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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월. 겨울여행 - 울산과 부산지방 2009. 1. 12. 월 - 1. 16. 금
1월 12일 월요일 광주를 출발할때는 눈이 하얗게 와 있었고 바람도 부는 전형적인 겨울날씨였다. 11시 10분에 출발하는 고속버스로 울산을 향해 갔다. 고속도로에 접어들면서 도로변 나무들에 눈꽃이 환상적이어서 앞에 빈자리로 옮겨앉아 구경하며 갔다.
그런데 버스 유리가 흐려지고, 순천을 지나면서부터는 점점 눈이 없어지고 차창밖에 해가 밝게 비치었다.
약 4시간만에 울산에 도착하여 먼저 버스터미널에 있는 관광안내소에 갔다. 관광 안내를 받고 지도와 관광지를 운행하는
시내버스 시간표를 얻은 후 울산 제일의 공원이라는 대왕암공원으로 갔다.
울산의 태화강은 서울의 한강 못지않은 강 같았다. 수량이 풍성한 넓은 강은 곧 한강을 연상케 했다.
몇 차례 태화강에 놓인 다리들을 건너면서 울산의 젖줄이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대왕암공원으로 가는 길목에는 현대자동차공장들이 있었다. 오른편으로 공장담벼락을 따라 계속 버스가 갔다. 제4공장, 제5공장하는 공장의 정문들이 몇 개가 보였다.
자동차공장이 끝나는가 했더니 이번에는 왼편 바다에 현대중공업의 조선소들이 계속되었다. 웅장하게 보이는 조선소의
시설들이었다. 조선소에 이어 울산화학공업단지가 나타났다. 하얀 연기를 내뿜는 굴둑이 우뚝우뚝 여러개가 보였다.
공해가 심할것 같았지만, 광양제철에 갔을 때, 지금은 공장에서 공해를 유발하는 부분은 흡수제거하기 때문에 수증기에 해당되는 연기만 나온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서 울산도 그러하리라는 생각은 되었지만 어쩐지 염려가 되기도 했다.
공장에서 나오는 연기하면 옛날에는 검은 연기였지만, 지금은 하얀 연기만 내 뿜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울산은 확실한 공업도시임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버스기사가 울산인구의 절반은 현대와 관련된 사람들이라고도 했다.
오후 4시경 울기등대입구에서 버스에서 내렸다. 방향을 잘못 잡은 우리를 보고, 출발해서 가던 버스가 멈추더니 버스 문을 열고 가는 길을 다시 가르쳐 주고 갔다. 친절함이 돋보였고, 고마웠다. 기사들의 친절함은 여행 중에 서너번 경험한 것이다.
나이 많은 사람이 배낭을 메고 다니는 모습이 안쓰러워 보였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20여분 바다를 보며 걸어가니 낮으막한 산과 울창한 소나무 숲이 나타났다. 숲길을 따라 가니 먼저 등대가 보였다.
등대에도 들어가 볼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우리의 도착시간이 등대문을 닫는 시간이었는지 마침 입구문을 닫고 있었다.
등대를 지나 바닷가에 나가니 기암괴석들이 나타났다. 바위로 된 조그만 한 섬을 다리로 연결해 놓고 바위마다 용추암, 용등,
탕건암 등의 이름들을 부쳐놓은 것이다. 해변을 따라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고 걷기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시간도 늦고 바람이 많이 불고 너무 추워서 산책로를 다 걷지는 못하고 일부만 걸었다. 숲 속에 체육시설도 두 군데 되어 있었다.
늦은 시간이라 서둘러 나와야 했다. 공원 도로변에 있는 상인들에게 궁금한 것을 물어 보았더니 묻는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모르쇠였다. 오직 장사에만 눈이 멀어버린 사람들 같았다. 모르는 것을 묻는 내가 잘못이기도 하겠지만 친절미가 너무 없는 것
같아 실망이었다.
다시 버스를 타고 터미널이 있는 곳으로 와서 버스를 바꾸어 타고 간절곶이 있는 곳으로 갔다. 날은 어두워지고 버스타는 곳을
몰라 묻고 물어 대공원 동문에서 간절곶행 버스를 탈 수 있었다. 온산읍을 지나 1시간 이상 버스를 타고 갔다.
간절곶에는 숙박시설이 없다고 해서 숙박시설이 몰려 있다는 진하해수욕장에서 버스를 내렸다. 면소재지도 아닌 진하리라는
동네에 40여개의 모텔이 있다고 했다. 여름 휴가철에 많은 사람이 찾는 곳임을 알 수 있었다.
버스에서 내려 길옆식당에 들어가서 저녁을 시켜 먹고, 주인에게 아침 해맞이에 적합한 숙소소개를 부탁했더니, 약간 떨어져 있는 해변까지 자기 승용차로 태워다 주고, 바로 바닷가에 있는 ‘갤러리 모텔’로 안내해 주면서 주인에게 잘 모시라는 부탁까지 해
주었다. 바닷가 깨끗한 숙소에서 파도소리를 들으며 잠들 수 있는 곳이었다.
