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해군기지는 죽었다, 도청앞 마당에 묻혔다!”

[일강정]

“이제 해군기지는 죽었다, 도청앞 마당에 묻혔다!”

강정주민들, 제주순례 마치고 12일 ‘해군기지 관’ 道 전달
삼보일배로 도청앞서 마무리...김태환지사 향한 '성토' 봇물

2008년 08월 12일 (화) 18:19:36

김봉현 기자 mallju30@naver.com

제주해군기지 건설계획 전면 철회를 촉구하며 지난 7일부터 엿새간 도보로 제주도 순례를 마친 서귀포시 강정마을 주민들이 12일 제주도청 마당에 ‘근조-해군기지 건설’ 관을 내려놓고 “이제 해군기지는 죽었다”고 천명했다. 그리고 ‘승리의 만세!’를 외쳤다.

▲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강정마을 주민과 인근마을인 법환마을 주민, 제주지역 종교계 인사, 시민사회단체 회원 등 200여명은 이날 오후2시부터 ‘해군기지 결사반대’ 제주도 순례 마지막 일정으로 신제주 마리나호텔 사거리에서 제주도청 앞까지 삼보일배로 순례행렬을 마무리했다. 총 도보거리 약200㎞에 달하는 거리를 오직 ‘해군기지 철회’의 염원으로 쉼없이 달려왔다.

칠순의 어르신부터 열 살 남짓의 어린이까지 오직 ‘생명평화의 마을-강정마을’을 지키겠다는 일념에 눈빛은 여전히 빛났다.

▲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이날 순례단은 폭염과 갑작스럽게 쏟아지는 폭우 등 변덕스런 날씨에도 아랑곳없이 엿새간의 순례를 무사히 마치고 김태환 지사를 만나기 위해 도청앞을 향했다.

오후 3시 제주도청 앞에서 김 지사와의 만남을 요구하며 연좌농성에 들어간 강정 도보순례단은 대답 없는 제주도청사를 향해 “말로만의 아닌 진정한 소통은 지금 당장 이 자리에 나와 지역주민들의 절절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라고 목 놓아 호소했다.

▲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돌아온 것은 공허한 메아리와 도청 앞마당을 가득 메운 300여명 경찰병력의 군홧발 소리뿐이었다. 

이날 제주도청 앞은 김태환 제주도지사와 해군에 대한 성토장 그대로였다. 주민들의 분노의 화살은 김 지사를 정확히 겨누고 있었다. 도청 앞 아스팔트는 불볕더위가 유난했지만 주민들은 두 시간 넘는 자유발언을 이어가며 “지역주민의 의사를 호도하고 왜곡하는 김태환 제주도정의 작태는 두고두고 역사에 부끄러움으로 남을 것”이라고 성토했다.

도보순례에 참여한 지역주민, 종교계 인사,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등은 차례로 해군기지 건설 정책결정의 모순과 잘못을 낱낱이 꼬집었다.

▲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이날 강정주민들은 ‘근조-해군기지 건설’이라고 적힌 검정색 관을 제주도에 전달하는 과정서 이를 막는 경찰과의 실랑이를 한참동안이나 벌인 후에야 도청 앞마당에 관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 강동균 마을회장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은 ‘근조-해군기지 건설’ 관을 도청사 앞에 내려놓고 망치를 치켜들고 김태환 지사를 향해 "당신이 무슨 도민의 공복이냐"고 따져 묻고 “이제 해군기지는 죽었다. 당신이 망쳐놓은 제주도와 강정마을을 당신이 직접 거두라”고 부르짖은 후 쥐고 있던 망치로 두세 차례 '근조-해군기지' 관을 부서져라 힘껏 내리쳤다.

이후 강정주민들은 “진정 세계 평화의 섬 제주에 해군기지를 건설할 것인지, 아니면 평화를 평화로 지켜내 도민을 평화롭게 살게 할 것인지 이 자리에 나와 당장 밝히라”고 촉구하며 "해냈다. 할수있다. 하면된다"를 외쳤다. 엿새간 200여 킬로미터의 제주섬 전체를 걸어서 한바퀴 돌아온 강정주민들은 이날 '승리의 만세'를 외치고 자진해산했다.

그러나 김태환 도지사는 김형오 국회의장에 대한 명예제주도민증 전달차 이날 부산 출장길에 올라, 오후 귀임할 예정이었으나 강정주민들이 자진해산한 오후5시30분까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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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제주의소리>  

[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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