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K5와 함께 달려보자. 지난해 시승했던 쏘나타의 성능에 좋은 인상이 남았던 이유로 기대가 크다.
시동 버튼을 누르면 나즈막한 배기 사운드를 시작으로 2.4 GDi 엔진이 구동되기 시작한다. 실내선 잘 들리지 않지만 뒤쪽서 들리는 아이들시의 배기음은 의외로 스포티한 편이다.
시내 도로서의 성능부터 느껴보자.
스티어링 휠은 가볍게 돌아간다. 덕분에 조타량이 많은 U턴 등의 환경서도 힘이 필요 없다. 215mm급의 타이어가 장착되었다는 점을 잊게 하는 대목이다. 이는 여성 운전자들이 특히 주목할 부분이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2.4GDi 엔진이 부드럽게 차체를 내밀기 시작한다. 초반부터 발생된 토크감이 운전을 편하게 한다. 기어 변속에 따른 쇼크도 없다. 서스펜션은 의외로 부드럽다. 덕분에 승차감이 좋다는 장점이 부각된다. 거친 노면에 대응하는 능력도 좋다. 스티어링 휠로 전해지는 정보의 양도 매우 적어 운전자 및 동승자는 노면에 따른 불쾌감을 거의 느끼기 어렵다. 둔턱도 부드럽게 넘어간다. 감각적인 면을 비춘다면 형제차인 쏘나타보다 컴포트에 초점을 맞춘 SM5에 가까운 느낌이다.
고속도로에 들어선다.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 힘차게 밀어 붙이는 맛이 좋다. 2.4GDi 엔진의 경쟁력이 잘 살아나는 부분이다. 시내 주행서도 느꼈지만 초반부터 넉넉한 토크가 차체를 끌어주기 때문에 부담 없는 달리기 성능을 즐길 수 있다. 폭발적이진 않지만 동배기량 수입차들 대비 만족스러운 가속력이 나온다.
100km/h 이상에 오르면서 윈드실드 부분의 노이즈가 증가한다는 점은 아쉽다. 반면 파노라마 썬루프는 생각보다 큰 소음을 만들지 않았다. 참고로 K5의 정숙성은 매우 뛰어난 편이었다. 아이들링시는 동급 최고수준인 34dBA로 나타났으며 80km/h 주행시 소음정도는 약 60dBA로 SM5(58dBA)와 쏘나타(62dBA)의 중간 정도의 모습을 보였다. 쏘나타의 경우 파노라마 썬루프 적용모델은 약 64dBA를 상회하는 모습을 보인바 있다.
▶ 80km/h 주행 소음
- 르노삼성 SM5 - 파노라마 썬루프 적용 / 58dBA - 기아 K5 - 파노라마 썬루프 적용 / 60dBA - 현대 쏘나타 - 파노라마 썬루프 미적용 / 62dBA - 현대 쏘나타 - 파노라마 썬루프 적용 / 64dBA
중고속에서의 안정감은 무난하지만 노면에 대한 스티어링 휠로의 정보 전달량이 적다. 차선 변경서도 한템포 늦게 따라오는 느낌이다. 최근 현대&기아차는 전동방식의 파워스티어링 시스템으로의 확장을 진행 중이다. 가볍게 스티어링 휠을 조작할 수 있다는 점은 좋지만 노면에 대한 피드백이 적다는 점과 안정감이 떨어진다는 것은 향후 수정되었으면 하는 대목이다. 특히 고속에 올랐을 때 차량과 스티어링 사이의 일체감이 떨어진다는 것은 좋지 않다. 흐느적거리는 느낌이다. 스티어링 휠을 똑바로 잡아도 미세하게 조향 축이 흔들리는 듯 한 느낌을 전하는 것은 분명히 좋지 않다. 서스펜션 셋업 역시 고속보다 저속서의 승차감에 최적화 된 느낌이다.
결론적으로 지난해 시승했던 쏘나타(YF) 2.0은 조향 부문서 무난한 성능을 보여줬는데 MDPS(Motor Driving Power Steering)가 적용된 K5 2.4는 감각적인 면에서의 아쉬움을 보였다. 참고로 쏘나타의 경우 초기 유압식을 사용하다 최근 발표된 2011년형으로 오면서 MDPS 방식으로 전환됐는데 과연 어떤 느낌을 줄지 궁금하다. MDPS를 충분히 숙성시킨 후 여유롭게 전환 했어도 좋지 않았을까 싶다.
고속을 오르내리는 능력은 무난하다. 단, 2.0 대비 월등히 낫다라는 생각을 심어주지는 않는다. 2.4의 파워가 크게 떨어진다기 보다 2.0리터 엔진의 효율성이 더 뛰어나다 보는 것이 맞겠다.
