈호텔을 가기위해 리무진에 올라탄 둘은 다시 대화를 시작하였다
차가 과속하면서 차선을 바꾸며 곡예운전하듯이 주행하자 탐은
" 아이구 이거 운전 너무 과격하게 하는군"
" 그래도 이 리무진은 그나마 얌전하게 운전한다고 여행책자에 나와있더군여 탐"
" 그런데 샘 몇살때 한국에서 나온거요 한국에 대한 기억은 있나요"
샘은 잠시 생각하더니
" 3세에 나온거라 거의 기억이 안나네요 아마 기와집이라고 불리우던 집에 살았던거 같습니다. 그정도 기억밖에는 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가끔 한국방송국의 연속극을 보아 그리 낯설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 아 그렇군요 그러면 우리 둘다 한국에 처음이나 마찬가지가 되는 군요"
" 그런데 탐 학부때 전공은 뭘하셨나요"
" 네 경제학전공 이었습니다 파생쪽은 나도 블랙숄즈 식 정도는 이해합니다. 이번에 오기전에 3개월 정도 다시 공부하였습니다. 아무래도 그러는 편이 나을거 같아서 입니다"
샘은 짐작했다는 듯이
" 네 그래서 이번에 나오시게 되었군여 변호사보다는 공인회계사 쪽이 이번에는 적절할 것으로 판단했는데 변호사 출신이 같이 온다고 해서 이상하게 생각하였는데 그런 이유가 있군요"
약간의 침묵이 흐르고 경제신문을 보던 샘이 탐에게
" 음 이상한 일이 발생했군여"
" 어제 주문실수로 5천만불 정도 손해본일이 발생하였군요 한국의 코스피200 지수옵션에서 말입니다"
코스피 200옵션이란 한국의 종합주가지수와는 조금 다른 대표적인 200개 종목에 대한 지수를 개발하여 그 지수에 대한 옵션거래를 말한다
" 음 나도 보고 있습니다 이 부분부터 한번 다시 연구해 보기로 하죠 오늘은 그냥 자고 호텔가서 서로 상황을 점검해보고 내일 만나서 이야기 하는게 어떨까요 원래 오늘 같이 한잔하려고 하였는데 이 기사 보니 상황판단부터 해보야 할 것 같습니다"
" 네 그렇게 합시다 저도 제 동기 한번 만나서 사정을 알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시차가 있어 피곤하기도 하니 호텔가서 바로 헤어지고 내일 저녁때 만나지요"
" 네 그렇게 합시다"
인터콘티넨탈 호텔에 여장을 풀고 싸워를 마친 샘은 주머니에서 PDA를 꺼내서 연락처를 찾기 시작했다 음 이친구가 적당하겠군 생각하면서 연락처를 찾은 샘은 전화기를 들고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여보세요 정현석 이사좀 부탁드립니다"
비서로 생각되는 아가씨가
" 잠시만 기다리세요 바꿔드리겠습니다"
잠시후
"네 정현석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 나 샘이네 오랫만이야 요즘 잘 살고 있는가"
" 어 샘 거기는 한밤중일텐데 잠도 안자고 전화를 했냐? 정말 목소리로는 오래간만이군 이메일로는 여러번 연락을 하긴 했지만 참 보내준 이메일들 무척 고마웠어 많이 도움되더구먼"
" 잘하면 얼굴도 볼 수 있어 여기 한국이야 오늘 도착했지"
" 어 한국이야 뭔일인데 저녁에 별일 없으면 만나자"
" 시차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해서 내일 전화할라고 했는데 물어볼 것이 갑자기 생겨서 오늘 전화한거다 저녁에 보자"
" 맞아 시차를 적응해야지 한국들어온지 너무 오래되서 다 잊어 버렸네 그럼 어디 호텔이니 "
" 인터콘티넨탈이야"
" 그럼 6시에 차를 그리 보낼께 넌 한국 처음일거니 어디가 어딘지 모를거 아냐 참 저녁은 프랑스 식으로 내가 준비할께 그래도 돼지"
" 응 그거는 네가 준비해 그런데 오늘 경제신문을 보니 주문사고가 있었던데 그 내용좀 알아봐가지고 나와"
" 무슨 주문사고 아 그거 SEC에서 그런 사고도 다루나 아니지 그사고는 니가 공항올때쯤 벌어진거라 모를건데 음 하여간 알아봐주지 자세히 알아봐줘야 하니"
" 자세하면 할수록 좋지 신문에서 어느정도는 읽었지 그런데 외국계라던데 어느 쪽이니 그것은 안나오던데"
"프랑스 쪽이라던데 조금 복잡해 별로 큰건은 아닌 모양이더라, 나도 지금은 자세한 사정은 잘몰라 지금은 그럼 만날 때 조사해가지고 오지 오케이 그럼 그때 보자"
2. 주문실수 650억
샘은 정이사가 보내준 BMW의 안락함을 느끼면서 약속장소를 향하였다 약속장소는 호텔에서 20-30분 정도 소요되는 청담동의 아늑한 분위기의 최고급 프랑스 레스토랑이었다
입구에 들어가자 정이사가 이미 입구에 나와있었고 손을 벌리며 반갑게 서로를 포옹하였다
"오랫만이군 거의 10년 만이군"
" 어 현석이 머리가 벗겨지고 중년분위기네 아주 배나오구 말야"
" 샘 미국은 배나오면 사람취급을 안한다면서, 여기도 갑자기 그런 분위기야 그래서 나도 운동을 조금 하고 있지, 그리고 말야 난 제대하고 유학간거니 너보다 나이가 조금 더 많잖아 중년이 되가니 조금 운동에 신경을 써야 하겠어"
" 무슨 운동하는데 살빼는 데는 검도가 최고야"
" 그런 격한 운동은 싫고 피트니스센터에서 그냥 수영이나 헬쓰나 라쿼시 정도 하고 있어"
" 라쿼시도 충분히 격한 운동이지, 그렇지 않나"
라쿼시란 라켓볼과 스쿼시를 합친 운동으로 운동량이 상당히 많고 격한 운동이다. 요즘은 스퀴시의 경우는 상당히 대중화된 상태로 대부분 무슨 운동인줄 잘 아시겠지만 호텔 피트니스센터등에서는 라켓볼과 혼합한 형태인 라쿼시가 더 많이 설치 되어 있다
쁘와그라라는 음식은 다소 엽기적인 재료를 사용하는 것으로써 거위를 묶어놓는 방식으로 최대한 운동량을 제한하고 음식을 많이 먹여 일부러 지방간을 만들어 이를 요리 하는 것으로 달팽이 요리등과 함께 프랑스 요리의 대표주자라고 할 만 하고 포도주도 프랑스 지방이 원래 유명하며 좋은 포도주는 몇백만원을 호가한다. 정이사는 샘에게 최대의 호사를 베플어 주고 있는 것이다
"그래 알아서 먹을께 새벽에 도착해서 잠좀 잤는데 아직 시차에 적응이 덜?榮? 참 너 결혼했다면서 애들은 몇살이니" 샘이 이야기 했다
" 응 10살하구 8살짜리 큰놈은 아들이고 작은 놈은 딸이야"
" 눈에 넣어도 안 아프겠다 애들은 잘크니"
" 응 개들 보구 사는게 내 낙이야 넌 언제 할거니 너정도 신랑감이면 미국에서도 대단한 레벨인데, 한국 나온김에 여자나 구해줄까 한국에서는 중매결혼 아직도 많이 한다"
이런저런 주변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며 둘은 식사를 마쳤다
" 아까 애기한거 준비 해왔니"
" 남의 계좌 보는 것은 법에 걸리게 되어 있지만 네가 SEC에 있으니 다소 무리하게 조사했다. 여기서는 모랄헤저드가 만연해 있어서 남의 계좌 보는 일들이 많지 "
" 음 그런 것은 탈법인데 내가 조사하더라도 한국 금융당국과 정식으로 협의 하지 않고서는 곤란한데 비공식이니 머 하여간 내용이나 듣자"
" 자료 좀 정리해왔다 나말고는 이시간에 이런자료 구해서 하는게 어려워, 그것은 알지"
샘은 정이사의 공치사를 한귀에 듣고 흘리면서 열심히 자료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자료는 거의 50여페이지가 넘는 것으로 샘이 아니고는 그런자료를 일별하여 알아보기도 힘든 전문적인 내용이었으나 그런 분야에서는 세계적으로 둘째 가라면 서러운 샘은 금방 독파하였다.
샘은 정이사에게
" 탈세였니? 이정도라면 얼마 안되네 네 조사자료면 겨우 50-60억 정도구나. 파생을 이용한 증여세탈세만큼 편한 것이 없지"
파생상품의 경우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이익에 대한 세금을 부과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한 구좌에서는 일방적으로 잃어 주고 한 구좌에서는 일방적으로 이익을 보는 방식으로 어느 정도의 숙련된 금융기술자의 경우 매매를 가장한 증여를 가장 표나지 않게 처리할 수 있는 것이다
" 정말완벽하지 50-60억 탈세인지, 프랑스 애들이 당한 것인지 나도 분간이 잘 안될 정도야"
" 그렇군 천천히 대화로 다시 한번 점검해볼까"
" 그러니깐 이번에 9월에 한국금융당국 규정이 변해서 6개월 남은 옵션은 3개월 남을때 까지 5포인트 단위로 개설이 된다는 말이지"
"맞아 그런데 그걸 왜 만들었는지는 이해가 안가 2.5포인트 단위도 충분하고 선물 스프레드로 떠넘기는 3개월반전에는 정말 불합리한 제도거든 암 그래서 프랑스 애들이 그 불합리성을 지적할려고 일부로 사고를 친 것 같은데 아무도 모르게 30초전에 주문 넣다가 당한거 같어"
매매주문시 매도갯수와 매수 개수를 확인하는 것이 일반적인 매매형태이다 살사람이 없을 경우 많은 물량을 꼭 거래할 경우 황당한 가격에 체결되어 고생하는 경우가 부지기수 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의 스프레드 제도는 어떻게 운영되는 거냐 미국식으로 12월물사고 3월물 팔아지는 거냐"
"응 선물에만 있는거야 옵션은 거래소 시스템이 안 받쳐줘서 안한데 아마 조만간 하게 되것지 그것이 세계적인 추세니 그리고 내년부터는 이제 우리증권사도 OTC운영이 가능해져"
" 그럼 아직 OTC도 없는데서 옵션거래량이 천만개가 넘는단 말이냐 대단한 곳이네 원래 OTC거래량이 1.5배 이상이니 아주 기대 되네"
OTC란 거래소외에 개인 또는 기관끼리 1:1로 거래하는 것으로 대량거래등에서 유리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외국의 경우 OTC 거래량이 거래소 거래량 보다는 항상 더 많은 편이다
" 하여간 프랑스계에서 스프레드 매매로 3월물 선물을 매도를 많이 쳐서 그거 헷지 할라고 3월물 풋매도 및 콜매수로 묵고 변동성이 작은 3월물 옵션매입하고 버틸려는 작전을 두계좌로 해서 돌린건데 누군가에 의해 파악되어 65억정도 물량이 날아 간건데"
" 그 누군가는 새로운 제도의 시행으로 남들이 모르고 꼭 사건칠거 같아서 30초전에 복합으로 주문 넣은게 들어가서 먹은거라구 주장한단 말이지 바로 그리고 오늘 시장 내리니 선물매수로 ?g지 해버린것이고 흐 잡기 어렵겠네 탈세 같지 안그래 정이사"
"650억 전부가 아니고 65억 정도라 뭐라고 하기 어렵나봐 참고로 스프레드 걸었던 프랑스 애들 12월물 매수로 먹었고 고점에서 때린게 되어서 3월물 매도로도 먹었던 상황이었던거 같아"
"그리고 주문실수 나오고 1분 시장이 흔들리는 틈을 이용하여 손실은 거의 메꿔버렸어 알고 있지 않앗다면 도저히 불가능한 상황이라 허긴 개들 자체 거래로 시장의 변동을 야기한것일지도 모르지 항상 시장이 변동이 심해지면 누군가는 이익을 챙기는 법이니깐 하하하"
"하여간 누군가 개인이 65억 챙겨갔고 그친구도 그 흐름보니 순간적으로 이용하여 더먹어서 100억이상 챙겼을거 같어 그 개인구좌는 조사안했지 조금 신경질적인 반응이 나올수 있어서 필요하면 네가 해라"
"그리고 참고적으로 나도 한 2억먹었다 난 순전히 운이었어 나말구 65억은 혼자 가져간거 같아 아 물론 내가 아니구 우리회사계좌지"
물론 운은 아니었고 이상거래를 포착하여 즉시 매매를 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해 놓은 덕분이었지만 정이사는 운이라고 표현하였다
" 고마워 부탁할일 있으면 담에 하도록 하지"
" 오랫만인데 술한잔 하고 헤여져야지 술집도 예약해놨다"
" 과용하는거 아니니 여기도 꽤 나왔을거 같은데"
" 흐 나 돈많아 그리고 그 돈버는데 네 이메일자료도 많은 도움을 받았어 이정도는 기본이라고 생각하는데 걱정말아라"
" 돈이 많다니, 내이메일 도움이라니 무슨 이야기인지 모르겠다"
" 술집가서 이야기 하자"
10여분 걸려 둘은 강남의 한 룸살롱에 들어갔다
정이사는 웃으며
" 너 룸살롱이 뭐하는데인지 아니"
" 머 뉴욕 플러싱에도 저런거 몇군데 생겨서 알아 가보진 않았지만"
정이사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문앞에 웨이타에게 최마담있냐 하고 물었다
웨이타는
" 네 정이사님이 오신다구 해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리 오시죠"
둘은 25평은 됨직한 크고 아주 잘 꾸며진 방으로 안내되었고 들어오자마자 30대 초반의 우아한 여인이 인사를 하엿다
" 정이사님 오신다고 해서 젤 좋은 방으로 예약했습니다 요즘 연말이라 방예약하기도 어렵더군요 옆에 오신 신사분은 누구신지 저도 소개좀 시켜주세여"
" 샘 여기 최마담이야 흐 우리 후배다 우리 졸업하구 1년 있다가 입학한거니 너나 나나 그때는 잘몰랐지"
" 최현아라고 합니다 정이사님하고 같은 학교라면 보스톤에 있던 학교겠군요 만나뵈서 반갑습니다" 하면서 최마담은공손히 손을 내밀었다
" 여기서 한국인 후배를 만나더니 의외네여 샘 김 이라고 합니다"
" 미국명을 쓰시다니 교포신가 보군여"
" 맞습니다 한국 교포입니다 72년도에 건너갔져 미국에 하하"
" 그러시군요 일단 앉으세여 선배님이니 잘 대접해드려야 겠군요 돈은 정이사님이 주실거니 아가씨 취향은 조금 지성적인 애로 넣어드려야 겠군여 정이사님은 육감적인 애로 하구요"
" 맞아 난 글래머가 좋아 그럼 준비해주게 잠시 나가있구 한 5분만 "
" 바로 준비하지요"
" 저친구 아마 이 룸살롱 주인일걸 자세히는 몰라도 조금 신기한 애야 MIT출신 룸살롱 마담이니 사연이 많은 친구일거야 참 아까 내가 어떻게 돈벌었는지 이야기 해줄께"
" 나 돈 나스닥 선물 옵션으로 한 3천만불 정도 벌었지 2천만불은 아직 미국국채로 있어 강한달러정책한다고 하니 조만간 꺼내서 다른데에 넣어놀꺼야 천만불은 국내에 들여왔지 그리고 자네가 저번에 나스닥 5,000포인트 갈때 거품의 끝이라고 하지 않았나 그때 힌트를 얻어 투자한거야 외국계증권사에서 국내 증권사로 옮기고 투자 한거야 그래야 자네한테 안 걸릴거니 하하하 미국 있을 때 실험용으로 만들어 놓은 계좌 그거 살아있던데. 온라인으로 트레이딩 했어"
" 시차가 안맞아서 저녁마다 잠못자느라고 고생했어. 그래도 돈버는 재미가 있었지. 시차 때문에 당연히 포지션이었고 옵션으로 헷지플레이 하느라고 많이 못묵은거야 "
국내에 있는 증권사 등 기관으로 통칭되는 직원은 국내의 선물옵션에는 투자할 수 없으나 외국의 선물옵션에 개인자격으로 투자는 가능했던 시절이 있었다
" 하하 나도 직접 투자하고 싶어서 손이 근지러울때가 한두번이 아니야 그래도 난 이쪽에서 성공하고 싶어서 참고있어 여기도 연봉은 그런대로 주거든 하기는 연봉이라구 해봐야 겨우 이십만불정도니 상대가 안되는 구먼"
샘이 직접투자하기 위해서는 SEC를 그만두어야만 하였으므로 포기하고 있는 상태였다
" 너는 투자하면 안되지 너는 동양계 아니 한국계 최초의 SEC위원장이 되어야 하거든 우리도 월가에서 성공한 인물 하나쯤 나와야지 이 멍청한 교포놈들은 주로 의사만 해서 인물이 안나오잖아"
" 그거 하나로 버티기에는 파생의 유혹이 너무 심해 거기는 공돈이 굴러다니는 것 같아 내가 조사를 하잖아 그래서 속성을 아주 잘알지, 잘모르면 조사도 못하니 어쩔수 없는 거야 그래서 정말 하고 싶을때가 많아"하면서 허무하게 웃었다
" 오늘 멋있게 한잔 사지 뉴욕아니니 즐겨도 될거야 우리나라가 술먹기하고 돈있는 사람 놀기가 제일 좋아 그리고 나 그렇게 방탕한 체질 아냐 너와서 오랫만에 즐기는 거지 첨에 돈생기니 매일 놀다가 허무해지더군 오랫만에 잘될 친구 만나 한잔 사는것도 좋은거 아냐 잘된친구가 아니구 앞으로 잘될 친구 말이지"
" 흐 잘될 잘되야지"
허무하게 웃다가 문득 생각난 듯 정이사에게
" 혹시 뱀발바닥이라고 들어봤냐"
" 뱀발은 사족이라고 해서 들어봤는디 발바닥 그게 뭐냐"
샘은 그말할때 정이사의 눈빛을 살폈다. 조사담당할 때 버릇이 나오는 것이다. 사람과 대화할 때 눈빛을 살피는 것은 그의 직무상 버릇에 가까웠지만 친구와 대화라 그런 버릇이 안나오다가 그걸 물어볼때는 매우 중요한 사항이라 자연스럽게 눈빛과 분위기를 살피게 되었다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
" 아니 그냥 그런애기 있는가 해서 뱀발이었군"
문이 열리며 술과 아가씨 둘과 함께 최마담이 나타났다 " 선배님들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여기는 미스민 저기 정이사님 옆으로 가고 여기는 미스 선 저기 잘생긴 신사분 옆으로 가라"
둘이 앉아서 술을 따르며 일어나서 미스민부터 " 민연희라고 합니다 잘부탁드립니다" 하고 앉고 미스선은 " 선다영이라고 합니다 잘부탁드립니다" 하면서 앉았다
최마담은 명함을 건네면서 " 샘선배 여기 말구 다른데서 차나 한잔해여 그리고 애들 맘에 안들면 바로 애기하세여 그러면 바꾸어 드릴께여, 제가 선배 취향을 아직 몰라서여, 미스민 미스선 내 선배님들이니 특별히 잘모시기 바래요"하면서 기품있고 우아하게 말하고 나같다
최고급 룸살롱의 경우 호스테스가 드나드는 손님의 수준에 맞추어 대화를 나눌 수 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사람을 뽑고 그다음 기준이 미모이기 때문에 대화나누는 데는 지장은 없을 것이다
미스선이 알았다고 마담에게 인사하고 나서 술을 한잔 따라주며
" 샘선배시라구요 후후 교포신가 보네여" 샘은
" 맞아 교포야 오늘 들어왔지"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술자리의 여흥은 물이 익어갔다
한두시간의 술자리와 노래를 부른 후 정이사는 샘에게 즐겁게 놀아 하면서 미스민과 같이 나같고 잠시후 미스선이 옷을 갈아입고 나오면서 " 우리 나가요" " 배고프니 야식이라도 사줘요" 하였다
자로 가자고 하면 그냥 호텔로 혼자 돌아갈라고 하였던 샘이었으나 의외로 야식사주라는 말에는 쉽게 그래 나가자 하면서 따라 갔다
3. 뱀발바닥의 등장
띠리리 전화벨이 나즈막하게 울리는 순간 잠자리에 누어있던 사람이 짜증스런 표정으로 전화를 받았다. 한참을 뒤적이다가 눈을 껌벅이다가 겨우 깬 후 전화기를 쳐다보다가 지금이 몇시인데 전화가 울리는 거야 어 이 전화 오랜만에 울리는데
" 하하 그러는게 인생인데 멀 풀어야할 노여움은 없어 원래부터 가지고 있지 않았지 기술자라는게 그런거 아닌가 그게 싫어져셔 난 나온거지"
윌리엄은 진지하게
"사부님 실력정도면 저도 나왔지요 그런게 안되서 아직은 그쪽에 있는게 맘이 더 편해요 사부님이 전면에 나선적이 없어서 아주 편하게 잘 하고 있습니다 참 다름이 아니라 전해드릴 말씀이 있어서 실례를 무릅쓰고 전화드렸습니다 거기는 한밤중일 것인데요"
" 어 나있는 곳 아나보군 한밤중인줄도 알고"
" 사부님이 한국인이고 한국에 들어가 계신줄 이제 알게되었습니다 그래서 한국인 두명의 조사요원이 사부님의 흔적을 찾으려고 오늘 새벽에 입국하였을 것입니다"
뱀발바닥은 알고 있다는 듯이
" 참 빨리도 전해주는 군 알고 있어 그나저나 전화해줘서 고맙군 역시 제자야, 그친구들은 가만히 놔두게 한국인으로 참 잘나가는 인재들이니 조용히 보내줄거야 활동하게 놔두고 두친구 다 유능하던데 프로필보니..."
