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얼마전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의 사보에 게제했던 글입니다.
그다지 특별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자연속의 일상과 가족의 소중함을 우리님들과 공유하고저
소개합니다.
사보기사 : 가족체험 여행기 글쓴이 : 노란모자
야생화에 흠뻑 젖으며
근래 몇년사이 나는 주말이면 자연에 파묻히며 사는 즐거움이 하나 늘었다.
누구나 겪게되는 이지가지 스트레스를 그동안 술로 많이 풀었으나 뜻한바(?) 있어 자연에 몸을 맡기니
이 또한 술취함에 비해 전혀 손색없는 스트레스 해소법인것을 깨달았다
사실 예전부터 산이 좋아 전국에 있는 명산을 두루 섭렵하였고, 그래서인지 지금은 회사 산악회장으로
활동하지만 올해는 회원들과 많이 못가본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다.
산을 타도 깊은 산속을, 그것도 가능하면 인적이 없거나 전인미답의 깊은 산속을 혼자 다니기 좋아하는
괴상한 취미가 있어 정작 가족들과는 몇 번 산을 가보지 못했다.
가족들과는 기껏해야 설악산, 함백산, 지리산(노고단까지만), 덕유산, 속리산, 소요산, 마이산, 계룡산
등이 가족과 같이가본 산이다.
결혼한지 21년이 지났으니 가족들과는 몇년에 한번씩 가본 셈이다.
그중 함백산 싸리재(두문동재)에서 백두대간 능선을 따라 금대봉을 넘어 분주령에 이르는 길은 봄부터
가을까지 야생화가 온통 지천이다.
가족끼리 가도 그다지 힘들지 않은 등산코스면서도 황홀한 야생화 천국이니 한번쯤 가보기를 권한다.
참, 수원 광교산은 여러번 갔으니까 아주 안다닌것은 아닌가보다.
여하튼 가족과 같이 쉽게 다닐수 있는 좋은곳이 어딜까 찾아보니 수목원과 자연휴양림이 눈에 들어왔다.
그래서 몇년동안 광릉수목원을 비롯한 몇 곳의 수목원과 자연휴양림을 가족과 함께 다녔다..
모두 각각의 특성과 운치가 있어 좋은곳이 많다.
이번 여름에는 가까운 지인의 추천으로 용인에 있는 한텍식물원에 다녀왔다.
작년 3월에 개원했다는 식물원은 먼저 다녀온 지인으로부터 설명받은것에 대한 기대를 전혀 저버리지
않고 충족시켜 주었다.
한텍식물원은 비봉산 자락에 위치하여 25년간 가꾸어왔다는 희귀, 멸종위기식물, 자생식물 및 외래종
을 포함하여 약 6,000여종의 식물이 양지와 음지, 계곡, 습지대에 자연스럽게 잘 분포되어 있었다.
특히 TV에서만 보던 희귀한 야생화들이 구석구석 예쁘게 가득 핀것을 보고 그곳에 온 사람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탄성을 질러댔고, 아이들은 꽃사과나무 열매를 본 참새같이 짹짹거린다.
한마디로 야생화의 천국이었다. 여름꽃이 이럴진대 봄에 왔으면 대단할것으로 생각되었다.
평소와는 달리 사진찍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동해 예쁜 꽃들과 사진을 참 많이도 찍었다.
일반인에게 공개된것은 작년 3월이지만 30만평 규모에 25년을 가꾸고 준비했다는 식물원 소개에
수긍이 간다.
자연다큐멘터리에서만 보아왔던 수많은 야생화들이 지천으로 피어있는것을 보고 처음으로 야생화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었다.
그리고 오솔길을 따라 테마별로 만들어놓은 식물군락은 또다른 묘미를 안겨주고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 라는 어느 글이 생각난다.
야생동물들의 습성과 이름들을 알고 동물원에 가면 더욱 재미있듯이, 야생화와 식물이름을 식물도감
이나 야생화사이트를 찾아 알고가면 아주 흥미로울 것이다.
