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um
  • |
  • 카페
  • |
  • 테이블
  • |
  • 메일
  • |
  • 카페앱 설치
 
카페정보
MC글로벌
 
 
 
카페 게시글
베트남 관광 스크랩 [하워드힐재활요양병원] 베트남 사파 - 소수 민족의 삶의 풍경을 만나다
하늘뜨락 추천 0 조회 71 14.01.09 14:24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베트남 사파 - 소수 민족의 삶의 풍경을 만나다

 

가족의 사랑이 머무는 곳, 지구촌 전통 마을로 떠나다

‘어버이 날’, ‘어린이 날’, ‘세계 가정의 날’이 있는 5월은 사랑과 정성이 가득 담긴 선물로 가족 간의 정을 돈독히 하는 계절이다. 어떤 것을 주어도 아깝지 않은 사랑하는 가족에게 저마다 의미 있는 선물을 전해보자.


 

베트남 사파, 소수 민족의 삶의 풍경을 만나다
 

사파는 살아 있는 소수 민족의 박물관으로 불리는 도시다. 베트남 북서부에 자리한 사파는 신비한 자연 풍경과 그 속에 자리 잡은 흐몽족·레드 자오족 등 다양한 소수 민족을 만나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최근 입소문을 타고 수많은 여행자가 몰려들면서 베트남 최고의 여행지로 급부상했다.



 

타박 폭포
라오카이 마을에서 트레킹으로 갈 수 있는 탁박 폭포. 시원한 물줄기가 여행자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준다.

소수 민족 마을 트레킹
 

해발 약 1,600m의 아름다운 계곡에 자리한 사파(sapa)는 1922년에 세워진 오래된 고원 도시(hill station)로, 베트남과 중국 국경 도시인 라오카이에서 서쪽으로 30km 떨어져 있다. 타이족과 자오족, 흐몽족 등 다양한 산악 부족들이 그들의 독특한 문화를 간직한 채 살아가고 있다.


예전에는 하노이에서 사파에 가기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열악한 도로 상태 때문이었다. 툭하면 산사태가 일어나기 일쑤였고 여행자들은 고립되곤 했다. 하지만 최근 사파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다양한 소수 민족의 삶을 엿볼 수 있고,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파가 다시 부활할 수 있었던 건 아이러니하게도 그동안 그곳이 철저히 잊혔기 때문이다. 제2차 세계대전 동안 베트남을 지배한 프랑스 식민 정부에 맞서는 게릴라들이 사파를 중심으로 활동했다. 그리고 이후에도 베트남은 미국과 오랜 전쟁을 해야 했다. 그러니 관광객은 사파에 들어올 엄두를 내지 못했다.

 

게다가 1979년에는 중국과의 국경 충돌 사건도 터졌다. 사파 주변은 한때 민간인 통제 구역으로 대규모 군사 시설이 들어서기도 했는데, 이 기간에 프랑스인이 건설한 호텔들은 황폐해졌다. 사파는 거의 잊힌 도시가 되었다.

 

10년 전만 해도 사파를 찾으려는 여행자들은 하노이에서 오토바이를 빌려 꼬박 이틀이 걸리는 길을 힘들게 달려야만 했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 이후 사파는 베트남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로 급부상했다.

 

마을 주변에 형성된 신비하고 스펙터클한 자연 경관이 입소문을 통해 외국 여행자들에게 알려지면서부터다. 또 형편없던 주변 도로 사정이 좋아지고, 프렌치 스타일의 옛날 호텔들이 개·보수를 거쳐 새롭게 단장해 외국 여행자들을 끌어들이는 데 한몫했다.

 

사파 주변의 고원에는 수많은 프랑스식 건물들이 세워져 있는데, 대부분 식민 시대 프랑스 관리의 별장이나 저택으로 사용되던 것들이다. 오늘날에는 프랑스인을 비롯한 유럽 관광객들의 발길이 잦아 고급 호텔과 프렌치 레스토랑이 즐비하게 들어섰다.