윌리엄은 놀라는 목소리로
" 역시 대단한 사부님이시군요 오랜만에 전화드리니 한가지만 의견을 여쭈어도 되겠습니까?"
" 이저녁에 전화한것치고 고약한 친구군 물어봐 대신 아프지 않게"
" 네 무슨말씀이신지"
" 한국어로 묻다와 입으로 물다가 비슷하게 들리지 그래서 그표현 쓴거야"
" 원 사부님도 구루 답지않게 농담은"
구루란 인도어로 큰 요가스승을 말하며 금융시장에서의 구루란 위대한 사람을 말한다
윌리엄은
" 현재의 공황에 관련된 문제인데요 어떻게 대책이 없겟습니까"
뱀발바닥은 짜증난다는 표정으로
" 대책은 다 하더구먼 2000년 5말 6초에 자금은 많이 뺀 것 같고 전쟁중이니 답이 나오지 않나 근데 거기는 왜 건든거야 알라는 복수가 심한디"
윌리엄은
" 여러 가지 해봐도 답이 안나오는 것 같아서요 몬가 대책이 없을까요"
뱀발바닥은
" 시장을 믿게 정책도 통하지 않을때는 시장을 믿어야 한다네 그게 내가 해줄 충고야 영리한 친구니 그정도면 알아 먹었을 것으로 보이네만 "
윌리엄은
" 네 알았습니다 금리인하 한번만 더해보고 포기하지요 강한달러 정책이 제일 나을 것 같군요"
뱀발바닥은
" 달러문제는 너무 무리하지는 말게나 그럼 이만 끊네"
윌리엄은 " 사부님도 잘계십시오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전화를 끊은 후 뱀발바닥은 소리를 버럭질렀다
"이비서 이전화 추적 안됐지"
침실의 문이 열리며 이비서가 들어왔다
" 네 아직 안됐습니다"
뱀발바닥은 신경질내며
" 이 전화기 없애고 새로운 놈으로 하나 더 만들어놔 그리고 오늘 온 두애들 있지 근황 보고를 3일에 한번 하도록 해 알았지"
이비서는 짧게
"네"
뱀발바닥은 하품하면서
"괜히 잠에서 깼네 잠이나 자야겠군"
그는 이전화로 인하여 향후에 엔 및 유러화가 평가절하 되고 중국과 일본과 한국과의 환율절하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음에도 별 무신경하였다 시간이 많으니 충분할 것으로 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다시 달러가 약세로 가겠지 까지 생각이 미치다가 아 그러면 크레디요네 효과가 깨지는 거 아냐 하는데 까지 생각이 미치게 되었다
크레디요네 효과란 달러가 세계통화로 쓰이므로 그 통화를 발행하는 미국당국에 경제적인 막대한 이익이 창출되는 효과를 의미한다
뱀발바닥은 " 참 이비서, 내일 새벽에 회의나 소집해놔"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4부
1. 어여쁜 너의 젖가슴
1986년의 서울의 5월 어느 화장한 오후
어느 대학 큰광장에서 교정에 가득히 데모대가 모여있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이런 풍경은 도저히 볼 수 없었지만 교내에는 전경부대가 진입을 하지 않고 교외로 진출하지 않는 경우에 한하여 용인하는 분위기가 되었다
교정에서 모인 그들 데모대는 5월의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꽃잎처럼 금남로에 쓰러진 너의 ....
두부처럼 잘리워진 어여쁜 너의 젖가슴
오월 그날이 다시오면....
그 소리에 김승연은 거의 자지러지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김승연은 "어여쁜 너의 젖가슴"에 대하여 알고 있었다
1980년은 우리 현대사에 가장 격변기라고 할만한 시절이다. 1979년에 영원히 지속될 것으로 보이던 박정희 정권은 측근의 총알 몇방에 전도 되었고, 12.12일에는 신군부의 쿠테타가 있어서 뒤숭숭 하였으나 80년의 봄이라 불리울 만큼 민주화의 열기는 뜨거웠었다.
당연히 5월 광주는 신군부에 대한 저항으로 광주의 전남대학교도 민주화의 열기가 뜨거웠었다. 그러나 1980년 5월 17일부터 광주에서는 진압이라는 행위가 있었고 시민은 가장 기본권리인 저항권을 발현하는 중에 있었다.
승연도 1979년도 까지는 교실에 태극기와 박정희대통령의 사진이 같이 걸려있었던 환경에서 대통령과 박정희가 같은 단어로만 알고 있던 평범한 학생이었다. 저항권 발동으로 시민들은 총을 가지게 되었고 트럭에 몰려다니면서 태극기를 흔들면 " 전두환 물러가라" 라는 식의 구호를 제창하곤 했다.
그도 호기심이 많은 여느 고등학생처럼 트럭에 올라타 참가도 해보기도 하고 구경도 하기도 하는 호기심 많은 학생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공용터미널 부근에 사람들이 모여 있는 장면을 보고 그리 달려갔었다. 그곳에는 유달리 긴장감이 팽팽함을 넘어 흘러 넘치고 있었다.
공수부대 3인이 탄 지프차가 한 대 있었고 지프차를 수백명의 사람들이 둘러싸고 포위하고 있는 장면을 보았다. 지프차는 빠져나갈 길이 없어 보였다. 지프차안에는 공포와 흥분으로 상기된 표정의 공수부대원이 있었다
시민들이 격렬하게 그들의 만행에 대하여 지적하고 있었고 공수부대원은 도저히 빠져나올 길이 없어 보였다. 잠시 차안에 있던 한 공수부대의 하사관이 하늘을 향하여 총을 쏘았다
그에 따라 사람들이 약간 뒤로 주춤하던 사이 그 하사관이 갑자기 차에서 내리더니 대검을 찬 총으로 앞에 있는 여고생의 어여쁜 가슴을 대검으로 찔렀다. 다신 보니 찌른 것이 아니라 그것을 잘랐다. 공수부대원의 눈을 얼핏 보니 광기가 넘쳐 흐르고 있었다.
사람들의 넘치던 긴장감이 갑자기 사라져 버리고 그 자리에는 머리가 순간에 비어버린 군상들이 있었다. 그순간 자른 유방을 공수부대원이 위로 쳐들었다. 사람들이 그 처참한 광경에 놀라 도망가지도 못하고 주춤하면서 뒤로만 물러섰다. 옆에 있던 다른 공수부대원이 얼른 차에 태우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제사 비로서 여고생의 가슴에는 피가 흘러내렸다.....
그 후 대대적인 진압이 있어 그 후 5. 18 민주화운동이라고 알려지기는 했지만 그때는 광주폭동이라고 불리워졌었다. 김승연은 한동안 식사도 제대로 못하고 저녁마다 악몽에 시달렸다. 꿈에는 광기어린 공수부대원이 악마로 변해 이빨로 여고생의 가슴을 뜯어 낸 후 광소하는 모습이 보였다.
어린 그에게는 아주 충격적인 장면이었으므로 신경성질환으로 그는 지방국립대학교 병원의 정신신경과에 다니게 되었고 그는 학교를 그만 두게 되었고 본래 영리한 그는 대학입학검정고시를 그 해 8월에 합격하였고 광주의 국립대학 물리학과에 입학하게 되었다
2년이나 빨리들어간 그는 주변의 동기들과 나이차이가 있어 융화되기가 어려운 편이었고 그래서 공부만 하던 중 미국의 뉴욕주립대의 한 캠퍼스에서 연수하는 과정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어 2학년 1학기부터 미국 주립대에 1년간의 유학을 가게 되었다
보통의 학생들은 6개월 정도 어학코스를 하고 6개월만 전공과정을 이수하도록 되어 있었으나 그는 어학실력이 출중하여 어학코스 대신 정치학이나 경제학 등의 교양과목을 수강하게 되었고 당시의 한국의 경우 레드컴플랙스가 만연하여 책조차 없었으나 미국에서는 금지되지 않았던 자본론 등도 도서관에서 읽게 되었다
그는 그 기간동안 폭발적인 지적인 성장을 하게 되었고 여러 철학 및 경제학 서적을 탐독하게 되었다. 물리학이란 결국 우주의 생성원리를 공부하는 것이고 이것을 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종교론적 또는 철학적 베이스가 필요한 것이었으므로 그는 여러 종류의 책을 읽는데 6개월 간의 기간을 사용하였고 외국의 교양과목 또한 책을 읽고 레포트를 제출하라는 식의 강의가 많아 책을 읽는 일이 많아졌다
그는 거기서 인도의 학생과 우연히 친해졌는데 그 학생은 대학원의 금융공학전공을 하고 있었다.그 또한 원래 전공이 물리였는데 전공이 잘 맞지 않아 대학원에서는 문과쪽을 선택하고자 하였다. 그 결과 여러 전공을 찾아보다가 학부의 경험을 살려 수학적베이스가 필요한 금융공학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 학생말로는 과거에는 물리학 하다가 과학철학을 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1970년대 이후 행동주의의 영향으로 인문계열에 많은 수학이 도입되어 이제 통계학정도는 인문계열의 상식이며 금융공학은 경제학이 아니라 수학이 많은 경제공학이라는 것이었다
그는 블랙숄즈란 사람이 만든 옵션가격결정식에 관심이 많았고 그 가격결정식을 이해하는 사람은 전세계에 몇 명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들었는데 물리를 전공한 경우 이해가 쉬울 것이라는 식으로 이랴기 해주었고 확률수학으로 계산하면 된다고 같이 한번 공부하자고 하였다
김승연도 그와 함께 블랙숄즈의 식을 공부하였는데 그 당시 그 식의 의미는 이해하였지만 그 것이 그의 앞의 인생항로의 주요역정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게 될 줄은 그 때는 생각하지 못하였다
다만 그는 지적호기심에 의해 그것을 공부하게 되었다 1년 반의 과정을 마치고 그는 다시 국내의 학교로 돌아오게 되었다. 그 당시는 정말 암울한 시기였으며 그는 그 암울한 시기에 공부만 하는 수 밖에는 없었다
5월만 되면 들리는 "어여쁜 너의 젓가슴" 이라는 노래구절은 그에게 항상 발작에 가까운 어떠한 현상을 경험토록 하게 하였으나 지적인 성장을 거친 그에게 다시 정신과로 향하게 하지는 않았고 지금은 그다지 악몽을 겪지는 않는다
학교를 다니던 그는 우연한 기회에 주변부 자본주의론 이라던지 하는 이상한 용어를 다시 듣게 되었고 미국에서 도서관에서 보던 기억을 아스라이 떠올렸다
결국 84년 5월 듣던 어여쁜 너의 젖가슴이라는 노래는 그로 하여금 물리에의 열정을 거두게 하였으며 자연스럽게 경제학에의 흐름을 가지도록 만들었다. 물론 주류경제학이 아닌 마르크스류의 정치경제학 분야였지만
그는 84년 신체검사를 받았으나 어릴때 공수부대의 악몽은 그로 하여금 군대에 대한 거부감을 들게 하여 그는 살을 찌운다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여 군을 면제 받게 되었다
그는 서울의 유명한 대학교 경제학 과정을 선택하여 85년도에 대학원에 입학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제와는 다른 새로운 감회로 어여쁜 너의 젖가슴이라는 노랫가락이 그의 심금을 울리는 것이었다
그는 요즈음 우연히 구한 체 게바라의 전기를 읽고 있었고 1985년의 삼민투 운동에 따라 그학교에서도 대학원까지 마르크스류의 철학이 깊게 자리 잡게 되었다.
체게바라는 의사로서 올린 수입으로 쿠바의 사회운동에 참가 쿠바혁명을 성공시키고 카스트로에 의해 연방은행 총재로 임명되었으나 남미의 사회운동에 참가하여 노력하다가 중미의 어느 산중에서
주살된 사람이다. 사회운동가가 상류사회의 일원으로 되어 감에 따라 순수성을 버리고 보수주의자가 되어 가는 것이 인지상정이었으나 체 게바라는 혁명사에 특이한 행적으로 큰 족적을 남기고 존경을 받는 자이다
그도 그분야에 열심히 공부하게 되었고 과거의 뉴욕주립대에서 공부하던 자본론류의 책을 공부하였던 경험이 그학교의 이론적인 흐름에 충분히 따라갈 수 있도록 되었고 그는 어느새 그대학원의 언더그라운드의 중심축에 자리잡게 되었다.
당시 마르크스류의 사회과학을 연구하는 것은 적발되는 경우 간첩협의로 피소되는 경우도 많았기 때문에 언더그라운드의 형태로 비공개된 형태로 참가하는 자가 많았다.
과거의 참혹했던 경험이 오픈된 자리에서 데모의 참가라는 선택을 막았고 그는 언더그라운드로 이론적인 것만 보충해주는 역할만 하였다. 그러나 이론적 베이스를 공급하는 언더그라운드는 노출되는 경우 국가보안법에 의거 간첩죄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으므로 오히려 위험한 것이었다
그는 운동에서의 재정적인 측면이 필요하다는 것을 파악하고 체게바라로서 역할을 하기로 하고 미국에 다시 유학을 가기로 선택하였다
그는 과거의 그 인도학생에게 연락하였더니 그는 예일대학의 금융공학 교수가 되어 있었으며 그는 그 밑으로 오면 장학금을 주겠다고 하여서 일단 그리로 가기로 하였다
그는 86년 가을학기부터 예일에 유학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항상 오월의 노래중 "어여쁜 너의 젖가슴"이라는 노랫가락은 그에게 아직은 심리적 고통을 주고 있는 것이었다.
5부
시간은 흘러갔고 김승연에게 한국에 체제할 시간은 이제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
다시한 번 그는 금융공학이라는 아주 생소한 학문에 대하여 생각 해보기로 하였다. 운동에 재정을 마련하기 위해서 선택하였으므로 그는 이 학문에 대하여 과거 그가 전공하였던 물리학만큼 애착이 없었다. 21세기인 지금과는 틀려서 20년 전에는 금융공학의 개념조차 생소하던 시기였으므로 금융공학 특히 금융이라는 문과적인 현상 뒤에 공학을 붙이는 개념은 일반인에게는 상상이 잘 가지 않는 일이었고 경제학 전공하는 대학원생들에게도 생소하기는 마찬가지였다
2002년인 현재도 옵션이후부터는 금융공학으로 분류하지만 그것을 공학이라고 하는 것에는 일반인이나 일반적인 거래자에게는 이해가 어렵고 학문적인 개념으로나 정립이 되어 있을 정도이므로 20년전에는 누가 이야기한다고 하여도 무엇인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 맞았을 것이다. 물론 1990년대 후반에 블랙숄즈의 옵션가격결정이론이 노벨경제학상을 수득하는 영광을 누리기는 하였다.
그러나 그는 과거 뉴욕주립대 유학시절에 그 당시 거의 새로운 개념이었던 블랙숄즈의 옵션가격결정식까지 공부했던 경험이 있었으므로 그다지 생소하지는 않았지만 주식같은 거래경험은 없었으므로 개념또한 사상누각에 가까웠다
공학이라고 이름 붙여진 학문의 특성은 철학이나 과학과는 다르게 실생활이나 어디에 쓸모가 있어야 하는 법이다 그런데 김승연은 그 어디인가가 무엇인지 잘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런 와중에 그는 주변사람들한테 그가 과연 무엇을 하러 가는지 설명을 하여야만 했다 부모님에게는 외국에서 경제학중에 금융계통에 관한 공부를 하로 간다고 설명하였으나, 특히 그의 오랜 연인또는 여자친구는 아니더라도 오랜 여성친구인 은주에게만은 모든 것을 설명하여야만 했었다
여성친구라고 굳이 표현한 것은 여자친구로서의 의미가 아니라는 말이다 즉 친구의 성별이 여성일 뿐이라는 개념이다
그는 그녀에게서 여자를 느낀 것이 아니라 진한 우정을 느끼고 있을 뿐인 사이였지만 친한 친구에게 자신의 근황을 설명하여야 하는 것도 의무라고 느끼고 있었다
오늘은 그가 은주와 둘이서만 만나는 날이다 특별한 감흥은 없다 하지만 은주에게 그의 갈길을 설명하는 것은 매우 어렵겠다 하고 생각하는 중이다 그는 광주의 학교 앞의 호프집에서 그녀를 만나기로 했다.
2∼3년전만 해도 학교앞은 거의 막걸리집이었지만 시대가 변하였는지 대부분 호프집으로 변하게 되었다 호프집 앞에서 은주를 만난 승연은 호프집에 들어가서 통닭과 생맥주 천씨씨를 시켰다.
은주는 웃으면서 속사포로 말을 이어갔다
" 승연아? 예일대에 유학간다면서, 언제 가고, 얼마나 있을거구, 그러면 어떤 공부하러 가는가 소상히 말해봐 ?"
승연은 따발총같은 은주의 말에 속으로 녀석 여전하군 하면서도 언제나처럼 푸근함을 느끼며
" 숨넘어 가겠다. 녀석, 금융공학을 전공하기로 했다. 일주일 후 출발이고 한 3년 정도는 예정하고 있다"
은주는 승연의 눈을 놀란 듯이 쳐다보면서
" 금융공학.... 금융에 공학이 들어가는 거야, 금융이라는 글자에 공학이라는 글자가 합쳐지니 정말 이상한 느낌이 드네, 요즘 행정학 같은학문에 과학을 붙이는 것이 유행하는 것 같던데 공학을 붙이는 것은 다소 특이하다. 문과와 이과가 통합되는 거니 아 맞아 마치 과학철학과 같이 그래도 그렇지 별로 이해가 안가네 그게 뭐냐 승연아"
그런 질문이 있을 것을 예상하였다는 듯이 승연은 천천히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 파생상품을 말하는 거야 선물이나 옵션 또는 스왑등을 통칭하는 것이지 옵션이라고 하면 조금 생소할거. 그리고 선물도 한문으로 앞先물건物이야. 미래의 물건을 거래하는 것을 의미하지"
은주는 맞장구 치며
" 비웃었을거야 그런데 무언가 돈을 벌었으니 네가 그런 이야기 하는거 아니니. 그방법이 파생상품과 관련이 있는거냐 "
승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 맞아, 탈레스는 그말을 하고 올리브 기름 짜는 업자들을 찾아가서 계약을 하였다고 한다. 올리브 기름 짜는 권리를 산거야. 즉 정상적인 가격에 올리브 기름을 짜는데 먼저 짤 수 있는 권리를 돈을 주고 산거지, 착유업자들도 먼저 짜는 권리에 돈을 준다고 하니 그 권리를 판것이지"
은주는 말을 중간에 막으며
" 올리브기름 짜는 거라니 그게 무슨 관계 있는거야"
" 그 당시 그리스의 주산업은 올리브기름 짜는 것이 었다고 한다. 지중해의 기후는 지금도 올리브가 잘된단다. 하여간 그해는 올리브가 풍년이 들었단다. 올리브가 썩기 전에 빨리 기름을 짜내야 했는데 올리브 기름짜는 권리는 탈레스에게 있었서 탈레스는 매점매석으로 큰돈을 벌었다고 한다. 그는 이돈으로 이집트등으로 다니면서 공부를 하였다고 한다. 이게 옵션의 역사적인 시초야. 여기서 봐봐 탈레스는 먼저 짤 권리만 있었지 만약 흉년이 들었으면 이 권리를 포기하면 되는 거였어. 짜야할 의무는 없는 것이었다. 즉 권리와 의무를 분리한 것이 옵션이야"
은주는
" 이해가 갈 것 같기도 하고 조금 애매한 것 같다. 다른 예는 없냐"
승연은 잠시 생각하더니
"비근한 예로 너 복부인 알지 복부인들이 이용했던 아파트 딱지 그것은 아파트에 어느 돈으로 입주할 권리 아니니 그 권리가 아파트 값이 올라가면 딱지값이 무척 비싸지고 내려가면 의미 없는거야 이와같이 어떠한 권리가 옵션이지"
은주는 문득 생각난다는 듯이
" 그렇다면 의무는 누가 지는 것이니? 누군가 이익을 보면 손해보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니, 그래야 맞는거 같다"
승연은 깜짝 놀라면서
" 역시 은주 너야 그렇지 그런 권리를 사는 자가 있으면 파는자는 의무만 지게 되지 그 의무의 댓가로 프리미엄을 받는 거야 이 프리미엄의 가치를 연구하는것도 금융공학의 한분야다. 그 정도만 알아도 된다"
은주는 호기심이 깃든 표정으로
" 승연아. 너 설명잘하는데 그럼 선물의 유래도 설명해 주라"
" 선물도 유래가 오래된 상품이긴 해 그런데 그 상품이 꽃을 핀 것은 일본이야 1600년대부터 도꾸가와 막부는 막부로 영주들을 불러 들였지. 영주들이 딴 마음을 품지 못하도록 말이지. 지방호족들에 대한 통제수단이었어"
승연은 맥주를 한잔 들이키며
" 영주들은 호화스러운 생활을 유지하기 위하여 쌀선물증을 서로 사고 팔았어 즉 생산될 쌀을 사고 판거야 그런데 이 가치가 어떻게 되겠니 나중에 풍년이냐 흉년이냐에 따라서 다를거 아니니 그런데 풍년이 될지 흉년이 될지 누가 알겠니 아무도 모르지 그래서 수급이라는 요인이 생긴거야 경제원론에 나오는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국은 풍년이냐 흉년이냐에 따라 정산이 되지만 중간에 그것을 모를 때는 수요와 공급에 따라 그 가격이 결정되어 가지 그래서 생긴 것이 기술적 분석이라고 한다.
