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교수법을 논의하기 위해서는 우선 한국어를 제2언어로서 교육하느냐, 외국어로서 교육하느냐가 결정되어야 한다. 제2언어로서 교수할 때는 결국 학습자에게 2중언어교육 (Bilingual Education)이 되는 셈이 되는데, 이중언어교육이라 할 때도 두 개의 언어에 대한 능력이 ‘어느 정도의 수준이 목표가 되느냐’하는 것이 결정되어야 한다. 그런데 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은 교육여건이나 환경, 학습자의 한국어 학습 목적이나 목표, 연령 등 여러가지 요인에 따라
교육과정이나 교수법도 달라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언어학습의 궁극적인 목표는 학습언어 (target language) 에 능통하게 되는 것일 것이므로, 외국어로서의 한국어교육을 위한 최선의 교수법은 교사가 학습자로 하여금 학습자의 제1언어와 함께 한국어도 제1언어만큼 잘 구사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도와주는 일일 것이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주로 이중/다중언어교육법의 최신 이론들을 살펴보고 필자 나름대로의 효율적인 한국어 교수 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I. 언어 교육 이론편
1. 제2언어와 외국어의 개념
이중언어교육이란 글자 그대로 두 개 이상의 언어에 능통하게 되어 두 개 이상의 언어능력이 모국어처럼 되게 하는 교육을 말한다. 그러나 ‘두 개의 언어’라 할 때도 ‘외국어’라는 용어와 ‘제 2, 제 3언어’라는 용어는 개념상의 구분이 필요하다. ‘제 2언어’와 ‘외국어’는 목표 언어(target language)라는 점에서는 같지만, 그 언어의 위상이나 언어 환경은 아주 다른 것이다. 예를 들어 ‘제2언어로서의 영어’ 와 ‘외국어로서의 영어’는 다른 개념이다. 이 두 개념의 차이점은 Jerrald, Bijon H.(1993)은 제 2언어로서의 영어(ESL)와 외국어로서의 영어(EFL)를 대략 다음과 같이 구별하였다. 제 2언어로서의 한국어와 외국어로서의 한국어의 차이점을 이해할 때에도 어떤 시사점을 줄 것으로 보여 여기에 소개한다.
○ ESL 사회
(1) 그 사회는 영어 원어민의 이익이 우선이다.
(2) 영어가 사회적으로 우세한 모어이거나, 혹은 ;
(3) 언어학습 계획이 사회적으로 우세한 영어 사용에 목표가 있다.
(4) 이러한 사회에서 영어 사용은 초등학교 초기부터 하나의 과목으로서가 아니라 교육의 매개어로 교육된다. 단지 다중언어사회에서 인종과 지역문화의 이익과 명백하게 연관되었을 때에는 원어민의 토착문화 과목이나 윤리과목은 예외이다.
○ EFL 사회
(1) 전형적으로 영어를 습득하는 환경은 영어 학습 교실이다.
(2) 학습에 있어서 영어 원어민 교사와 집중교육 방법도 동원될 수 있다.
(3) 외국어로서의 영어는, 영어 원어민과의 문화적 교류의 일부가 아닌, 주로 지구상 어디에서나 국제적 교류와 대화로 쓰이는 것으로 인식된다.
위에서 ‘제2, 제3언어’와 ‘외국어’의 가장 큰 차이점은, 모어가 아닌 다른 언어를 ‘문화적 교류의 일부’로 보느냐, 아니면 ‘국제적 교류와 대화에 필요한 것’으로 보느냐에 따른 것임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태어날 때부터 복수언어환경 (multilingual condition)에 접한 경우에는 다른 언어를 모어만큼이나 능통해야 할 것이며, 따라서 그 때의 이중언어교육은 ‘제2, 제3언어’를 가르치는 것이 되고, 단일언어환경 (monolingual condition)에서 태어나 줄곧 다른 언어 없이도 생활에 별 문제를 느끼지 못하지만, 세계화․국제화 기운을 타고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이루어지는 이중언어교육이라면, ‘외국어’를 가르친다고 보면 될 것이다.
한편, ‘외국어’와 ‘제 2, 제 3언어’의 개념과는 별도로, ‘이중언어능력’이란 말은 매우 포괄적인 개념이다. 제 2언어 능력을 모어 화자, 또는 원어민(原語民, native speaker)만큼 거의 완벽하게 구사하는 능력에서부터 최소한의 읽고 쓰는 능력, 다시 말해 이해능력(receptive ability)을 가진 경우에 모두 이중언어능력을 가졌다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최대론자(Maximalist)들은 두 개의 언어를 똑같이 모어(母語)처럼 구사할 수 있을 때에만 이중 언어 능력이 있다고 인정하는가 하면, 최소론자 (Minimalist)들은 제 2언어에 대해 최소한의 구사 능력만 있어도 이중언어로 본다. 즉, 읽고 듣기만 한다든가, 말하기․듣기․읽기․쓰기를 다 하되, 아직 일정한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거나, 많은 오류를 만드는 수준의 언어능력이라 해도 어느 정도 의사소통이 이루어지면 이중언어인으로 보는 것이다. 본서에서 규정하는 이중언어인은 최대론자와 최소론자의 중간쯤을 기준으로 삼아, 모국어만큼은 안되더라도 말하기․듣기․읽기․쓰기의 네 가지가 어느 정도의 수준을 가지는 경우를 이중언어로 보고자 한다. 즉, 회사와 같은 데서 모어뿐만 아니라 제 2언어로 일을 처리 할 수 있는 정도의 언어 실력은 되어야 이중언어능력으로 보겠다는 것이다.
2. 이중․다중언어 교육의 유형과 교육 모델
이중언어 교육의 유형은 여러가지 기준과 방법에 의해 분류가 가능하다. 대표적인 유형 분류의 예를 보자.
(1) Weinreich (1953) : 인지, 기능별 유형 (cognitive functioning)
◦ Compound blingualism - 두 언어를 하나의 개념으로 인식함.
◦ Coordinate bilingualism - 두 언어를 독립적으로 인식함.
(2) Lambert (1975) : 이중 언어 발달에 따른 유형(Development of bilingualism)
◦ Additive bilingualism - 두 언어가 보충적이고 능동적인 기여를 함.
(Enrichment type)
◦ Substractive bilingualism -두 언어가 경쟁하여 소수언어가 위축됨.
(3) Skutnaab-Kangas (1981) : 공적, 사적 교육 교육 유형 (Formal or informal bilingual education)
◦ Elite bilingualism - 공교육을 통해서 제2언어를 배움.
◦ Folk bilingualism - 비공식적으로 사람들과의 접촉을 통하여 제 2언어를 배움.
(4) McLaughlin (1984) : 두 언어 습득의 시간에 따른 유형 (Time of learning two language)
◦ Simultaneous bilingualism - 두 언어를 동시에 배움.
◦ Successive bilingualism - 제1언어를 배우고 난 뒤 제2언어 도입.
5) Harmers & Blanc (1989) : 제1,제2언어 학습의 관계에 따른 유형( Second language instruction )
◦ Transitional bilingualism
- 모어가 제1언어에서 제2언어로 전환.