 

라오카이 마을
라오카이 마을에서 지앙 타 차이 마을로 가는 길에 만난 풍경. 사파의 아이들은 학교를 마치면 염소와 소를 친다.
물소를 타고 논으로 가는 소년. 이방인을 경계하는 눈초리다./사파시장. 사파 광장 한쪽에 자리한 사파 재래시장.

사파를 찾은 여행자들 대부분은 산악 마을을 따라 트레킹을 즐기기 위해 이 먼 곳까지 찾아온다. 트레킹을 하면서 독특하고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감상하고, 소수 민족이 모여 사는 마을을 방문한다.

 

마을마다 지닌 독특한 문화와 소수 민족의 다채로운 삶의 방식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은 베트남의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장점이다. 짙은 안개 속에서 질퍽한 시골길을 걷다가도 서너 명 무리를 지어 전통 의상을 입고 지나가는 소수 민족을 마주치게 되면 눈웃음 지으며 인사를 건네는 그들의 모습에 절로 미소를 띠게 된다.


사파 다운타운에서 가장 가까운 마을은 라오카이 마을이다. 오토바이를 타고 20분 정도면 닿을 수 있다. 블랙 흐몽족이 살고 있다. 흐몽족은 중국·베트남·타이·라오스 등 여러 나라에 흩어져서 거주하고 있는데, 베트남에서 가장 큰 소수 민족 중 하나다.

 

이들은 고산 지대에 살면서 과일이나 약초 등을 재배하고 소나 돼지, 닭과 같은 가축을 기르며 생계를 유지한다. 흐몽족에는 블랙·화이트·레드·그린·플라워 등으로 명명된 여러 그룹이 있는데, 이들은 서로 미묘한 차이를 보이며 각기 다른 관습과 문화를 영위하며 살고 있다. 이들 중에서 특히 블랙 흐몽족이 일반인의 눈에 가장 쉽게 식별된다.



 

레드 자오족
밭으로 가는 농부./사파의 전통 부족인 레드 자오족. 사파에서 가장 큰 소수 민족 가운데 하나다.

이 부족의 여성들은 원통 모양의 모자를 쓰고, 각반과 같은 정강이 보호대를 다리에 착용하고 있으며, 남색으로 염색된 아마포 의상을 즐겨 입는다.

 

이들은 다른 종족보다 크기가 큰 은 장신구를 몸에 많이 치장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라오카이에서 다시 오토바이로 1시간여를 달리면 지앙 타 차이 마을이 있다. 레드 자오족이 살고 있는 마을이다.

 

약 47만 명으로 추정되는 자오족도 55만 명인 흐몽족과 함께 베트남에서 가장 큰 소수 민족 중 하나로 분류되며, 이 지역 일대에 거주하고 있다. 베트남뿐 아니라 중국과 라오스 국경 일대에도 넓게 분포하는 자오족은 전통 중국 의학술의 본산지로 알려졌다. 그리고 중국 문자와 비슷한 모양의 놈다오(Nom Dao)라는 독자적인 문자를 쓴다.

 

레드 자오족은 붉은 모자를 쓴다. 이 소수 민족들 대부분이 매우 가난하지만, 최근 관광객을 상대로 사업을 하는 방법을 터득하면서 생계를 그럭저럭 이어가고 있다. 이 종족들의 생계는 여성이 꾸려나간다. 거리에서 관광객을 상대로 민예품이나 작은 인형, 액세서리를 파는 이들 대부분이 여성이거나 어린 여자아이들이다.


지앙 타 차이 마을에 들어서자 어린이들이 우르르 몰려와 목걸이와 팔찌를 내밀어 보인다. “Tres Jolie(매우 예쁘다는 프랑스어)”를 연신 말하며 관광객에게 끈질기게 따라붙는다. 때로는 마약 성분의 약초를 재배하는 이들이 가끔 행상인으로 나서서 성냥갑 속에 아편을 숨긴 채 다가와서 팔기도 한다.