이러한 것을 기술적으로 분석하여 가격의 원리를 알게 된거지 유명한 사람은 사께다라고 있지 즉 쌀이 생산될때는 나중이지만 지금 거래하는 것이고 결국은 생산될때의 가격으로 정산이 되는 것이지 지금은 거래소에서 거래되
고 있어 종합주가지수 같은 것이나 원유, 쌀등도 있다"
은주는 승연과 잔을 부딪히며
" 아주 이해가 된 것은 아니지만 대충 이해는 되는 구나. 그러면 그 계통에 관하여 공부하러 가는 거니"
승연은 웃으면서
" 맞아 나 뉴욕주립대 1년 유학 갔을 때 알던 인도학생이 교수로 있더라 그래서 그 사람한테 어느 학교가 좋은지 조건이 어떤지 등에 관하여 주선 좀 해달라고 했더니 그냥 밑으로 오라고 하더라. 장학금도 준다고 하길래 고민 안하고 그리 가기로 했다."
" 음 특이한 인연이네 그럼 거기서 몇 년 배우고 오는거냐 얼마나 걸리는데 "
" 아직 자세한 것은 나도 몰라 안 들어 올 수도 있어 거기서 돈을 벌 기회가 생기면 안 들어 올려고 생각중이다"
은주는 갑자기 놀란 듯
" 너 돈에 대하여 그렇게 신경쓰는 편이 아니었잖아. 3년정도 나같다가 와서 교수 될려고 그러는 줄 알았는데 갑자기 돈 벌 기회라니 도대체 무슨말이야"
승연은 차분하게
" 누구한테 말하지 말아라. 체 게바라를 생각하는 거야 너한테만 말하는 거다 "
" 체 게바라! 쿠바 혁명의 영웅, 결국 중미에서 미국 CIA에 ?m기다가 죽은 사람이잖아 "
" 자기 자신의 신념을 위해 그렇게 사는 것도 좋지 그때 게바라는 친구들이 운동할 때 의사를 했지 그리고 의사가 된 후 재력으로 쿠바 혁명을 도운거잖아 나도 게바라가 되고 싶어 "
은주는 힘이 다 빠진 목소리로
" 자본주의의 꽃인 금융공학으로 번 돈으로 게바라가 되겠다니 좋은 생각인 것 같다. 그런데 너 결혼은 안할거니 여자 없으면 나라도 해줄게 "
" 하하 아직 나이가 있는데 아직은 괜찮아 "
그는 대학을 2년 일찍 들어갔기 때문에 실제로 나이가 어렸으므로 결혼에 대하여는 진지하게 생각해 보지 않았던 것이었다. 그러나 은주의 입장은 달랐다. 승연과 동기였으므로 승연보다 2세 연상인 24세였던 것이었다. 3년 유학이라면 3년은 기달릴 수 있는 입장이었으나 현재 연인도 아니고 친구에 불과한 입장이었던 것도 속이 터질일이었고 자기 진심을 몰라주고 이제는 영원히 안돌아 올지 모른다는데에는 기가 막힐 따름이었다.
은주는 호프집에서 고백할려고 술을 많이 먹었다. 그러나 은주의 필림은 끊겨 버리고 깨어나 보니 자기 집이었다. 아쉬움을 달래려고 승연의 출국장까지 따라 나갔다. 모두의 환송속에 승연이 탄 비행기는 뉴욕공항을 향해 출발하고 있었다.
6부
김승연이 유학을 간 시기는 전세계적인 좌익사조인 뉴레프트 운동등이 퇴조하고 영국에서 대처 수상이 집권하는 등 전세계적으로 사상의 흐름이 보수 우경화 되고 있는 시기였다. 한국의 좌익운동에 심취해있던 김승연으로서는 사상의 조류에 이상함을 느껴야만 했다
좌·우익의 구분보다는 다가올 밀레니엄에 대한 대비 또는 포스트산업사회에 대한 대비 등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분위기였고 레이건의 집권에 따른 공급위주의 경제학인 레이거노믹스 정책등이 더 큰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당시 미국의 경제는 침체기였으며 일본의 거대자본이 미국의 부동산 및 회사를 사들이는 시기였다. 일본의 경제력은 눈부셨고 미국은 상대적으로 약해 보이던 시기였다. 물론 제3세계에서는 아직도 좌·우익의 대립이 많았었다 과연 한국은 세계사적인 흐름에서 왜 제 3세계의 분위기를 가야 하는지 그는 결론을 내렸다 아직도 후진국이나 정치가 발달하지 못한 나라에서는 좌익이 우세하지만 세계적인 흐름은 우경화되는 것을 알았고 이또한 변증법적인 정반합의 작용이려니 하는 수 밖에 없었다.
20여년전이나 지금이나 금융공학이란 새로운 파생상품을 만드는 것과 가격결정하는 것이 주업무라고 할 것이다. 새로운 것이 추가되었다면 겨우 위험을 분산시키는 기술에 관한 논리일 것이다.
김승연의 주임교수가 된 인도출신 하심교수는 학교가 예일대학의 캠퍼스가 뉴욕에서 불과 120km 정도 떨어진 위치에 있는 연유등으로 인하여 에스엔피 100옵션 스펙을 만들고 있었다. 물론 선물옵션의 경우 주요 거래지가 시카고 였지만 그때 당시 주식관련업무는 뉴욕의 월가에 집중되어 있었으며 그러므로 시카고의 선물옵션거래소에서도 월가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는 형편이었고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예일대학교 등과 다른 학교교수와 팀을 이루어 상품을 공동개발 하고 있었다
김승연의 장학금도 이 프로젝트에서 나오는 것 같았다. 그래서 김승연도 그때 당시 새로나온 아이비엠 XT를 이용하여 여러 가지 시믈레이션을 하고 이를 통하여 통계학적인 모델을 검증하는 업무를 자연스럽게 하고 있었다.
그때 당시 주식옵션은 존재하였으나 주가지수를 이용한 옵션은 아직 어느곳에서도 시도가 되지 않았던 상황이었다. 주식옵션은 만기일에 주식을 살권리나 팔권리가 되는 것이었으므로 실제 이권리를 행사하는 방법도 실물주권을 서로 교부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주가지수 옵션의 경우 만기일에 서로 주고 받아야할 실물이 없는 관계로 권리자체가 추상화 될 것이고 실물주권대신에 현금으로 정산을 하여야 했다. 그렇다면 결제일이 되는날 주가를 조작하여 좋은 방향으로 정산을 받으려는 흐름이 나타날 우려가 많은 것이다
이것에 대하여 인도 교수의 논문을 김승연이 정리하고 있었으며 그 내용은 일종의 강의록 형태로 적어져 있었으며 중요하므로 언급하면 아래문단과 같다
선물만 있는 경우에도 이런 정황이 있을 수 있으나 옵션의 경우 워낙 소위 지렛데 효과라고 하는 레버리지가 커서 그 유혹은 더 커질 수 있었다 이 의미는 똑같은 지수의 변동에 옵션은 때로는 만배의 효과도 나타나는 법이므로 예를들어 1%가 올랐을대 옵션은 100배가 오르는 경우도 생기는 법이었다 1%의 변동에 대하여 100배의 가격의 변동이 생긴다면 10000%이므로 만배의 투자효과가 생긴다는 의미이다.
어떻게 이러한 일이 가능한지를 잠시 살펴보면 복부인의 예를 보자 즉 어떤 아파트를 내일 5천만원에 입주할 권리인 딱지가 거래된다고 하는 경우 이아파트의 가격이 현재 4,950만원에 거래되고 이가격이 거의 1년여 동안 변하지 않았다고 가정한다면 이 딱지의 가격은 일주일정도 남은 이유로 인하여 불과 만원에도 거래될 것입니다. 즉 오늘밤만 자고나면 그 딱지는 포기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입니다.
그런데 밤중에 그 아파트 인근에 엄청난 일이 벌어져서 그 아파트의 시세가 급등하여 5000만원에 거래되고 계속 오를 것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면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그 딱지의 가치는 100만원도 넘을 수 있습니다
움직이지 않던 가격이 상승하는 것이고 그 아파트는 오를 것 같은 느낌이 들게 되는 상황이 변경이 되는 것입니다 가격은 겨우 1%올랐는데 딱지의 가치는 100배가 오르는 상황도 있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 작용한 원인 중 중요한 것의 하나가 그동안 움직이지 않았던 가격이 변동하였다는 것과 그 가격을 변동하게 할만한 엄청난 일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에 심한 옵션가격의 변동이 생기는 현상을 지렛대 효과라고 합니다 즉 대상자산인 아파트값의 변화보다 옵션의 가격변동이 훨씬 많은 효과를 의미합니다
그런데 이 가격을 변동하게 하는 엄청난 효과를 인위적으로 일으킨다고 합시다. 즉 결제일날 종가에 주가지수로 정산이 되므로 종가에 불과 몇백억으로 몇포인트 정도 움직여서 옵션에서 그 몇배의 이익을 챙기는 방법도 고려가 가능합니다
이런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돈이 있는 곳에는 어디서나 규제가 충분하지 않는 경우 이용하여 특단의 이익을 추구하는 무리가 있기 마련입니다
또 고려되어져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세금의 포탈과 관련한 가능성입니다 옵션의 경우 많은 상품이 개설되므로 유동성이 없는 종목에 황당한 거래가 일어나서 자본의 세금없는 이전이 가능합니다. 그러므로 옵션의 경우 파생과 달리 세금이 필요하게 됩니다
세금의 포탈보다 더욱 중요한 문제는 돈세탁이 가능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 또한 위에 언급한 경우와 같습니다. 아니면 잘하는 사람이 둘이서만 자전거래(서로 짜고 하는 거래 또는 자기들끼리 하는 거래)를 일으켜 계속 퍼주는 역할을 하여 자본의 이전을 하는 것도 가능할 것입니다.
이런 점에 주의하여야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것을 너무 심하게 제어하는 경우는 시장의 유동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점을 충분히 고려하여야 합니다.
또한 이시장의 본질적인 목표는 헤지거래라고 합니다 즉 주식거래자들이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하여 반대상황을 대비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거래라고 하는 의미입니다 예를 들어서 엄청난 주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시장이 하락해서 주가가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되거나 자기가 가진 주식의 가치를 지키기 위하여 팔려고 하는 경우 양이 많기 때문에 손실을 많이 보지 않고 팔기가 어렵게 됩니다 그런 것을 대비하는 거래라고 하는데 그런데 이런 헤지거래가 되기 위해서는 수많은 투기거래자가 있어야 하는데 이런 투기거래자는 마약중독보다 더한 중독성을 지니게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진입을 어렵게 해야 합니다
진입을 어렵게 하기 위하여 거래할 수 있는 돈을 많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 방법이 아니고 이 거래가 아주 어렵다는 것을 알리고 쉽게 알려줘서는 안됩니다 그것이 순진한 투자자를 도박중독으로부터 구할 수 있는 것입니다.
승연은 하심 교수의 글을 정리하면서 조금 이해가 되었다 하심교수는 이런 모든 것을 고려하여 파생상품을 설계하는 치밀성이 있는 사람이 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미국사회는 폐쇄적인 한국사회와는 달리 파티 문화가 발달되어 있어 주임교수의 집에서 밑에있는 대학원생들을 위한 파티도 가끔 열렸으며 하심교수와 같은 인도인도 예외는 아니었다.
어느날 하심교수의 집에 열린 파티에서 포도주 한잔 하면서 승연은 하심교수에게 모르는 내용을 질문할 기회를 잡게 되었다.
승연은 약간 거나해진 목소리로
" 하심 교수님, 교수님은 다른 분들은 상품설계에 더 치중하시는 데 교수님께서는 일어날 수 있는 역작용에 대하여 더 연구를 많이 하시는 것 같습니다. 특별한 이유라도 있으십니까? "
하심교수는 웃으며
" 글쎄 특별한 이유는 없지만 상품의 윤리적 측면에 관심이 자연적으로 가던데 간디를 존경하다 보면 그렇게 되는 것 같아. 연구하니 재미있는 것 같던데? 승연씨 내 연구분야중 그부분 요즘 정리하면서 무언가 느껴지는 것 없던가? "
승연은 긴장하면서
" 역시 자본주의 사회란 규제가 없을 경우 엄청난 범죄의 유혹이 들겠더군요. 탈세, 시장 조작등으로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이 많더군요. 특히 파생상품과 같은 신상품의 경우 그럴 우려가 막대해 보입니다. 상대적으로 일반인은 이해가 어려우니 조사분야도 발달하기 어려울 것이고 주식같은 경우는 SEC(미증권거래위원회)에서 철저히 조사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부정과 탈법이 어렵지만파생상품의 경우 더 조사가 어렵고 레버리지 효과가 커서 순간적일 것인데 더 어려울 것이 아닙니까? "
하심교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기회가 균등해야한다고 보네. 부정한 방법으로 초과수익을 얻는 것은 철저히 막아야 사회가 유지되는 것이지. 그렇지 않는 경우는 상당히 곤란해질 우려가 있는 체제라고 생각하네"
" 실력만 있으면 성공할 수 있는 사회가 좋은 것이지만 미국도 그렇지 않더군 어느 곳이나 네트워킹(인맥등)이 있고 어느 학교 출신인가가 중요한 의미를 가지네, 다만 실력이 아주 특출할 경우 이사회에서는 예외의 경우에 속하지. 예를들어 아이비 리그가 아니라면 이학교 교수로 발 붙이고 사는 것도 어렵지 않는가 말야? "
승연은 웃으면서
" 하심교수님은 아이비 리그 출신이 아니면서도 잘 버티고 있지 않습니까? 교수님하고는 상관없는 내용인 것 같습니다"
하심교수는
" 하하하 그런가? 이 학문을 전공한 사람이 적어서 그런 편이지. 다른 분야였으면 달랐을거야 "
승연은
" 하하 미국은 아주 그런 것이 적은 나라입니다 다른나라에 비해서요"
" 그렇긴 하네만 그런 미국에서조차 그런 것이 있다는 것이 인간의 본성에 가까운 것이라고 보아야 하는 것 같아. 그러므로 어느정도의 통제는 필수 인거 같아. 어느 나라에서는 물건을 함부로 놓아 도둑질을 하도록 만드는 것도 죄라고 하는 나라도 있다네 하하하 "
승연은 이해가 간다는 듯이
" 교수님 저걸 연구하는 것을 오히려 거꾸로 하면 어떻게 탈법해서 초과수익을 얻느냐를 연구하는 것과 같은 것 같습니다 "
하심교수는 껄껄걸 웃으면서
" 맞네 도둑은 뚫기 위하여 방어시스템을 연구하지만 방어시스템 설계자는 막기 위하여 도둑을 연구한다네 그러므로 양자는 서로의 심리에 대하여 정확하게 잘 알고 있을거네 막는자와 공격하는자, 중국속담에 모순이라고 한다지"
서로간의 진지한 대화를 나누며 파티의 흥은 무르익어 갔다
7부
승연은 금융공학을 공부하는 재미에 매일매일 흠뻑 빠지게 되었다. 1986년부터 시작된 에스엔피 100옵션을 대상으로 한 옵션의 연구와 새롭게 연구되어지는 에스엔피 500을 대상으로 하는 스펙의 설정 또한 매우 의미있는 작업이었다고 할 것이다
선물의 기준이 에스엔피 500이었으므로 에스엔피 100으로서는 선물과 옵션과의 괴리는 필수적인 것이었던 것이었다. 에스엔피 100이나 500이란 대형주 100개 또는 500개 주식을 시가총액방식으로 주가지수를 산정한 지수로 한국의 종합주가지수와 비슷한 주가지수였다. 다우존스 지수라는 것이 있었지만 30개 종목의 산술평균 방식으로 실제 시장을 알기에는 에스엔피 500지수나 에스엔피 100지수가 더 좋은 측면도 있었지만 다우존스 30종목을 구성하는 기업의 대주주들이 반대하여 다우존스 지수에 대한 선물옵션은 1990년대 후반에 겨우 생길정도였었다.
학문을 공부하면서 실제적인 운영사항으로부터 어떤 작용을 하는지 연구하는 것도 흥미로웠지만 그당시는 주가지수 옵션이라는 것이 생긴지도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모두에게 생소했었다는 점에서도 그러 하였다.
특히 그 상품의 고도의 레버리지 즉 적은돈으로 많은 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특히 그에게 맘에 들었다. 일찍 성공하여 체게바라가 되기위한 전제조건인 재력을 충족시킬 수 있을 것 같았다
단시일내에 돈을 벌길을 드디어 찾은 것이었다. 이 방법은 그에게 돈을 벌 기회를 주는 것 같았다. 그는 한국에 있을때 주식투자조차 하지 않았지만 드디어 이 파생상품에서 무언가 큰 길을 찾게 된 것이다
그는 학교의 연구실에서 매일 저녁 늦게 작업해왔는데 갑자기 저녁 늦게 그의 연구실 전화벨이 울렸다
" 살려줘"
하고 끊겼다. 하심교수의 목소리인것 같기도 하고 아닌것 같기도 하고 도대체 무슨 전화일까 고민하다가 신고하지 않고 잊기로 했다
두어 시간후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하심교수의 전화가 왔다
" 승연씨 나 며칠간 여행가네 혹시 연락오거든 며칠간 잠적했다고 전해주게나 "
그는 파생상품 스펙을 만들 때 간혹 며칠 간 잠적하기도 하였다 잠적의 사유는 남승연이 생각하기에 스펙에 관련된 회의일 것 같았다
3일후 하심교수가 다시 나타났는데 다른때에 비해 아주 초췌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승연은 하심교수에게
" 안녕하세요 교수님 안색이 좋지못한 것 같습니다"
하심교수는
" 머 별일 아니네 조금 쉬고 싶네 쉬면 피로가 풀리겠지 참 집으로 가네 " 하고 가버렸다
도대체 무슨일인지 매우 궁금하였지만 사생활에 대하여 묻는 것은 예의에 벗어났기 때문에 그대로 가슴에만 묻기로 하였다
그 며칠 후 남승연은 우연히 교수의 컴을 켜보게 되었다. 거기에는 이상한 화일이 하나 들어있었다 물론 보안이 되어 있었지만 남승연은 하심교수의 비밀번호야 당연히 아는 것이었으므로 보안을 풀고 그 화일을 보았다
저번에 작성한 논문과 비슷한 내용인데 이제는 어떻게 시장을 조작하는가 어떻게 탈세하는가에 대하여 자세히 기술이 되어 있었다. 상당히 자세한 내용으로 일반초보자들도 그 내용대로 실행한다면 가능할 정도로 기술이 되어 있었다.
그런데 그는 그 내용을 일단 플로피디스크에 저장하고 컴을 끄고 생각에 잠기게 되었다. 누구보다 공명정대한 간디의 후계자인 하심이 저런것을 왜 만들었을까? 이러한 고민에 빠지게 되자
저번에 살려줘라는 전화내용이 문득 떠오르게 되어 더욱 의심이 드는 것이었지만 하심교수에게 질문을 해볼 수도 없고 머리속에서만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밖에 없었다.
며칠후 다시 교수의 컴을 점검해보았지만 그화일은 깨끗하게 지워져 있을 뿐이었다. 과연 무슨일이었을까? 남승연의 궁금증은 계속되었을 뿐이다
하심교수는 그사건이후 일찍퇴근하고 몸조리를 하는 분위기 였었지만 한 두어달 지나자 몸은 거의 회복이 된거 같았다.
우연한 기회에 남승연은 교수의 대화를 엿듣게 되었다 남승연의 전화와 하심교수의 전화는 연결이 되어있었는데 우연히 후크스위치를 누르자 누군가와 전화를 하고 있는 것이 귀에 들어왔다
" 하심씨 수고많이 하셧습니다 님이 준 자료로 우리 기술자들한테 교육을 충분히 시켰습니다. 아주 감사합니다"
라는 저음의 소리가 들렸다
교수는
" 이제 나한테 나올것은 다 나왔으니 저를 이만 풀어주시죠"
" 아하 이미 교수님의 가족은 다 풀어드렸습니다. 그리고 인도에서는 떵떵거리며 살만큼의 돈두 드렸습니다. 님의 구좌에도 이미 상당한 액수를 지급하였습니다.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구좌번호등은 내일 님에게 통보될 것입니다. 스위스 은행의 구좌이니 유용하게 쓰시기 바랍니다."
