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미팅 (철원 목련공원)
- 오용철의 22주기를 맞아-
6월 하늘이 너무 맑고 푸른 날
한 사람을 만나기 위해 철원으로 떠났다.
아니 한 사람에 대한 기억과 조우하기 위해
한 사람에 대한 시간을 반추하기 위해
그가 남겨진 ‘장소’를 찾은 것이다.
30년이 넘은 무관심 끝에
그를 만나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이제 ‘추억’이 익숙한 삶이 되었다는 증거인가?
아니면 그와 연관된 ‘젊음’의
아쉬움에 대한 회한인가?
그에게 술을 따른다.
‘술’이 죽음의 원인이 된 이에게
술을 붓는 것은 올바른 일일까?
누군가는 제사상에 술을 올리지도 않는다 하던데.......
하지만 비록 술이 죽음이라도
술과 함께 살아온 사람에게
술은 가장 큰 존중의 표시이다.
무대에서 쓰러진 사람에게
무대가 가장 소중했듯이
철원을 오가는 길이 아름답다.
사람이 있어 이곳을 찾았다.
모든 장소는 사람이 있어 의미가 있다.
모든 사건이 역사가 되지는 않는다
역사는 누군가의 기억에서
탄생하고 공유된다.
기억되지 않고 기록되지 않는 것은 완전한 무다.
인간의 삶은 유한하지만
결코 무가 아니다.
인간은 역사와 함께 남는다.
누군가가 기억해준다면
그의 삶은 역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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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게시글
관계적 삶(만남)
<2018년 MK미팅 11> : 철원 '목련공원"
오딘-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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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71
18.06.17 20:54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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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술로 기억되는 역사에 술로 그 의미를 더해주는 것도 좋은 일이다. 죽음과 삶이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우리는 죽음의 흔적을 밟고 있다. 보다 중요한 것은 아직 남아있다고 생각하는 죽음이 가까이 오기 전에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달려있다.
삶은 죽음과 함께 이야기 될 때에 비로소 그 가치와 의미를 나타낼 수 있다. 죽기 전에... 죽기 전에..... 무엇을 해야 하는가? 또 하나의 숙제, 아주 큰 과제가 남아 있다. 삶이 무가 아니라면, 삶이 무가 될 수 없다면.... ???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