◦ mono-literate bilingualism
- 학교에서 두가지 언어를 모두 사용하되 文語는 한가지로만 가르침
◦ Partial bilateral bilingualism
- 두가지 언어가 언어의 4대 기능에 모두 사용되나 문화적인 과목은 제 1 언어로, 과학분야는 제2언어로 교육.
◦ Total bi-lateral bilingualism
- 언어의 모든 기능이 모든 영역에서 두 언어가 충분히 발달됨.
6) Hornberger (1991) : 이중언어교육의 목표에 따른 유형 (Aim of bilingual education )
◦ Transitional bilingiualism -Assimilation (제2언어에 동화)
◦ Maintanance bilingualism - Static maintenance (제1언어의 정적인 보존)
◦ Developmental maintenance - 제1언어의 발전적 보존
◦ Enrichment bilingual Education - 제1언어와 제2언어를 동등하게 통달, 유 지, 활용.
7) Colin Baker (1996)
Colin Baker(1996)은 이중․다중 교육 유형들을 종합하여 크게 소극적 모델과 적극적 모델로 대별하고, 다시 다음과 같이 하위 분류하였다.
1) 소극적인 이중/ 다중언어 교육 모델
(위에서, L2=제 2언어, L1=제 1언어, FL=외국어. Colin Baker(1995:175 인용))
(1) 구조적 하위 흡수 모델 (Structured SUBMERSION)
- 소수언어 사용자를 대상으로 구조적으로 잘 짜인 다수․주요언어만으로 수 업받게 함으로써 동화를 유도하는 모델
(2) 이동식 차별 모델 (Withdrawal SUBMERSION)
- 소수언어 사용자를 대상으로 다수 언어로 수업하면서, 이동식 반운영으로 제 2언어를 가르치는 모델
(3) 차별 모델 (SEGREGATIONIST)
- 소수언어 사용자에게 강제로 소수언어로써 차별적으로 수업받게 하는 모델
(4) 전환 모델 (TRANSITIONAL)
- 소수언어 사용자에게 다수언어환경에 적응할 때까지 이중언어교육을 시키 고, 그 이후에는 다수의 언어로만 가르치는 교육모델.
(5) 주류 모델 (MAINSTREAM)
- 소수언어 사용자에게 주로 다수언어로 수업받게 하면서 외국어, 제 2언어를 교육하는 모델로서, 제한적인 첨가적 유형에 속하는 모델
(6) 분리 모델 (SEPARATIST)
- 소수언어 사용자에게 소수언어로 수업받게 하지만, 그들을 꼭 동화시키려고 하지는 않는 교육 모델로서, 소수언어나 다수언어에 대해 중립의 위치를 가 지는 교육 모델
소극적인 교육 모델의 공통점은 소수언어 사용자를 대상으로 다수언어에 동화를 유도하거나, 혹은 관심이 없다는 데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5)의 주류 모델이나, (6)의 분리 모델은 어느 정도 이중언어주의를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지금의 한국의 이중언어교육은 (5)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2) 적극적 다중언어 교육모델
적극적 다중언어 교육모델은 제 1언어를 전혀 해치지 않고, 제 2, 제 3의 언어를 제 1언어 수준으로 학습시키는 언어교육모델을 말하는 것으로 첨가적 유형(enrichment, addictive type bi․multilingual education program)을 말하는 것이다. 적극적 다중언어 교육모델은 다음의 몇 가지가 있다.(Colin Baker 1996 ; 75)
(위에서 L1 = 제 1언어, L2 = 제 2 언어)
(1) 복수 다중 언어 모델 (BILINGUAL EDUCATION IN MAJORITY LANGUAGE)
- 제 2언어나, 제 3의 언어를 제 1언어 수준으로 가르치는 교육 모델
예 : 유럽의 다중언어학교의 모델
(2) 집중교육모델 (IMMERSION)
- 다수의 제 1언어 학생들을 대상으로 제 2언어에 특별한 강조를 두어 가 르치는 교육
예 : 캐나다의 집중교육 모델
(3) 양 방향의 교육모델 (TWO-WAY / DUAL LANGUAGE)
- 소수 언어를 사용하는 학습자나 다수의 주요 언어를 사용하는 학습자에게 각각의 언어로서 제 2언어를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교육
- 캘리포니아의 양방향 다중언어 교육모델
(4) 제 1언어 보존 교육모델
(MAINTENANCE / HERITAGE LANGUAGE)
- 인간의 권리를 생각하는 언어모델로서, 소수의 토박이 말을 보존시키면서, 다른 세계적 언어인 영어, 불어, 독어 등 제2언어를 원어민 수준으로 교육 하는 모델
적극적인 교육모델의 공통점은 소수언어라도 무시하지 않으며, 다수언어만큼 능통하게 한다는 교육목표를 가지고 있다는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이러한 교육모델을 적용한 국가들의 예는 뒷 장에서 자세히 다루도록 한다.
21세기에 있어서 다중언어교육의 과제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경향을 어떻게 결합하느냐 하는 것이다. 즉, 과거에 부유한 다수의 우세한 집단을 위해서 지식 습득, 학업성취 그리고 집단의 이익에 초점을 둔 이중․다중언어교육과, 또 한편으로 가난한 소수의 열세한 집단을 위해서 확대된 교육적 접근, 언어적 권리, 그리고 학업 성취, 그리고 자긍심에 초점을 둔 이중․다중언어교육이 그것이다. 대체로 볼 때, 앞에서 제시한 적극적 모델이 바로 그 해답이 될 것이다.
여기서, 만일 한국에서 영어조기교육을 체계적으로, 집중적으로 한다면 첨가적(enrichment) 이중언어교육이 되는 것이고, 해외의 교포자녀들에 대한 현지어-한국어 이중언어교육은 과도적(transitional) 혹은 보존적(maintenance) 이중언어 교육이 되는 것이다. 보존적 이중언어교육이 되는 것이 바람직함은 물론이다. 해외교포들이 한국어-현지어 이중언어인이 되도록 하는 것이 너무나 필요하고 유잇ㄱ하다는 것을 지적하면서 참고로 미국에서 일어-영어 이중언어교육의 시도를 분석한 한 연구를 간단히 살펴보기로 하자.
Wakabasiyashi, Tomoko (1995)는 “Becoming Bilingual in the United States : The Goals and Strategies of Japanese Mothers in Promoting Children's Bilingualism” 라는 논문에서 ‘일본 어머니들의 자녀를 위한 이중언어능력을 제고하기 위한 목표를 실현하는 모델을 개발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하면서 다음과 같은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현재 그들이 어디에 살든지 모든 일본 사람들은 ‘일본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하면 일본 출신 어머니들은 일어를 향상시키고 강화해야 한다는 ‘내적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현재 경제 대국으로서의 일본의 위상도 일본인들의 ‘내면적 필요성’을 확립하는 데 기여를 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인으로서는 국가의 성공에 더 자부심을 갖는 것 같다. 그들은 자기 자신보다는 일본인으로서의 정체성(正體性, identity)을 유지하는 데 더 관심이 있다. 마찬가지로 일본이 세계적으로 경제 지도국이 된 것처럼 개인적으로도 일어를 아는 것이 점점 미래의 성공을 위해서 이롭고 유용하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므로 미국에 사는 그들의 자녀들이 영어에 능통함은 물론이고, 일본어와 일본 문화를 보존하도록 돕는 일본 어머니들의 동기는 새롭게 확대되어가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한편 ‘세계화’와 ‘국제화’에 대한 관심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국제적 고등학교와 대학도 증가하고 있다. 기업을 국제화하기 위한 일본의 노력은 다른 나라의 언어와 문화에 대한 이해와 인식도를 높이고 이중언어인의 필요성을 깨닫게 되었다. ‘국제인’이라고 불리는 ‘일어-영어’ 이중언어인들은 그들의 언어능력과 국제 감각이 선망의 대상이 되었으며, 대학 입학이나 취업에 우대를 받는다. 일본의 교육부는 교육제도의 국제화를 지지하였고 해외 교포들의 귀국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에 많은 관심을 표시하였다. 따라서 자녀들을 미국에서 이중언어인으로 키우려는 어머니들과 일본의 교육부의 이해가 일치하였다.