교수는
" 돈을 바랜것은 아니었습니다. 님의 의견대로 조용히 있겠습니다. 님들의 실력은 이미 확인했으니 저항 안하는 것이 오래살 것 같습니다 다만 다시 뵐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
그 저음의 목소리는
" 역시 현명하시군여 그럼 내일 비밀번호를 통보해 드리겠습니다. 그럼 이만"
승연은 황급히 후크스위치를 껏다. 음 도대체 무슨일일까 많은 돈이라니 도대체 얼마나 되는 거액일까?
후진국인 인도에서도 떵떵거리면 살려면 꽤되는 돈일텐데 원래 후진국일수록 잘사는 사람은 기가 막히게 산다는데 승연은 계속 고민하다가 하심교수의 최근 행적에 관하여 알아볼 생각이 들었다.
살려달라는 전화 이후 며칠간 안나타났고 나타난 후에는 아주 몸이 안좋았으며 하는 일련의 과정을 하나로 생각하니 어떤 범죄집단에게 교수가 협박받아서 저번에 본 자료를 주었고 그 자료의 댓가로 상당한 액수가 지급되었다는 것이 유추되었다
승연은 이 집단이 대단한 집단으로 생각되었다 마피아가 저정도로 머리 굴릴일이 없을 텐데 그들의 기술자가 다 알아먹고 조치 했다는 정도의 집단이 도대체 어디일까 하는 생각이 뇌리에 떠나지 않았다. 언젠가는 하심교수가 자기에게 상황을 말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도 돈을 벌 방법을 궁리하고 있었다.
며칠 후 하심교수가 승연에게 제의를 해왔다
" 승연군 실전매매를 해보는 것이 어떤가? 내가 돈이 조금 있으니 날려도 좋고 일단 실전경험을 쌓아 보도록 하지 "
승연은 고개를 저으며
" 전 매매를 해보지 않았습니다. 이론은 알지만 순수한 초보와 비슷합니다 "
하심교수는
" 아 그것은 잘아네. 이론가와 트레이더(거래자)는 틀리지만 트레이딩을 통하여 이론을 검증해보는 것도 재밌을 거네 부담 가지지 말고 잘 해보게 레포트 라고 생각하고 알았지 "
승연은
" 레포트라면 어쩔수 없군요 그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승연은 다음날 골드만 삭스에 가서 하심교수의 돈으로 계좌를 텃다 개인자격으로 선물옵션 특히 옵션거래를 하는 것은 특이한 일이었으므로 증권사에서도 물어보긴 하였지만 예일의 금융공학전공 대학원생이라고 하니 고개를 끄덕이며 신속하게 계좌를 개설해주고 주문절차를 알려주었다.
8부
우선은 동물적 투자감각과 과단성, 그리고 하루 20시간 이상 버텨낼 수 있는 체력은 지금의 금융공학자들에게도 필요한 항목이지만 여기에 물리학이나 화학, 수학 최소한 천문학 석사학위 정도에서 요구되는 수학의 실력은 가져야 한다. 실례로 미국 항공우주국(나사)나 페르미연구소 출신 정도면 환영받는다.
승연은 물리학으로 석사이상의 학위를 수여 받은 적은 없지만 수학적 베이스는 의외로 탄탄한 편이었다 그러므로 수학적인 문제는 그에게 그다지 난제는 아니었고 지금과 같은 복잡한 수학적인 측면은 블랙먼데이 이후에 아주 중요시 된 것이었고 하심교수의 자금만 운영하고 레포트를 제출 하려던 승연에게는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언급하였듯이 파생금융상품 이론을 금융공학이라 높여 부른다. 그래서 파생금융상품 전문가들은 자연스럽게 금융공학자로 격상된다. 금융공학이란 말 속에는 대출금리나 주가차익을 따먹는 전통적인 일종의 사채와 비슷한 금융상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파생금융상품의 이론이 복잡하고 정교하다는 의미가 있다. 한국에서는 전통적으로 공학이라고 하면 비하되나 금융공학이란 의미는 비하의 의미가 아니라 서구적인 의미에 따라 격상시키는 의미가 들어있는 것이다
증권회사에서 파생금융상품을 거래하는 트레이더뿐만 아니라 헤지 펀드회사에서 거액을 주무르는 펀드매니저들에게도 금융공학자라는 호칭을 트레이더라는 호칭보다 더 좋아하고 실제로 잘 어울린다. 증권사의 파생금융상품 중개인(트레이더)이나 헤지 펀드매니저들이나 전 세계의 외환, 주식, 금리시장을 상대로 하는 만큼 철저하게 컴퓨터 거래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누가 더 정교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들어내느냐에 따라 투자수익률이 크게 좌우된다. 그래서 소수 정예부대가 일하는 미국의 대형 헤지 펀드회사들도 새로운 컴퓨터 프로그램개발에만 해마다 수백만달러씩 쏟아붓는다. 미국의 대형 은행과 증권회사들은 신상품과 프로그램 개발비로 매년 8억~12억달러를 투자한다. 자기회사만의 고유한 프로그램을 개발해내고 그 프로그램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투자감각과 함께 전문적인 수학능력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그런 만큼 수학천재라고 자신하지 못하는 금융공학자는 월스트리트 파생금융상품시장에서 함부로 명함을 꺼내지도 못한다.
선진국의 유수 증권회사들은 컴퓨터로 전 세계 금융시장의 주가, 금리, 환율 정보를 받아 스스로 투자결정을 내리고 일정 기간이 지난 뒤 투자결과를 분석해 그 잘잘못을 기존의 프로그램에 반영하기까지 하는 완전자동 결제시스템 정도는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다. 컴퓨터가 알아서 매순간 세계 각지에서 투자결정을 내리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자기교정 기능까지 발휘하는 것이다.
컴퓨터 자동결제의 위력이 세상에 알려졌던 대표적인 예는 1987년 월스트리트 블랙 먼데이의 주가 대폭락사태. 헤지 펀드회사와 증권사의 ‘프로그램 매매’시스템이 주가폭락사태를 결정적으로 악화시켰다 해서 화제가 되었다. 프로그램 매매란 주식값이 일정 정도 오르고 내릴 때마다 컴퓨터 프로그램이 자동적으로 추가 매입 또는 매각 결정을 내리는 방식이다. 이때 문제를 발생시킨 것은 '포트폴리오 보험' 이라는 프로그램매매의 한형태 였다.
예를 들어 주가가 10% 떨어질 때 보유물량의 10%가 자동매각되도록 하는 식의 프로그램이다. 오랜 경험에 바탕해 수익을 극대화하고 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매각 또는 매수 시점을 투자자들 나름대로 입력해 놓은 것이다. 그 결제시점을 언제로 잡느냐가 투자자들의 노하우인 셈이다.
파생상품의 투자패턴은 주식등 현물과는 다르게 대단히 다양할 수 있고 실제 그 투자패턴은 만여개 정도 있을 수 있다고 한다. 파생상품과 현물을 혼합하여 사용하기도 하고 파생상품으로만 사용하기도 할 수 있는 전략이니 만큼 어떠한 전략을 사용하는지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승연이 더욱 관심이 있는 것은 계좌명의를 승연으로 하였기 때문에 투자수익 또는 손실에 대한 배부분 또는 어느 정도 손실이 있을 경우 투자행위를 중지 해야 하는지 등등 동양적 사고방식으로는 스승에게 여쭈어 볼 수 없는 것들도 많았다. 그래서 승연은 어느 정도의 기대를 가지고 하심교수에게 상담을 하기로 했다
" 교수님 계좌는 개설하였습니다. 관리자도 파생금융에 대하여 어느 정도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 선택하였습니다. 제이스 창이라는 중국계 미국인입니다. 그 관리자도 자신도 배울 것이 많을 것이라면서 특별하게 신경을 써준다고 하였습니다. "
하심교수는 빙긋이 웃으면서
" 아시아계 자금으로 아시아인이 아시아 브로커로 매매를 하다니 어찌 보면 아시안 파생펀드가 되는구나. 아시아권에서 파생이 활성화 될려면 10여년은 더 걸릴것으로 보인다만 가장 시대를 앞서가는 투자가 되겠군. 참 승연군 현물에 관한 매매라도 해본적이 있나? "
승연은 고개를 가로로 저으면서
" 없습니다. 현물매매도 해본 적이 없고 돈을 벌어본 적이 아직 없는 것 같습니다"
하심교수는 온화한 미소를 띄우면서
" 오히려 선입견이 없어서 다행이라고 보네, 주식이나 상품거래시에는 가격이 저렴할 때 사서 가격이 오르면 파는 것이 일반적이네, 물론 주식에서도 공매도라는 것이 있으나 일반적이지 못하네, 그러므로 시각자체가 상승편향적일 수가 있네. 그렇지만 파생상품은 하락시나 상승시나 거의 동일하다고 할 수 있네, 승연군이 투자할 옵션상품은 더구나 시간의 가치마저 투자에 사용하는 것이네 거래경험은 중요한 것이긴 하네만, 이런 생소한 거래를 할 경우 오히려 상품매매에 대한 선입견이 없는 것이 더 편할 수도 있네, 즉 일장 일단이 있다는 생각이네. 대분분 사서 파는 개념은 잘 떠올라도 팔아서 사는 개념은 쉽게 안 떠오르기 마련이네. 그런 측면에서 일장 일단이 있으니 별 상관은 없다고 보네 만, 승연군은 다른 할 말이 있을거 같네만 "
승연은 하심교수의 눈을 직시하면서
" 교수님의 돈으로 운용하는 만큼 레포트로 운용결과를 제출하여야 겠습니다만 그 주기와 제가 어느정도의 재량권을 가지고 그 돈을 운용하게 될 것인지 그 점에 관하여 명확하게 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 음 개별매매에서의 손실한계 등을 말하는 거구먼 그것도 한 2주 거래후에 군이 레포트로 제출하게나? 일단 그전의 손실한계는 포트폴리오의 20% 이내로 하는게 좋겠네. 즉 위험성을 이 정도로 제한하고 그 제한을 넘어설 경우 청산하는 것을 말하네, 그리고 투자에서 얻어지는 수익의 30%는 자네가 사용하게나 그 정도로 하고 자세한 것은 2주후에 다시 논의하도록 하게"
승연은 얼굴이 펴지면서
" 네 2주동안 열심히 운용해보고 레포트로 제출하겠습니다"
승연은 내일부터 계좌를 운용하고자 하였으나 시세를 알 방법도 없고 하여 기존의 거래자료만을 가져다가 검토하는 것이었다. 다른 곳이라면 거래자료를 구하는 것이 무척 어려웠을 것이나 그 연구실에서 스펙류의 작업을 하기 때문에 거래자료를 비교적 용이하게 구하는 것이 가능하였다.
그는 그 거래자료를 보면서 '시간이 이주나 있는데 최소 며칠은 여기에 투자를 하여야 하겠구나' 하는 것이었다. 그는 거래자료에 함몰되기 시작했다.
9부
6. 금융공학적인 사고
상인이 상거래를 시작할 때도 어느정도의 경험이 필요한 것이다. 일반인의 창업에 관하여 생각하여 보는 경우 어떠한 업종을 전문적으로 선택하고 그 분야에 관하여 음식점을 할 경우 요리학원을 다닌다든지 목 좋은 장소를 고르기 위하여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고 연구하고 투자할 것이다. 과거에는 도제식으로 점원으로 들어가서 어깨너머로 경영하는 방법을 배우고 업계의 흐름을 배우고 하다가 창업을 하였다 최소한 1년에서 5년의 준비기간을 가지고 노력하여 투자를 개시하게 된다.
승연에게 얼마의 준비기간이 있었을까?. 그는 대학원에서 1년 반정도 경제에 관하여 공부를 하였고 그 분야는 주식등에 가까운 쪽이었다. 그러므로 이론적 베이스는 어느 정도 탄탄한 편이었고 금융공학자로서 가장 필요한 수학적 베이스도 탄탄하므로 이론적인 측면은 충분하다고 볼 수 있었다
그의 스승이 스펙류의 작업을 하였기 때문에 호가 등 거래에 관한 이론도 거래소 수준으로 알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준비가 되었다고 볼 수 있었다
그 당시 상황이 주가지수를 대상으로 하는 옵션이라는 상품이 생긴지 불과 1년 정도 되는 시점이었기 때문에 옵션을 대상으로 하는 투자전략이 특별하게 정립이 되지 않고 연구가 되고 있는 상황이었으므로 승연이 투자를 시작하게 되는 시점은 제아무리 그가 투자에 경험이 없다고 해도 다른 어떤 시장 참가자에게 뒤지지 않을 정도의 실적을 올릴 시기였었다.
1986년 후에 1987년으로 가는 시점은 미국의 경제상황이 매우 암울했던 시기였었으나 의외로 주가는 비교적 버티고 있던 시기였었다. 버티고 있는 정도가 아니라 60년대 장기상승세후 10여년간의 횡보세를 보이다가 다시 장기 상승국면에 진입했었던 시기였었다. 그러나 승연의 눈에는 암울해 보였다. 경제에는 호황이 있고 호황이 있을 경우 그에 상응하는 경기 후퇴내지는 불황또는 공황국면이 존재한다는 것은 그 당시의 경제학의 주류 흐름이었기 때문이었다
1980년도에 집권한 레이건정부는 공급위주의 경제학자의 논리에 따라 공급위주의 정책을 시현하였고 그에 따라 선진국경제에서 보기 힘든 9%대의 고성장까지 이루는 시기였었다.
1986년도 말은 그러한 고성장 분위기가 조금은 식어가는 시절이었고 학계 일부에서는 불황국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보는 시기였다
주식투자에는 두가지 기법이 있다. 하나는 기본적 또는 펀드멘탈 분석이고 또 하나는 기술적 분석이다. 기본적 분석은 가치위주의 투자 개념이었고 기술적 분석은 수요와 공급위주의 투자 기법이었다.
그가 경제현상을 암울하다고 보았기 때문에 그가 순수한 기본적 분석가였다면 주가의 가치가 떨어지는 방향으로 투자하겠지만 그는 그렇지 않았다. 그는 기술적분석에 대하여 충분히 공부한 바 있었으므로 수요와 공급에 대하여 알았고 기술적 분석에 의한 투자도 수행할 줄 알았다 그러나 그가 기본적분석을 멀리하여 하락위주만의 투자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그의 입장은 다른이들과 달랐다
그의 입장은 그 당시의 일부에게나 알려져 있고 일반인에게는 거의 생소하지만 현대에서는 투자의 주류움직임으로 정착된 랜덤워크 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었다
랜덤워크와 기존의 분석의 가장 특이한 차이점은 주가를 예측가능하게 보느냐와 오직 통계적인 현상으로 보느냐의 관점차이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가를 예측한다는데는 동의할 것이지만 미래를 예측한다는데는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그가 불현 듯 은주도 이런 것을 궁금해 하면서 물어본적이 있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승연은 은주를 떠올리며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은주에게 승연은 과거 이렇게 설명했다
" 점을 쳐서 미래를 알 수 있다는 입장이 기술적 내지 기본적 분석이고 미래는 알 수 없다는 이론이 랜덤워크야! 너무 삭막한 해설인거 같은데, 어렵게 설명하면 음... 담배연기가 퍼져나가는 거 알지 이것은 아주 불규칙 하잖아. 이 운동을 설명한 사람이 아인슈타인이고 이것을 브라운운동이라고 한단다. 이런식으로 불규칙하다고 즉 질서가 없다고 어떻게보면 모른다고 보는 것이 랜덤워크이고 수학에서는 기가학적 브라운운동이라고 하지, 주가 현상을 이렇게 해석하는 거야 "
은주는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마치 속사포처럼 수다를 떨었다.
" 그렇다면 투자는 어떻게 하는거니 승연아, 불규칙하고 나아가 질서가 없고 심지어 모른다면 투자를 할 수가 없는 것 아니냐?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이 어떻게 투자이론이 될 수 있니? 투자를 하면 이익이 있다고 생각해야 투자를 하는 것이 아니겠니, 그런 이론이라면 투자할 필요가 없다는 근거를 제공하는 것에 불과한거 같아 그런 것이 투자이론이라면 너무 황당한 것 같다."
승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 그렇게 판단되는 것이 일반적일거야, 그런데 이런생각도 해볼수는 있을거야, 제아무리 불규칙하다지만 이 불규칙은 제한된 의미에서의 불규칙이야. 담배연기가 제아무리 불규칙 운동을 한다고 하더라도 조그만 박스에 담배연기를 불어 넣은후 박스를 누르면 거기서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니, 즉 열역학 제 2법칙인 엔트로피 증대의 법칙은 따르게 되어 있어, 주가에서도 경제가 계속 좋아진다면 주가가 불규칙하다고 해도 장기로 보면 상승하는 방향으로 갈거 아니니? 이런 것이 랜덤워크적인 사고야 흔히 금융공학적인 사고라고 하는 것이지 "
은주는 신기하다는 듯이
" 그게 먼데 금융공학적인 사고라니 "
승연은 웃으면서
" 그렇게 애기하니 조금 우습겠구나, 금융공학적인 사고와 일반적인 사고와의 차이점은 간단해 정통 투자이론에서는 불확실성을 아주 부정적인 관점으로 받아들이지, 일반인들에게도 불확실성은 보통은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거나 중립적으로 볼 거야, 그런데 이 사고 방식은 불확실성을 약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그 이유는 너 통계학은 알테니 하방한계가 0이고 상방한계가 무한대일 경우는 로그 정규분포를 한다는 것 들었지 로그정규분포시 위로 갈 가능성과 아래로 갈 가능성이 같다면 더하면 +가 나오는 것은 알지 ? "
하방한계가 -무한대이고 상방한계가 무한대인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정규 분포를 하고 즉 대칭적인 흐름이나 아래가 0으로 막아진 경우는 대칭적인 흐름은 나올수가 없어 정규분포 그래프가 찌그러진 형태의 로그 정규분포를 한다고 한다
왜 세상이 로그적인지는 수익률로 보면 알 수 있다. 50% 손해를 보고 50%이익을 보는 경우 원래의 금액을 100원이라고 하면 50원으로 줄었다가 다시 50%이익을 보았다고 해도 75원밖에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같은 50%이익과 50%손실은 대칭적이지 않는다고 보인다 실제 50%손실과 100%이익이 대칭일 것이다. 그런데 로그로 계산하면 양자는 같다. 즉 비율로 표시하는 경우 로그로 표현하는 것이 맞다.
실제 통계적인 사실로 혈중의 납농도니 머니 이런 것을 조사하면 로그정규분포의 형태를 가진다고 한다
" 음 로그 정규분포는 알지만 그게 그런거였냐 "
" 로그정규분포란게 그거 아니냐 위로 100%얻을 확률하고 아래로 50% 손해볼 확률이 같다는거 아니니 비율로 하는거니"
" 아 동일한 가능성인데 더해서 둘나누면 보자 음 100에다가 -50을 더하면 50에다가 둘로 나누면 25%네 그럼 같은 확률일 경우 불확실 할수록 이익이 더 생기는 거네! 오 놀라와라 로그 정규분포는 많이 보았지만 이런 결과라는 것은 생각을 안해보았다 "
승연은 기특하다는 듯이
" 그래 이해가 아주 빠르군 그래서 어?漬? 될지 중립인 불확실성은 일반적으로 긍정적으로 보는거다. 수학적으로 계산해서 이런 사고를 가지는 거야. 근데 사고방식을 미래가 불규칙하다고 보면 모든게 불확실성이지, 이 크기를 위험이라고 한다. 이것은 변동성이란 것으로 재는 거야 더 이상은 어려울거니 여기서 그만두자 "
은주는 조금 삐친 표정으로
" 알았어, 더 안다고 해서 일생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 그럼 그만두자"
승연은 머릿속에서 설명을 해주는 수고로움과 설명을 안해줌에 따르는 피곤함을 순간적으로 비교해보았지만 더 나갈 경우 수학공식을 사용하지 아니하고는 설명이 불가능 하다는 것을 느꼈고 그도 그 당시에는 자세히 그것도 쉽게 설명할 만큼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은주가 삐져서 피곤하게 할 것이 짜증났지만 참기로 했다
" 은주야 삐지지 말아. 더 이상은 전문적인 것이라 너에게는 무의미 할 것 같아 그러는 거야 "
은주는 그래도 삐진 표정이 덜 풀려서
" 알았어 어 시간이 많이 되었다. 나 갈께 바래다 주라 "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승연은 갑자기 은주가 보고 싶어지는 것이었다.