참고로 K5 2.4(GDi)는 다이나모 미터상에서 164마력의 출력과 21.7Kg.m의 최대토크를 보여줬다. 자동변속기 적용 모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구동 손실율은 좋은 수준이다. 단, 마력 부분에 대한 손실이 조금 더 줄었다면 좋았을 듯 싶다.
한가지 재밌는 점은 우리가 제공받는 테스트카들의 출력이 소비자들에게 인도되는 차량들 대비 높게 나왔다는 것이다. 10여대의 소비자 차량 데이터와 지난해 테스트 했던 쏘나타 2.0의 데이터를 비교해 보면 대부분의 소비자들 보유한 차량들은 130마력을 상회하지 못했다. 물론 가벼운 튜닝을 거친 모델들은 130마력을 약간 넘어서는 수준을 보였다.
일반 소비자가 보유한 쏘나타 2.4GDi의 데이터와 이번 K5 2.4테스트카의 데이터를 봐도 약 10마력 가량의 차이가 난다. 수치를 떠나 토크밴드 그래프를 보면 쏘나타의 최대토크 수치를 K5는 대부분의 고회전 영역서 넓게 사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배기량이 크지 않는 자연흡기 엔진으로써는 다소 큰 차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우연이라 생각하지만 우리가 시승한 테스트카(매체용)와 일반 시판 차량의 각 엔진별로 통상 5~10마력, 1Kg.m 가량 높은 출력과 토크가 나왔다는 점이 재미있다. 독자님들은 꼭 출력이 높은 차를 뽑으시기 바란다.
와인딩 로드에 들어서며 본격적인 테스트에 돌입한다. 자제 제어장치인 VDC도 잠시 해제한다. 6단 자동 변속기는 물론 수동모드.
정지 상태서 가속페달을 밟으면 짧은 휠스핀과 더불어 박진감 있는 가속을 보여준다. 1단서의 느낌은 매우 좋다. 2단으로 넘어서도 가속감은 떨어지지 않는다. 실측결과 0-100km/h 가속시간은 약 9.3초로 나왔다. 0-60km/h 4.1초. 참고로 지난 11월 시승했던 쏘나타(YF) 2.0은 0-100km/h를 9.4초 만에 주파하는 능력을 보였다. 0-60km/h 도달 시간은 4.1초로 K5 2.4 대비 차이가 없다. (지난 3월 SM5와의 비교 시승 때의 쏘나타 테스트카도 0-100km/h 기준 9.5초의 기록을 보여줬다.)
계측기 상에서의 수치를 떠나 실제 구동 성능으로 본다면 2.0 및 2.4의 성능 차이가 크지 않은 것 처럼 비춰줬다. 실용구간 내에서의 가속 시간 차이는 크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고속으로의 도달 능력은 2.4GDi 엔진 쪽이 유리하다. 하지만 K5 2.4 모델이 200km/h를 넘어서기까지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필요로 했다.
결론적으로 고속주행에 큰 의미를 두지 않은 소비자라면 2.0 모델을 선택하라 조언하고 싶다. 반면 드래그 레이스 등 가속 경쟁에 의미를 둔다면 2.4를 선택하는 편이 좋다. 0-400m 비롯해 거리가 길어질수록 두 모델간의 차이가 발생되기 때문이다.
어쨌든 최근 현대R26;기아차의 파워트레인에 대한 경쟁력은 대단한 수준이다. 참고로 수입차 중에는 3.0리터 배기량으로도 0-100km/h 가속에 있어 12초 이상을 요구하는 모델도 있다.
단, 현재 차량들의 성능 개선을 위해 6단변속기의 기어비를 조금 더 짧게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2~3단만 조율해도 조금 더 빠른 가속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K5가 본격적으로 성능을 지향한 모델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수준으로도 대부분의 소비자를 만족시킬 것이다.
코너를 앞두고 브레이크 페달을 조작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 많은 독자들이 질문을 해왔다. 과연 K5는 기존 기아차와 다를 것인가? 답은 동일하다는 것. 고속에서의 제동력 및 잦은 작동에 의해 발생되는 스트레스의 누적도는 분명히 아쉬움을 남겼다. 기아차는 NVH(소음진동 / Noise Vibration Harshness)에 대해 민감한 국내 소비자들을 감안해 성능에서 NVH 쪽으로의 타협을 해온다는 입장이다. 물론 시내 주행을 주로 하는 운전자들이라면 제동력에 큰 불만을 갖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브레이크 시스템 자체를 키운다면 NVH를 만족시키면서도 성능을 잡아낼 수 있지 않을까?
