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레이저 프린터와 잉크젯 프린터에 기반한 프린터, 복합기 제품군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 서로의 영역에 발을 넓히며 레이저 프린터보다 빠른 잉크젯 프린터, 또는 잉크젯 프린터보다 저렴하면서도 그 보다 작은 레이저 프린터 등 그 동안 상대 제품군과 뚜렷하게 구분되던 특징들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불과 수년 전 까지만 해도 잉크젯 프린터와 레이저 프린터는 명확하게 구분되는 특징과 한계를 가졌으며, 이에 따라 서로 다른 가격대, 그리고 서로 다른 사용 영역에서 각각 독자적인 시장을 구축해 왔었다. 이러한 경계가 생긴 이유는 두 제품군의 인쇄 방식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레이저 프린터는 이미지를 인쇄하기 위해 토너를 사용하는데, 토너는 검은색이나 C.M.Y라는 삼원색의 분말입자를 사용하게 되는데, 이러한 분말입자는 기본적으로 고체 상태이기 때문에 잉크처럼 종이 위에서 번지는 현상이 일어나지 않아 보다 깔끔한 인쇄물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토너 입자는 고체 분말 입자이고, 종이 위에는 단지 일시적인 정전기적 인력에 의해 머물러 있는 것이기에 그대로는 종이 위에 이 토너를 정착시킬 수 없다. 따라서 용지를 배출시키기 전 180~200도에 달하는 고온으로 가열된 롤러를 지나며, 토너를 녹여 종이 위에 붙이는 정착 과정을 필요로 하게된다.
이처럼 단순히 잉크를 분사해 종이 위에 흩뿌리는 잉크젯 프린터에 비해 레이저 프린터는 다소 복잡한 구조를 가지며 이런 구조적인 차이로 인해, 크고 많은 전력을 소모하지만 빠른 인쇄 속도와 우수한 품질을 보여준다. 때문에 잉크젯 프린터는 보급형과 개인 사용자용으로, 레이저 프린터는 기업용, 또는 전문 사무용 환경에서 서로 양분되어 시장을 점유해왔던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경계가 점차 허물어지고 있고 이전보다 작아진 드럼의 크기와 단순화된 메커니즘을 통해, 보급형 잉크젯 프린터와 비슷한 10만원 미만의 가격으로 출시되고 있다. 또한, 각 색상마다 별도의 인쇄 유닛이 필요해 한계가 있던 컬러 레이저 프린터 역시, 멀티 패스 방식 등의 도입으로 보다 소형화된 인쇄 메커니즘을 구비해 30만원대 미만의 가격을 달성하게 되었다.
특히, 이를 기반으로 한 복합기 제품도 출시되고 있어 개인 사용자와 SOHO 시장에서 서서히 약진을 시작하는 중이며, 잉크젯 프린터에 기반한 복합기 제품군의 시장 점유율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잉크젯 복합기는 그 성능을 강화시켜 이에 맞서고 있는데, 헤드가 움직이며 라인 단위로 인쇄하는 잉크젯 프린터의 특성상 그 인쇄 속도는 레이저 프린터에 비해 느렸지만, 제어 기술의 발달로 보다 정교한 컨트롤이 가능해져, 현재는 고속 모드로 인쇄 시 30ppm을 상회해 보급형 레이저 프린터의 인쇄 속도보다 빠른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저렴한 가격 역시 잉크젯 프린터 기반 제품이 가질 수 있는 장점으로, 복잡한 구조의 레이저 프린터에 비해, 잉크젯 프린터는 구조가 간단하며,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저렴한 하드웨어 가격을 유지할 수 있다.
따라서 같은 가격대의 제품일 경우 레이저 프린터 복합기에 비해 보다 다양한 옵션과 부가기능을 포함할 수 있는 것이 잉크젯 복합기의 장점인데, 이번에 소개할 캐논의 잉크젯 복합기인 PIXMA MX850 역시 그러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PIXMA MX850은 캐논의 PIXMA MX 시리즈 중 최상위 제품으로, 앞서 설명한 잉크젯 복합기의 발전 방향을 그대로 보여주는 제품이라 할 수 있다.
제품의 제원을 살펴보면 이 제품의 특징이 여실히 드러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기본적으로 스캐닝 모듈과 잉크젯 프린터 모듈을 통합한 복합기이지만, 각각의 기능은 해당 하드웨어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 확장되어 있다.
스캐너는 단순한 플랫베드형 스캐너가 아닌 상단 커버에 ADF를 통합해 다수의 용지 복사 및 내장된 팩스 기능에도 대응할 수 있으며, 인쇄 속도 역시 최대 31ppm 수준에 달해 SOHO나 중소기업 수준의 사업장에서도 무리 없는 성능을 보이고 있다.
또한, 다기능 메모리 리더 내장과 고화질 LCD 디스플레이, PictBridge 기능 등 포토 프린터로의 기능 역시 충실히 지원해 사무용은 물론 멀티미디어 용도로도 뒤지지 않는 제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