10부
7. 초기 투자의 성공
2주간의 투자결과를 레포트로 정리하고 있는 놀라운 투자성과를 거두게 되어 그는 투자이익의 30%로 자신의 계좌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에 까지 미치게 되자 승연의 마음에 기쁨이 가득했다
'이런 식으로 수익을 올린다면 체 게바라가 되는 것은 그다지 오래 걸리지 않겠구나 이번에 하심교수님께 이번 거래에 얻은 수익의 30%를 주라고 부탁해서 최대한 투기성이 있게 운용하고 레포트로 사용할 원래 계좌는 내가 엄청난 거액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운용을 하는 이원체제로 운영해야지' 하면서 그는 하심교수와 대화를 나누러 들어갔다
승연은 레포트를 내밀면서
" 교수님 2주간의 투자결과와 앞으로 운영할 수칙에 대하여 정리해 왔습니다 "
하심교수는 레포트를 받으면서
" 내가 검토할 시간동안 거기 커피한잔 직접 타서 마시면서 잠깐 않아 있게나"
승연은 차를 한잔 마시면서 하심교수의 표정을 관찰하였다. 레포트를 넘기던 하심교수의 표정은 처음에는 만족과 경악의 중간형태에서 점차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전이되어 가기 시작했다. 한참을 골똘하게 쳐다보던 하심교수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 대단한 실적이네, 이 투자원칙도 상당히 면밀한 것 같군. 그래도 그렇지 이런 말도 안되는 수익률이 어떻게 나타날 수가 있을까? 투기적인 형태도 아니고 레버리지도 별로 크게 가지고 운영하지도 않았고 리스크 관리까지 한 것 같은데 이런 성과라니 어떻게 할까 ? 칭찬을 해주는 것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고 비난하면 이거 사부가 제자한테 질투하는 것 같을 것인데, 이거 미치겠군 이야기 하는거 들어보고 칭찬을 하던지 비난을 하던지 해보자 '
" 승연군 2주 투자수익이 300%라니 놀라우이, 매매패턴도 단방향의 투기형태가 아니었는데도 이런 놀라운 성과가 나타나다니 대단하네, 특히 투자원칙편은 아주 좋아, 제아무리 큰 액수의 투자가 아니더라도 이런 성과가 나타나는 것은 드문데, 음... 아무래도 운이 좋았다고 보아야 겠네, 승연군은 어떻게 생각하나 "
승연은 담담하게
" 운이 좋았다고 보아야 합니다. 이런 변동성이 나타나기는 조금 힘들었는데 우연하게 제가 투자를 시작할 때 급격한 방향성이 생겼습니다. 나름대로 레버리지를 조절하고 리스크를 관리하였고 수익이 많이 생겼으므로, 수익으로만 단방향의 투기매매를 해보았습니다. 그게 적중해서 수익률이 높아진 것입니다. 제대로된 관리였었다면 50%이상의 수익은 어려웠을 것으로 판단합니다. 관리로만 50%정도의 수익이 나온다는 것도 최근에 한방향으로 크게 움직인 현상이 있어서 가능하였을 것입니다. 즉, 이러한 수익률을 향후에도 바라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점입니다. 저도 그 점을 고려해서 보다 더 보수적이고 레버리지를 적게 사용하고 리스크 관리에 신경을 쓴 운용을 할 계획으로 교수님이 보신 투자원칙을 작성하였습니다"
하심교수는 껄껄걸 웃으면서
'이 친구가 조금의 성공에 뽐내지는 않는 구먼, 크게 되겠는데 보통 이정도 수익을 올리면 자랑하고 뽐내기 마련인데, 그런데 그정도 수준인데 왜 막판에 투기를 한거지, 음 저친구가 돈이 필요한 곳이 있나 보군, 여기서 말고 조용히 다른 곳에서 이야기를 해보야겠군 '
" 이 레포트를 보고 난 많이 걱정이 되었네, 처음에 약간 생긴 수익이 앞으로의 자네의 인생에 큰 방해가 될 수도 있었다고 보네, 그런 식으로 향후에 수익이 생기기 어렵다고 판단할 정도면 기우라고 보아야겠네, 하하 이거 뜻하지 않은 소득이 생겼으니 오랜만에 입호사라도 해보아야 겠구먼, 내 칭찬하는 의미에서 저녁을 대접하도록 하겠네, 한시간 후에 이리 오게나 같이 저녁 먹으로 가도록 하세 "
실제 요즘 주식의 상한가는 15%의 수익률이고 주식을 산 경우 운이 좋으면 며칠 상한가 가는 경우도 있어 투자자가 연간 10여%의 수익은 별로 잘 하는 것으로 느끼지 않지만 실제 미국대형주 500개로 만든 S&P 500의 연간 수익률을 따라가는 펀드매니져가 손가락으로 꼽을만 하고 이 시장평균수익률을 항상 상회하는 수익을 올린 일부 펀드매니져의 경우 연봉이 세계에서 가장 돈을 많이 받는 프로선수들의 수준이 4천만불을 상회하는 경우까지 있다는 것을 볼 때 이는 극히 어려운 것이다
일반적으로 적은 돈으로 단기간에 엄청난 수익률을 올리는 것은 쉽지는 않지만 가능하다. 즉 천만원을 며칠만에 1억이상 만드는 경우는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천억을 며칠만에 1조를 만드는 것도 가능할까? 그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아야 한다. 시장의 평균수익률을 지속적으로 상회할 수 있다면 그는 엄청난 능력을 가진 자로 보아야 한다.
그러므로 승연의 판단은 지극히 옳았다. 적은 돈으로 단기간에 기회를 잡아 대단한 수익률을 올리는 것은 가능하지만 나중에 큰돈을 운용하기 위하여서는 크게 움직이는 법을 알아야 하고 투자를 보수적으로 레버리지를 조금 덜가지고 위험을 관리해야 하는 법이었다.
실제 20년간 20%의 수익률을 지속적으로 낼 수 있다면 38배의 투자수익을 얻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투자시 투자의 원칙을 지키는 것은 매우 중요한 판단이다. 특히 적정한 레버리지의 운용은 매우 중요하다.
이 문제에 관하여 승연은 하심교수에게 이런내용으로 레포트를 제출하였다
레버리지란 지렛대 효과를 의미합니다 적은 힘으로 큰물건을 들어 올리기 위하여 사용하는 것이 지렛대입니다 이와같이 지렛대 효과란 적은 투자금액으로 큰투자금액으로 투자하는 것처럼 이익과 손실을 보는 것을 말합니다. 적은금액으로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점도 중시되어야 합니다
레버리지를 재무적으로 본다면 일종의 파이낸싱(차입) 효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투자자의 자금을 자본이라고 한다면 차입하여 투자한 효과는 부채라고 보아야 합니다
재무레버리지라는 용어도 있습니다 자본에 대한 부채의 비율을 의미하지여 현재 정부에서 대기업의 부채비율을 200%이하로 줄이라는 것은 재무레버리지를 줄이라는 것입니다. 레버리지란 이익볼 확률과 손실볼 확률이 비슷하다고 볼 때 부채를 과다사용은 기업이 리스크가 증가하므로 통제하는 것입니다
레버리지(Leverage)란 보통 자본 또는 운용자산에 대한 부채비율을 의미하지만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운용자산에 대한 부채비율을 나타낸다.
운용자산 100달러를 가진 헤지펀드가 900달러를 차입해 선물시장이나 파생금융상품시장에서 1,000달러를 투자한다고 가정하자. 이 때 레버리지는 1,000/100 × 100 = 1,000%가 됩니다
헤지펀드들은 보통 레버리지를 1,000 ∼ 2,000%정도로 운용한다고 알려지고 있지만 극도로 위험을 선호하는 헤지펀드들은 5,000∼1만%까지 레버리지효과를 이용하고 있는 사례도 있다.
그러므로 저는 이 펀드 운용에 나만이 레버리지를 통제할 수 있으므로 스스로 적정레버리지를 찾아야 한다고 봅니다
정상적인 기업이면 200%정도의 레버리지로 운용합니다 헤지펀드도 1000-2000%정도로 운영한다고 합니다 이걸 고려하여 적정레버리지를 산정하였습니다
통제해야 하는 이유는 레버리지가 크다면 이익거래시 이익이 커지지만 손실거래시 손실 또한 함께 커지기 때문입니다 신이 아닌이상 투자 판단은 틀릴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적절한 레버리지의 통제는 필수 입니다
주식이나 선물의 경우 레버리지는 일정합니다 선물은 15%의 증거금으로 거래되고 주식의 경우 100%나 40%의 증거금으로 거래되므로 레버리지는 일정합니다.
옵션은 주식이나 선물과는 다른점이 레버리지가 변하는 상품입니다. 이익거래시와 손실거래시의 레버리지도 비대칭적이고(이익거래시와 손실거래시의 레버리지가 틀리다는 의미) 얼마나 장이 방향성을 갖느냐 얼마나 장이 변동성을 갖느냐에 따라 이익거래와 손실거래시 레버리지가 결정됩니다 가격대에 따라 결정이 되고 잔존기간에 따라 결정됩니다
중략....
그러므로 저는 250%를 기준으로 레버리지를 운용코자 합니다 물론 옵션거래시 가장 중요한 것은 레버리지가 변한다는 것입니다. 이부분은 매일 산정하여 통제하도록 하겠습니다. 컴작업을 조금하고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받는 경우 시시각각 산정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아직 실시간 데이터를 받지 않고 있기 때문에 고려하고 있지 않지만 최근 수익으로 로이터 단말기를 구입하여 조만간 적용토록 하겠습니다...
여기까지가 레버리지에 관한 그의 레포트 내용이었고 이 부분이 하심교수가 가장 맘에 들었던 부분이었다. 지금이야 적정레버리지의 운용이 가장 좋다고 여기지만 이 부분도 최근의 사고에 기인한 바가 크기 때문에 일반적이지는 않다
최근의 사고란 헷지펀드가 과도한 레버리지를 사용하다가 손실이 커져 파산하는 사례들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블랙숄즈 식을 만들었고 노벨경제학상을 탄 숄즈 교수가 참여한 LTCM 펀드의 파산사례가 있다.
그러나 그 당시에는 이런 것이 전혀 일반적이지 않았고 적어도 석사 및 박사학위의 논문제목 수준으로도 가능할 것이다. 특히 레버리지를 컴퓨터 프로그래밍하여 최적화 한다는 부분은 연구결과가 박사학위논문 제목에 전혀 손색이 없는 것이었다.
한시간 후 승연은 하심교수가 예약한 고급레스토랑에 같이 가게 되었다. 그 당시 한국상황에서는 대학생들이 고급레스토랑에 가는 것이 일반적이지 않았고 승연의 집이 특별한 부자도 아니었고 나름대로 학생운동에 매진하였던 승연이 그런 호사를 느껴 보았을 리가 만무하였기 때문에 그는 전혀 고급레스토랑을 가본적이 없었다.
하심교수는 승연에게 뉴욕에서 유명하고 잘하는 음식이 티본스테이크와 랍스터류의 해산물이 있다고 알려주면서 이번에는 티본스테이크를 잘하는 집에 안내해 준다고 들어갔다.
티본스테이크란 소의 T자 모양의 뼈주위에 붙은 등심과 안심이 동시에 조리되어 나오는 것으로 등심과 안심을 동시에 맛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미식가들이 즐겨 찾는 음식이고 특히 뉴욕의 고급레스토랑에서 맛보는 것이 진짜라고 할 수 있다.
광주하면 지금도 생고기가 유명한 것처럼 고기를 날로 먹는 문화였지만 그래도 생고기는 최소한 핏물은 빼고 먹는 것이었으므로 미국식 레어 조리법과는 달랐다. 미국식 레어 조리법은 핏물이 떨어지는 엽기적인 음식이었지만 그래도 생고기 먹던 기분으로 레어를 시켜 열심히 먹고 이름 모를 고급 포도주도 한잔씩 먹으며 승연도 미식을 즐기고 있었다.
뉴욕의 어지간한 고급이 아니라면 스테이크류를 주문하는 경우에도 콜라를 시켜 먹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측면에서 대단히 고급레스토랑이었던 것같다. 하심교수도 오랜만에 정장을 입고 승연에게도 정장을 입혀 이곳에 온 것만 해도 그렇다.
가벼운 이야기를 나누던 중 하심교수는 갑자기
" 승연군 저번에 애기한 투자수익중 일부 준다고 한 문제 말이네, 이번에 이익금중 반을 가져가게나. 대신 앞으로는 수익금으로도 투기적인 단방향 매매는 자제하도록 하게나, 그것이 버릇된다면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어서 그러네 "
' 교수님이 의외로 많이 주시는 것 같군, 난 30%를 기대한 것인데 나도 교수님의 돈으로 운영하는 계좌는 앞으로는 투기적으로 운영하지 않을 계획이니 교수님 의견에 동의하는 것으로 하여야 겠구나 '
" 감사합니다. 교수님 그렇게 하도록 하지요,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왜 교수님 명의의 계좌를 만드시지 않고 제 이름으로 계좌를 만드셨습니까 ? 돈을 사용하실 때 미국이라는 나라는 자금 추적이 심하기로 유명합니다만 액수가 커질 경우 사용하시기 곤란할 것 같습니다 "
실제 금융공학 전공 교수들은 이런분야에 참석하기도 하고 자기이름으로 거래하는 경우가 많았다
" 난 돈이 충분하게 있는 편이고 더 이상 원하지도 않는 편이네, 여러 펀드에서 의뢰를 받아 자문을 해주는 보수도 만만치는 않는 편이네, 무엇보다 투자행위로 주목받고 싶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이유네 그 정도로만 알게, 그리고 이곳에서는 먹고 즐기는 것이 중요하니 딱딱한 이야기는 이제 그만 하세나 "
' 혹시 저번에 사건과 연관이 된 것이 아닐까, 간디의 후예라고 하여도 돈이 필요치 않다는 점도 이상하고 주목 받지 않겠다는 것도 이상하네, 에라 모르겠다 내 투자나 열심히 하는 것이 도움에 될 것 같군 '
다음날 승연은 창에게 새로운 계좌를 만들기 위하여 증권사를 방문 하였다. 승연이 왔다는 말을 들은 거의 버선발로 맞이하였다.
창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10일동안 승연이 보여준 실적과 관리는 그가 거래자료를 놓고 열심히 연구해봐도 경이로움 그자체였을 뿐이었고 어떻게 이러한 성과가 나올 수 있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 단방향으로 위험하게 거래하는 것 같지 않고 상황에 따른 대응을 명확하게 하면서 어떻게 저런 수익률이 나올 수 있는지 나로서는 도저히 알 수가 없구나. 계좌주인이 오시면 물어봐야지 예일의 금융공학전공 대학원생이라고 해서 조금 관심을 기울였더니 이건 장난이 아닌데 나도 이친구한테 잘 배우면 도움이 될 것 같구나 바짓 가랑이라도 붙잡고 물어져야 겠군 '
승연은 사무적으로
" 내 계좌에서 5만불을 인출하여 새로운 계좌를 하나 만들어 주세여 "
창은 계좌 인출용지하고 새로운 계좌 만드는 서류를 꺼내서
" 여기하고 여기 사인만 해주시면 제가 알아서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새로운 계좌를 만드시는 이유가 ...."
" 아 별거 아니고 운용목적을 달리하는 계좌를 만들려고 그렇습니다. 원계좌는 보수적인 운용을 할 것이고 새 계좌는 다소 투기적인 운용을 해볼 생각입니다 "
" 아 그렇군요, 그런데 한가지 부탁이 있습니다. 요즘 계좌운용하시는걸 보면 대단하게 잘 운용하시는 것 같습니다. 제가 모르는 것이 많은데 가끔 물어볼려고 생각하도 있습니다. 허락해주실렵니까 "
' 음 가끔 거래시간중에 강의도 있고 그동안 걱정되는 경우가 있었는데 대처방안이 없었을 경우도 있었는데 이 친구를 조금 교육시켜서 대응을 하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 같군 '
생각을 마친 승연은
" 그렇게 하지요 "
창은 너무나도 기쁘다는 듯이
" 오늘 여기까지 오셨는데 저랑 점심식사나 같이 하시지요. 질문도 할겸... 당연히 제가 맛있는 곳으로 가서 대접해드리겠습니다 "
" 하하 중국음식점을 오랜만에 가보게 되는 군요 "
승연의 초기 2개월의 투자결과는 하심교수의 계좌는 최소수익률이 주 1%이상이었고 초기에 세팅하면 별로 움직이지 않고 투자수익만 챙기는 형태로 운용하였고 실제 몇천만불 이상으로 운용중이라고 생각하고 운용하는 것이었으므로 이정도 수익률도 엄청난 것이었다
실제 연간으로 환산할 경우 50주 잡고 64%정도이고 5년이면 11배 이상의 투자수익이라는 엄청난 결과이다.
승연의 자금이라고 볼 수 있는 별도 계좌는 5만불을 투자 두달만에 50만불로 불렸는데 중간에 애로도 있었다. 그 계좌는 투기성이 가미된 사유로 주간 5%수익을 목표로 운용중이었다.
더 목표를 높이다가 어느날 30%의 투자자산을 투입하였는데 투자분의 1%도 건지지 못하는 처참한 결과를 도출한 후에 조금 안정적으로 운용하려고 노력중이었다.
주간 5%의 수익률이란 연간 기준 11배 정도이고 5년기준 10만배 이상의 투자수익이다. 주에 5%라면 적은 것으로 생각될 수 있으나 실제 복리란 엄청난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므로 대단한 성과라고 볼 수 있다.
현재 50만불이므로 이런 수익률이 가능하지만 액수가 커진다면 목표수익률은 당연히 낮아질 것이므로 5년에 10만배라는 터무니없는 투자수익의 목표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
이런 결과가 도출된 배경에는 그 당시 파생상품시장이 태동기로써 승연이 상대적으로 우위의 입장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어떤 상품이 태동기에는 초과수익을 누릴확률이 높다
특히 주식류의 상품은 토마스 홉스의 레비아딴의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상태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상인간의 거래는 일대일의 관계 또는 일대 다의 관계이다. 그러므로 대면을 통한 협상이 가능하지만 이런 상품은 대면보다는 거래소를 통한 익명성을 띄기 때문에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으로 볼 수 있고 절대적인 우위가 아닌 즉 1등이 아니더라도 상대적으로 우위만 가지고 있으면 초과수익의 획득은 가능하다는 점이다.
거래소를 통한 거래의 특징은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으로 상대적인 우위를 가리는 아주 편한 작업이었기 때문에 이것이 가능하다고 볼 수 있었다
11부
파생상품 투자가 시작된 후 승연은 변한 것이 많았다. 먼저 시간이 무척 없어졌으며 강의를 열심히 듣지 않게 되었다. 보 다 중요한 것은 투자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이다.
예로부터 어르신들이 장사하시면서 하셨던 말씀 ' 남의 돈 먹기 쉬운 것 아니다 ' 는 상황도 있었지만 금융투자는 정보를 가공하고 그 가동된 정보를 토대로 판단을 내려서 소위 베팅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아주 스트레스가 심한 작업이었다. 순간의 판단에 따라 수익률이 천양지차이고 똑같은 상황이라고 판단되지만 손이 나가야 할지 안나가야 할지 이것의 판단이 바로 도박에서의 베팅이라고 할 수 있다.
포커를 쳐본 사람들이라면 포커 실력의 차이는 베팅에 있다는 것을 알 것이다. 패는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돌아간다. 시장도 마찬가지이다 시세는 누구에게나 보여진다 그런데 이 시장에서 수익을 올리는 것은 투자에 진입하고 퇴출하는 베팅이라는 작업에 있다.
승연은 1회 투자자산의 99%를 한번에 잃었을 때 그는 피가 거꾸로 올라온다던지 아니면 평소의 긴장된 상황에서 피가 마른다는 느낌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강의시간에 앉아 있으면서 포지션이 위험에 노출되었을 경우그는 강의가 귀에 들어오지 않았고 어떤 교수가 강의를 오래 하여 어쩔수 없이 앉아 있을 경우에는 그는 거의 피가 바싹바싹 말랐다
그에 따라 승연의 생활은 변하기 시작했다. 그는 스트레스를 호사로 해결하였다. 햄버거로 떼우던 그의 식단은 고급레스토랑에서 근사한 포도주와 함께 지내는 시간이 늘어나게 되었다. 물론 이 원인 또한 창의 역할이 컸다. 창이 배운다는 핑계로 1주일에 2회 정도는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대접하는 것이었다. 또한 월세가 상당히 비싼 고급아파트로 이주하였고 차 또한 비싼 가격에 리스하는 차로 바꾸었다.
창이 배운다는 핑계로 상당히 비싼 레스토랑을 안내하는 것을 비롯한 여러 가지 호의를 베풀어 주는 것도 평소의 승연이라면 이상하게 생각하였겟지만 그가 받은 스트레스로 인하여 그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였고, 설사 특별한 목적이 있엇다고 하더라도 그의 인간관계 또한 호의에 숨은 진의를 알아내야 할만큼 복잡하게 살아본 적도 없었다는 점에서 그가 알아내기는 어려웠다
물론 그는 어릴 때 손자병법이니 삼국지니 하는 책을 탐독한 적이 많아 이러한 관계에 조금만 주의하면 알 수도 있었겠지만 그가 지금까지 살아온 환경은 워낙 순탄하였기 때문에 권모술수를 부릴 여지는 없었다는 것이다
토요일에는 모든 것을 잊고자 알코올에 파묻힌 경우도 있었다. 때로는 교회에 가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유학시 한인교회는 신앙심보다는 동료들과 만나는 공간으로써 의미를 가지게 되어 대부분 빠지지 않지만 그는 이것조차 거부하고 스트레스를 달래게 되었다.
