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가 올해 선정한 ‘10년 뒤 한국을 빛낼 100인’은 10년 후의 명확한 비전과 꿈을 갖고 정진을 다짐했다. 이들의 약속은 곧 미래 한국의 좌표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시와 소설을 쓰는 작가들은 텍스트 문학의 미래를 낙관하지 않았기에 글을 쓰겠다는 의지를 더욱 힘주어 다졌다. 소설가 김영하 씨는 “필력이 최고인 40대에 더 늦기 전에 한국에서, 한국어로 말하며, 한국인으로 산다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할 소설을 쓰고 싶다”고 했다. 소설가 김애란 씨는 “문학의 위기라는 말이 돌겠지만, 누군가는 시나 소설을 계속 ‘쓰고’ 있을 것”이라며 “그중 한 사람이 나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인 박형준 씨는 “사람의 손길이 닿을수록 윤기 나는 것이 시(詩)”라며 “10년 뒤에도 나 자신의 작고 사소한 감정을 사랑하고 그것으로 사람과 만나는 시를 묵묵히 쓰고 싶다”고 했다.
엔지니어와 의사로 시작해 성공적으로 기업을 일궈낸 남민우 다산네트웍스 대표와 안철수 KAIST 석좌교수는 ‘기업가정신 확산’의 전도사를 희망했다. 안 교수는 “젊은이에게 안정지향적 삶보다는 도전정신과 기업가정신을 가지도록 격려하겠다”고 밝혔다.
세계 최고 수준에 오른 과학자들은 존경받는 스승으로서 후배 과학자에게 길을 제시하고 싶어 했다. 현택환 서울대 중견석좌교수는 “직접 개발한 나노 소재가 질병의 조기진단 및 부작용 없는 치료, 2차 전지, 태양전지에 광범위하게 적용되는 목표를 갖고 있다. 또 젊은이들이 위대한 과학자로, 인격적으로 닮고 싶어 하는 롤 모델이 되고 싶다”고 했다. 김기문 포스텍 교수는 “과학사에 남을 업적을 이루는 꿈의 성취 여부를 떠나 후학들에게 존경받는 과학자로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썼다.
갈수록 한 방향으로만 치닫는 현실의 제동장치 역할을 맡겠다는 이들도 있었다. 과학철학자인 장하석 케임브리지대 석좌교수는 “과학지식의 본질, 과학의 맹점을 다루는 과학철학자로서 과학과 인문학 사이의 튼튼한 다리를 놓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에너지를 덜 소비하는 소박한 삶을 살면서도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실현하기 위해 애쓰고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권구훈 골드만삭스 조사분석부 전무는 “남북 경제통합이 더 중요해질 2020년쯤 체제 전환국에 대한 산지식을 바탕으로 성공적 경제통합에 기여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하버드대 박사 취득 후 국제통화기금(IMF) 모스크바사무소에서 러시아의 시장경제 이행을 현장에서 지켜봤다. < 특별취재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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