VDC의 개입 정도는 무난하다. 조금 이른 듯 싶지만 일반 운전자들에게 필요한 범위에 맞춰 설정이 잘되어 있다. 반면 제동 계통에 스트레스가 누적되면 개입시기가 달라진다. 이는 쏘나타를 시승하면서도 지적한 바 있는데 개입이 필요하지 않은 상황서 매우 빠르게 작동하거나 혹은 매우 늦게 급작스러운 작동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작동 시점에 대해 일관성이 부여되었으면 한다.
변속기 자체도 불만은 없지만 간혹 일관성 없는 변속 패턴은 아쉬움이다. 이 역시 쏘나타를 시승하면서 지적한 내용이다. 쏘나타 및 K5는 수동모드에 있더라도 6천rpm을 약간 상회하는 시점서 자동으로 쉬프트업을 진행한다. 하지만 특정 상황이 되면 레드존에 들어가 연료차단이 이뤄지는 시점까지 쉬프트업을 진행하지 않는다. 6,500rpm 부근서 일관성 있게 자동변속 되는 방식으로 변경해도 좋을 듯 하다.
부드러운 서스펜션이지만 코너링 때의 바디롤 억제에 대해 신경 쓴 흔적이 보인다. 하지만 코너링이 마무리 되는 시점서 댐퍼가 원만히 자리를 잡아 준다는 느낌이 적다. 왠지 한템포 늦게 따라오는 느낌이다. 특히 연속 코너에서 밸런스가 깨지는 모습이 비춰진다는 점이 아쉬웠다.
참고로 K5 2.4GDi의 전후 무게 배분은 59.4 : 40.6 수준으로 전형적인 FF(전륜구동)모델의 모습을 보여줬다. 좌우 편차는 50.7 : 49.3 으로 좌측편이 조금 무거웠다.
스티어 특성은 물론 언더 성향이다. 하지만 주행에 부담을 주는 정도는 아니다. 보편적인 동급의 전륜구동(FF) 모델과 유사한 수준으로 보면 된다.
서스펜션에 대한 느낌은 쏘나타 쪽이 더 나은 느낌이다. 동급 경쟁모델 대비 조금 단단한 느낌이지만 차량을 제어하는데 있어 자신감을 심어주기 때문이다.
K5에는 모두 넥센(NEXEN)제 타이어가 사용된다. 쏘나타의 경우는 약 30% 정도가 넥센제를 채용하고 있다. 4계절에 포커싱 된 만큼 성능은 다소 아쉽다. 반면 사이드월이 제법 잘 버텨줬다는 점은 인상적이었다.
K5 2.4의 성능을 감안한다면 조금 더 좋은 성능을 보여줄 18인치 스펙이 나을 듯 하다. 2.0의 경우라면 가속력 등 다양한 부분을 감안해 17인치 정도에서 타협하는 것이 좋겠다.
주행 연비는 매우 인상적인 부분이다. 80km/h 정속 주행을 30km 이상 해본 결과 평균 15km/L 이상을 어렵지 않게 보여줬다. 특정구간서는 17km/L 이상도 보였다. 가감속이 반복되는 시내 주행서도 평균 8km/L 이상을 보여줬다. 평균적으로 종합적인 주행을 감안해도 10km/L 이상은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과속을 자주 하는 운전자라면 4~5km/L 내외의 연비를 접하게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K5는 두가지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디자인은 매우 스포티하다. 현대차의 스포츠카인 제네시스 쿠페와 직접 견줘도 당당함을 뽐낼 수 있는 스포티한 느낌이다. 실내의 디자인, 구성 및 마무리도 좋다. 반면 주행 성향은 순수한 컴포트 지향이다. 쏘나타와 SM5 사이에 놓고 저울질을 한다면 컴포트에 치중한 SM5와 유사한 정도라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K5를 구입한 뒤 높은 만족감을 보일 소비자 층은 기존 (중형급) 국산차 오너들 및 여성 운전자들이 아닐까 싶다. 젊은층은 주행 성향서 쏘나타의 감각을 조금 더 높이살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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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하자면...
소음 -> 5호기와 yf의 중간정도... 윈드실드 노이즈 발생
다이나모 출력측정 -> 2.0의 회사발표 수치 정도.
가속 -> yf2.0과 실용구간에서 별차이 없음.
제동력, 변속기, vdc개입 -> 이전의 현기차와 별차이 없음.
연비 -> 2.4 배기량대비 꽤 좋은 수치...
흠... 2.4라고 해서 연비빼고 그렇게 메리트가 있는 게 아니네요. ㅋ 역시나... 숫자 놀음일뿐...
tgdi 엔진은 좀 다를려나.. ㅋ 제로백은 젠쿱 3.8하고 비슷하던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