교육부는 해외 일본인 자녀들의 ‘국제화’를 적극적으로 강화하고 교사들로 하여금 해외의 일본어 주말학교나 전일제 일본학교에 일본어 커리큘럼을 적용하도록 하고 일본어나 다른 과목도 일어로 수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부의 노력은 어머니들로 하여금 이중언어를 강화하거나, 이중언어교육을 약화시키든지 선택하게 되었다. Wakabasiashi(1995)에 의하면 미국에 살고 있는 일본 어머니들을 두 집단으로 나눌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고 한다. 한 집단은 그들 자녀들이 영어를 일어보다 더 잘하기를 바라는 집단이었는데, 이들은 자녀들이 이중언어인이되, 주류언어인 영어를 더 잘하기를 바라는 집단이다. 다른 집단은 모국어인 일어를 보존하는 데 더 관심이 많고 일본어도 영어만큼 필요하다고 보고 일어와 영어의 구어와 문어에 모두 유창하기를 기대한다. 이 어머니들은 일본과 미국의 언어와 문화를 모두 습득하는 것은 그들 자녀들에게 아주 유리하고 바람직하며, 심지어 필수적이라고 인식한다. 이 논문의 필자가 인터뷰한 모든 가족들은 그들의 자녀가 어느 수준까지는 반드시 일어를 배우고 보존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에 따라 자녀들의 일본어 습득을 위해 일본어머니들은 다음과 같은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한다.
ㅇ 어머니들의 전략
1) 그들은 그들의 자녀들에게 일본어로 이야기한다.
2) 방학 동안 그들의 자녀를 일본에 보낸다.
3) 자녀들에게 일본어 책, 비디오, 일본 케이블 TV 를 제공한다..
4) 긴 방학기간에는 일본학교에 보낸다.
5) 토요일에는 일본어 토요학교에 보낸다.
6) 일어 통신 교재나 다른 교과서를 이용하여 자녀들을 직접 가르친다.
어머니들은 자녀들의 이중언어/이중문화 교육을 강화함으로써 그들의 경쟁심을 만족시키려 한다. 다시 말하면 그들은 위에서 언급한 두 가지 목표를 정도를 달리하여 달성한다. 그 차이는 그들의 가족이 미국에 온 목적과 체재기간, 일본으로의 귀국 스케쥴과 관계된다.
우리는 지금까지 살펴본 일본 언어교육 추세를 간과해서는 안되겠다. 교포 자신이나 국내의 국민이나 정부나 기업에서 모두 해외교포 자녀들의 한구어-현지어 이중언어교육 문제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노력을 경주해야 할 때이다. 자본도 없고, 선진 기술도 별로 갖고 있지 못한 우리나라는 언어교육에서만이라도 낙후되지 말고, 연구를 축적하고, 선진 정책을 수립하여 21세기에 합당한 언어교육을 실시하여야 하겠다.
3. 제2언어 교육의 방법
1) 일반적인 조언
(1) 듣기
듣기 훈련은 성인 학습자의 초기 단계에서 아주 도움이 된다. 이 단계에서는 암기법도 필요하다. 그리고 말을 시키기 전에 듣기 훈련을 충분히 시켜야 한다.
(2) 교정
교정은 제 2언어능력을 향상시킨다. 오류를 지적할 때는 의사소통에 쓰이는 용어로써 이미 분류된 유형 중의 하나를 가리켜 주는 것이 좋다. 그러나 조그만 잘못을 다 교정하는 것은 비생산적이다.
한편, 직접적 교정은 비효율적인 것으로 증명되었다. 어떤 학생들에게는 친구를 통한 교정이나 학생 스스로의 교정이 교사가 한 교정보다 더 효율적인 경우가 있다.
(3) 역할 놀이
언어는 의사소통의 수단이므로, 역할 놀이는 습득한 언어의 적용 능력을 길러주고, 목표 언어의 자유로운 구사를 향하여 적절한 언어전환을 하는 데 도움을 준다.
(4) 귀납적 및 연역적 방법
제 2언어의 규칙을 교수하는 데 있어서 귀납적인 방법과 연역적인 방법 중에서 연역적인 방법이 더욱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Selinger, 1978).
한편 구소련의 외국어 교육에서 가장 널리 쓰였던 방법은 Practical Conscious Method였다. 이 방법은 이해나 인지적 완숙이 언어를 배우는 데 기초적이라는 광범위한 원리를 전제로 하며, 이러한 원리에 기초하여 자동적인 행동이 발전하게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교사들의 할 일은 다음과 같이 될 것이다.
① 새로운 규칙, 구조, 관용어를 제시하고 설명한다.
② 의사소통 주제나 단위(문장)로 된 자료를 제시한다.
③ 연습을 통해서 실제 상황에 있는 주제를 말로 발전시킨다.
④ 계속적으로 제 1언어와 대조를 시킨다.
(5) 교육자료
수업이 경험적으로 적절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우리 주변에 있는 언어자료, 이를테면 전화번호부, 달력, 잡지, 지도, 요리책 등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들로서 교육 자료를 삼아야 한다.
2) 제 2언어교육의 내용
(1) 발음
감정이입(empathy)이 발음과 관계가 있다는 연구도 나왔다(Guiora, 1975). 지나친 발음 교정은 오히려 역효과라는 결과도 나왔으며(Barry, 1978), 짧은 대화연습을 통한 발음 교육이, 문맥없는 문장을 통한 발음 교육보다 기초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Faure, 1976). Gutknecht (1978)은 영어의 경우 잘못된 억양(intonation)은 개별음의 발음 실수보다 의사소통 더 결정적인 지장을 줄 수도 있음을 지적하였다.
(2) 문법
귀납적 방법과 연역적 방법이 모두 제안되었다.
문형 연습(Pattern drill)은 학생들이 지루해 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이뤄져야 하며, 제 1언어와 목표 언어의 대조 분석이나, 오류 분석 같은 것도 학생들에게 문법 구조를 설명하는 이론적 장치가 될 수 있다는 견해도 나왔다. Tinkle (1979)은 학생의 모어로서 목표 언어의 문법을 가르칠 것을 제안하였다.
(3) 어휘
Honeyfield (1977)는 아시아계 미국 학생들에게 제 2언어로서의 영어를 가르칠 때 세 가지 종류의 연습을 시도하였다. 즉 가까운 것, 문맥과 관련된 어휘, 문맥을 풍부하게 하는 연습 등 세 가지가 이용될 수 있다고 하였다.