13일 아침, 밖에 나갈 필요 없이 방안에서 창문을 열고 해 뜨는 것을 보았다. 해수욕장 모래사장은 텅 비어 있었다.
해변에 하얀 물거품을 이루는 파도소리만 울려 퍼졌다. 멀리 수평선에 구름이 일렬로 늘어선 곳에 빨갛게 물든 구름위로 밝은
태양이 솟아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해수욕장 모래밭에 나가 잠시 산책을 한 후 식당에 가서 아침식사를 하고 전날에 왔던 길을 되돌아 버스터미널이 있는 곳으로
가서 버스를 바꾸어 타고 장생포에 있는 고래박물관으로 갔다. 관광안내소에서 권한 곳이기에 갔더니 초등학생들의 학습장으로 적당한 곳임을 알 수 있었다. 고래에 대한 이야기와 사진들이 많았고, 고래를 해체해서 그 뼈의 원형을 커다랗게 메달아 놓은 것이 거창했다. 고래박물관 구경을 마치고 다시 터미널이 있는 쪽으로 나와 간절곶으로 향했다.
같은 길을 전날에는 밤에 갔지만, 밝을 때 다시 다녀보니, 버스노선에 경치도 좋았다. 해안도로를 가기도 하고, 태화강을 따라
상당거리를 가기도 했으며, 그 사이 태화강에 놓인 다리들을 몇 차례 건너기도 했다. 울산시내에서 장생포나 대왕암이 있는 곳이 반도로 되어 있기 때문에, 갔다가 같은 길을 되돌아와서 방향을 바꾸어 다른 곳은 가야되게 되어 있다.
간절곶은 우리나라 육지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간절곶에서 해가 떠야 우리나라에 비로서 해가 뜬다고
한다. 간절곶에서 해맞이를 할 계획이었으나 숙박시설이 없다고 해서 조금 못미친 곳 진하해수욕장에서 해맞이를 하고
간절곶에는 밝은 낮에 갔다. 낮에 가도 좋은 곳이었다. 공원조성을 해서 많은 조각들이 여기저기에 세워져 있고, 등대가 있으며, 무엇보다 해변이 아기자기한 바위들로 아름다웠다. 팬션도 하나 있고, 민박이 가능한 집들이 있기도 했다.
간절곶에서 회덮밥으로 늦은 점심을 먹고, 부산 해운대로 갔다.
간절곶에서 해운대는 가까웠다. 해안도로로 기장읍을 지나 바로 해운대로 갔다. 시원한 동해바다를 많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동해바다처럼 넓은 마음으로 금년 일년을 살아보자고 이야기하며 갔다. 해운대에 도착하니 날이 어두워져서 온천지역에 숙소를 찾다가 유람선이 있는 것을 알고, 먼저 유람선에 올랐다. 해운대에서 광안대교를 오가는 유람선이었는데, 야경을 구경하게 된
시간이었다. 부산시내와 광안대교의 야경을 바다 위에서 구경했다. 참으로 아름다운 부산의 밤을 본 것 같아 너무 좋았다.
해운대 온천장에서 하룻밤을 쉬고 다음날인 14일에는 동백섬의 누리마루와 아쿠아리움, 그리고 태종대를 다녀보기로 했다.
아침에 먼저 해운대해수욕장 모래밭에 나갔다. 사람들이 제법 많이 나와 있었다. 모래밭에 비둘기와 갈매기를 비롯한 새들이
많이 있었다. 사람이 가까이 가도 날아가지도 않고 모래밭을 걸어다니며 쉬고 있는 모습들이었다.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보았다. 여기저기서 사진 찍는 사람들이 있었다. 해변에서 걷기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번 여행 중 공원을 비롯한 곳곳에서
걷기운동 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유산소운동으로 걷기가 좋다는 말을 많이들은 실감이 났다. 걷기가 우리국민의 대표운동이 된 것 아닐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해운대에 있는 관광안내소에 들어가 보았더니 아가씨들이 친절하게 맞이해 주면서 도움을 주려고 노력했다.
부산의 씨티 투어(city tour)를 권했다. 듣고 보니 편리할 것 같아 이용하기로 했다. 시간에 맞추어 누리마루에 먼저 갔다.
누리마루를 둘러본 후 씨티투어버스에 올랐다. 1인당 만원으로 같은 코스를 4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버스를 몇 번이고 탈 수
있었다. 다시 해운대에 있는 아쿠아리움을 구경하기 위해 해운대에서 내렸다. 아쿠아리움은 거대한 수족관으로 그 일부가 바다
밑으로 들어가 있었다. 어린학생들이 단체로 많이 들어와 있었다. 아쿠아리움을 구경한 후, 다음에 온 씨티xndj 버스로 부산역을 거쳐 태종대로 갔다. 중간에 UN기념공원, 용두산공원 등은 차창 밖으로만 보았다. 내려서 구경하고 싶었으나 태종대를 가기에
시간이 여의치 않을 것 같아서였다.