처음의 투자자본 정도가 한번거래에 손실을 보거나 이익을 볼 수 있게 되는 상황이 그를 어렵게 하였고 무섭게 늘어나는 그의 자본도 그를 두렵게 하였다. 과연 머리하나로 투자하는 내가 이만한 돈을 벌어야 할 가치가 있는 것인지에 까지 생각이 미치게 되었고 그의 좌파적 시각 또한 흔들리게 되었다.
그때 당시의 후기산업사회적 시각으로는 조직이 모든 것을 한다는 입장이 아니고 똑똑한 사람 하나가 많은 사람을 먹여 살린다는 입장에 가까웠지만 그가 신봉하는 초기 마르크스주의의 개념과는 일응 상충되는 것이었고 그 괴리 또한 그를 참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는 급속하게 변하고 있었다. 그의 기호는 호화스러워졌고 그의 인식은 혼돈하게 되었고 그의 정서는 계속되는 스트레스로 인하여 황폐화되어 가고 있었다.
매일매일 쏟아져 나오는 정보의 분석, 그 분석에 따르는 판단작업을 동시에 수행하기는 매우 어려웠다. 대부분의 투자회사에서는 정보의 분석은 애널리스트가 담당하고 투자는 트레이더가 하지만 그가 모든 것을 하여야 했었고 투자이론마저 만들엇어야 하였기 때문에 그는 1인 3역이상의 역할을 수행하였다. 애널리스트이자, 트레이더이자, 투자이론개발자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었다. 물론 투자이론 개발에 관하여는 하심교수와 합동으로 하는 것이었지만 투자이론개발이란 트레이딩이나 애널리스트 분야보다 난이한 작업이었기 때문에 하심교수의 도움으로만은 불충분하였다.
그는 팀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지만 누구와 상의할 사람이 없었다. 왜냐하면 그가 만들팀의 팀장은 그였어야 하였으며 그의 견해에 충실히 따라 일을 할 팀원이 필요한 것이었지 그의 동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가 투자에 관하여 상담하는 사람은 하심교수 한명이었으며 투자에 관하여 가르켜 주는 사람은 창 혼자였다. 창은 열심이었다. 일주일에 2회 만나는 시기에 그는 참 공부를 열심히 해와서 여러 가지 질문을 하곤 하였다.
하지만 창과의 관계는 투자자와 브로커간의 관계에서 스승과 제자정도의 관계로 발전한 것이지 팀원으로 끌여들일 처지는 아니었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할 수는 없었다. 즉 세계최대 증권사의 중견직원을 대학원생인 그가 팀원으로 데리고 있다는 상황이 그다지 일반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동양적 사고방식으로도 창은 그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창은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승연으로 인하여 생활의 활력을 느끼고 있었다. 그는 '객가' 출신의 화교로써 객가가 일찍부터 해외진출을 시도하였기 때문에 그는 화교 3세였었다.
객가란 화북지방에 살다가 화남으로 이주한 중국인의 한계열이며 어느 의미에서는 소수민족이라고 할 수 있으나 한족으로 이루어진 소수 민족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은 과거 동양문화의 선봉에 서서 이끌었다고 할 수 있으나 의외로 침략은 많이 받은 편이었으나 침략자들은 결국 중국인으로 동화되어 버린 형태를 지니고 있었지만 객가는 민족은 중국민족이었으나 독립된 문화와 그 지역과 다른 방언을 형성할 정도로 특이한 집단이었고 일찍 해외진출을 시도하여 성공한 사람이 많고 특히 상업적인 재질은 대단히 뛰어난 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미사회의 주류계층에 가장 근접한 상황이었다. 초기에 미대륙의 철도횡단을 위하여 미국에 위주하기 시작한 화교가 정식으로 정착하여 일류대학의 MBA 과정을 마친 인물을 여럿만들어 내는 것은 창의 세대가 처음이었다. 물론 법조계에도 진출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그는 금융계를 선택하였고 금융계를 선택한 객가인이 적었기 때문에 그는 특이한 역할을 맡도록 되어 있었다.
즉 성공한 객가인을 위한 자금관리를 맡도록 되어 있었다. 객가인은 상업에 일찌감치 뛰어들었기 때문에 많은 자금을 모을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화교를 위한 마피아 조직인 삼합회등의 세력도 있었지만 삼합회의 중요성과 금융관리의 중요성 또한 비슷한 가중치를 가지는 것이었으므로 그와 미국에 있는 삼합회 고위층과도 쉽게 연결이 되고 있었다.
그는 자산을 안정적으로 굴리고 또는 투기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파생상품거래가 매우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승연에게 열심히 배우려고 하고 있었다. 물론 승연이 같은 민족은 아니므로 그의 자금운용을 위탁하기는 어려웠지만 배우는데에는 상관이 없었기 때문에 승연에게는 많은 금액을 투자하곤 했다.
아파트의 경우도 같은 객가인의 아파트를 상당하게 저렴하게 승연에게 임대해주고 승연의 사치에 최대한 도움을 주는 것이었다.
그런 관계가 유지되다가 어느날 창은 승연과 대화를 나누던 중 승연의 펀드멘탈적인 시각이 대단하게 네가티브 하다는 것을 보고 놀랐다.
" 승연씨, 미국시장이 조만간 폭락할 것으로 보시는 것이 사실입니까 "
' 음. 지금까지 투자해놓은 자산이 얼마인데 이것 큰일날 일이로군, 사실이면 어떻게 처리하여야 하지 미치겠네 "
" 곧일지 언제일지 누가 알겠습니까? 다만 펀드멘탈이 안좋아?봉릿? 만큼 주가가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일 것입니다. 참 이것은 그냥 연구한 결과인데 하루에 의외의 폭락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포트폴리오 보험을 비롯한 매매에 중간에 브레이크를 걸 장치가 없어여 폭락하기 시작하면 쭉 밀려버릴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
실제 그 후에 하루에 20%의 주가가 폭락한 사태 즉 블랙먼데이도 포트폴리오 보험이 주원인이라고 한다
" 포트폴리오 보험이라니요, 그것은 무엇입니까 "
승연은 웃으면서
" 보유 위험자산에 대하여 옵션이나 선물 또는 무위험자산을 이용하여 위험자산의 가격하락에 대비하는 한편, 가격상승시 추가이익을 획득하려는 투자전략입니다. 프로그램매매의 4가지 형태중 하나입니다. 예를 들어 설명하면 창회사가 적어도 몇십억불의 주식자산을 가지고 있을 것이 아닙니까 ? 이 주식자산은 위험자산입니다. 이 자산의 가격저하를 방어하기 위하여 선물이나 옵션을 이용하는 것을 말합니다. 즉 풋옵션을 매수하거나 때로는 선물을 매도하면 되는 것입니다. "
승연은 목마르다는 듯이 포도주 한잔을 음미하면서
" 그런데 어떤 가격의 변동이 결제일 부근에 일어날 경우를 예상해보십시오. 선물이나 옵션의 경우 결제일이 지나면 없어지는 것이 아닙니까? 그런데 결제일날 급격한 가격하락이 벌어진다면 보유중인 선물 옵션을 믿고 가속도가 실린 매도행위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 심각한 규모의 가격하락이 가능합니다 "
" 특히 전문가의 인식이 주가가 버블에 가깝다는 것이 강할수록 이런 일이 가능합니다. 지금이 그럴수 있습니다. 시기는 선물과 옵션의 결제일이 겹치는 경우에 그렇지요, 때로는 옵션만의 결제일에도 가능하겠습니다만 현재 거래량으로는 어렵다고 보이나 워낙 시장이 팽창하고 있으므로 올해 하순에는 가능할지도 단 여기에 적용될 수 있는 것은 폭포효과라고 불리울 수 있는 가설입니다 "
창은 소름이 돋았다. 승연이 말한 경우는 분명이 그의 생각으로도 가능하였고 현실성이 있었던 이야기 였다. 그는 그가 운용하고 있는 자산에 대한 방어를 계획하고 그자신도 포트폴리오 보험을 걸 생각이었던 것이었다.
" 폭포효과란 매도주문이 매도주문을 불러 가속도를 유발하여 하락하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의 주문은 일종의 스톱오더 즉 얼마 이하로 내려가면 자동적으로 매도주문이 나오는 형태가 많았기 때문에 매도가 매도를 부르는 폭포효과가 가능한 상황이라는 것은 잘 아실겁니다 "
그러나 그 포트폴리오 보험이 오히려 가속화 시켜 폭포수 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는 가설은 그가 브로커 였기 때문에 아주 잘 이해가 되어 있으며 그의 자산관리에 상당한 맹점을 가져올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어찌할 바를 모르다가 승연에게 비로서 깊은 이야기를 꺼내게 되었다
" 승연씨 그럼 많은 자산을 가지고 있는 경우 어떻게 해야 되는 겁니까 "
" 창씨가 보유자산의 하락방어가 목적일 정도로 큰돈을 움직이는 것은 아닐 것이고 왜 그것이 궁금하시나요? 그 기술은 한두푼에 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몇백만불 계좌도 특별하게 대응할 필요는 없고 "
' 승연은 혹시 이 친구가 거액계좌를 따로 굴리고 있나보군 적어도 대형펀드가 아니라면 별 걱정은 할 필요가 없을 것인데 왜 걱정하고 있을까 '
" 어쩔 수 없군요 승연씨 전 몇십억불정도 자산운영중입니다. 그러므로 님의 이야기는 저에게 아주 충격적이고 소름이 끼치는 상황입니다 "
승연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 네! 수십억불이란 말씀입니까? "
둘 사이에 수분의 침묵과 긴장감이 흘렀다.
갑자기 승연과 창은 동시에 포도주를 한잔 마신 후 승연이 입을 열었다.
" 창, 당신 누구요? "
창은 결심하였다는 듯이
" 나 그냥 창이요, 다만 자금관리를 많이 할 뿐이지 화교자본의 일부를 움직이고 있다고 보면 되고 위탁 받은 것에 불과합니다. 다만 상당한 재량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
" 주식만이 아닙니다. 여러 가지 포트폴리오 형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 부분은 10억불 미만입니다 "
승연은 그 자신이 불과 한 달전에 하루에 몇만불이 벌어지는 것에 대하여 벌어지는 돈이 너무 많은 것에 대하여 스트레스를 느끼던 것에 대하여 생각이 미치게 되자 도저히 그 생각으로는 상상이 되지 않는 거액에 몸서리가 쳐졌다. 과연 그 액수라면 하루의 변동률은 미미 즉 0.1%만 변동된다고 해도 물경 천만불 아닌가?
" 10억불이 적은 돈은 아닙니다. 놀랍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 군요. 그런데 왜 당신은 브로커를 하고 있습니까? 이해가 가지 않는 군요 "
" 그럴만한 사정이 있습니다. 검은 돈은 아니지만 밝히기 어려운 돈을 운용하고 있으므로 어쩔 수 없는 사정입니다. 그래서 그런데 엄청난 변동은 저로서도 견디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합니다. 혹시 고견을 주시거나 대책을 알려주시면 사례하도록 하겠습니다 "
승연은 한참을 생각한 후
" 위탁하면서 사례를 하기는 어려운 것 아닙니까 ? 창씨가 위탁을 받는 대가에서 지불한다는 의미 입니까? 체 당신의 지위는 무엇입니까? 밝히기 어려우시면 도와드리지 않겠습니다.. 또한 제가 도와드릴 능력이 있는지도 의심스럽습니다 "
" 말씀하였다시피 알려드리기는 정말 곤란합니다. 이점 양해 바랍니다. 제가 거기서 대가를 지불할 위치에 있는 것은 확실합니다 "
'음 내가 얼마를 요구하여야 할려는지 모르겠군 이럴 때 원칙은 상대방의 지불의사를 떠보는 것이 좋겠군 '
" 그렇다면 나에게 얼마나 대가를 지불할 생각이신지 말씀해주시겠습니까 "
창은 의외로 아무 생각도 하지않고 답변하였다
" 일단 300만불 드리지요, 이것은 컨설팅 비용으로 아시면 되고요 나중에 날리지 않을 비용에서 최소 10%는 약속드리겠습니다 "
" 10%라구요, 그걸 어떻게 보증할 수 있나요 일단 선금으로 천만불 주시고 또 다른 조건은 내이름이 안알려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천만불에 대하여 오해는 하지마세여. 나도 나름대로 팀을 만들 비용입니다. "
" 음 그렇군요 팀의 필요성을 느끼시겠군요, 더구나 조용히 하실려면 돈이 더 들겠지요. 그 정도는 드리겠습니다. 조건에 대한 지불은 틀림없이 해드리겠습니다. 공증이 가능한 것도 아닐 것이고 "
승연은 팀을 만들 계획을 만들었다. 그는 금융시장에서 폐인이 된 몇 인물을 섭외하였다. 능력이 있으나 학력이 없다는 등의 사유 또는 한번의 실수로 폐인이 되는 경우는 허다하였으며 그는 이들을 교육을 시켰다. 이 섭외작업에 창이 도움을 많이 주었다.
언급하였듯이 금융시장은 상대적 우위만으로도 초과수익이 가능한 시장이었으므로 그는 원칙을 준수하여야 하는 것과 그와 하심교수가 만든 투자이론등을 교육시키며 그들을 만들었다.
인생의 밑바닥까지 철저하게 내려간 그의 팀원들은 나이를 고려하지 않는 무한한 존경심을 느꼈고 이는 충성심으로 동화되게 되었다.
그는 그 팀의 이름을 뱀발바닥이라고 지었다. 뱀발바닥으로 지은 이유는 동양권에서는 구렁이류의 뱀이 재물신으로 통한다는 점과 뱀발이라고 하면 사족이란 의미로 필요 없는 작업을 의미하지만 밑바닥에서 살아남은 그의 팀원을 기리는 의미에서 뱀발도 아닌 뱁발바닥으로 그는 그렇게 그 팀을 불렀다.
12부
9. 변화의 진전
승연은 자신의 정체성이 무척 흔들리고 있었다. 그의 직업이 지금 무엇인지 감이 전혀 안잡혔다. 그가 학생인지 아니면 컨설턴트인지 아니면 트레이더인지 아니면 투자이론가인지 1인 4-5역이 넘어가는 시점이었다. 무엇하나 쉬운 것이 없었기 때문에 이런생활을 지속한다는 것은 그의 육체적 건강상태나 정신적인 스트레스 문제에 대한 통제 무엇 하나 제대로 되는 것이 없었다. 그는 결단을 내려야만 했다.
승연은 미국에 일단 공부를 하기로 하고 온 것이었다. 그 공부의 목적은 그가 학계에 남아 교수가 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그는 재원을 마련하여 사회운동에 필요한 지원을 하는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결국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었으므로 과연 그가 학교를 계속 다녀야 하는지도 의심스러웠다. 일단 체류비자에 문제가 있을 수 있으므로 학점을 최대한 줄여서 신청하기로 했다. 당연히 하심교수의 과목만 신청하고 시간을 거래시간 이후로 조정하여 강의를 듣기로 하였다.
그당시의 파생상품시장이 거의 태동기에 가까웠으므로 초과수익을 얻을 기회는 무한하였다. 그 사유는 언급하였다 시피 상대우위로만 초과수익이 가능한 시장의 속성상 투자이론이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초창기 시장에서 그는 투자이론부터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었고 이는 수익으로 그에게 보답해 준것이었다.
그렇지만 황금어장이 즉 이런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려는지는 아무도 몰랐다. 그 자신이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상황의 지속은 상당히 무리가 따르게 될 것이 명약관화했기 때문이다.
투자문제만 해도 그를 곤혹스럽게 하였다. 그자신의 투자도 하여야 하고 천만불이나 받은 창에게 조언하는 문제도 심각하였다. 천만불 당시 환율로 80억에 달하는 금액이었다. 결코 적은돈은 아니었고 투자조언의 대가가 천만불이라는 것은 심각한 현실이었다. 많아도 너무 많은 것이었다. 지금 같으면 그런 정도의 댓가라는 것도 어느 정도 일반화되었지만 그당시는 그렇지 않았다.
결국 그는 펀드를 설립하기로 했다. 헷지펀드형태로 자금을 관리하기 위하여 텍스헤븐에 페이퍼 컴패니를 만들었다. 일반적인 서구의 알려진 곳과 이제 생기는 말레이시아등 동구를 모두 이용하였다.
조세피난처란 법인의 실제 발생소득의 전부 또는 상당 부분에 대하여 조세를 부과하지 않거나, 그 법인의 부담세액이 실제 발생소득의 15/100 이하인 국가나 지역을 말한다. 즉 법인세·개인소득세에 대해 전혀 원천징수를 하지 않거나, 과세를 하더라도 아주 낮은 세금을 적용함으로써 세제상의 특혜를 부여하는 장소를 가리킨다.
조세피난처는 세제상의 우대뿐 아니라 외국환관리법·회사법 등의 규제가 적고, 기업 경영상의 장애요인이 거의 없음은 물론, 모든 금융거래의 익명성이 철저히 보장되기 때문에 탈세와 돈세탁용 자금 거래의 온상이 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조세피난처는 바하마·버뮤다제도 등 카리브해 연안과 중남미에 집중되어 있으며, 이곳에서는 법인세 등이 완전 면제된다.
보통 완전조세회피 무세지역인 택스 파라다이스(tax paradise), 국외소득 면세국인 택스 셸터(tax shelter), 특정 법인 또는 사업소득 면세국인 택스 리조트(tax resort) 등 세 가지로 분류된다. 한국이 1997년 외환위기를 맞은 데는 조세피난처를 통한 자금거래도 커다란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한국의 경우, 말레이시아의 라부안섬이 주요 조세피난처로 이용되는데, 2000년 관세청의 조사에 따르면 840여 개의 국내 기업이 1,100여 현지법인 또는 지사를 설립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관세청의 전담 조사정보 시스템을 통해 총 8310억 원 상당의 불법 외환거래가 적발되었고, 조세피난처를 이용한 외환거래액만도 2억 5천만 달러에 달했다.
조세피난처를 통해 국내에 들어오는 자금은 대개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 첫째 조세피난처에 미리 예치해 놓았던 자금이 유입되는 경우, 둘째 국내 자금이 조세피난처를 우회하면서 외국인 자금으로 둔갑해 국내로 다시 유입되는 경우, 셋째 조세피난처를 통해 돈세탁한 자금이 선거철을 전후해 국내로 유입되는 경우 등이다. 이 조세피난처는 세계적으로도 많은 문제를 일으켜 2000년 이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를 중심으로 조세피난처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조세 피난처를 이용하는 형태는 페이퍼 컴퍼니를 이용하는 경우와 실제 본사를 이전하는 경우로 나뉜다. 페이퍼 컴퍼니란 서류상의 명목회사를 가르킨다. 물론 승연의 펀드 본사도 그리 옮겼다.
물론 창의 요구도 있었지만 승연도 이런 형태의 투자를 즐겨하였다. 그 또한 그의 이름이나 위상이 밝혀지는 것을 절대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막후의 인물로 남고 싶어했다.
80년대 초중반의 학생운동은 80년대 후반의 주사파 적인 경향과 달리 좌익이념서를 잘못 공부하다가 적발되는 경우 바로 국가보안법 위반에 의하여 간첩죄로 피소되었던 시절이었으므로 그 당시 학생운동은 지하에서 한다는 의미로 언더그라운드의 형태를 띠고 있었다. 그리고 외부에서 투쟁하는 사람을 오픈이라고 불렀고 언더에서 오픈을 지시하는 형태를 가지고 있었다. 승연 또한 언더에서 활동을 한 경험이 있었으므로 승연은 앞에서 나서는 것보다 뒤에서 지시하는 이러한 형태에 매우 익숙해져 있었고 그의 목표인 돈을 모으는 작업에는 그런 편이 편할 것 같아 일부러 그렇게 하였다.
그 페이퍼 컴퍼니에서 그의 펀드에 투자하도록 하거나 페이퍼 컴퍼니에서 직접 투자하는 여러 가지 형태를 조합하였다. 물론 대부분의 자금은 창의 자금이었다. 여러 펀드를 조합하니 10억불 정도의 자금이 되었다.
물론 전체 자금이 파생분야에 투자가 국한된 것은 아니었다. 현물분야에도 투자가 되고 있었고 채권을 제외한 비교적 위험자산인 주식류의 유가증권에 투자하는 것이었다.
이 자산을 운용하는 회사의 대표는 그가 선정하였다. 그의 새로운 조직인 뱀발바닥의 일원으로 비교적 그전에 명망이 있던 인사였었으나 일련의 투자실패로 말미암아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사랑하는 딸이 희귀병에 걸려 사경을 헤메어도 치료비가 없어서 치료도 해 줄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잘나가는 펀드매니져에서 인생의 밑바닥까지 추락한 그의 이름은 윌리암 존슨이었다. 설사 그가 투자실패로 펀드매니져를 그만 두었더라도 다시 기회를 잡아 펀드매니져를 시작하거나 다른 일을 하면 될 것이었다
미국이란 사회는 비교적 실패에 관대한 사회였지만 딸에게 들어가던 천문학적인 치료비는 그를 좌절로 이끌었다. 그는 악마에게 영혼이라도 팔고 싶은 심정이었다.