Keller(1978)는 어휘를 가르치는 세 가지 방법을 제안하였다. 어근 접근 방법, 어원적 기억을 돕는 접근 방법, 그리고 화제 어휘 목록 등이 그것이다. 이중에서도 세번째 방법은 아시아-미국계 학생들에게 영어와 같은 서양 언어를 가르치는 데 가장 적합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4) 말하기․듣기․읽기․쓰기 - 네 가지 언어 기능
교사는 매일매일의 생활을 통해 들을 수 있는 말하기를 연습시키고, 읽기와 쓰기를 훈련시키며, 게임, 노래, 실제 생활에 필요한 회화를 가르쳐야 한다. 특히 쓰기에 대해 Boyde(1978)는 단순한 베끼기에서 자유로운 작문까지를 몇 단계로 나누어 다음을 제안하였다.
① 베끼기
② 단어 완성과 같은 방법이 아닌 시각적 자극에 대한 문장의 발달
③ 말하는 것을 글로 쓰는 단계
이러한 단계별 모델은 쓰기 능력의 정도에 따라 다양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5) 교실
Krashen(1976)은 교실 자체가 공식적, 비공식적 언어 환경으로 활용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적극적인 활용을 제안하였다.
한편 Curry(1975)는 학습은 적절하게 구조화되어야 하고, 귀납적이어야 하며,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 사이에서 의사소통적 (communicative)으로 되어야 한다고 지적하였다.
(6) 문화
모든 외국어 학습의 근본적인 목표는 다른 언어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가능한 한 완전하게 이해하는 것이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학생은 그가 목표로 하는 언어를 모국어로 하는 사람들의 문화를 배워야 한다. 그 학생에게는 자신이 배우려는 언어를 모국어로 하는 사람들이 생활하고 행동하는 방법을 설명해 주는 사상, 믿음, 전통 등의 문화적 배경에 대한 충분한 지식을 부여해 주어야 한다.
(7) 평가
최근으로 올수록 외국어 능력평가에 있어서 말하기 능력이 강조된다. 그리고 천편일률적으로 표준화된 평가보다는 질적인 평가가 선호되고 있다.
3) 철학적 접근방법
(1) 공동체 언어학습 (Community language learning)
지역언어 학습 방법은 전통적인 수업 방법과는 많은 면에서 다르다. 이것은 학생 중심 수업이고, 학습은 집단 경험으로 이루어지며, 학생들은 서로 돕고 정보를 교환함으로써 수업에 참여한다. 학습의 주체는 학습자 자신이며, 교사는 최소한으로만 개입한다. 학습 과정에서 학생은 ‘자극→반응->자극→ 반응’ 식으로 학습 공동체의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수업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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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침묵교육방법(silent way)
Gettengno(1972)에 의한 침묵 교육 방법은 다음의 철학에 그 기초를 두고 있다.
① 가르치는 것은 배움에 종속되어야 한다.
② 배움은 근본적으로 모방이나 연습이 아니다.
③ 배움이란 오히려 정신 자체의 활동, 시도, 오류, 시험, 논리화, 그리고 결론의 수정 등과 같은 정신 자체의 활동을 함으로써 이루어진다.
④ 정신은 제1언어에 대한 지식을 비롯한 기존의 모든 지식에 작용한다.
⑤ 교사는 오직 필수적인 정보만 주고 배움 자체가 학습자 스스로에 의해 진행되 도록 두어야 한다.
침묵법의 전형적인 수업의 예를 들어 본다. 교사가 ‘막대기’와 같은 단어를 주면, 학생들은 교사가 새로 입력하는 ‘노란’, ‘초록’ 이란 말을 붙여 ‘노란 막대기’, ‘초록 막대기’식으로 진행한다. 그렇게 하다가, 나중에는 문장 수준에서 ‘막대기를 잡아라’와 같은 명령형으로 끝난다. 교사는 개별 단어나 구를 아주 분명하게 발음한다. 이상적으로는 각기 새로운 입력은 한번만 한다. 어떤 경우에도 학생들은 최소한으로 필요한 만큼만 정보나 입력을 얻는다. 거의 처음부터 학생들이 대부분 말을 하고 교사는 새로운 입력을 하는 것 외에는 거의 침묵을 지킨다. 언제나 말은 행동을 따르든가 그 반대로 하든가 간에 말과 행동이 서로 연관을 맺도록 한다.
이러한 침묵법은 학생들이 배움의 과정에 있어서나 의사소통 과정에 전적으로 개입하게 되고 동료 학생들과 서로서로 도와 주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아주 효과적이다. 다시 말하면 침묵 교수법은 위의 다섯가지 언어교육 철학에 합당한 교수법이다.
(3) 절충적 접근방법 (eclective approach)
조언적 언어 학습(Counceling Language Learning)이나 침묵법을 절충한 방법같은 것을 사용하면 언어 학습이 효과적일 수 있다. 예를 들어 다중언어 학급의 경우 초기에는 침묵법을, 그리고 중급과 상급에는 조언적 언어학습법 같은 것을 절충할 수 있을 것이다.
4) 언어관에 따른 접근방법
Colin Baker (1996)는 언어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교수방법도 달라지는 것으로 보고 언어 교수-학습 방법을 큭게 구조주의적 접극방법, 기능적 접근방법, 상호작용적 법근방법 등 세 가지로 구별하였다.
㉠ 구조주의적 접근방법 (Structural approach)
구조적 접근 방법에서 우선 언어를 마스터할 수 있는 어떤 체계로 본다. 구조적 접근방법의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는 행동 심리학에 바탕을 두고 발달한 청각 구두법(Audiolingual method)을 들 수 있다.
청각 구두법에 의하면 제 2언어습득은 일련의 언어 습관을 터득함으로써 가능하게 된다고 한다. 습관이란 어떤 음이나 단어나 문법을 기계적으로, 무의식적으로 정확하게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다. 행동주의의 용어로는 언어학습은 특별한 자극에 대하여 특별한 반응을 일으킴으로써 이루어진다. 이때 교사는 구체적이고 잘 정돈된 자극을 제공하여야 한다. 반복과 연습을 통하여 그 학생은 제 2언어를 자동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하게 된다.
청각구두법에서 암기될 수 있는 그 언어 체계는 구조에 기초한 대화(structure-based communication)이다. 언어학습에서는 모국어 화자와 같은 발음으로 구조, 소리, 단어를 학습한다. 언어학습은 언어 구조에 기초를 두므로 수업은 아주 신중하게 매겨진 순서와 단계에 따라 진행된다. 그 순서는 전체적으로 언어학적 복잡성에 따라 결정된다.
