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포수목원은 1979년 한국인으로 귀화한 민병갈(Carl Feriss Miller, 1921∼2002)이라는 민간인에 의해 설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사립수목원이다. 충남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에 소재하고 있으며 2000년 국제수목학회에서는 서해의 아름다운 해변과 잘 어우러진 천리포수목원을 ‘세계의 아름다운 수목원’으로 인증했다. 세계에서 12번째,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세계의 아름다운 수목원’으로 인증받은 국내 유일의 수목원이기도 하다. 2012년에는 한국관광공사와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국내 관광지 100선’에 선정했다.
‘푸른 눈의 한국인’으로 불렸던 민병갈 설립자는 한국인보다 더 한국을 사랑한 사람으로 아름다운 삶의 향기를 우리나라에 뼛속까지 묻고 2002년 81세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1921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웨스트피츠턴에서 태어났다. 1945년 미군의 청년 장교로 처음 한국에 왔으며 태안의 천리포 바다에 반해 1962년 개인재산을 들여 부지를 매입하고 1970년부터 본격적인 나무 심기를 시작해 40여년 동안 척박한 천리포 해변을 세계의 수목원으로 가꾸는 데 평생을 바쳤다.
처음에는 종 다양성 확보와 보전을 목적으로 교육 및 관련분야 전문가 등 제한적으로만 출입을 허용하다 2009년 설립자의 자연과 나무사랑을 널리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7개 관리지역 중 밀러 가든을 개방했다. 총면적이 62ha(18만평)에 이르며 2024년 1월 기준 약 1만 7000분류군의 식물을 보전·전시하는 세계적인 수목원으로 거듭났다.
목향장미
수목원은 본원에 해당하는 밀러가든과 생태교육관, 목련원, 침엽수원, 종합원, 낭새섬, 큰골 등 7개 지역으로 나눠 기후환경에 따라 다양한 식물들을 배치하고 관리하고 있다. 천리포 수목에서 보유하고 있는 식물종은 보유 수종은 목련류 600여종, 동백나무 300여종, 호랑가시나무류 400여종, 무궁화 300여종, 단풍나무 200여종을 비롯해 1만 6000종에 이르며 세계 최다 목련 수집 수목원이자 국내에서 최다 식물종을 보유하고 있는 식물의 보고다. 특히 전 세계의 목련 1000분류군 중 871분류군을 보유해 세계 최다 목련 식물종을 보유하며 올봄에는 ‘사르르 목련’을 주제로 2024년 제7회 목련 축제(3월 29일~4월 21일)를 개최했다. 국내에서 목련을 주제로 봄꽃 축제를 하는 곳은 천리포수목원이 유일하며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세계의 목련을 즐길 수 있다.
작약
미국칠엽수
수목원 내 주제원은 원추리원, 수생식물원, 동백원, 수국원, 습지원, 왜성침엽수원, 윈터가든, 호랑가시나무원, 우드랜드, 무늬원, 억새원, 암석원, 마취목원, 자생식물원, 노루오줌원, 만병초원, 클레마티스원 등 18개로 구성돼 있다. 태안반도의 온화한 해양성 기후로 인해 가시연꽃, 노랑붓꽃, 매화마름, 미선나무 등 4종이 2006년 9월 21일에는 환경부 지정 서식지외 보전기관으로 지정됐으며 자생식물과 해외에서 도입한 수많은 식물이 자라고 있다.
밀러 가든
천리포수목원에 들어서며 맨 처음 만나게 되는 밀러 가든은 총 7개의 관리지역 중 첫 번째 정원으로 필자는 여러 번 방문했던 곳이지만 특히 안개가 내린 밀러 가든의 몽환적 풍경이 마치 비밀의 정원을 발견한 듯 설레고 놀라움에 탄성을 질렀던 기억이 눈에 선하다. 봄에는 밀러 가든 연못 주변부터 목련과 동백 수선화가 피어나고 여름에는 수국과 비비추, 가을에는 서해의 석양빛에 흔들리는 억새, 겨울에는 호랑가시나무와 정원의 설경을 만끽할 수 있는 곳. 언제 가도 정답고 고즈넉한 풍경이 ‘쉼’을 선물한다.
한옥 가든 스테이
천리포수목원은 겨울에 강한 해풍에 의한 피해와 염해를 방지하기 위해 바닷가 주변으로 조성된 곰솔 방풍림이 수목원을 감싸고 있어 바다 조망의 시원함과 동시에 아늑함을 안겨준다. 수목원을 걷다 보면 곳곳에 한옥으로 만들어진 가든 스테이를 볼 수 있다. 11채의 기와집이 있으며 유난히 기와집을 좋아했던 민병갈 설립자가 도시계획으로 헐릴 위기에 있던 한옥 5채를 해체해 1970년 미군용 트럭에 실어 이곳으로 가져와 이축했으며 5채는 새로 지었다. 얼마나 우리의 문화와 한옥을 좋아했으면 그럴 수 있을까.
낭새섬
수목원을 거의 다 관람했을 즘에 만나는 노을길은 서해바다를 조망하며 걸을 수 있는 힐링 코스이다. 해송 숲 사이로 작은 섬이 하나 보이는데 닭섬(낭새섬)으로 천리포수목원 소유이다. 썰물 때에는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 낭새섬까지 걸어서 들어갈 수 있으나 보호지역이라 출입은 할 수 없다. 언제 봐도 언제 가도 편안하고 아름다운 천리포수목원. 서해의 바다와 어우러진 풍경 속으로 떠나보기 바란다.
※故 민병갈 설립자는 산림 분야 최초로 금탑산업훈장을 수여받고, 국립수목원 숲의 명예전당에 헌정됐다.
출처 : 오순화의 나무가 있는 풍경
첫댓글 말로만 듣던 천리포수목원
정말 한번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오호 정말 가고싶은곳입니다
조경동호회 견학장소로 어떨지요 ㅎㅎ
내년봄에
천리포수목원 - 안면도수목원 - 상화원 코스로 견학을 추진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