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명 이경엽, 나이 26세, 키 168cm, 몸무게 48kg, 신체치수 35-24-35, 학력 동경 디자이너 학원(중퇴), 취미 십자수, 특기 춤, 노래, 소속 TTM 엔터테인먼트. 이 사람이 누구인지는 이미 짐작이 갈 것입니다. 한국의 `완벽한' 트랜스 젠더 연예인으로 떠오른 하리수입니다. 그가 대중 앞에 첫선을 보인 것은 모 화장품의 CF 였습니다. "새빨간 거짓말"이란 광고카피와 함께 매력적인 젊은 여성의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카메라는 미소를 짓는 그녀의 `목젖'을 클로즈업했습니다. 광고의 메시지의 핵심은 바로 그녀의 목젖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목젖은 컴퓨터 그래픽의 산물이었고 실제의 '그녀'는 목젖도 없고 몸매나 음성도 여성이나 다름없는, "너무나 여성적인" 남성 성전환자였습니다.
트랜스 젠더 하리수는 맞벌이 자영업을 하는 부모님 밑에서 컸습니다. 누나 만 있고 남자 형제는 없는 환경에서 그는 거의 홀로 컸습니다. 부모님이 거의 집에 안 계시기 때문에 혼자서 음식도 해먹고 빨래도 하고 인형놀이나 자수가 그의 취미였습니다. 그러나 중학교에 들어가서는 문제가 심각해졌습니다. 다른 친구들이 점점 더 남성적이 되갈수록 그에게는 점점 더 여성적인 특징이 많이 나타났습니다. 음성도 변하지 않고 엉덩이도 커져서 교복을 따로 맞추어야 했습니다. 그러한 그를 다른 친구들은 아예 여자로 취급했습니다. 그는 자신을 여자라고 느꼈고 마침내는 학생회장을 했던 남성적인 학우와 연애(?)를 하게되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그는 일본에 미용기술을 배우러 갔습니다. 비싼 학비와 생활비 때문에 1년 만에 학교를 그만두고 그는 여성이 되기로 결심했고 일본에서 성전환수술을 받았습니다.
그러던 중 그는 그의 '상품가치'(?)를 발견한 TTM엔터테인먼트라는 기획사의 눈에 띄었고 1년 이상 본격적인 연예인 수업을 받게 되었습니다. 앞서 말한 화장품 광고가 대중의 호기심을 끌자 기획사는 그 동안 잘 준비된 '하리수'를 연예가에 등장시켰습니다. 여성이 되기를 원했던 남자 이 경엽은 드디어 웬만한 여성보다 더 '예쁜' '하리수'라는 연예인으로 나타났습니다. 하리수는 CF모델인 동시에 음반을 취입하고 에로틱 영화 <노랑머리2>의 주연을 맡는 연예인이 되었습니다. 그는 유명한 연예인으로서 성공하여 자신의 성전환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부모님에게 잘해 드리고 사회의 음지에서 살고있는 트랜스 젠더들의 권리를 위해 활동하고 싶다고 합니다. 사실 우리는 인간 하리수에 관한 진실을 다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가 비록 논란이 되는 '트랜스 젠더' 연예인이라고 해도 우리와 같은 인격을 가진 한 인간으로 존중되어야 합니다.
하리수를 통해서 그 동안 우리사회에서 그늘에 가려졌던 트랜스 젠더의 문제가 사회적 주목을 받게되었습니다. 그래서 무엇이 하리수를 트랜스 젠더로 만들었는지, 도대체 한 인간의 성(性)이란 어떻게 형성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2. 성 정체성은 어떻게 형성되는가?
(1) 성 정체성의 형성과정
사람의 성(性)을 표현하는 말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태어날 때 결정된 생물학적 성(sex)이고 또 하나는 가정과 사회에서 여성과 남성의 성 역할을 배우면서 형성되는 사회적 성(gender)입니다.
여러분이 알다시피 한 사람의 생물학적인 성 정체성은 정자와 난자가 수정할 때 이미 결정됩니다. 여성의 난자는 X염색체만 가지고 있으므로, 난자가 X염색체를 가진 정자와 수정하면 여아가 되고 Y염색체를 가진 정자와 수정하면 남아가 탄생하게 됩니다. 그러나 아동기에는 남녀 모두에게 작은 양의 남성호르몬과 여성호르몬이 비슷하게 분비되므로 신체적 차이가 크게 나지 않습니다. 반면에 이 시기를 통해 어린이들은 동성부모와의 동일시, 형제자매와의 관계형성, 친구집단과의 놀이를 통해서 자신의 성 역할을 배워갑니다.