창이 그런 처지의 미국인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자 승연은 그를 면담을 하게 되었다. 이 면담은 승연은 윌리엄을 볼 수 있으나 윌리엄은 승연은 볼 수 없도록 CCTV가 설치된 장소에서 면담이 시작되었다.
" 윌리엄씨 우리는 당신에게 흥미가 있습니다. 당신의 대답여하에 따라 현재 고민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해 드릴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자선단체는 아니니 만큼 그냥 도와드리지는 못합니다. 다만 당신이 당신 고민하는 문제에 대한 드는 비용의 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다만 댓가를 선불로 지급하는 것을 고려해 보겠다는 점입니다 "
잠깐의 침묵이 흐르고 윌리암은 고개를 끄덕였다
" 나는 얼굴을 보고 있는데 윌리엄씨는 내가 누군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기분이 불쾌하실 것으로 생각됩니다만 저희도 보안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이오니 일단 그 점은 양해바랍니다. 이런 상황에 기분이 안좋아지셔서 나가신 분도 있었습니다만 윌리암씨도 그럴 권리가 있으니 그점은 알아서 하시기 바랍니다 "
면접실의 구조는 밀폐된 공간에 앞에 카메라가 있고 혼자 책상에 앉아 있어야 되었다. 누구라도 기분이 나빠지게 되어 있는 구조였었다
" 전 그럴 상황이 못됩니다.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할 입장입니다. 그러니 그런 걱정은 하시지 마시기 바랍니다. "
" 네 양해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합시다. 윌리암씨는 상당히 실적이 좋은 펀드매니져로 알고 있는데, 시장을 예측가능한 것으로 보시는지 아니면 불확실한 것으로 보시는지. 시장대응은 기술적 분석으로 하시는지 기본적 분석으로 하시는지 말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 시장이 예측가능한지 불확실 한지 물어보는 것은 투자관이고 기술적 분석인지 기본적 분석인지는 투자기술의 문제로군, 무엇이라고 대답해야 좋은 점수를 얻게 될지 애매하군, 내 딸의 치료비 때문에 악마에게 영혼을 팔 각오가 되어 있지만 어쩔 수 없이 사실대로 답변해야 되겠군 '
" 시장은 예측이 가능할 수도 불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즉 예측이 가능한 것 같으면서도 불가능한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므로 예측에 그다지 중점을 두지는 않습니다만 투자를 하려면 예측이 없는 투자는 없는 것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예측을 하게 됩니다. 예측의 방법에는 여러 가지 툴이 있지만 기술적분석 및 기본적 분석 또는 랜덤워크로 대별됩니다. 저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종목선정은 기본적 분석으로 좋은 종목을 선정합니다. 편입시점에 관하여는 기술적 분석으로 고르는 편입니다. 요즘 학계에서는 기술적 분석을 폄하하는 분위기 지만 지금 새롭게 연구되고 적용되는 기술적 분석의 기술에는 좋은 점이 많습니다. 마지막으로 랜덤워크적인 시각이란 대응을 잘하자 정도이겠지요 "
승연은 만족한 듯 질문을 이어가기 시작하였다.
" 보다 본질적인 문제로 가보지요. 윌리암씨는 돈문제로 고통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문제를 해결해 준다면 내가 다소 불법적인 일을 시켜도 할 수 있습니까? "
" 불행하게도 그 답변은 '네'입니다 그만큼 제 상황은 절박합니다. 전 아직 불법적인 일은 해본 경험은 없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악마에게라도 영혼을 팔 각오를 하고 있습니다. 이번 일만 도움을 주시면 진실되게 충성할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
" 그렇다면 윌리암씨가 투자에 실패한 이유는 본인이 생각하기에 무엇입니까 "
" 제 자신을 너무 과신한 것과 예측이 틀린 경우 몇 번 대응을 잘 못한 결과 망가지게 되었습니다. 아시다시피 펀드매니져란 자리는 시장평균수익률만 올리면 별 문제는 없는 자리입니다만 저는 그것이 차츰 싫어졌습니다. 그래서 남들이 잘하지 않는 방향으로 나갔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실적이 남보다 뛰어나게 되었고 자신을 과신하게 되었습니다. 시장에 큰 변동이 생긴날 난 너무 내자신을 믿었습니다. 손절하여야 할 상황에 하지 않고 오히려 물량을 늘렸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손실이 누적되게 된 것입니다 "
실제 펀드매니져의 투자행위를 얼룩말에 비교하면 가운데에 좋지 않은 풀을 뜯어 먹는 행위가 많다. 변두리의 새풀을 뜯어 먹는 경우 맛은 있지만 사자등에게 먹힐 확률은 그만큼 늘어나기 때문에 시장수익률이 투자 목표이기 일 수이다. 시장에서 -5%의 수익률이 평균이라면 -5%의 수익에도 펀드매니져의 위치에는 지장이 없지만 모두 50%의 실적을 올리는데 본인은 30%라면 펀드매니져의 위치에서 밀려날 것이다.
윌리암은 초원주변의 신선한 풀이 탐났지만 그 신선한 풀을 먹다가 사자의 먹이가 된 동료를 너무 많이 보았기 때문에 처음에는 매우 신중하게 주변을 나가는 경향이 있었으나 매번 나갈때마다 성공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한번의 주변과 다른 외도의 실패가 가져올 타격이 크다는 점은 그도 잘 알고 있었고 매번 성공할 수는 없다는 것을 잘알았기 때문에 실제 그런 행동은 자주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딸이 아프고 돈이 많이 들어가게 되자 그는 성과급을 더 타기 위하여 어쩔 수없이 내몰리게 되었고 결국 실패하게 되었다. 지금은 성과급을 많이 주지만 그 당시에는 성과급의 양이 너무 적었으므로 대단한 성과를 올리지 않는 경우 딸의 치료비를 얻기가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그게 그의 실패이유였지만 그런 이유를 누구에게 말할수 없었다. 맡고 있는 남의 자산을 자신이 돈을 더 벌기 위해 위험에 빠뜨리게 하는 것은 일종의 모랄헤저드(도덕적 해이)였기 때문이었다. 그것이 그를 자책하도록 했으며 경제적 어려움은 그를 폐인화 시켜간 것이었다.
미국의 펀드매니져는 대학원등을 졸업한 후 2-3년간의 백오피스(후방에서 사무지원) 또는 애널리스트 생활을 하다가 올라가는 자리이다. 그만큼 어느 정도 수준은 있다는 이야기이고 윌리암처럼 두각을 나타낸 경우는 더욱 드믈다는 점에서 윌리암은 탐나는 인물이었다.
" 윌리암씨 파생거래경험은 어느 정도 됩니까 "
" 전 주로 주식류의 투자를 하였습니다. 파생상품 투자는 해본 적이 없으나 백오피스 할때 조금 해본 기억이 있습니다 "
" 잘 알았습니다. 잠시만 그 자리서 기다리시기 바랍니다 "
승연은 창과 간단한 대화를 나눈 후에 윌리암을 채용하기로 결정하였다.
승연은 윌리엄에게 그의 투자기법을 전수하기로 하였다. 윌리암이 파생거래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필수적인 기법과 원칙을 알려주어야만 했었다. 물론 펀드의 운영에는 처음 한 두달 간 투자에서는 윌리엄을 대표로 하였으나 실제 운영은 승연이 직접 전화로 지시하는 형식으로 하였다. 나중에는 주식부분과 별로 중요하지 않는 펀드의 운영에는 그에게 위임할려고 생각하였다.
사귀어 보면 볼수록 윌리엄은 매우 성실했고 충성심이 강했다. 한번의 큰 투자실패 이후 그는 매우 신중한 사람이 되었으며 성격이 온유하게 되었다. 승연의 교육에 자존심을 버리고 최대한 받아들였다. 어떤 부분은 윌리암이 경험이 많았기 때문에 더 나은 부분도 있었지만 최대한 스승이라고 생각하고 따르는 것이었다.
주식의 투자와 파생의 투자의 가장 큰 차이점은 주식은 종목에 대한 투자이고 파생은 주가지수에 대한 투자라는 점에서(물론 종목 옵션도 있긴 하다) 크게 틀리다고 볼 수 있다. 내가 산 종목만 올라가면 되는 것이 주식이고 전체 시장 즉 경제상황에 민감하게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이었다. 사회운동을 하는 것은 정치경제학을 배우는 것이었으므로 그는 이런 문제 파악에 강했다. 이런 부분에 시각을 집중토록 하게 만들었다.
승연이 윌리암에게 가르킨 것은 주로 파생적 사고와 세계관이었다. 서로간의 시각을 일치시킬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승연은 윌리암과의 교육중에 윌리암의 거래에 대한 경험을 많이 배울 수가 있었다. 서로간에 유익한 시절이었던 것이었다
윌리엄의 입장에서도 자기에게 재생의 기회와 딸의 치료비를 해결해준 승연이 무척 고마웠다. 승연으로부터 전수 받은 파생의 기법들이 그에게 새로운 환희를 가져다 주는 것이었다.
승연은 뱀발바닥팀을 윌리엄을 통해 조정해 나가기 시작 했다. 처음에는 회의등을 모니터 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나중에는 윌리엄에게 모든 것을 위임하였다.
뱀발바닥 팀은 승연을 포함하여 총 10인으로 구성되었다. 시장분석가 2인, 트레이더 2인, 투자이론 개발가 등이었다.
승연은 어느정도 윤곽이 잡히자 하심교수에게 동참을 할 것인지 물어보기로 하였다. 거기서 그는 충격적인 사실을 들었다. 과거 그가 들었던 전화의 원인을 알려주는 것이었다.
그당시 하심교수는 어떤 조직으로부터 목숨의 위협과 이루 말할 수 없는 자존심의 타격을 동시에 받았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협조를 거부하기로 하였더니 결국 인도에 있던 그의 가족을 볼모로 잡고 있었다고 했다.
그래서 하심교수는 파생상품을 이용하여 나쁜 일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전부 알려주었다고 하였다. 그리고 그 사실을 잊겠다고 하였고 그래서 그의 이름으로도 계좌를 만들지 않았다고 하였다.
그 조직의 이름은 약속상 알려줄 수 없다고 하였다. 당했던 일은 너무 엄청난 일이라 지금도 생각하면 소름이 끼친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승연보고도 조심하라고 하였다. 언젠가 표적이 될 우려가 있다고 하였다
승연은 그가 일부러 그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던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였다. 그 조직은 비교적 깨끗해서 그 가족을 납치한 순간 가족의 살 큰집과 여러 가지 물건까지 동시에 준비하였다는 것도 말해주었다. 그때 하심교수도 큰 돈을 받았다고 하였다.
승연이 언젠가 하심교수가 말하여줄 것이라고 생각했던 말을 드디어 들었지만 조직이름을 듣지 못한 것이 내내 마음에 걸렸다. 그렇지만 그가 교수를 강요할 수는 없는 것이었다. 대신 승연은 더욱 더 행동에 주의하기 시작하였다.
여하간 윌리엄의 펀드는 시장수익률 이상의 비교적 성공을 거두고 있었다. 그러나 언젠가 올 수 있는 대폭락에 신경이 더 쓰이는 것이었다. 어떤 조직이 파생의 부작용적인 속성에 관하여 알아 갔다면 폭락이 현실화 될 수 있는 법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항상 하락에 대비하는 보험성 자금인 풋옵션 매매에 조금의 신경을 썼다. 투자수익의 10-20%는 이곳에 퍼부었다. 혹시 모를 폭락시 대비자금이 꽤 많이 들어간 것이지만 그 투자수익을 투자하고도 시장 수익률을 상회하는 수익을 거두었기 때문에 별 상관은 없었다. 다만 기상으로 치면 몇백년에 한번 있을 폭우에 대비하는 작업이라 별 의미 없는 것 같기는 하였지만 그의 계산으로는 가능하리라고 보았다. 옵션이 시작하기 초기에는 콜옵션을 매도하는 전략을 체택하고 시간에 따라 가격이 줄어드는 옵션의 속성상 만기가 가까운 경우에는 풋옵션을 매수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었으므로 적은 비용으로 방어하고는 있었지만 누군가 그의 계좌를 보았다면 도저히 이해가 안가는 방향이었을 것이다
만약 댐을 설계할 경우에 큰 댐은 백년 또는 이백년중에 비가 제일 많이 오는 것에 대비하여 만들게 된다. 오백년 강우빈도의 비를 막기 위한 설계도 가능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다. 안전에 대한 투자비용도 너무 과다하면 좋지 않기 때문이다 경제성의 논리가 적용되게 된다. 즉 이백년 이상의 강우빈도를 가지는 비가 올 경우 댐의 기능을 상실하는 것이 낫다는 입장을 취하는 것이다.
13부
승연이 조사결과 그전의 대폭락은 1929년 10월에 있었다. 1914년에 일간 폭락으로는 더 심한 적도 있었긴 하다. 이 경우는 1차세계대전의 발발이 원인이었으므로 승연의 조사에서는 배제되었다. 1929년의 대폭락은 지금과 같이 그 당시 미국 경제는 최고의 호황을 누리고 있었다. 성장률이 10년 이상 올라 실업자가 거의 사라졌다. 주가는 연일 폭등해 금융가에서는 축제분위기가 이어졌다.
그러던 어느 날 아무런 이유도 없이 이틀간 20%가까이 폭락하고 말았다. 한 번 떨어지기 시작한 주가는 걷잡을 수가 없었다. 주가 폭락은 급기야 금융공황과 경제마비사태로 이어졌다.
주가폭락은 주가만 폭락한 것이 아니었다. 주식을 담보로 대출이 많았으므로 당연히 금융공황을 유발하였고 금융공황에 따라 주식시장을 통한 증자를 통한 자금의 유입 및 은행을 통한 유입이 막혔기 때문에 기업의 잇단 부도 속에 수백만명의 중산층들이 일자리를 잃고 방황했다.
그 당시 `존 스타인 벡'이란 작가는 시대상황을 소설로 썼다. 오늘날에도 명작으로 남아있는 `분노의 포도'라는 작품이 바로 그것이다. 먹고 살기위해 발버둥치지만 결국은 자살로 막을 내리는 비극적인 소설이다. 당시 후버대통령은 이 작품에 대해 판매금지조치를 내렸다. `분노의 포도'를 읽고나면 모두들 흥분해 폭동을 일으킬 지도 모른다고 우려한 것이다. 자유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미국이 책에 대해 판금조치를 내린 것은 이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당시 후버대통령의 판금조치는 미국판 분서갱유(焚書坑儒)사건으로 지금도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그 정도로 상황이 심각했던 것이다. 경제 공황은 좀체 해결되지 않았다. 결국 세계 2차대전으로까지 이어지는 요인이 되었다.
주가의 폭락이 외부 원인이 없었다는 점에서 다만 너무 올라서 어느날 갑자기 폭락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이 문제는 심각하였으며 승연은 그런상황을 두려워하게 되었다.
승연이 움직이는 자금은 10억불이 넘었으며 이 정도 자금에서 이틀에 30-40% 즉 3에서 4억불이 없어진다고 생각해보라. 생각만 해도 끔직한 일이었던 것이었다.
더구나 포트폴리오보험이라는 금융의 핵폭탄이 아무런 통제없이 운용이 되고 있었던 시절이었다. 그래서 그는 그부분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하였다. 특히 선물과 옵션의 동시 만기인 소위 트리플위칭데이에는 필요이상의 자금을 퍼부었지만 의외로 사고가 나지 않았다.
그 당시의 펀드멘탈적 문제를 보아도 누적되어 온 미국의 재정적자 및 국제수지적자, 1982년 이래 지속된 고주가 현상, 금리상승에 대한 불안감 그리고 기업합병규제법규의 개정움직임등 구조적이고 기술적인 여러 요인이 문제시 되고 있었지만 주가는 힘차게 상승하고 있었다.
기술적 분석의 원조라고 불리울 수 있는 엘리어트 파동분석으로도 급락이 점쳐지고 있었던 시기였었다. 대부분 학자 계통에서는 기술적 분석을 사용하면서도 무시하는 경향이 많았으나 승연은 그렇지 않았고 모든 분석에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부분도 중요한 자료로써 받아 들였다
계산상 300년에 한번 있을 사고에 대하여 대비를 철저히 하는 것은 필요이상의 보험비용이 들기 마련이다. 그래서 이부분에 대하여 창의 불만이 많았다. 그동안 구좌의 수익이 늘어나는 것 때문에 참고 있던 창은 드디어 승연에게 항의 하였다. 승연은 설명하기 위하여 윌리암과 창, 승연 3자 회의를 처음으로 열게 되었다.
9월의 어느 휴일 그들은 지중해의 따스한 햇살아래 모였다. 승연이 미국을 온 이후 최초로 휴가를 떠나게 된 것이다. 그동안 고생을 했으므로 쉬어야 한다고 창이 주장하여 윌리엄과 창, 그리고 승연이 쉬러 온 것이다. 승연에게 유럽은 처음이었다.
지중해의 따사로운 햇살의 요트안에서 셋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창은 그동안 궁금하였던 내용을 승연에게가 아닌 윌리엄에게 물었다.
" 윌리엄 사장, 따님은 어떠십니까 "
" 창씨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직 현상유지중이고 조금 나아지는 중입니다. 워낙 희귀병이라 완치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
" 다행이군요, 그런데 요즘 실적은 괸찮은 편인데 헤지에 너무 비용이 과다하게 투자되는 것 아닙니까 "
" 하하 비용이 과다하게 드는 측면이 있습니다. 승연씨가 우겨서 하는 것입니다만 다 이유가 있는 듯 합니다. 전조가 비교적 명확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이렇게 올라가는 시장에 주식을 다 팔아버릴 수도 없고 들고 있자니 기분이 찝찝하고 하지만 다소 과다한 측면이 있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승연씨 왜 그렇게 비정상적인 상황을 가정하면서 헤지를 하십니까? 저도 궁금했습니다만 질문을 안하고 있었습니다 "
승연은 껄걸 웃으며
" 두분이 제 성토대회 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려, 이거 창씨는 휴가와서 쉬자고 하시고는 업무 이야기 입니까 "
창은 겸연쩍다는 듯이
" 휴가와서 이런 이야기 하는 것은 별로 좋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요, 그래도 이런 편한자리에서 그런애기 하는 것도 나름대로 좋을 것 같습니다 "
" 그러면 말씀드리지요, 두분 모두 경제분석인 기본적분석이나, 수급분석인 기술적분석 즉 차트분석에서 하락이 있을 것이라는 제 생각에는 어는 정도 동의 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
창과 윌리엄은 고개를 끄덕였다.
" 윌리엄 사장은 내가 단순히 대비하는 것이 아니라 대폭락에 대비하는 것이 조금 이상하다는 것 아닌가요 "
윌리엄은 진지한 표정으로
" 네 그렇습니다. 이 펀드의 실질적인 운영권은 승연씨에게 있고 승연씨의 실력은 제가 인정합니다만 단지 이유를 명쾌하게 모른다는 것이지요 "
다시 승연은 창에게
" 창씨도 마찬가지 일 듯 합니다 "
" 맞아요 승연씨 "
' 음 하심교수의 이야기를 하여야 되나 말아야 되나, 어차피 저들과는 모든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옳을 것 같구나 그러면 이야기 하도록 하지 '
잠시 하심교수와의 일을 생각하던 승연은 드디어 입을 열기 시작하였다.
" 폭락을 주도할 집단도 있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대비하는 것입니다. 폭포효과에 대한 내용을 알고 있는 집단이 있으므로 그들이 먼저 실시할지 아니면 포지션 방어할지 모르는 일입니다 "
둘은 경악하는 표정이 되었다. 창은 더욱이 놀랐다. 자산의 손실을 가장 많이 볼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승연의 투자자금 또한 지금은 꽤 늘어났지만 그의 자산은 거의 파생상품형태로 움직이고 있었으므로 오히려 기회의 장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창의 입장은 달랐다. 실제 손실이 어느정도 심하면 그의 생명에 위협이 가해질려는지도 몰랐다. 그자금의 운용만 그가 할뿐 그의 돈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객가의 자금중 중요한 자금을 담당하고 있었을 뿐 그의 돈은 아니었다. 객가도 삼합회로 불리우는 중국마피아의 중요부분을 이루고 있었으며 뉴욕등 해외진출은 객가 출신들이 먼저 하였기 때문에 특히 국외의 삼합회 조직은 객가출신이 다수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자산의 심각한 타격은 그에게 생명의 위협이 가해질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물론 대공황등에 의한 자산의 타격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을지도 몰랐지만 별문제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내용은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는 것이었다
또한 그는 그의 출신인 객가를 사랑했고 그 자금에 손실이 가지 않기를 원했다. 그러므로 그는 승연에게 천만불이라는 거액을 선금조로 준 것이 아닌가?
