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엄마와 딸
"내가 무수리냐, 네 새끼 당장 데려가"
친정엄마“애 키워줘, 살림해줘… 직장 다니는게 무슨 벼슬인가”
딸“회사 그만둘 수도 없고… 엄마하곤 안 부딪치는 게 상책”
▶ 딸들의 말
“밥? 굶는 한이 있어도 친정에선 안 먹어요.
잠? 애들은 재우고 와도 저는 절대 안 잡니다.
엄마와는 그저 안 부딪치는 게 상책이에요.”
9세, 6세 남매를 마포동 친정에 맡겨 키우는 은행원 이현진(가명·34)씨는
요즘 친정어머니와의 갈등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다.
‘시댁 미워 시금치도 안 먹는다’는 말은 옛말.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고, 아이를 친정에 맡기는 경우가 늘면서
갈등도 커지고 있다.
조선일보가 태평양·효성·현대종합상사·로레알 등 4개 기업의
아이를 키우는 맞벌이 기혼여성 14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친정어머니 또는 친정식구들이 아이를 돌본다’고
대답한 여성이 45.8%(65명)로
‘시어머니나 시댁에 맡긴다’ 26%(37명)보다 훨씬 많았다.
◆차라리 시어머니가 편하다?
대기업 사원인 지윤주(가명·33)씨는 회식 중 전화를 걸어
‘네 새끼들 당장 데려가라’고
소리소리 지르는 어머니 때문에 난처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퇴근이 늦을 수록 어머니의 히스테리는 극에 달한다.
“퇴근하면 일단 엄마의 신세 한탄을 1시간 이상 들어야 해요.”
주말에는 당산동 친정에 가서 거의 ‘식모’ 노릇을 한다.
친정어머니마저 아이를 안 봐주면 직장을 그만둬야 하기 때문이다.
“돈 벌어오는 딸”이라며 자랑스러워하던 어머니의 태도는 완전히
달라졌다.
출판사 편집장 신영희(가명·37)씨는 딸에게 일종의 경쟁심을 갖고
있는 친정어머니 때문에 속이 상한다.
툭하면 “네가 무슨 벼슬을 한다고…” 하며 빈정대고,
한편으로는 딸 돈으로 노후를 유지해야 한다는 사실에 자존심 상해한다.
“차라리 시어머니면 기대하는 게 없으니 편하겠다”는 김씨는
“친정이 부담이 적겠다 싶어 살림을 합친 게 후회된다”며 하소연했다.
◆서로 다른 육아 가치관
육아 가치관이 다른 것은 모녀 갈등의 주된 축이다.
‘친정어머니와 갈등이 일어나는 원인’에
절반의 여성이 ‘육아에 대한 가치관이 달라서’(49.9%)라고 응답했다.
전자회사에 다니는 문영란(가명·37)씨는
“애한테 인스턴트 식품 먹이지 말라 하면, ‘아무거나 잘 먹어야 쑥쑥
큰다’,
장난감 사달라는 대로 사주지 말라고 해도
‘돈 무섭다고 애를 기죽일 테냐’고 되레 호통을 치신다”며 한숨을 쉬었다.
잡지사 기자 이미형(가명·32)씨는
큰애를 사립초등학교에 보냈다가 친정어머니와 인연을 끊을 뻔했다.
“공립학교에 보낸 뒤 학원을 여러 군데 돌릴 것이지,
누구 고생하는 꼴을 보려고 사립에 보냈느냐며 펄펄 뛰셨어요.”
▶ 그러나 친정어머니들도 할 말이 많다.
“너는 공주, 나는 무수리?”
"시집만 가면 끝일 줄 알았더니 갈수록 태산…"
다섯 살 외손녀는 물론 딸 집 살림까지 도맡아 해주는 황계숙(57)씨.
만삭의 딸이 출산할 둘째도 키워야 할 생각에 한숨이 절로 난다.
7세 외손녀를 봐주기 위해 매일 아침
서울 중화동과 이문동을 오가는 이하정(56)씨는
“처음엔 퇴근할 때마다 과일이며 이것저것 챙기더니 언제부턴가
사라졌다.
한 번은 소고기가 어딜 갔느냐 따지기에 ‘먹어도 네 자식이 먹지,
내가 안 먹는다’고 호통을 쳤다”며 서운해했다.
생일을 잊거나, 친정어머니에게 함부로 대하는 경우도 갈등을 부추긴다.
‘공주병’ 딸들과 ‘내가 무수리(궁중에서 세숫물 시중을 드는 종)냐’고
외치는 친정어머니의 골이 깊어지는 것이다.
갈등 원인을 묻는 설문에서도
‘너무 가까운 사이이다 보니 예의를 지키지 않아서’(32.3%)가
두 번째로 높았다.
양육비의 액수도 문제가 된다.
설문 결과 ‘월 60만~100만원을 드린다’가 46.1%로 가장 많았지만,
친정어머니들은
“파출부를 해도 100만원 이상은 족히 번다”며 불평을 한다.
◆갈등의 골, 이렇게 푼다면…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아무리 애틋한 모녀지간에도
‘경쟁심리’가 작용한다고 지적한다.
“흥미로운 건 아들은 아버지를 큰 존재로 여기고 경쟁한다면,
딸은 엄마를 낮고 우습게 보는 경향이 있다는 거죠.”
의류업체에 다니는 임지윤(31)씨는
‘엄마도 사람이고, 여자’라는 사실을 늘 상기한다.
생일뿐 아니라 평소에도 예쁜 액세서리와 화장품을 챙기고,
쉬는 날 아이를 맡기면 ‘특근수당’을 드린다.
대우일렉트로닉스에 다니는 문윤숙(31)씨는 “엄마가 너무 힘들어
보일 땐 평일에 남편과 번갈아 월차를 내서 여행을 보내드린다”고
말했다.
<<출처 : 조선일보>>
직장은 다녀야 하고, 애도 낳아 길어야 하고, 요즘 시집간 딸들이
겪어야 하는 고민중의 고민거리다. 어느 쪽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도 이러한 일들을 겪어야 할 때가 닦아오고 있다.
당신도 손자나 외손자를 키워줄 수 있는가?
당신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현명한 방법을 제시해 주면 얼마나 좋겠는가?
첫댓글 키워줄수있어면 키우는쪽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