청년기가 시작되는 만 9세 내지 10세부터는 흔히 '사춘기'라고 부르는 시기가 시작되는데, 이 때 본격적인 남녀의 성적 성숙이 이루어집니다. 뇌하수체 전엽의 영향아래 여성은 난소에서 많은 양의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여성의 2차 성징이 뚜렷해집니다. 남성은 남성대로 고환에서 안드로겐과 테스토스테론이 다량 분비되면서 성인 남성으로 준비됩니다. 이렇게 남녀 성인으로서의 신체적이고 생리적인 성숙은 만 16세에서 18세 즈음에 완성됩니다. 문제는 심리적이고 사회적인 성 정체성의 형성입니다. 이미 여러분이 경험한 대로 청년기에는 성장이 완만하던 아동기와는 달리 급격한 신체 변화 때문에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정해서 충동적이 되거나 자기도취에 빠지기도 하고 쉽게 자기 비판적이 되거나 우울증에 빠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불안정한 시기에 인간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자신의 성과 자아에 대한 의식이 형성되는 것입니다.
(2) 성역할 사회화와 양성성
사회적 적응을 통해 자기 자신의 태어난 성을 확인해 가는 과정을 '성역할 사회화'라고 부릅니다. 전통적으로 성역할 사회화의 과정을 거쳐 여성은 여성성 만을, 남성은 남성성 만을 확립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여겨왔습니다. 그렇지만 일찍이 스위스의 심리학자 융(C. G. Jung)은 모든 인간에게 양성의 성격이 공존한다고 보고 남성적이고 기능적인 '아니무스'(animus)와 여성적이고 친화적인 '아니마'(anima)가 균형을 이룰 때, 개인과 사회의 원만한 발전이 이루어진다고 주장했습니다. 1970년대 이후 '심리적 양성성'에 관한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남성적이고 여성적인 성격이 모두 발달한 개인이 다양한 상황에 대한 적응력이 높다는 결과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남성이건 여성이건 간에 자기의 본래적 성을 충분히 긍정하면서 이성의 성향을 갖는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생물학적으로는 하나의 성에 속해 있으면서도 심리적 성이 미분화되거나 반대의 성이 일방적으로 발달한 경우에는 문제가 간단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남성임에도 불구하고 심리적으로 자신의 성 특징이 발달하지 않은 상태에 머물러 있거나, 오히려 여성의 성 특징만 발달하는 경우입니다.
트랜스 젠더는 바로 이러한 경우에 해당합니다. '성전환증'에 대한 연구로 유명한 심리학자 머니(J. Money)는 "유전적이거나 환경적인 취약성을 가진 어린이가 성적 주체성분화가 이루어지는 결정적 시기에 극단적으로 한쪽 성에 고착된 결과" 트랜스 젠더가 된다고 봅니다. 일단 트랜스 젠더로 고착되면 사춘기 이후에도 자신의 선천적 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부적절함을 느끼고 성전환을 시도하게 되며 동성과 성애관계를 맺게 됩니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정확한 통계가 없지만 서양에서는 남자의 경우 삼 만명 당 한 명, 여자의 경우 십 만명 당 한 명꼴로 나타나고 있다고 합니다.
(3) 왜곡된 성 정체성의 치유
탄생 시에 자신에게 주어진 성을 사회화의 과정을 통해 확인하지 못하고 혼란에 빠지는 원인에는 유전적인 원인과 환경적인 원인이 함께 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전현상에는 가끔 비정상적인 패턴이 나타나는데 X염색체가 너무 많거나(XXX) 너무 적은(XO) 여성도 있고 X나 Y염색체가 하나 더 많은 남성들도 있습니다. 이들 중 XO여성이나 XXY남성은 태아기 때 난소나 고환이 발달하지 않습니다. 또 X나 Y염색체가 하나 더 있는 남성들은 정상적인 남자보다 키가 더 크고 더 충동적이고 자제력이 늦게 발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비정상적인 유전은 성장기의 성호르몬 분비에 혼란을 가져옵니다. 하리수의 경우처럼 남성임에도 불구하고 사춘기에 여성호르몬이 과다하게 분비된 것으로 보이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유전적 원인에 못지 않게 성 정체성 형성에 영향을 주는 것은 환경의 요소입니다. 크게 보아 성 정체성 형성에 작용하는 요소는 문화적 요소와 대인관계의 요소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성역할은 유교문화의 영향을 강하게 받습니다. 그러나 문화적 영향도 대부분 구체적인 대인관계를 통해 작용합니다. 자녀의 성역할 발달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요소는 부모의 역할입니다. 특히 최근의 연구에서는 자녀의 성정체성 에 끼치는 아버지의 역할이 매우 중시되고 있습니다. 최근의 남성 동성애 증가의 원인으로 현대사회에서 이혼이나 직업활동에 의한 아버지의 역할 감소를 들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형제, 또래친구, 교사나 대중매체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즉 성 정체성 형성은 성장기에 주위의 사람들과 어떤 관계를 맺는가에 크게 달려 잇다는 것입니다. 특히 트랜스 젠더나 동성애의 경향을 나타내는 자녀에 대해 부모들의 관심과 심리치료 및 호르몬치료의 도움을 준다면 많은 경우 문제를 해결 수 있습니다.
