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오후, 아침부터 심상찮던 날씨가 드디어 폭발이다. 여느 겨울의 대구 날씨로는 기상이변이라 할만큼 제법 많은 눈이 쉴새없이 쏟아져 고민 만땅이었다. 태안과 포항을 여러번 전화로 다녀온 후 결론은 Go!
김천을 지날때만 해도 날씨도 길도 심각한 상황이라, 정 안되면 추풍령 쯤에서 예정에 없던 1박을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지만, 대전을 넘어서면서 서서히 날씨는 개이고 길도 순조롭다.
저녁 7시 반경 드디어 당진 도착..
기다리는 친구를 태우고 즉각 삼길포항으로 달려갔다. 대호방조제 끝, 예전에는 있었는지도 몰랐던 작은 항구가 온통 휘황찬란한 유흥가로 변해 있다. 주린 배를 채우는게 먼저.. 서해안에서 가장 맛있다는 우럭 회로 뱃속을 달래다가 보니 어느새 취기 가득^^
옆자리 손님 고향 아지매 둘과 흥을 나누다가 우리끼리 노래방도 갔었지아마ㅋㅋ 피곤에 겹친 일행은 단 꿈 속으로~
새벽에 일어나 아쉬운 마음에 찍어본 삼길포항 앞바다 풍경..(아직 여명이라 잘 보셔야 보입니다.ㅎㅎ)
대호방조제..
날씨 탓인지 관광객이 적어 다행히 숙소 바가지는 없었고(5만원), 덤으로 친절한 이쁜 중년의 주인을 만났다. 펜션이라고 적혀 있지만 그냥 모텔 같은 '하늘바라기'펜션..
첫날 저녁 긴 술자리 끝에 뻗어버린 두 녀석(나를 포함ㅎㅎ). 그래도 기럭지가 긴 녀석이 술이 강한지 정신을 차려 폰으로 찍은 사진이란다.
아침식사를 파는 곳이 딱 한군데라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냥 해장국이나 된장찌게 먹을껄 기여코 복어탕을 시켰는데.. 복어가 한 삼년은 냉동실에서 자고 나온건지 맛이 전혀올시다~ 그래도 한 그릇 다 먹었다는거^^
아침식사 때 반주로 소주 두어병 깠더니 다시 비몽사몽.. 정신을 차려 뒤늦게 달려 도착한 만리포해수욕장. 만리면 도대체 몇 킬로? 계산해 보니 무려 4,000킬로다. 여기서 태평양 한가운데까지 갈 수 있다. 말도 안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해변도 오리를 넘지 않는다고.. 그래도 여긴 만리포다..ㅎㅎ
경북대학교 생물학과 동기 삼총사~
해수욕장 바로 앞 즐비한 횟집 중 이 곳을 골랐다. 특별한 이유는 없고 왠지 전라도 음식이 맛있을 거 같았다..
(나는 선거 직후라 이분들 마음을 달래고 싶은 심정이기도 했지만^^)
점심으로 5만원이나 주고 '박속낙지탕'을 시켰다. 조금 비싸지 않나 생각이 들었는데.. 먹어보니 그림과 달리 너무나 시원하고 담백하면서도 살캉살캉 씹히는 낙지맛이 일품이었다..
이 분 표정은 왜이리 심각?
나는 행복하기만 한데..ㅎㅎ
이 후 남은 시간을 미리 계획한 곳 중 신두리 해안, 서산마애삼존불, 안국사지, 개심사를 들러 해가 질 무렵까지 돌아보고 저녁 늦게 대구에 도착~
(위 네 곳은 <문화유적 순례>와 <훌쩍 떠나는 여행>에 나누어 싣는다)
태안에서 근무하는 친구가 꽃게장을 선물해 주었다. 태안 시내에서 간장꽃게장으로 가장 유명한 집이란다..
첫댓글 첫번째와 두번째 사진은 정면에서 모니터를 보지 말고 위쪽에서 내려다보면 잘 보입니다..
시커멓게 나왔지만 분위기가 너무 좋은 사진이라 버리기가 아까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