청각 구두법에서는 초점이 계속해서 언어 교정에 주어진다. 이것을 달성하기 위하여 구나 문장, 짧은 대화의 모방을 반복시켜 암기하게 한다. 목표는 그 학생이 문장 구성에서 오류를 범하지 않고 기본적인 문장 구조를 정확하게 기계적으로 구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청각구두법의 이론의 일부는 학습자의 제 1언어가 제 2언어의 습득을 방해(interference)하는 것에 대한 처방을 다루고 있다. 이른바 언어방해란 그 학습자의 제 1언어에서의 규칙이 제 2언어학습에 작용하여 제 2언어 학습에 오류를 만들게 되는 현상을 이른다. 대체로 제 2언어학습 초기에 일어나는데, 시간이 지나고 제 2언어에 대한 능력이 발달할수록 줄게 된다. 따라서 교사는 제 1언어에서부터 제 2언어로 나쁘게 전이되는 언어 현상에 초점을 맞춘다. 이것은 ‘대조분석’이라고 불리는 방법에 의해서, 제 1언어에서 제 2언어로 전환하는 데 특별히 어렵거나 틀리기 쉬운 점을 가르쳐 주는 것이다.
구조적 접근법에서의 제 2언어 학습에서, 학생들은 어떤 의미를 전달하기 위하여 제 1언어를 사용하는 것을 금지당한다. 언어교정을 위한 모델은 교사가 직접 만들거나, 혹은 이미 만들어진 테이프, 최근에 등장한 컴퓨터-보조 언어학습 프로그램 (computer-assissted language learning program)을 통해서 학생들에게 적용한다.
㉡ 기능적 접근방법 (functional approach)
1970년대부터 새로운 언어 교수법이 개발되었다. 언어를 학생들에게 전달되는 하나의 체계로 본 구조주의적 접근과는 달리, 언어를 본질적으로 의미를 전달하는 것으로 보았다. 이에 따라 언어의 형식적인 특성을 가르치려는 경향에서, 의사소통을 위하여 사회적으로 허용되는 적절한 형식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생겼다. 즉, 언어를 하나의 구조적인 결과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의사소통을 위한 수단으로 보는 것이다. 따라서 기능적 접근방법에서 바람직한 언어능력이란 문법적으로 정확한 것도 아니요, 발음이 분명한 유창성도 아니고, 의미를 효과적으로 교환하는 언어사용 능력으로 본다.
청각구두법을 비판하고 나온 이 기능적 학습법은 제 2언어학습에 있어서 의사소통 접근법(communicative approach)을 강조한다. 그러면 의사소통 접근법의 언어철학은 무엇인가? 대체로 다음과 같은 몇가지로 요약되는 것 같다.
ㄱ) 제 2언어학습은 교사에 의해서가 아니라, 학습자 자신에 의해 이루어진다.
ㄴ) 사람은 제 2언어를 배울 수 있는 선천적 능력을 가지고 태어났다.
ㄷ) 제 2언어학습에 있어서 체계적인 문법학습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왜냐하면 공식적인 문법 교육 없이도 인간은 이미 제 1언어를 성공적으로 배웠기 때문이다.
ㄹ) 언어적 오류나 방해 현상은 학습과정의 자연스러운 부분이다. 그것은 어린이들이 맨처음 말을 배울 때 어른들을 흉내내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 특유의 언어를 가지게 되다가, 차차 성인과 같은 언어로 발달시키는 것과 같은 이치로 본다. 언어발달은 외형적인 습관 형성이 아니라 내적인 규칙 형성의 과정으로 보아야 한다.
한편, Van Ek(1986)는 언어능력을 다음과 같이 의사소통 목적에 따라 획득되는 여섯 가지의 다른 형태로 보았다.
(i) 언어학적 능력 (linguistic competence)
(ii) 사회언어학적 능력 (sociolinguistic competence)
(iii) 담화 능력 (pragmatic discourse competence)
(iv) 전략적 능력 (strategic competence)
(v) 사회문화적 능력 (socio-cultural competence)
(vi) 사회적 능력 (social competence)
Wilkins(1976)에 기초하여 Widdowson(1978), Van Ek((1986, 1987), 그리고 Girard(1988)로 이어지는 연구에서 제 2언어교수를 위해 개념적-기능적 교수요목(notional-functional syllabus)를 개발하였는데, 개념적 범주는 시간, 수, 공간, 동작, 사건의 연속성과 발생 장소, 그리고 의사소통적 기능인 설득, 문의, 의존하는 그 언어화자들의 가치관과 인간관계 확립 등에 관한 것을 포함한다. 21가지의 화제와 언어기능을 연관시킨 교수요목의 예는 다음과 같다.
위의 화제 외에도 문화적 변이 (예 : 악수 요령, 평화의 상징 등)와 여러 가지 상황에서 달리 쓰이는 언어도 언급한다.
언어의 기능적 관점에서의 언어는 실생활을 위한 것이다. 언어학습은 학생들이 의사소통에 필요한 것을 배우는 것이다. 따라서 정확한 문법이나 완전한 문장 구성은 그다지 강조되지 않는다. 그리하여 제 2언어는 분명하고 직접적인 방법에 의하여 배우기 보다는 무의식적이고 비격식적인 방법으로 배운다. 그러나 실제의 교실에서는 여전히 교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가르치는 내용이 달라진 것 뿐이지, 교사의 역할이 크게 달라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 상호작용적 접근방법 (interactional approach)
교사가 중심이 되는 두 교수법과는 달리, 이 상호작용적 교수법은 학생 상호간이나 집단적으로 최대한 학생들이 수업의 주체가 되게 하는 교수법이다. 교사는 훈련관이 아니라 수업의 촉진자에 불과하다. 제 2언어교육을 위한 상호작용 접근법에서는 다음과 같은 유형의 훈련이 주어질 것이다.
한 쌍의 학생이 함께 공부한다. 한 사람은 서울의 지도를 가지고 있다. 다른 학생은 수퍼마켓의 목록과 거리 이름을 가지고 있다. 즉 각각 한쪽은 일부분의 정보만 가지고 있다. 제 2언어교실에서 그들은 최선을 다해 함께 노력하게 되는데, 그들은 서로에게 특정한 수퍼마켓을 가는 길을 묻는다. 그들에게는 어떤 보기와 같은 질문-대답과 함께 지도에 관한 기초 어휘가 주어진다. 그 두사람은 그들의 의사소통 과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대화를 발전시켜야 한다.
또 다른 학습의 예로서 역할놀이를 들 수 있다. 한 학생이 다음 화요일 오전에 서울에서 뉴욕으로 가는 비행기표를 자신과 그의 아들을 위해 예약해야 한다. 그 대화에는 음식, 비용, 짐 등에 관한 것들이 포함되어 있다.
위의 두 예에서 볼 수 있듯이, 학습자에게 주어지는 과제의 본질은 정보를 얻는 과정만이 아니라 사람 사이, 상대방과의 관계, 그리고 정보가 결합되는 ‘사회적 의사소통’이다. 이 교수법은 학생들로 하여금 실제의 대화에 필요한 언어 능력과 자신감을 키워주려는 데 그 목적이 있고, 동기유발이 강해서 학습의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때때로 교사가 교정을 해 주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성공적인 의사소통에 목표가 있으므로 학습자의 오류나 제한된 어휘 사용 등은 크게 문제삼지 않는다. 그러나 이러한 학생 중심의 교수법은 운영에 어려움이 있고, 또 어떤 교사나 학생들에게는 매우 생소해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위험도 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Lange(1980), Stern(1992)등은 ‘다차원 언어 커리큘럼 (multidimensional curriculum)’을 제안하였다. 즉 구조적, 기능적, 상호작용적 방법을 모두 결합하여 적절히 운용하는 것이다. Lapki, Harley, & Tayler(1993)의 <Canadian for French Program>에 나타난 통합 실라버스를 보면 다음의 네가지 요소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
ㅇ 언어교육 실라버스 ( language teaching syllabus)
- 여기에는 언어의 구조, 기능, 맥락 등이 모두 포함된다.