최근에는 엄청나게 몰려드는 관광객들의 영향으로 이곳 소수 민족이 고유 문화를 잊고 이들이 접촉한 제3세계 문화를 동경한 채 고향을 떠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이런 문화적 피해(cultural damage)는 이미 일부 소수 민족 사이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베트남 북서부의 장엄한 자연

 

 

계단식 논
라오카이에서 사파로 가다 보면 이런 풍경을 쉽게 접할 수 있다. 가파른 비탈을 일구어 계단식 논을 만들어놓았다.

사파에는 호앙리엔 산맥이 있는데 베트남의 최고봉인 3,143m의 판시판 산이 이 산맥에 있다. 정상은 연중 내내 접근 가능하다. 적절한 등산 장비를 갖춘 여행자라면 누구나 오를 수 있다.

 

단, 등산 코스마다 물기가 많아 미끄럼에 주의해야 하고, 추위에도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판시판 산에 오르는 사람들은 전문 산악인보다 관광객이 많다. 사파에서 9km 정도 떨어져 있기에 차량 없이 걸어서 다다를 수 있다. 거리가 짧은데도 정상에 오르고 돌아오는 여정은 3~5일이 소요된다.

 

산을 오르는 동안 원숭이·산양·산새 등 이 산에서 서식하는 희귀 동물들을 만날 수 있다. 특별한 등반 기술이나 전문 장비는 필요하지 않지만 단, 경력 많은 현지인 가이드와 반드시 동행해야 하고, 포터를 동반하는 게 체력 관리에 도움이 될 것이다. 산 위에는 아직 산장이나 편의 시설이 마련되지 않았으므로 방수 텐트와 침낭, 식량, 우비, 나침반 등을 가져가야 한다. 텐트를 비롯한 등산 장비는 사파의 주요 호텔 등지에서 대여할 수 있다.

 

하지만 이곳에서 대여한 장비 중 상당수의 품질이 좋지 않으므로, 자신의 것을 가지고 산에 오르는 게 좋다. 등산이 힘들다면 반 타이 드라이브에 도전해보자. 라오카이를 거쳐 반 보 마을을 지나 반 타이까지 약 100km의 거리. 호앙리엔 산맥을 넘어가는 코스인데 트람 톤 패스(Tram Ton Pass)라 불리는 이 길은 해발 1,900m로 베트남에서 가장 높은 고갯길이다.

 

시원하게 뻥 뚫린 장엄한 경관에 압도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시시각각 변하는 기후 변화에 다시 한 번 놀라게 된다. 사파 지역은 춥고 구름이 많이 끼지만 고갯길을 넘어 라오카이로 내려오면 급격하게 따뜻해지고 날씨가 맑아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사파에서 하노이로 돌아갈 때 열차를 탈 수 있는 라오카이까지 여행자 미니버스를 타고 간다. 하지만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 될 수 있다. 사파에서 라오카이까지의 풍경도 제대로 볼 수 있고, 따 핀 마을도 방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 핀 마을은 레드 자오족이 살고 있는 곳이다.

 

‘홍’이라는 붉은 천으로 된 모자를 머리에 쓰는 종족인데 전통적으로 비단실만 사용하는 자수 전문가들로 유명하다. 스카프나 치마 등에 새긴 문양은 원숭이 손에서 배추까지 무척 다양하다. 마을을 방문하면 레드 자오족 여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자수를 놓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카메라를 들이대거나 눈을 마주치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 득달같이 달려와 그들이 만든 민예품을 사라고 떼를 쓴다.


따 핀 마을을 돌아보고 라오카이로 향했다. 라오카이까지 가는 길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풍경을 보여주었다. 산을 넘고 또 넘었다. 산모퉁이를 돌 때마다 황금빛으로 물든 계단식 논이 펼쳐졌다.

 

산등성이를 깎아서 만든 거대한 계단식 논.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로 경이로운 광경이다. 가이드를 맡은 베트남 청년 호이는 “사람들 대부분이 이 구간을 미니버스로 넘어와요. 오토바이로 넘는 사람은 5%도 안 돼요. 당신은 운이 좋아요. 이렇게 아름다운 광경을 질리도록 볼 수 있으니까요”라며 엄지손가락을 세워 보였다.