한텍식물원의 입장료는 조금 비싼편이다.
주말에는 1인당 8,500원이고 주중에는 7,500이다.
그리고 간단한 음료를 제외한 음식물 반입이 어렵고, 주위에 식당이 없으며 식물원내의 식당은
한정식위주로 가격이 조금 비싸다는것이 개선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 글을 보는 전국에 계신 우리회사 선,후배님과 동료들은 한번 가보시지요.
만약 다녀온 뒤 한달안에 후회하시면 15일 이내에 100% 환불해드리오리다.
소주와 삼겹살 안주로.
한텍식물원을 찾는길은 초행길인 사람은 조금 찾기 어렵겠다 싶어 쉽게 알려주려 한다.
중부고속도로 일죽IC를 나와 우회전한다.(안성,평택방향)
안성,평택방향 대로를 3~4km타고가다 45도 각도로 우회전한다.(죽산방향)
죽산읍내에서는 소로(小路)인데 안성쪽으로 2~3km계속가면 조그만 한텍식물원 표지판을 보며
우회전한다. 이길부터는 비포장인데 3~4km 계속가면 된다.
하지만 이곳은 나의 가문에 가슴아픈 역사가 있는 묻어있는 곳이다.
나의 22대조 이신 이(李)무(茂) 할아버지가 역모에 연루되었다는 누명으로 이곳 죽산에서
사약을 받고 돌아가신 곳이다.
본시 문과에 급제했으나 무(武)에도 통달하여 조선초기 1396년 도체찰사로서 일본의 대마도와
일기도(壹岐島)를 정벌했고, 그후로도 왜구를 여러번 격퇴해 왜인들의 간담을 서늘케했던 분이시다.
돌아가신후 후에 신원되어 익평공(翼平公)이라는 시호를 받으시고 명예를 회복하셨다.
그런 역사적인 인연과 당연히 아무런 관련이 없겠지만 나는 이곳 죽산땅에서 20분거리에 있는
진천공장에서 3년여동안 근무한바 있으니 나로서는 범상치 않은 지역인것 같다.
이야기가 조금 빗나간것 같다.
어느 집안이나 평범치 않은 역사의 사연이 있는 것이라 쓰지 않으려 했으나 죽산이라는 지명이
나의 가슴을 휘돌고 손끝이 자판을 지맘대로 내리쳐 쓰여졌으니 이해를 바라나이다.
자연휴양림을 추천하라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청옥산 자연휴양림을 꼽는다.
경북 봉화에 있는 태백산맥줄기 청옥산(1,276m)의 주봉에서 뻗어내린 해발 896m지점 깊은곳에
있는데, 수령 100년 이상의 울창한 침,활엽수림이 하늘을 찌를듯 빽빽이 우거진 첩첩산중에 있다.
특히 아름드리 줄기가 몇십미터 높이로 곧게 자라 까마득하고 끝없이 이어진 잣나무, 낙엽송들은
장관이 아닐 수 없다.
깊은 산중에 가끔씩 띄엄 띄엄 떨어져있는 산막은 그야말로 딴세상이다.
한여름에도 모기한마리 없고, 한낱에도 서늘한 그곳은 야생동물과 같이 생활한다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깊다.
청옥산 자연휴양림에 대해선 할말이 아주 많지만 지면사정으로 이만 하련다.
그곳에 대해 알고싶은 분은 저에게 문의바람.
기왕이면 소주 몇 잔 걸치면서 얘기하면 더 좋구.
웬만하면 내가 살테니...
첫댓글 감사합니다. 내년 에 꼭 한번 다녀 올랍니다.
경북 봏화면...몇번 가본곳인데..... 물이 아주 맑은 곳..!
좋은곳에 많이다녀 오셨군요 ,....
좋은 글 감사!
마음의 여유가 있으신 자연답사의 글이 싱싱해보여 마음 상쾌해지는군요.. 정말 피가되고 살이 되는 살아있는 글이군요.. 노란모자님으 요런글좀 자주 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건강하시고 행복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