ㅇ 의사소통 활동/경험적 실라버스
(communicative activities/experiential syllabus)
ㅇ 문화적 실라버스 (cultural syllabus)
ㅇ 일반 언어교육 실라버스 (general language education syllabus)
- 학생들의 언어학적 자각, 문화적 자각, 전략적 자각을 증대시키는 데 목적을 둔다.
이러한 취사 선택의 합리적 통합법은 ‘학급에 맞는 접근법’(class-wise approach)’이라고 할 만하다. 이러한 교수법은 통합적 커리큘럼과 함께 최신의 교수법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4. 제2언어능력 평가 문제
교수법과 평가는 전혀 별개의 문제가 아니다. 넓은 의미의 교수법에는 평가법도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선진국에서는 최근 교육과정, 교수법, 교수평가를 연계한 교육 프로그램이 개발되어 시행되고 있으므로 한국어교수법에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겨ㅛ수법의 성공 여부는 결국 학습자의 능력평가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느냐 하는 것일 것이가. 그러므로 이중언어평가의 최근 이론을 살펴보는 것도 한국어교수법에 시사하는 바가 많을 것이다.
이중 언어능력 평가 (Measurement of Bi;lingualism) 또는 언어능력 측정은 대체로 평가의 개념 정의(definition), 평가의 유형 구별(distinction), 평가의 차원(dimension), 평가의 범주(Categorization) 등에 관한 논의를 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이중언어에 대한 전반적인 본질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이들 평가 (measurement)에 관한 전반적인 이론과 섬세하고 다양한 기술이 필요하다. 평가에는 언어배경에서부터 언어구사력에 이르기까지 포괄되어야 하며, 언어학적 관점과 의사소통적 관점에 따른 성취도도 모두 측정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넓은 의미의 평가는 학습자의 학업성취도와, 전반적인 능력 정도, 교사의 능력과, 열성, 교육방법,, 교재, 교육제도, 평가의 방법 등을 모두 포괄하는 것이지만 좁은 의미의 평가는 학습자의 학업 성취도와 능력 측정만을 뜻한다. 본서에서의 평가는 기본적으로 좁은 의미의 평가에 관한 논의를 하고자 한다. 따라서 이중언어인의 목표언어 능력 테스트를 주로 지칭하되, 경우에 따라서는 학업성취도를 첨가하여 언급될 것이다.
언어는 그의 구성 요소로 분해해서 볼 수도 있고, 어떤 관계를 맺어주는 수단이나 정보 전달의 매체로도 볼 수 있다. 이러한 양면성은 언어능력과 언어사용, 언어학적 능력과 사회적 능력, 언어능력과 의사소통 능력 등의 구별을 하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1) 평가의 목적과 목표
이중언어인에 대한 평가는 여러 가지의 목적을 위해 시행되는데, 복합적일 수는 있더라도, 기본적으로 목표나 목적에 따라서 평가의 내용이나 대상이 달라질 수 있다. 다음이 그 예다.
(1) 분포 (Distribution)
어느 특정한 지역에서의 인구조사를 말하는 것으로, 어떤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 등등을 조사하는 것이다.
(2) 선택 (Selection)
같은 이중언어인이라고 해도 언어능력에 있어서 차이가 나기 때문에, 어느 집단을 연구 대상으로 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3) 요약 (Summative)
어떤 사람의 언어능력 수준을 측정하기 위하여 여러가지 테스트가 주어질 수 있다. 대체로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등 네가지 언어기능에 대하여 측정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이중언어인의 경우 두가지 언어에 대하여 테스트를 할 수도 있고, 필요에 따라서는 목표언어에 대해서만 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미국의 경우는 대체로 소수민족학생들에게만 영어능력만을 테스트 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한 학생의 언어능력을 요약해서 알 수 있는 테스트를 학기말이나 학년말에 실시하게 된다.
(4) 형성평가 (Formative)
학기초나 학기중에 어떤 학생의 언어능력 중 어느 면에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는지를 분석하여, 교육적인 치료 또는 도움을 주기 위한 평가를 말한다.
2) 평가 유형과 평가 내용
평가유형은 객관식, 주관식이 있을 수 있고, 자료 제시형과 자유형도 있을 수 있으며, 이해, 분석, 종합, 창의력, 상상력 등에 대한 평가도 가능하고, 같은 쓰기능력 평가라고 해도 설명, 논증, 요약 등 모두 다를 수 있다. 또한 평가 내용에 있어서도 순수 언어 자체에 대한 평가, 문화와 연계된 평가, 언어의 사용면에 대한 평가도 있을 수 있다. 최근으로 올수록 커리큘럼에 기초한 평가 (curriculum based assesssment, criteria referenced testing)가 많이 선호되는 경향을 나타내는데, 이 경우에도 문화적으로 부적절한 평가가 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최근에는 언어교육을 문화교육으로 확대하는 추세에 있다.
커리큘럼에 기초한 언어능력 테스트의 한 예를 보이면 다음과 같다.
5. 카타로니아어 집중교육의 예 ( Catalan immersion program )
스페인의 최대 소수집단인 카탈라니아어 학습을 위해 캐나다에서 처음 개발된 집중 교육(immersiom program)이 시행되었는데, 공식적인 집중교육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상세한 기준에 합당하거나 특징을 가진다고 한다.
1) 주로 카타란어로 공부하는 학교에서는 대부분의 학생들(각학급에서 70-100%) 이 스페인어를 가족어로 가져야 한다.
2) 그 프로그램은 유치원 (3-5세)과 초등학교 (6-13세)까지를 포함해야 한다.
3)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은 자율적이어야 한다. 따라서 부모와 학생들이 이 프로그램에 대하여 긍정적인 태도를 가져야 한다.
4) 앞에서 소개한 역사적인 결과로서 많은 immersion program에 참여한 학생들 은 50-60년대에 카타로니아에 직장을 구하기 위해 이민 온 가족들로서 낮은 사회-경제적 배경을 가진 가족들이었다.
5) 제2언어를 가르치는 교사는 반드시 양 언어에 유창한 이중언어인이어야 한다.
6) 1983년 이래로 카타란 교육부는 immersion 교사들을 위해서 정규적으로 지도 위원들의 교육적 세미나를 제공하였다. 이 세미나들의 목표는 단지 교사들을 도와 주는 데 그치지 않고 교사들 스스로가 교육전략과 아이디어와 교육자료 를 교환하고 그들에게 스스로의 교육적 실행을 점검하고 반영하는 공간을 제 공하는 데도 있었다. 현재 카타로니아 전역에 142명의 지도위원들에 의하여 476개 장소에서 세미나가 개최되고 있다. 그러므로 immersion 교사들은 구체 적인 교수 방법과 기술에 능숙하고 항상 수업에서 학생들과 친밀하고 효율적 인 교수-학습을 하였다.
