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동제약 불매운동에 대한 단상

[김양희(84)]

광동제약에 대한 불매운동이 하루만에 완봉승으로 '싱겁게' 끝났다. 그리하여 언소주도 한껏 고무되었을지 모른다.

그런데 난 불매운동 대상 선정시 더욱 신중을 기하고 본래 의도가 잘 살아나도록 치밀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난 개별적으로 광동제약이란 회사를 잘 모르나 적어도 기사 등을 통해 살펴보니, 리베이트 살포라는 반경쟁적 행위를 했다는 점은 어디까지나 의혹수준이다. 그보다는 조중동에 집중해서(주로 조선에) 광고를 실었다는 사실을 문제삼는데, 그렇다면 이들이 조중동에 광고를 집중게재하고 한겨레나 경향신문에 그러지 않은 것은 조중동의 기조에 동조한다기보다 이들 신문의 발행부수로 표현되는 사회적 영향력과 광고효과에 의존하였을 뿐이라는 생각이 강하다. 그렇다면 광동제약이라는 광고주의 입장에서는 지극히 상식적으로 합리적인 판단에 의거해 광고를 했을 뿐인데 느닷없이 마녀사냥의 희생양이 되고 회사의 이미지를 매우 흐리는 일에 의해 명예를 훼손당한 게 될 수 있다. 광동제약이란 회사는 한심한 경영진만이 아니라 그 곳을 생존의 장으로 삼아 하루하루 생계를 꾸려 나가는 종업원들도 배려해야 하지 않나. 물론 크게 봤을 때 작금의 언론현실을 고치기 위해 어느 정도의 누군가의 희생은 불가피하다고 말할 수 있겠으나, 그럴수록 더더욱 신중해야 한다.

최근 불거진 광동제약의 리베이트 파문이란 의혹 수준이지 아직 명확한 사실은 아니다. 노 전 대통령이 의문수준을 무책임하게 보도한 조중동을 겨냥한 불매운동을 하면서 그 첫 대상으로 삼은 광동제약에 대해 의문수준의 리베이트 문제도 고려했다는 점은 아이러니라 할 수 있다. 아직은 의혹수준이라는데..더더욱 우리 사회에서 제약사의 병원과 의사 상대 리베이트 살포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며, 털어서 먼지 안나오는 제약사는 극히 소규모의 영세기업 정도를 빼고는 아무도 없다.

설령 광동제약이 사실은 아주 못된 기업이라 치자. 그렇다면 오히려 그 문제를 더 집중적으로 제기하는 것이 옳았다. 그러나 그건 이 운동의 본래 목적이 아니다. 결국 조중동의 목을 조르는 게 더 중요한 목표라면, 그 첫 대상이 불가피하게 광동제약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괜히 조중동 죽이려다가 애꾿게 광동제약을 죽일 수도 있는 일을, 나처럼 광동제약을 잘 모르는 대다수 시민이 보다 납득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제시해야 마땅하지 않았을까. 조중동이 미운 것과, 조중동에 광고내는 기업이 미운 것은 구분하여야 한다. 차라리 상징성을 고려하여 최근 불법상속에 대해 면죄부를 받은 삼성이나 삼성의 계열사(에버랜드 정도)를 타겟으로 삼았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든다.

결국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나라면 혹은 내가 광동제약 사장이라면 조중동 따위 한심한 신문에 광고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높은 기대수준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기업이란 존재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보여주는 생리를 고려하고 이러한 불매운동에 기왕이면 보다 많은 시민들이 공감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어떤 방식이 좋을지 한 번 더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광동제약이 먼저 눈에 띠게 하기보다 조중동의 부당성을 더욱 전면에 부각시키고, 불가피하게 불매대상을 찾을 때 가급적 의도하지 않은 희생양이 나타나지 않도록 보다 더 세심히 배려하는 자세. 이런 점에서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드는 건 나만의 기우일까.

마지막으로, 사소한 것이지만, 언소주는 좀 이름을 바꿨으면 좋겠다. 최근 지나치게 약자를 남용하는 추세에 대한 비판은 차치하더라도, 왜 이런 웃긴 약자를 써서 스스로를 조중동에서 희화화할 여지를 주고 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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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이트 파문' 광동제약 설상가상.. 불매운동기업 선정

이완재 기자 (csnews@csnews.co.kr) 2009-06-09 10:35:00

리베이트 파문으로 곤욕을 치루고 있는 광동제약이 설상가상으로 소비자들에 의해 불매운동 대상기업으로 선정되며 갈수록 궁지에 몰리고 있다.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은 8일 조선일보 사옥 앞에서 국내 대표 3대 일간지 조선, 중앙, 동아일보에 집중 광고를 집행하는 기업인 광동제약에 대한 불매 운동을 선언했다.

이들은 광동제약을 불매기업으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조선일보의 광고편향도가 심한 기업 가운데 영세사업자를 배제한 결과”라고 밝혔다. 즉 광동제약의 매출실적과 회사규모를 감안할 때 조중동에대한 광고 편향이 가장 심했다는 분석이다.

캠페인측은 불매운동 선언에 그치지 않고 조직적인 불매행동에 돌입할 예정이어서 광동제약의 기업이미지 실추는 물론 영업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캠페인측은 당장 오는 9일부터 서울 종로5가의 약국 밀집지역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온·오프라인으로 불매운동 서명과 해당 제품 불만사항 접수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병원과 공중보건의 등에 광범위하게 리베이트를 살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광동제약은 시사기획 쌈 보도 이후 복지부가 사실 확인 후 형사고발 등 법적인 조치를 취한 상태로 서초경찰서로 공식수사가 이첩된 상황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