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이하 전지협)을 통해 2단 스탠드형 선풍기를 후원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학습 장소에 사용하면 유용하겠다는 판단이 들어 신청을 하였습니다.
신청 조건에 강태원복지재단 홈페이지에 감사의 인사를 올려야 한다는 조건이 마음에 걸려 신청을 하지 말까 하다가
아이들 학습 공간에 유용하게 쓰일 것을 생각해 신청을 하였지요. .
선풍기가 도착하여 박스를 개봉해보니 약속된 2단 스탠드가 아닌, 좌석용 선풍기더군요.(한일선풍기 소비자상담실에 전화를 해보니 선풍기는 크게 좌석형, 벽걸이형, 스탠드형, 탁상용이라고 하더군요. 따라서 이번에 후원된 선풍기는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긴 하지만, 명백히 좌석용이구요, 스탠드형은 아닙니다.)
더구나 선풍기가 도착할 무렵부터 더위도 한 풀 꺾이는데...
여름용품으로 도움을 주려고 했다면, 조금 일찍 서둘렀어야 됐다고 생각합니다.
진행 중에 어떤 착오가 있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2단 스탠드형 선풍기로 알고 신청했던 선풍기가 왜 좌석용 선풍기로 뒤바뀌었는지에 대한 해명을 어디서도 들을 수가 없네요.
전지협에 문의를 하니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차질이 빚어졌다고 하는데, 차질이 어떤 건지, 그런 차질이 왜 빚어졌는지에 대해서 후원을 받는 입장에선 들을 권리도 없는 건가요?
처음에 약속했던 스텐드형이던 좌석용이던 그저 후원을 받는 입장에선 고마워만 해야 한다는 건가요?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면서 후원과 관련한 따뜻한 사례를 많이 접하게 되고, 그래서 이 사회가 정말 살만한 곳이구나란 감격을 맛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론 우리 사회의 후원하는 방식과 후원받는 곳에 대한 의식이 많이 바뀌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일도 존재합니다.
물론 선풍기 한 대도 고마울 만큼 지역아동센터의 운영은 사실 어렵습니다.
그러다보니 이것저것 후원에 의지하게 되고, 그 후원이 운영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간혹 후원물품을 받으면서 인수증을 써주고 돌아와 개봉을 해보면, 신청한 물건과 다르거나 아이들에게 필요치 않은 물건이 들어 있어 당혹스럽기도 합니다.
후원의 관행, 시혜를 베푸는 듯한 태도 등 아직도 의식면에선 고쳐져야 할 부분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강태원복지재단의 선풍기 후원건은 신청과정에선 신청하는 기관이 비굴함을 느낄 수 있는 조건을 내걸고,
결과적으로 약속을 지키지 않고도, 그것에 대해 항의를 할 수 없는 구조의, 잘못된 후원이었습니다.
지역아동센터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여름이 거의 다가는 시점에 후원을 하고도, 후원 결과를 버젓이 홈페이지 상단에 게재한 재단 쪽에 유감스럽지만, 이번 후원은 조금 문제가 있었음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어쨌든 받아놓은 선풍기가 있고, 아쉬운 대로 너희한테는 이것도 필요하지 않냐라는 느낌이 들어 불쾌함을 감출 수 없습니다.
첫댓글 그저 공감이 갈 뿐인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