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자국(9)
며칠전부터 비가 많이 온다는 일기예보에 걱정이 많았다. 팀원들에게 연락하니 예정대로 산행하자는 의견에 역시 우리는 약자가 아니라 강자라는 것을 실감케했다.
모두가 대간을 하면서 얻은 인내와 용기가 아닌가 무거운 마음으로 짐을 챙겨 님프만 산악회 동지들의 후원과 저녁식사 배려에 힘을 얻어 서울역으로 가니 경희님, 팔도마님, 빈라덴 형님께서 먼저와 우리를 맞아주었다.
다들 굳은결심과 각오의 표정에 더욱 힘을 얻었다.
10시 50분 김천행 열차에 탑승. 김천역에 도착하니 새벽 2시 50분. 다행히 비는 오지 않아 하늘이 도운것 같다.
우리는 김밥집에서 라면과 국수로 아침식사를 간단히 하고 택시를 이용, 추풍령에 도착했다.
3시쯤, 장비 점검 및 착용 후 산행. 하늘은 먹구름이 뒤덮혀 금방이라도 한비탕 물세례를 쏟아부을듯이 뇌리를 위협하고 발걸음을 무겁게한다.
천지신령이여 제발 오늘만이라도 ,나 혼자가는 산행이라면 비가 아니라 폭풍까지 몰아쳐도 감수 하겠지만 우리 대원들을 생각하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것이 리더자의 심정인가보다.
암튼, 지금은 고민도 낙심도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모든것을 하늘의 뜻에 맡기고 무조건 가야한다.
금산에 오르니 하늘이 도왔는지 밝아오는 아침 하늘에 먹구름이 조금씩 옅어지며 구름사이로 태양이 숨바꼭질하듯 나타났다 사라지곤 한다.
사기점을 지나 작점고개에 이르니 영동과 김천의 경계선이 보이고 그 곳에 홀로 백두대간을 하는 분을 만났다.
20일째 산행을 하고 있다고 하면서 야영을 하고있었다. 할미봉에서 추락하여 죽다가 살아 났다고 한다. 이렇게 힘든 산행을 혼자 하다니 대간하면서 나름대로 자부심을 가졌었는데 그 분 앞에서 부끄러워지고, 존경스럽기도 했다.
대간을 하면서 참 많은 것을 얻고 배우는 것 같다. 우리는 여기서 점심을 먹고 잠시 숨을 고르고 용문산 ,국수봉,을 오르는데 고지가 그리 높지 않은데 많이 힘들었다. 자료에 의하면 이번구간은 둘레길 같다고 해서 쉽게 생각했던 탓인지, 더힘들게 느껴졌다. 큰 재를 지나 개터제에 이르니 오후 5시. 우리를 위해 참고 참았던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계획대로라면 지기재까지 가려 했는데, 예상보다 많이 지체되어 오늘 일정은 일기 관계로 마무리하고 민박집에 연락하니 1톤포터가 달려와 우리를 짐짝처럼 적제함에 싣고 어디론가 하염없이 달렸다.
왜이렇게 먼거야 혹 우리 팔려가는거 아니야? 하면서 웃기도 했다. 그런대로 추억이 될것 같기도 하다.
한참을 달려 도착한곳이 모동면 소제지에 있는 허름한 여관에 짐을 풀고 원기를 돋우기 위해 삼겹살에소주한잔으로 피로를 풀고나니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하늘도 나의 기도를 들어준것 같다.
감사하면서 또 내일이 걱정된다. 오늘만 하던 마음이 내일도 맑은 하늘을 기대한다. 그 무엇으로도 채울수 없는 것이 인간의 욕심이라 했던가.
내일도 하늘에 맡기기로하고 취침. 이른아침 눈을 뜨니 좀 전 까지 내리던 비가 그치고 하늘 문이 열려 빛이 창밖을 밝힌다. 서둘러 식사를 하고 다시 트럭에 실려 개터재에서부터 산행시작.
산행구간을 재조정하여 지리재까지만 산행하기로하고 산행. 백학산을 지나니 산행 정보와 같이 산세가 부드러워 비교적 순조롭게 산행한다.
개머리재로 가는 길목에 취나물이 굴락을 이루어 산행의 수고에 보답이라도 하듯이 채취를 허락하여 조금씩 채취하여 내려온다 조금 내려오다 보니 올해 들어 처음 만나는 꽃뱀이 또아리를 틀고 일광욕을 하면서 방긋이 웃고, 은초롱이라고 하는 약초가 굴락을 이루어 조화를 이루고 박새,둥지에서 두가족의 속삭임을 듣고 힘들었던 만큼 보람도 컸다. 자연에 취해 산행하다보니 드디어 목적지인 지기재에 도착했다 오후 2시 20분.
정류장에서 남은 음식으로 점심을 먹고 버스를 기다리는며 마을 사람들에게 물으니 곧 온다는 버스는 1시간 30분이 지나도 오지 않아 지나가는 트럭을 세워 도움을 요청해 하는 수 없이 또 짐짝 신세가되어 상주 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하니 4시 , 4시30분. 동서울행 버스로 귀경길에 오르면서 이번 구간을 마무리한다.
기다림
님 만날 그날이 그 언제인가
손꼽아 기다려지네
님을두고온들 이렇게 보고파질까
정을두고온들 이렇게 그리워질까
수백만리 머나먼 길 그 어디라도 님이깃든곳이라면
가고파지네
이른아침산새들의 합창소리 그리워지고
무럭무럭 피어오르는 새벽안개 그리워
어제도 오늘도 기다려지네
아침햇살 저녁노을 눈앞에 아른거리고
바람결에 휘날리는 나뭇잎
뇌리를스치내
벌 나비 꽃을찿아 날아다니고
산사에서 들려오는 청아한 염불소리심금을울리며
휘영청 달밝은밤 밤하늘에 별빛이 보고파
그곳이그리워그날이 기다려지네
어제도 오늘도 기다려지네
백호
나 이렇게 살기로.............
겉저리 인생이 이닌 김치 인생을 살기로
김치가 맛을 제대로 내려면 배추가 다섯 번 죽어야 한다.
배추가 땅에서 뽑힐 때 한번 죽고,통배추의 배가 갈라지면서 또 한번 죽고,
소금에 절여지면서 또 다시 죽고,
매운 고추가루와 짠 젖갈에 범벅이 돼서 또 죽고
마지막으로 장독에 담겨 땅에 묻혀 다시 한번 죽어야 비로소
제대로 된 김치 맛을 낸다. 그 깊은 맛을 전하는 인생을 살 것이다.
그러기 위해 오늘도 성질을 죽이고 고집을 죽이고 편견을 죽여 살기로........
시간이 없어서 다음에 또........
-팔도마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