3. 남자됨과 여자됨의 성경적 의미
(1) 하나님은 인간을 성(性)없이 창조하지 않았습니다.
성적 정체성이란 무엇일까요? 시험관 아기를 넘어 유전자복제 아기가 태어날 것을 기대하고 있는 21세기에 성은 더 이상 주어진 것이 아니라, 마음대로 선택하는 것일까요? 그렇게 하면 인간은 과연 행복해 질 수 있을까요? 우주와 인간의 시작에 관해 서술한 구약성경의 창세기에서는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셨다. 하나님이 그들을 남자와 여자로 창조하셨다"(창 1:27)고 말합니다. 하나님이 인간을 이렇게 양성으로 만드신 이유는 "남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아내와 결합하여 한 몸을 이루"기(창 2:24) 위해서였습니다. 성경에서 말하는 성의 창조원칙은 아주 단순하지만, 이 원칙에 의해 인간사회는 하나님이 고귀하게 만드신 생명을 전달하며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 원칙은 우리가 가진 성을 긍정하며 그것을 바로 사용하기 위한 기준을 제공해 줍니다.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 사랑을 하고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는 일은 인간의 행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창조의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성(性) 정체성 혼란은 다른 모든 성적 혼돈과 마찬가지로 인류의 타락의 산물입니다.
자신의 성의 현주소를 다른 성에서 찾는 크로스 젠더나 성적인 만족의 대상을 동성에서 찾는 동성애의 경향은 파트너를 마구 바꿔가며 이성애적인 충동을 만족시키는 경향과 마찬가지로 인류의 역사에 들어 온 타락의 산물입니다. 창조에 의해 우리에게 주어진 성은 성적 책임감과 성적 만족감이라는 두 가지의 원리를 존중할 때 건강하게 사용됩니다. 이 두 가지를 함께 존중하는 일에는 긴장이 따릅니다. 기독교 성 전문가들은 이러한 성의 비밀스러운 긴장을 파괴하고 성을 욕구충족의 도구로만 사용할 때 성(性)에 대한 일종의 우상숭배에 빠지게 된다고 경고합니다. "창조된 실재로부터 한 조각을 떼어내어 그것으로부터 기적을 기대하는 것"(루이스 스미즈)이나 "생식기를 통한 성욕의 만족을 인간성의 중심문제로 보고 그것에 모든 희망을 거는 일"(메리 반 르우윈)은 우리의 삶을 행복하게 만들지 못하고 파괴한 다는 뜻입니다.
(3) 성 정체성 혼란의 궁극적 치유는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에 우리를 맡기는 일입니다.
앞서 살펴 본 대로 불안정한 성 정체성의 발달과 자신의 성에 대한 혐오증이나 반대로 동성에 대한 성적 욕구는 사춘기를 지나 일단 고착되면 그러한 상태를 바꾸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동성애자가 치료를 통해 다시 이성애자로 바뀌는 비율은 대략 30-60퍼센트로 보고되고 있다. 트랜스 젠더의 경우에는 더욱 심각해서 많은 의사들이 성전환 수술을 실제적인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물론 우리는 모든 사람이 바른 성 정체성을 갖도록 도와야 하고 왜곡된 경우를 고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노력해도 완전한 치유가 되지 않는 이들을 우리는 "죄인을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신"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은혜와 능력에 맡겨야 합니다. 기독교 문학자 C. S. 루이스(Lewis)의 말을 들으며 우리의 논의를 마치기로 합시다.
"절망하지 마십시오. 하나님은 모든 것을 알고 계십니다. 그분은 당신이 계속 작동하려고 무진 애를 쓰고 있는 처절한 기계라는 것을 잘 아십니다. 계속 가십시오. 그러나 할 수 있는 것은 하십시오. 언젠가(어쩌면 저 세상에서 일 수 도 있고 혹은 그보다 빠를 수 도 있습니다) 그 분은 그것을 쓰레기 더미에 내던지고 당신에게 새로운 것을 주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