" 승연씨, 대단히 죄송합니다만 어느 단체인지 아십니까? 짐작하시겠지만 나도 최소한의 조직은 가지고 있습니다. "
" 저도 어느 단체인지 잘은 모릅니다. 그러나 이 부분은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대응만 잘하면 된다고 봅니다 "
" 승연씨 그래도 확실하게 알아보고 대응하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저는 그렇게 생각됩니다 "
" 알아보려고 움직이다가 오히려 당할 우려가 있습니다. 그리고 특별히 알아볼 방법은 없습니다. 그 자료를 가져간지가 작년입니다. 그후 어떠한 연락도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상당히 깨끗한 조직 같던데요 "
윌리엄은 무슨 영문인지 모르는 듯
" 음 대단히 어려운 말씀들 나누시는 군요. 어떤 조직이 있다. 음모가 있다. 그런 말씀은 가끔 나오는데 마피아도 월가에는 관심을 잘 두지 않는데 어떤 조직일까요 ? 저도 무척 궁금합니다 "
" 네 저도 어떤 조직인지는 실제로 모릅니다. 다만 상당히 뒤처리가 말끔한 조직이라는 정도만 알고 있습니다. 어떤 조직인지 찾는 것은 일단은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실제 일이 벌어질지 그것이 문제지요 "
창은 윌리엄에게 의견을 구했다
" 윌리엄 사장, 세계적인 대폭락 사건을 아시면 조금 설명해 주십시오 "
" 대표적인 것은 '튜울립파동'이라고 들어 보셨지요 유전자 변이가 일어난 튜울립 구근에 대한 투기가 진행되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랐다가 어느날 갑자기 수십에서 수백분의 1로 폭락해버린 사고가 제일 대표적인 사고 였습니다.
미국역사상 하루 폭은 아니지만 가장 하락이 심한 경우는 29년의 블랙먼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이틀에 걸쳐 엄청나게 하락해버린 경우였지요. 그 당시 정말 장미 빛이었습니다. 마치 튜울립 구근의 투기가 진행되는 것 같이 그 정상에서 어느날 갑자기 누구도 모르게 폭락해버렸던 것이었습니다. 그후 정말 살기가 어려운 시간이 왔습니다. 그당시의 중산층은 거의 몰락해 가버렸습니다. 그래서 대공황이라고 불리웠습니다. "
창은 이해가 간다는 듯이
" 저도 금융계통에 있으니 그런 내용은 압니다. 정말 참혹한 일이었지요. 그런 일이 이번에 가능하다는 것입니까 ? "
승연은 한번 더 생각하고 난 후
" 폭락은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그러나 대공황이 될지는 아마도 정도입니다. 아닐지도 모릅니다. 기술진보의 속도가 그것을 예방할 수도 있습니다. 더구나 의도적인 폭락이라면 조금의 큰 충격이라고 보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
창은 고민하다가
" 승연씨, 어차피 내부에 장치된 포트폴리오 보험이라는 폭탄을 누군가 건들면 폭락한다는 시나리오인데 남들이 건들기 전에 조치하고 우리가 건들면 되는 것 아닙니까 ? 그것이 곤란하다면 전체물량을 도망가는 방법도 있지 않을까요? 금이라던지 상품시장으로 도망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승연은 심각하게 그말에 반응하면서
" 저도 그부분에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만 윌리엄 사장, 스톱오더를 건드는 순간 일반적으로 폭발적인 하락을 종목별로 유발이 가능하지요. 대부분 스톱오더는 기술적 주요 지지포인트에 설정되었으니 주요 10여종목만 그 자리까지만 매도를 하면 폭락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데 윌리엄 사장의 견해는 어떤가요. 주식거래 경험이 나보다는 훨씬 많으셔서 조언을 구하는 것입니다 "
" 아시다 시피 요즘 거래에서는 위험을 예방한다고 해서 로스컷 하는 것이 유행입니다. 로스컷이란 산 주식이 몇 %이상 떨어지는 경우 자동으로 손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매도 주문이 나가게 되어 있습니다. 최근에는 주식이 상승하였으므로 새로 구성된 포트폴리오의 경우 로스컷 가격이 높습니다. 기술적 중요포인트 또는 로스컷 가격대 두군데를 동시 공략하면 가능합니다 "
" 그렇다면 공격물량은 어느 정도나 되어야 할 것인지 그것이 문제라고 볼 수 있는데 우리 물량인 10억불을 동시에 때려야 하겠습니까? "
" 승연씨, 그러다가는 SEC에 의하여 바로 적발이 됩니다. 그정도 물량을 순간적으로 움직이면 가능 할 것이라고 봅니다만. 표적이 되어 적발이 될 것이 너무 눈에 선합니다. "
" 윌리암 사장, 그런 점도 무시하기는 어렵겠군요, 그렇다면 미리 준비하는 것은 어떻습니까? 우리물량을 포트폴리오 보험을 걸어 폭탄의 장약역할을 하게 하고 먼저 때리기 시작한다면 의심을 덜 받을 것이 아닙니까 "
" 그럴 수도 있습니다. 주요종목의 지지선과 로스컷 가격대에 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
" 창씨, 장기적인 하락보다는 중단기 적인 폭락과 대공황이 아닌 경기수축 정도의 상황으로 보이니 물량을 전체 던지고 상품시장에 참가하는 것은 현명한 대안이 아닐 것 같습니다 "
창은 한참 생각하더니
" 윌리엄 사장 생각도 동일합니까 "
윌리엄은 간단하게
" 네 "
승연은 단호하게 결론을 맺었다
" 현재 투입포트폴리오 9억불 중 약 1억불 정도 이익을 3개월정도에 보았습니다. 조만간 5억불은 정리하고 나머지 5억불은 포트폴리오 보험 형태로 풋옵션 및 선물매도와 연계하도록 하겠습니다. 시기는 10월 옵션결제일 부근 중 디데이를 잡아 시행하도록 하겠습니다. "
창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 여태까지 그래온 것처럼 승연씨에게 모든 것을 다시 위임하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겠습니다. 윌리엄 사장 나는 간섭을 하지 않을 것이니 승연씨 의견에 따라 실행하도록 하세요. 이제는 놀러 왔으면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나 술이나 한잔 하는 것으로 하죠 "
오랜만의 휴식으로 다시 돌아간 셋은 그 상황을 그냥 즐기는 것이었다.
지중해의 따스한 햇살아래 승연은 다시 은주가 생각났다. 은주는 그의 연인이 아니었지만 이역만리 타국땅에 오니 그동안 들은 정 때문에 그녀가 그리워지는 것이었다.
승연과 은주는 가끔 편지를 주고 받고는 있었고 그가 어느 정도 부가 갖추어진 요즘은 승연이 가끔 전화를 걸고 있었다. 승연은 은주에게 유학을 올 것을 권유했고 은주는 유학준비 중이었다. 은주는 12월경부터 온다고 하였다. 은주를 볼일에 승연의 마음은 흐믓해지고 있었다.
14부
지중해의 따스한 햇볕아래 3자 회동이 끝난 후 그들은 대폭락에 대한 사전 세팅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포트폴리오는 다양하였다. 포트폴리오란 주식을 개별종목으로 관리하지 않고 수십내지 수백개 종목으로 관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한종목 단위로 생각하면 한종목의 등락에 대하여 대단히 민감해질 수밖에 없지만 포트폴리오 단위로 생각하면 어떤 종목은 내리고 어떤 종목을 올랐다고 하여도 전체 포트폴리오의 가격이 올랐는지가 문제일 뿐이었다.
과거에는 집중투자를 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나 70년대 이후에는 분산투자의 원칙이 어느정도 확립이 되어 있어 상당히 다양한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여 이를 투자하곤 한다.
70-80년대에 랜덤워크 이론이 소개된 이후 실험을 하는 것이 유행하였는데 과연 포트폴리오인 주자지수의 상승률을 전문가인 펀드매니져가 지속적으로 상회하는가를 비교하는 것이다. 실제로 지수의 상승률을 지속적으로 초과하는 펀드매니져는 드믈었으며 지속적으로 초과하는 펀드매니져는 투자의 달인 또는 위인으로 불리울 정도하는 것을 알게 된다.
영국에서는 침팬지가 찍기를 하여 투자하고 전문투자자가 분석하여 투자하도록 하고 비교를 하였는데 침팬지의 투자수익률이 월등하다고 하는 결과가 도출되어 전문가 무용론 또는 나아가 랜덤워크 적인 사고방식이 꽃피우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은 재무적으로 어떠한 위험을 회피하는 것을 의미한다. 위험은 크게 체계적 위험과 비체계적 위험이라는 어려운 글자로 나뉘우는데 실제 비체계적 위험이란 어느 한종목이나 종목군에에 특별한 사유로 떨어지거나 오르거나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비체계적 위험을 제거하기 위하여 각종목에 골고루 분산투자하는 것이 유행하였는 바 이런 분산투자종목 집단을 포트폴리오라고 한다. 이 포트폴리오를 잘 구성하는 것이 투자의 능력을 의미할 것이다.
사전 세팅작업은 창은 빠지고 승연과 윌리엄 둘만 하기로 하였다. 승연 혼자 하기에는 종목별 스탑로스등에 대한 윌리엄의 경험이 필요하였기 때문이었다.
승연은 윌리엄에게
" 윌리엄씨 우리 포트폴리오중 자산가치등이 우량하고 성장성이 있는 소형종목류는 어떻게 할까요, 아시다시피 그종목들은 아까운 느낌이 강합니다. "
윌리엄은 단호하게
" 펀드멘탈이고 무엇이던지 간에 전체시장의 폭락에서 견디는 주식은 없습니다. 떨어지면 다시 사들이면 되는 것 아닙니까"
실제 우리 주식시장에서도 전체시장이 폭락하게 되면 어느 종목이건 간에 성한 종목은 거의 없는 편이었다. 같이 하락을 하기 마련이다
' 음 열심히 그동안 만들어 놓은 1억불 이상의 소형주 포트폴리오 이것 무지하게 아까운데 어쩔 수가 없나 보군, 이거 꼭 연인을 버리는 심정이군, 주식과 결혼하면 안된다고 했는데 음 윌리엄 사장의 의견도 존중해서 던져버려야 겠군 '
" 네 그럼 던져 버리도록 하지요. 그래도 한 3억불 정도는 더 던져야 하는데 그 종목 선정은 어떤 기준에 의하여 할까요 "
윌리엄은 승연에게 항상 배우는 입장이었으나 오랜만에 대화의 주도권을 지니고 그의 의견이 반영되는 자리가 되자 기분이 너무 좋아졌다.
' 승연씨가 도움을 주어 내 귀여운 딸의 치료비도 마련하고 있고 다시 투자의 전면에 내가 대표로 나서서 왕년의 명성을 다시 찾을 수 있게 되었으니 성실하게 도와드려야 하는데, 웬지 대폭락을 주도할려고 하니 심정이 괴롭긴하네, 일단은 탈법 행위에 가까운 것이긴 한데, 물론 누가 조사해도 걸리지는 않을 것이 확실하지만 그래도 이것은 아닌데, 처음 약속할 때 불법적인 행위도 하겠다고 한 바 있었고, 어떻게 보면 방어하는 것이니, 에이..., 좋은게 있으면 나쁜 것이 하나씩 생기는 법이니 어쩔 수 없고 충성을 맹세하였으니 충실하게 해야지 '
" 윌리엄 사장 무슨 생각을 그리 골똘히 하십니까 ? "
" 네, 승연씨. 갑자기 처량한 생각이 들어서 그렇습니다. 물론 처음의 제처지를 생각한다면 사치스러운 감정이라고는 생각합니다. "
" 윌리엄 사장, 너무 자학하지 마세여, 이 상황은 의도적인 불법행위라기 보다는 살기 위한 자구책에 가깝다고 판단됩니다. 실제 저도 그동안 이런 방식을 많이 고려하였습니다만 실행하지 않은 이유도 투자윤리적 측면에서 거리끼는 점이 많아서였습니다. 이젠 결단을 내려야 할 시기인 듯합니다. "
" 승연씨, 그점은 인정하고 있습니다. 항상 스승으로 생각하고 있고 그동안 베풀어 주신 은혜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승연씨의 짧은 투자 경력에 비하여 투자판단, 투자진입시점의 결정, 베팅등 모든점에서 존경하고 있습니다. 그런 시각으로 보면 승연씨가 지금은 결단하여야 할 시기라는 점에는 동의합니다 "
" 네 그럼 그부분에 대한 대화는 그만 하지요, 아직 전 불법적인 일은 그게 영원히 적발되지 않고, 직접적인 불법이 아니고 탈법에 가깝고 어쩔 수 없는 자구책이라고 하더라도..., 아니군요 전 불법적인 일을 많이 한 편이었습니다. 독재에 저항하는 것도 그 나라의 현행법에는 불법이 되는 것이고..., 그런 차원이라면 불법적인 일은 많이 한 편이었습니다 "
" 하하, 승연씨, 독재에 저항하거나 나라를 독립시키기 위한 행동들은 타당성이 있기 마련입니다. 우리가 하는 일에 타당성이 있는지 여부를 누가 알겠습니까 ?, 어려운 이야기는 그만 하고 전략을 수립하도록 하지요 "
" 어디까지 이야기 하였더라, 아 3억불은 포트폴리오에서 어느 분야 종목을 제외하는가에 대하여 논의 중이었지요, 알렉스 사장 "
" 현재 우리포트폴리오에는 테마 내지 종목군별 10개 종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3-4개 이하로 줄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일정 종목의 경우 더 많이 사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즉 폭탄의 뇌관으로 사용할 종목의 수량확보가 열쇠입니다 "
실제 폭락을 일으킬 종목은 대형주이고 거래량이 많은 종목일수록 유리한 편이다. 또한 몇 종목으로는 되지 않는다. 대형주 전반에 걸쳐 몇 개 종목군에 동시에 매도를 집중하여야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
" 음, 대표 종목 선정은 윌리암 사장이 해주시는 것으로 하지요. 다시 결정하는 방향으로 합니다. 전체 잔존물량은 3억불에 1억불 정도 추가 물량을 확보하는 것으로 합니다. 즉 현재 11억불에서 1억불의 소형우량주는 천천히 전부 파는 것으로 하고, 10억불 중 7억불은 팔아 치우고 대표주 위주로 1억불 어치 더 매입하는 것으로 합니다. 어떻습니까 "
" 네 그런 방법이 좋겠습니다. 포트폴리오 보험을 거는 것은 승연씨가 지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파생상품쪽은 아직 제가 서툰편이니깐요 "
" 현금 투자보다는 주식 대용으로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대표주식인 경우 주식옵션도 조금 사용할 계획입니다. 주식옵션은 워낙 거래량이 적어도 참고하는 사람이 많으니 거기서 사단이 나는 경우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주가지수 옵션보다는 10년이 더 먼저 생긴 상품이니깐요? 참 팔고 난 7억불이 문제군요, 현금화 되는 대로 고정금리 단기 상품에 넣어 놓으시기 바랍니다 "
주식 대용이란 파생상품 투자시 필요시 되는 현금대신 주식을 담보로 사용하는 것을 의미하고 주식옵션이란 주식을 얼마에 사거나 팔 권리를 의미하며 주가지수를 이용하는 옵션보다는 10년 정도 먼저 거래소에 상장되었다.
주식옵션은 실체인 물건이 주식으로 있으나 주가지수 옵션은 실체가 없고 돈으로 정산되므로 개념이 훨씬 어려워서 주가지수 옵션이 더 늦게 생기게 되었다.
윌리엄은 진지하게
" 가장 중요한 날짜는 언제 할까요, 결제일 부근에서 선정하여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 "
승연은
" 비밀은 아니고 세팅된 후 내가 시기는 정하지요, 워낙 다변적인 요소가 있을 수 있고 그 시기 동안 세계적인 정세변동등이 있다면 이 작전은 전체가 무효화 되어야 하니깐요. 일단 세팅은 결제일인 10. 17일 이전에 즉 그전주 목요일 까지 완료하는 것으로 하십시오 "
윌리암은
" 블랙먼데이가 되겠군요, 아니면 블러디 먼데이가 되던지 "
" 하하 가봐야 아는 것입니다. 일단 한 이주 남았으니 조금씩 천천히 움직이도록 하세요. 그리고 미안합니다만 내 명목의 계좌아시죠 "
" 네 "
" 저도 이번에 돈좀 만져야 겠습니다. 그정도만 아시고 제 계좌좀 여러 증권사로 분산해 주십시오, 나중일 생각해서 해외 경유 펀드로 해주시는게 좋을 듯 합니다. 원래 창에게 댓가를 받도록 되어 있었습니다만 웬지 제가 버는게 좋을 것 같아서 그렇습니다. 대신 창에게는 대가를 요구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
" 무슨 말씀인지 이해가 갑니다. 일주일 이내에 조치를 해드리겠습니다. "
" 네 그럼 오늘 회의는 이런 정도로 마치도록 하지요 "
회의를 마친 승연은 밀려드는 긴장감에 은주에게 전화하였다.
" 은주야, 여기는 밤중인데 거기는 아침이지, 잘있었니 "
은주는 말을 하지 않고 흐느끼는 것 같았다.
" 왜 대답이 없니 "
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
" 나 미국 못간다. 우리 아버지가 주식인지 무언지 몰라도 사기에 걸려서 다 망해버렸어, 이번에 취직해서 생계를 책임져야 한단다 "
승연은 깜짝 놀라서
" 그게 무슨 말이냐, 사기라니 "
은주는
" 그렇게만 알아, 나도 미치겠다. 너랑 같이 뉴욕에서 공부하고 싶었는데... 앙앙앙 "
" 울지 말아. 어떤게 된일인데 말로 해봐 "
" 나 지금 출근해야 한다. 자세한 사정은 편지로 보내마, 말로는 못하겠어 너무 슬퍼서 "
' 이거 한국으로 가보지도 못하고 미치겠네, 회사 다니고 있다니 당장 급한 일은 아니겠구나, 여기 일도 무지하게 복잡한데 어쩔수 없이 편지로 내용 들어봐야 겠구나 '
" 음, 알았다. 빨리 편지 써서 아니 편지를 팩스로 해서 뉴욕 342-2112로 보내. 궁금해 죽겠으니 알았지, 혹시 팩스보낼 돈 없거나 돈이 정말 궁핍하면 이야기 해라 몇만불정도는 붙여 주마 "
" 승연이 니가 무슨 돈이 있어서 "
" 나 미국에 돈벌로 온거잖아, 파생상품 투자해서 꽤 벌었다, 부담가면 빌려주는 것으로 할 수도 있고 몇 만불 정도는 줄 수도 있어 "
" 음 알았어, 생각해보고 팩스에 적어서 연락하마 "
" 그래 너무 상심하지 말고 잘 살고 있어라. "
이틀간 열심히 세팅하던 승연은 은주의 팩스를 받게 되었다.
팩스의 내용은 은주 아버님이 퇴직금을 받은 것을 어떤 사기꾼에게 잘못
걸려 믿고 투자한 기업이 부도가 나서 상당한 액수의 손실을 보게 되었고 그후 손실을 만회할려고 주식 투자를 하다가 이번에도 귀가 얇아 어떤 사기꾼에게 잘못 걸려 집까지 담보로 잡혀서 곧 거리로 나가게 될 실정이라고 했다.
아버님은 화병이 나서 병원에 입원해계시고 그나마 남은 현금은 병원비 등으로 다 들어가고 어머니는 상심이 크셔서 누군가 위로해 주어야 하므로 은주는 미국에 올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은주가 취직을 하여 집안의 생계를 책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고 한다. 몇만불 정도 보내준다면 집에서 조그만 가게라도 해서 생활이 편해질 것 같으나 자존심상 보내 주라고 하기 싫으니 그렇게 알아라고 하였다.
승연은 은주의 불행에 무척 난감했다. 계좌라도 보내줬으면 어느정도 돈을 보내 줄수도 있었지만 그것도 없고 은주의 자존심상 전화한다고 해서 계좌를 알려줄 것 같지도 않았다.
직접 가보는 수밖에 없었고 그 사기꾼 인간들을 잡아서 처리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는 지금 그럴 수는 없었다. 그는 은주의 연인도 아니었고 단지 친구에 불과하였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친구일에도 복수는 해야 하는 법이었다. 그래서 그는 그 자금까지 이번일에 마련하기로 하였다. 기분이 나뻐진만큼 더 드라마틱하게 작업하기로 했다.
일단 은주에게는 크리스마스 휴가에 가보겠다고 하였다. 그리고 상심하지 말고 잘 있으라고 하였고 정말 돈이 필요하면 언제나 주던지, 빌려주던지 할 수 있으므로 연락하라고 신신당부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처음 일주일간은 일반적인 세팅만 하였다. 포트폴리오 가치에 ?Я羚? 선물
을 매도하거나 콜옵션을 매도하는 방식으로 세팅하였다, 어느날 갑자기 누군가 먼저 작업을 한다면 당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었다.
윌리엄은 성실하게 직접 승연의 계좌를 정리하고 추적하기 어려운 계좌로 만들어 주었고 세팅작업도 최대한 손실없이 자신감있게 처리하였다.
승연은 11월물 풋옵션을 자기 계좌로 모으기 시작하였다. 천천히 모으면서 콜옵션도 매도하기 시작하였다. 10월물 옵션결제일 전전일인 두 번째주 목요일이 드디어 왔다.
마지막으로 주식세팅을 완벽하게 처리하고 그는 결단을 내려야만 하였다.
드디어 날짜가 결정되었다. 그동안 특별한 국제정세의 변화도 없었고 그들의 작업이 노출된 흔적도 없었고 시장은 부드럽게 흘러가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