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바닥을 쳤다.
진짜로 경기가 바닥을 쳤다.
이제 곧 돌아 선다.. 진짜로..
실상 우리가 이런 이야기를 들은 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일부 경기 선행지표 들이 돌아서고 있고, 우리 경제를 선도하는 대기업의 실적이 호조를 보여주면서 이제 정말로 경기가 돌아설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 하지만 경기 순환 구조상에서 이러한 흐름들이 실생활에서 피부로 느끼게 되는 시점은 아직도 시간이 더 필요하겠지요?
생명보험업에 종사하는 저로서는 최근 종신보험의 해약이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에 '아 이제 정말로 경기가 돌려는 모양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쉽게 빌려쓰고 갚지 못하는 신용카드 부채도 심각하고 20대의 태반이 취업을 하지 못한다는 '이태백 현상' 등을 볼 때, 과연 언제나 경기가 바닥을 찍고 터닝 할 수 있을 것인지 심히 우려되기는 합니다만, 우리 가정 경제의 주체들이 정말 최후의 보루, 최악의 상황에서 우리 자녀와 가족을 지켜줄 수 있는 종신보험을 해약하기 시작했다는 것에 어느 때 보다 진바닥에 가까워진 상황이 아닌가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지요..
IMF로 부터 자금을 원조받던 때에, 너무나 많은 회사들이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수많은 가장들이 직장을 잃고 벤처로 숨통을 트던 때에 우리나라 생명보험 업계에는 결정적인 변화가 있었습니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갑자기 당장 수입이 없어지고, 앞으로의 수입구조도 불투명해진 상황에 처하자 예금을 털고, 적금을 깨고, 급기야 그 동안 가입하고 있던 보험을 해약하며 코스트를 줄이고, 해약환급금을 받아 급한 상황을 면하는 상황에 이르렀던 것입니다..
주식시장으로 말하자면 투자심리가 극도로 얼어붙으며 '투매'로 이어지는 상황이었던 것이지요..
이러한 바닥을 거치면서,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 마무리 되면서 우리 경제도 급격하게 회복을 하게 되었고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이 급속하게 국내에 유입을 유도하여 경기회복의 원동력이 되었던 것입니다.. 바로 이 때에, 외국계 보험사를 주축으로 그간의 보험과는 틀린 '종신보험'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시장에 확산 되었던 것입니다..
안 그래도 어려웠던 상황에 보험을 깨고 나서 형편이 좋아지자 다시 가입을 고려하게 되었을 때, 단순하게 건강/재해 등 특별한 상황에만 지급을 받던 스타일과는 다르게 보험 본연의 의미에 맞는 '일반사망 보험금'을 강조하는 종신보험이 '빈 자리'를 모두 메꿀 수 있었습니다..
사실, 해약과 재가입으로 인하여 소비자들은 경제적인, 시간적인 손실을 보았던 것이구요, 보험사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더 높은 종신보험으로 시장을 재편함은 물론 소비자들이 보험에 대해서 갖는 인식도 상당부분 바꿀 수 있어서 시장이 한단계 성숙하는 기회를 맞을 수 있었습니다..
길게 지난 상황을 언급해 드린 것은, 지금의 상황이 그 때와 비슷한 부분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구요.. 지나고 나서 보면 실질적으로 우리 소비자들만 해약과 가입을 반복하며 경제적으로 시간적으로 손실을 보게 되었던 사실을 되짚어보아 조금이라도 손실을 줄일 수 있다면 하는 바램이 앞섰기 때문입니다..
누구라도 정말로 보험이라도 해약해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에 닥칠수 있습니다.. 안타까운 현실이지요.. 하지만 더욱 안타까운 상황은 그러한 상황에 처할수록 보험의 기능이 더욱 더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위험에 노출 된 채로 살아야 한다면 가정에 보장을 준비해 드리고, 전달하는 제 입장에서는 정말로 속이 상한답니다..
게다가 잠시의 위험을 넘기면 안타까운 현실을 극복할 수도 있는데.. 하는 생각이 들 때에는 더욱 그렇지요..
이런 상황에서 해약 대신 택할 수 있는 방법을 몇가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1. 감액 완납 : 지금까지 납입한 보험료에 대응하도록 보험금을 조정하는 것입니다.. 기존에 약정한 보험기간을 유지하면서 보장을 받는 금액을 감액하는 제도입니다.. 더 이상의 납입 없이 이루어집니다..
2. 연장 정기 : 감액 완납제도가 보험기간을 지키고, 보험금의 크기를 줄인 것이라면 연장 정기는 보험금의 크기를 지키면서 지금까지 납입한 보험료에 맞는 수준의 보험기간을 산출하여 종신보험이 아닌 정기보험으로 변환하는 것입니다.. 역시 더 이상의 납입 없이 이루어집니다..
3. 약관 대출 : 전체 납입기간의 절반 정도가 지난 계약이라면 해약환급금으로 적지 않은 금액이 쌓여 있을 것입니다.. 당장의 자금 수요 때문에 해약을 하고 환급금을 받는 것 보다는 자신의 해약환급금 범위 내에서 간편하게 대출을 받아서 사용하는 것입니다..
4. 자동납입 대출 : 큰 금액을 환급 받아서 쓸 요량이 아니고, 단지 보험료를 연체 없이 내고 싶을 경우에는 약관대출로 매번 보험료를 내는 방법을 택할 수도 있습니다.. 약관 대출 금액 내에서 보험료의 자동납입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기존의 보험을 유지하는 간편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5. 리모델링 : 안그래도 월 수입 규모에 비하여 보험료의 비중이 너무 높다면 보유하고 있는 계약을 리모델링 할 필요가 있습니다.. 객관적인 컨설팅을 해 주실 수 있는 분께 의뢰하여 현재 보유하고 있는 플랜을 검토하여 주계약을 줄이고 정기성 특약으로 보강하며 비용을 줄이거나, 기타 중복된 보장을 정리하는 방법을 통해 보험료로 나가는 부분을 효율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이렇게 많은 방법 들이 있음에도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봉착하여서는 간편하게 해약을 하고는 합니다.. 종신보험의 경우 이미 가입한지 1, 2년만 지났어도 사실 지금과 비교하면 메리트가 있는 상태입니다.. 벌써 수차례 보험료가 올랐기 때문이지요.. 나의 보험연령도 상승했구요.. 게다가 해약하고 몸이라도 아프면..
쉽게 해약을 하고 환급금을 받아서 위기를 넘긴 후 여유가 생길 때 다시 들자.. 라는 마음은 너무나 무책임하며 경제적으로도 결코 이롭지 못한 선택임을 다시 한번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업계에서는 지금을 시장 전환의 좋은 기회로 보기도 한답니다.. 지난 번에도 '종신보험은 죽지 않았다' 라는 글을 드렸었는데, 시장의 Trend가 어찌 되었든 보장의 근간은 종신보험이며 다른 기능은 모두 선택의 대상이라는 뜻이었습니다.. 현재의 상황이 변액보험, 연금보험 등 금융상품의 투자기능이 결합 된 상품으로의 전환에 적합한 시점인 것은 틀림이 없습니다..
하지만, 시장은 시장이고, 나는 나입니다.. 우리의 자녀는.. 우리가 지켜야지요..
갑자기 요새 뜨는 CM Song 이 생각이 납니다..
" 거칠은 벌판으로 달려가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