소수 민족 최대의 재래시장, 박하 일요시장
 
 
박하 일요시장
박하 일요시장. 세계 최대의 소수 민족 재래시장이다. 주말이면 전통 복장을 한 플라워 흐몽족이 몰려든다.

라오카이 역에서 박하로 가는 버스를 탈 수 있다. 베트남 최대의 소수 민족 재래시장이 열리는 곳이다. 일요일마다 박하 일요시장이 서는데 시간이 되면 꼭 한 번 가보기를 권한다.

 

박하 주변의 고원 지대는 해발 900m 정도. 자오·자이·한·싸팡·눙·푸라·투 라오 족 등의 소수 민족들이 살고 있다. 일요시장에는 주로 플라워 흐몽족이 모인다. 꽃을 수놓은 화려한 치마를 입은 여성들이 물소와 돼지, 말, 닭 등을 판다. 그들이 직접 만든 수공예품도 살 수 있다.


버스에서 내리면 화려한 전통 의상을 입은 여인들이 줄지어 걸어가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들의 뒤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레 시장에 닿는다. 시장은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인다. 노천 이발관에서는 아저씨가 이발을 하고 있고, 시장 한쪽에서는 흐몽족이 순대와 국수를 먹고 있는 모습도 눈에 띈다.

 

수공예품을 파는 거리를 지나면 각종 야채와 술을 파는 노점이 이어지고 다시 고기를 파는 곳으로 이어진다. 이들이 시장에 팔기 위해 내놓은 물건들은 집에서 만든 빗자루와 땔감 등 소박하다. 시장 아래쪽에서는 우시장도 벌어진다. 커다란 뿔을 단 물소들이 팔리기를 기다리고 있다.


시장의 모습이 우리네 5일장과 비슷하다. 물건값을 흥정하는 여인도,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웃음꽃을 활짝 피우는 사람도 있다. 아이스크림을 맛있게 먹고 있는 코흘리개 아이들이 있고 주막에서는 남자들이 왁자지껄한 술판을 벌이기도 한다.

 

 마치 이들은 물건을 팔고 사기 위해 시장에 가는 것이 아니라 시장 자체를 즐기기 위해 시장에 온 것 같다. 말 그대로 축제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어도 별 제지를 받지 않는다. 박하의 플라워 흐몽족은 사진 찍히는 데 별로 거부감이 없다. 사파 일대의 다른 소수 민족이 사진에 거부감이 강한 반면 플라워 흐몽족은 호의적이다. 일부러 포즈를 취해주기도 한다. 박하 주변에는 가볼 만한 시장이 여럿 있다.

 

깐꺼우 시장은 박하에서 약 20km 떨어져 있다. 물소 같은 가축들이 주로 거래되는 시장으로 중국 국경과도 가까워 중국인이 물건을 사기 위해 산을 넘어 이곳 시장에 오기도 한다. 박하에서 12km 떨어진 곳에 있는 룽핀에서는 일요일에, 35km 떨어진 곳에 있는 꼭리에서는 화요일에 시장이 열린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박하에서 거리가 가장 가까운 반 퍼 마을로 트레킹을 다녀와도 된다. 반 퍼는 몽호아족이 사는 곳으로 3km 거리에 있다. 박하에서 싸오 마이 호텔을 지나 왼쪽 길을 따라 작은 산을 돌아가면 보이는 마을로 산 위로 향하는 길이 이어져 있다.

 

단순한 생활을 하는 고산족 마을인데 외국인에게 매우 친절하며, 가이드 없이 갔다 올 만하다. 박하 일요시장은 아침 9시 무렵부터 시작돼 12시 정오 무렵이면 파장이다. 장에 온 이들은 밤새도록 가파른 고개를 넘어가야 하므로 정오에 출발해도 자정 무렵에야 집에 도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 · 사진: 최갑수(여행 칼럼니스트)
 
다음검색
댓글
최신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