7) 어떻게 스페인어가 학교에서 사라지느냐에 따라 처음 2-5년은 전적으로 카타 란어로만 수업이 진행되고 모든 읽기와 쓰기도 카타란어로만 이루어진다. 동 시에 사회적으로 월등한 가족언어에 대해서도 소홀히 취급하지 않는다. 그 언어는 다음 단계 즉 유치원말이나 초등 3학년 사이에 도입된다.
8) 1992년의 “새로운 교육체계”에 순응하고 통합 유럽의 다중언어 교육의 추세 에 따라 제3의 외국어도 초등 3학년 이전에 소개되어야 한다.
요컨대 카타란 immersion program은 소수언어가 우세한 지역의 학교를 선택한 다수언어 학생들을 위해 디자인된 다중언어교육 형식이다. 이러한 immersion program이 시작된 지 10년 후에 immersion 학교에 등록한 학생수와 학급수는 괄목할만큼 증가하였다. 즉 모든 학급의 58%, 모든 학생의 55%가 이 프로그램에 등록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장차는 이 수치가 훨씬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왜냐하면 유치원 과정에서 이 프로그램에 등록한 수는 1992-93 현재 무려 72%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Josp Maria Artigal, 1995 :175-6 ).
ㅇ 결과
아직 이러한 immersion program에 대한 언어학적 학문적 결과를 평가한 연구가 많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Arnau & Serra 1992, Gausch et al. 1992, Boixaderas, Canal & Fernandez 1992, Vila, 1993 등의 연구에 의하면 이 immersion program에서 공부한 학생들이 주로 스페인어로 공부하는 학교나 이중언어학교에서 공부한 학생들 보다 카타란어에 대하여 월등한 언어능력 수준을 나타냈다는 것이다. 동시에 스페인어에 대해서도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은 학생들의 실력과 대등한 수준을 보였다. 이 연구들은 더 나아가 immersion program 학생들과 스페인어로만 공부한 학생들과 비교하였을 때 인지 발달이나 학업 성취도에 있어서도 동등하거나 오히려 약간 높은 성적을 보여 주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유치원 말기 어린이들에 대한 두 연구 (Boada & Forms, 1997 in Press)에 의하면 immersion 어린이들이 의사소통 능력이나 사회적, 정서적 발달에서 연령에 맞는 발달현상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ㅇ 어린이들의 제3언어
앞에서 언급한대로 적어도 3학년(8세) 이전에 제3언어를 배워야 한다. 그런데 최근의 여러 immersion program에서는 6세, 심지어는 4세에 제3의 외국어를 시작하기도 한다. 이 중 한 실험에서는 유치원 2학년인 4세에 영어를 도입하였다. 1991년 이후 카타로니아의 10개 학교에서 지난 3년 동안 시행되었다. 또한 Basque 지역에서는 23개 학교에서 실시되었다. 이들 Basque지역 학교에서는 Catalan/Basque immersion을 실시하였으며 학생들의 사회경제적 수준은 중-하층이었다. 이 실험교육은 주당 4-5회의 30분간 영어 수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수업 시간에는 학생과 교사가 함께 새로운 언어 (영어) 로 일련의 이야기를 연극화 하는 것이다. 그 이야기들은
아주 단순한 구성을 가졌고 같은 나이또래 어린이들이 아주 좋아하고 잘 알고 있는 이야기들이다. 어린이들은 아주 맨처음부터 학급의 모든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실제로 그 목표 언어로 대사를 말해야 한다. 공식적인 제3언어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이러한 조기 다중언어 환경의 조성은 아주 처음부터 immersion하는 제2언어와 제3언어 양 언어를 통해서 의미있는 과제에 대한 의사소통을 강조하는 것이다.
이 실험교육에 참여하는 교사는 지속적인 연수를 받는다. 경험에 따르면 이러한 교사 연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이 입증되기도 하였다. 제3언어를 가르치는 교사는 물론 삼중언어인이지만 (그러므로 학생들의 제1, 제2언어도 모두 알아듣고 대화할 수 있지만) 교사들은 학생들과 전적으로 제3언어로만 학교 생활을 하였다. 아직 이 실험 교육의 실시 기간이 어떠한 평가를 내리기에는 너무 이르지만 우선 발표된 평가 연구 ( Bernaus, 1993, 1994; Cenoz, Lindsay & Espi, 1992, 1993)에 나타난 결과를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로, 제3언어에 대한 짧은 기간의 노출에도 불구하고 그 언어에서 배운 것은 상당했다. 둘째로, 실험 프로그램에 등록한 학생은 제3언어에 아직 노출되지 않은 학생들의 제1, 제2 언어능력과 동일한 언어능력을 보였으며 어떤 경우에는 오히려 더 나은 면도 보여 주었다.
세째로, 목표언어에 대한 교사들의 언어능력 수준이 보장된 다음에는 학생들의 제3언어 습득의 성공 여부는 교사들의 교수활동의 질이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된다는 것이 밝혀졌다.
요컨대 질높은 수업이 주어지기만 한다면 제2 소수언어 immersion program에서 제3언어의 부분적 조기 도입이 모든 다수 언어 학생들이나 소수언어학생들에게 좋은 혜택이 되는 것 같다. 카타란 Immersion program이 시사하는 것은 제도적으로, 지속적인 교육적 배려로 개개학생들의 제1언어를 지키고, 존중하고, 발전시키면서도 유익하고 필요한 제2, 제3 언어를 조기에 집중적으로 교육시켜 유능한 다중언어인이 되게 하는 것이 국제화, 세계화 시대가 요구하는 언어교육일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외국인이나 해외 동포 2세들에 대한 한국어 교육의 필요성과 이익에 대한 교사의 이해와 확신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II. 한국어 교수법의 실제
위의 외국어 또는 제2언어 학습 이론을 참고하여 한국어 교수법을 교육내용과 평가를 연계시켜 고찰해 보기로 하자.
1. 내용과 관련된 교수법
1) 언어기능 분야
(1)말하기, 듣기
말하기,듣기를 동시에 교육시키는 것이 효과적일 것일 것이다. 물론 말하기에 중점을 둘 때와 듣기에 중점을 둘 때는 있어야 할 것이다.
말하기, 듣기는 교실에서만 학습시키지 말고 숙제를 통하여 보다 많이 보층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짝을 지어 상대방의 인적 사항과, 취미, 포부 들을 서로 인터뷰하여, 발표하게 한다든가, 어떤 영화를 보고 와서 느낌을 발표하게 한다든가, 어떤 TV 프로그램을 보고 그에 대한 토론을 시킨다든가 하는 식으로 교실에서 다 할 수 없는 언어활동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다.
2) 읽기, 쓰기
읽기, 쓰기도 동시에 실시하는 것이 능률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맨처음 문자 지도가 끝나면, 아주 쉬운 단어부터 가르치기 시작하여, 간단한 문장을 읽을 수 있게 된 다음부터는 읽기와 쓰기를 연계하여 지도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처음에는 읽으면서 베껴쓰기, 문장의 단어를 다른 단어로 바꾸기, 친구끼리 편지 주고 받기, 부모님께 쓴 편지 읽기, 글을 읽고 요약하기, 독후감 쓰기, 일기 쓰기, 기행문 쓰기, 설명문 쓰기, 논설문 쓰기, 수필 쓰기 같은 순서로 진행하면 읽기 능력 수준이 올라가는 만큼 쓰기 수준도 비슷하게 향상되지 않을까 한다.
