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관 초청 콘서트ㅡ
가수 한 사람 초청하는 비용이 노래 한 두 곡에 5,6백만원. 그런데 얼마 안되는 최소한의 경비에 먼 산골 이름 모를 완주 비봉초등학교, 언제 페교될 지 모르는 이 작은 학교에 기꺼이 와서 노래 한 두곡 부르고 줄행낭치는 게 아니라 아예 한시간 이상 공연을 한다고 하니 참 믿기지 않은 일입니다.
용기는 가상하나 이 음악회를 계획한 하늘님의 무모함에 놀랍고 게런티가 짱짱한 무대가 많은 데, 마다하지 않고 이 자리에 무작정 온 홍순관이라는 괴짜 가수가 놀랍습니다.
친구 덕에 강남간다고 이 놀라운 잔치에 만사 제쳐두고 우리 진달래 가족들과 부리나케 달려갔습니다. 진달래 식구만 해도 저어기 10여명은 될듯... 어찌 다 제 가슴이 설레이고 조마조마 합니다. 관객들도 많이오고.. 차질 없이 잘 돼야 할텐데... 홍순관씨는 언제오려나? 생각했는 데 맨 앞자리 그는 거기에 먼저 와 있었고, 하늘 알님과 뭔가를 상의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진달래식구들도 너 나 할 것없이 다 무대 체질이라 뒤에 얼쩡거리지 않고 맨 앞자리를 독차지해 버립니다. 다행히 객석은 거의 다 채워지고 국악강사 안혜란 님의 소리로 첫 장을 엽니다. 저리도 이쁜 국악강사는 첨 보는 듯 판소리 하면 개성강한 소나무님 이미지가 떠오르는 데 전혀 다른 이쁜 이미지의 소리꾼의 사랑가에 넋이 나갑니다.
뒤이어 하늘님이 지도했다고 하는 어린이들과 선생님들이 "소는 사람처럼 따지는 게 없다" 내용 있는 노래를 자신있게 제법 잘 부릅니다. 오히려 선생님들이 더 수줍어 하네요.
드디어 홍순관씨 차례, 가벼운 캐주얼 차림에 긴머리, 하얀 맨발 자유인 홍순관씨의 시적 무대가 펼쳐집니다. 아니나 다를까! 자신 만의 독특한 색깔로 노래 부릅니다. 아무도 범접할 수 없는 청명한 목소리, 그리고 노래와 노래를 이어주는 서정적인 설명, 게다가 재치있는 입담에 홍순관씨라는 존재에 빠져듭니다. 마치 알님이 하늘님 따라 가다가 이 분의 매력에 오히려 더 강력한 서포터가 되었다듯이. 그분이 눈 감으며 노래부르는 것처럼 호수처럼 부르는 노래에 절로 눈이 감기게 됩니다. 또 옥구슬처럼 맑은 목소리에는 같이 맑아지고 뭔가 풀어지고 가라앉고 해소된다는 느낌, 또 생명평화를 노래하는 가수로 알려진 것처럼 강은 흘러가야 한다고 외치는 노래는 강렬한 웅변으로 들려옵니다. 엥콜에 엥콜, 한시간이 넘은 지 오래 마지막 모든 정열과 사랑을 이 곳 비봉에 뿌리려는 듯이 한 마리의 눈 뜬 봉황이 구만리 남쪽 바다를 자유롭게 나는 것처럼 "천국의 자유가 춤을 추네" 드넓은 자유의 세계로 날아 오릅니다.
노래를 부르고 새노래를 지어 하느님께 바치는 사람 마치 그의 노래를 완전한 경지로 끌어 올리려는 듯이 음악의 정수라고 할까 온 몸과 정성을 다하여 부르는 그 노래에 몸과 영혼이 한바탕 춤을 춥니다.
일곱시에 시작한 공연이 두시간이 지난 아홉시가 되어 곱게 곱게 마무리 됩니다. 홍순관님 ! 전혀 지친 기색, 피곤한 내색도 없이 같이 즐거워하고 수백명이 아니라 수만 명이 모인 자리에서 노래부르는 것처럼 엄청난 힘과 에너지로 산골 비봉을 깨웁니다. 목소리, 노래 한 두곡 만 불러도 목이 텁텁한데 처음 목소리보다 더 맑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가 부르는 노래가 그 자신이고 그 노래가 사람을 행복하게 하고 그 노래가 살아서 이 자연에 공명하고 또 하느님께 기쁘게 드려지기 때문일 겁니다.
s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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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저도 덩실대며 따라 춤을 추고싶습니다. 행복하십니다.
아름답게 살아가시는 모습들이 영낙없이
천국시민들이 아니겠습니까
행복하고 축복받은 무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