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간의 교육 출장을 다녀온 그는
오늘 나와의 산행을 예약했었다.
"여보, 내일 시간 좀 내줘."
그러나 오늘 나는 산행할 만한 체력이 안 되었다.
오전에 실컷 잠을 자니 조금 힘이 났다.
"산행 대신 탁구 치러 가자."
탁구치러 가는 길에 '아름다운 가게'에 들렀다.
내가 책을 볼 때 필요한 앉은뱅이 등받이 의자를 사기 위해서다.
두 사람의 자원봉사자가 가게를 지키고 있었다.
몇 년 전에는 나도 여러차례 그 곳에서 활동을 했었다.
지금은 다른 일들로 여유가 없지만...
우리는 7~8권의 책을 샀다.
그는 영어 책을 몇 권, 나는 김원일 소설 등 몇 권,
이렇게 해서 들어간 돈은 1,1500원이었다.
부자가 된 기분이 한 동안 지속될 것이다.
애초 사기로 계획한 의자는 나와 있는 것이 없었다.
탁구장으로 갔다.
다행히 우리를 기다리는 테이블이 있어 바로 칠 수 있었다.
한 시간을 신나게 치고,
아는 선생님 내외분과 함께 복식을 몇 번 쳤다.
한 시간 정도 치면 체력이 다운이 되기 때문에 욕심을 버리고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
집에 와서 따뜻한 방바닥에 누워 교육 후일담을 함께 나누었다.
선배, 동기, 후배... 나도 알만한 사람들의 근황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그림을 그려보기도 했다.
"옥수수빵이 먹고싶어.
그 빵 냄새가 공기를 타고 코로 들어와."
그래서 우리는 송정리로 갔다.
우리가 좋아하는 빵을 파는 가게가 송정리에 있기 때문이다.
옥수수가루에 밤을 듬뿍 넣어 만든 카스테라를 사 가지고 '깨비분식' 집으로 갔다.
팥죽과 수제비를 시켜 맛있게 먹고 해은이를 위해 팥죽 한 그릇을 주문해 가져간 남비에 담아서 그의 여벌 잠바에 따뜻하게 보온시켜 가져왔다.
해은이는 지금 설탕을 넣어서 맛있게 먹고있다.
어제 TV를 보며 '착한 소비'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가졌다.
내가 먹는 먹거리와 옷, 여러 소비재들, 그것들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현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는 공정거래와 직거래를 활용,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좋은 소비생활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왕에 돈을 지불하고 소비를 한다면 꼭 필요한 사람에게 나의 소비, 나의 돈이 도움이 되게 해야 한다.
스타벅스 커피 한 잔에 3,500원,
이 돈이면 라면이 일곱 개,
이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정말로 많다.
그런데 그 커피 열매를 채취하는 사람들은 너무나 가난하다.
그들은 너무 낡아 다 떨어진 신발을 신고있었다.
동티모르의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
다른 지역의 커피에 비해 맛도 좋고(그들은 비료, 농약을 전혀 치지 않는다)
건강에도 좋고,
가격은 저렴하고,
무엇보다 생산자인 동티모르인들에게 경제적인 혜택을 줄 수 있다.
우리가 입는 브랜드 있는 옷들,
그것들을 만드는 노동력을 제공하는 사람들은 최저임금에 작업환경도 최악인 곳에서 노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생협을 이용하여 소비재를 사는 사람들...
생협에 한우를 대는 농민들...
우리는 어떤 소비생활이 나와 함께 생산자도 살릴 수 있는가를 생각해야 한다.
첫댓글 현명한 생활의 활력이 반전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