위에서도 살펴보았듯이 최근에는 언어능력 보다도 의사소통능력을 강조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임을 유념해야 유념해야 할것이다.
2) 국어학 분야
(1) 음운론
(1) 한국어의 음운체계를 표기법과 함께 연계하여 지도한다.
(2) 한글 문자 지도에서는 훈민정음 제자 원리를 가르쳐 줌으로써 여러가지 효 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3) 음운론의 언어보편성과 한국어 개별성을 함께 다루어준다. 예를 들어 모든 언어의 음소는 자음과 모음으로 구별되고, 자음은 조음방법과, 조음위치에 따라 구별이 가능하고, 조음 방법이나 조음위치가 언어마다 대동소이하나 한국어의 경우 동일한 양순 파열음이라고 해도 평음, 경음, 격음 ('p','pp,' 'ph') 등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는 데 반해 영어는 무성음, 유성음( ‘p', 'b') 으로 나누어진다는 것, 음운규칙도 언어보편적인 것과 한국어 개별적 인 것을 함께 가르치는 것이 좋다.
(4) 영어와 대조 분석을 통하여 국어 음운체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다.
(5) 음운규칙은 생성음운론적 방법으로 설명한다.
(6) 간단한 회화를 통해 한국어 발음을 지도하고, 교정해 준다.
(7) 필수규칙부터 가르치고 그중에서도 대규칙부터 가르치고 선택규칙은 나중 에 가르친다.
(2) 형태론
(1) 한국어에서는 형태론의 비중도 대단히 클 뿐 아니라, 한국어의 개별성이 드 러나는 면이 많으므로 형태론적 내용들을 체계적으로 가르친다.
(2) 그러나 규칙의 중요도에 따라서 대규칙, 필수규칙부터 확실하게 가르치고, 소규칙, 선택규칙은 나중에 가르치도록 한다. 예를 들면 동사가 활용할 때 어간은 변하지 않고, 어미만 변하는 것은 대규칙이고, 특별히 ‘걷다’ -->‘걸 어서’ , ‘묻다’ -->‘물어서’ 와 같이 일정한 형태로 변하는 규칙은 소규칙이라 할 수 있다.
(3) 형태론에서도 언어보편적인 현상들을 가능하면 소개하도록 한다.
(4) 국어의 단어형성법의 원리를 간단명료하게 설명한다.
(3) 통사론
(1)한국어 문장 구성의 기본원리를 주지시킨다.
(2)문장구성의 언어보편성을 이해하도록 하고, 어순에 대한 이해를 시킨다. 예를 들면 영어는 SVO의 어순을 가지지만 한국어는 SOV 어순을 가지는데, 이러 한 어순으로 해서 관형절의 위치도 달라지는 것에 유의하도록 한다. 한국어는 1,2 인칭의 생략이 심하므로 이에 대한 이해를 확실히 하도록 한다.
(3)통사규칙의 언어 보편성과 한국어 개별성을 주지시킨다.
(4) 의미론
의미론 역시 언어보편성을 이해시킨 다음 한국어 의미구조와 의미규칙을 주지시키는 것이 좋을 것이다. 예를 들어 의미론적인 비문에 대한 이해, 중의성, 모호성, 동의성, 반의성, 논리성에 대한 언어보편성을 이해시킨다. 그다음 한국어의 의미론적 개별성을 함께 찾아본다. 또한 의미론적 전제와 함의, 화용론적 전제와 함의에 입각해서도 의미구조와 의미론적 특성을 이해시킨다. 어휘는 기초어휘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하도록 한다. 상급 단계에서는 한국어 관용어와 은유적 표현에 대한 것도 다룬다. 단문에서는 문법적인 문장이 접속문을 만들면 비문이 되는 이치에 관해서도 언급한다.
(5) 한국어경어법
한국어 교육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경어법이다. 상대방이 누구냐, 발화장소와 때가 어디냐에 따라서 말이 달라져야 한다. 호칭, 문장 어미, 어휘, 조사, 1인칭 대명사 “나”와 “우리”를 “저”, “저희”로 하는 것 등 존경의 대상에게는 깎듯이 예절에 맞게 말하고, 남이 말하는 것을 알아들을 수 있도록 학습시킨다. 이것을 좀더 재미있고 쉽게 배을 수 있는 방안능 마련하는 것은 교사의 역량일 것이다. 역할 놀이, 게임, 연극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경어법을 학습시키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3) 한국 문화 분야
최근의 언어교육은 문화교육 방향으로 가고 있다. 한국어 교육을 통해 한국문화를 교육하고, 한국문화교육을 통해 한국어를 교육하는 순환방법을 사용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예를 들면 문화유적지 탐방을 하면서, 각각의 문화재의 명칭과 역사를 공부시킨다든가, 어휘공부에서 한국을 상징하거나 대표하는 문화재 명치과 그 유래를 공부하는 것이다. 물론 이때 사진, 슬라이드, 비디오, 인터넷 등, 다양한 시청각 자료를 활용함은 물론이다.
2. 평가와 관련된 교수법
주지하는 바와 같이 언어능력 평가에는 유창도 평가와 학업성취도 평가가 있다. 유창도 평가는 세게적인 유수한 평가도구와 한국어 유창도 평가를 위해 최근 개발된 몇가지 평가안을 종합하여 활용하면 좋을 것이다. 다만 학업성취도 평가에서는 최근 미국에서 사용하는 Portpolios 같은 방법을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을 것 같다. 즉 평소의 학습자의 언어활동 자료를 모두 평가의 자료로 활용하는 평가 방법이다. 이것은 학습자 스스로도 자신의 언어습득도를 자각할 수 있고, 또 개별학습자의 언어능력상의 오류인지, 수행상의 오류인지를 식별해 낼 수도 있으며, 모든 언어활동에 학습자 자신이 좀더 진지하고 성의있게, 그리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학습자 자신의 평가, 학생 상호간의 평가, 교사의 평가가 모두 평가에 포함됨으로써 좀더 합리적이고 정확한 평가가 되기도 하고 흥미를 유발하고, 문법과 같은 까다롭고 어려운 분야도 흥미와 관심을 가지고 학습하게 되는 효과도 있다고 한다.
교육과정, 교수법, 교육평가를 독립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아니라 종합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최근의 국제적인 추세이며, 효과적인 교수법이 아닌가 한다.
ㅇ 결론
언어학습에는 왕도가 있을 수 없다. 상당한 부분은 교사의 역량과 정성일 것이다. 그러나 학습 효과의 극대화는 결국 학습자의 의욕과 노력, 능력과 애정을 가진 교사가 서로 협동하고, 합심함으로써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합리적인 교육과정, 체계적이고도 다양한 교재, 필요한 시설 등이 전제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교사는 끊임없는 자기 연마와, 학구적 노력을 통하여 학습자에게 가장 알맞는 교수법을 꾸준히 개발,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교육정책을 수립하고, 계획하고 시행하는 기관에서는 시대를 앞서가는 아이디어의 창출과, 괘적한 교육환경과 분위기 조성, 교사의 재교육, 참신한 교육과정 수립과 좋은 교재 개발에 모든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