씨티투어에는 중간 중간에 무리지어 다니는 관광객들이 타고 내리는데, 기사와 친해져서 농담을 주고받기도 했으며 기사들이
매우 친절했다. 한 곳에 내려서 구경한 사이, 버스가 돌아서 오면, 다시 만나는 것이 재미있는 것 같았다.
태종대에는 ‘다누비’라는 이름을 가진 기차로 탈 것이 있었다. 씨티투어 버스처럼 중간 중간에 타고 내리고를 반복할 수 있었다. 1,500원인데 경로는 공짜로 태워 주었다. 나이가 많아 여행을 하니 주어지는 혜택이 많다. 무료입장, 관람료 활인, 기차요금 활인 등 혜택이 많다.
(태종대에 있는 다누비)
태종대에서는 자살바위, 모자상 등이 있는 전망대와 신선바위와 등대, 그리고 태종사라는 절을 구경했다. 전망대부근이 낭떠러지 절벽바위로 되어 있어서 그 일대의 바위들을 자살바위라 했고, 실제로 자살하는 사람이 많았는데, 두 아이를 앉고 있는 모자상을 만들어 놓은후부터는 자살하는 사람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등대가 있는 부근 바위에는 천연 화랑이라할 무늬가 색여진 바위절벽들이 늘어서 있고, 공룡발자취가 있는 신선대 바위가 있으며, 전시실, 휴게소 등의 시설이 있었다. 급경사 계단길을 따라 바다 가까이까지 내려갔다가 올라왔다. 3시간 정도 태종대에
머물렀다가 다시 부산역으로 나오니 어두워졌다.
숙소를 찾다가 부근에 24시 찜질방이 있기에 거기에서 하룻밤을 지내려고 들어갔다.
찜질방문화라는 것을 생각해 보았다. 전에 안동에서 찜질방 잠을 자본 경험이 있기에 부산의 찜질방과 비교가 되었다.
찜짉방에는 여자가 많은 줄 알았는데, 부산에는 남자가 많았다. 외국인들도 눈에 많이 띄었다. 배낭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제법 있는 것으로 보아 여행객도 상당히 이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찜질방에서 주는 옷을 입은 사람들이 남녀구분 없이 아무
곳에나 빈 공간에 아무렇게나 누워서 잔다. 앉아서 계속 책을 읽고 있는 사람도 있다. 뜨거운 소금방, 황토방, 무슨무슨방 등에
계속 사람들이 들락거린다. 아무런 허물이 없다. 수면실도 있지만 아무 곳이나 누워서 쉬어도 된다. 사우나 목욕탕에 갔다가
찜질방에 왔다가 자유스럽다. 소음이 수면에 많이 방해가 되지만 수면실에가면 소음도 거의 없다. 여행객에게 편리한 시설이다. 혼자서 여행하는 사람에게 아주 좋을 것 같아, 혼자서 찜질방 여행을 해 보려는 구상을 열심히 해 보기도 했다.
부산의 찜질방에서 하룻밤을 쉬고 15일 기차로 딸을 만나기 위해 수원으로 갔다. 부산을 출발한 열차는 삼랑진까지 거의 낙동강을 따라갔다. 낙동강에 철새들이 눈에 많이 보였다. 호남지역보다 확실히 터널이 많았다. 영남지역은 산이 많다는 것을 알게 했다.
딸의 결혼준비에 관한 계획들을 함께 이야기하고 하룻밤을 같이 지냈다.
16일에는 오랜만에 서울 상도동에 사는 누나집에 갔다. 서울에는 눈이 많이 내리고 있었다. 점심식사를 함께하며 담소를
나누었다. 80 이 넘으신 자형의 모습이 초라하고 쓸쓸해 보인 것이 계속 눈에 선하다. 4남매 자녀들을 지극한 정성으로 키우는
것을 보았었는데, 자녀들은 부모의 사랑에 미치지 못함을 읽을 수 있었다. 누나집을 나와 전철을 타고 천안까지 갔다.
수원에서 서울로 갈때도 전철로 갔다. 전철은 경로우대로 공짜이기 때문에 돈이 들지 않아 좋았다.
천안에서 새마을 열차로 바꾸어 타고 오후 8시경 광주에 무사히 도착했다.
아내와 함께하는 여행이 좋다. 허물이 없고 편리하다. 더 늙지 않고 계속 함께 여행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겟다.
체력이 따르지 않으면 어려운 것이 여행이다. 4박5일 여행이 다소 피곤하다.
2박 3일이나, 3박 4일 정도의 계획으로 월 1회 정도의 여행을 생각하며 이번 여행의 마무리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