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라디오스타"촬영지 영월을 탐방하고 올린사진에 곳곳에 설명한 내용이라
옮겨온 것입니다.
저도 영월에서 초등학교 1학년쯤인가 몇개월 살았습니다.
고향생각하시면서 영화 한프로 땡기시죠 . 시간되시면.........
산 구비구비 흐르는 동강의 절경이 빼어난 곳, 한창 동강댐 건설로 문제가 되었던 곳, 레프팅을 신나게 즐길 수 있는 동시에 환경 오염의 문제로 항상 예민한 곳, 그만큼 때도 덜타고 먼지도 덜 앉은 곳. '영월'의 첫인상은 그렇게 순박하고 조용한 곳이었습니다.
영화 <라디오스타>에 등장하는 영월도 그랬습니다. 카메라가 상점으로 빼곡하게 들어찬 영월 시내를 지나 탁 트인 동강 줄기를 따라 움직일 때, 복잡한 듯하면서도 어딘가 텅~비어 있는 듯한 한적함이 느껴졌습니다. 영화에 등장했던 청록다방, 세탁소와 철물점 그리고 순대 국밥집은 정말 있는 건지, 군침돌게 만들었던(노브레인(이스트리버 역)도 정말 맛있었다는) 짜장면 집은 대체 어디인지 무엇보다 탁 트인 동강이 그리웠습니다. 그래서 훌쩍~떠났습니다. 레쯔 고, 영월!
아침 10시, 동서울버스터미널에서 영월로 가는 버스표를 끊었습니다. 중간에 들러들러 가는 버스 말고 고속도로를 한번에 내달리는 무정차 표를 끊었습니다. 그러니 2시간이면 갈 수 있더군요. 멀게만 느껴졌던 영월이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다는 생각에 반가웠습니다.
웰컴 투 영월! 드디어 영월에 도착했습니다. 여기가 바로 영.월.뻐.스.터.미.날 입니다. -_-;;
저도 사진 찍다가 조금 꿈쩍하고 놀랬습니다. 피식~하는 웃음과 함께 말입니다.^^
버스터미널 밖으로 나오니 이렇게 양 옆으로 상점이 빼곡하게 들어찬 영월 시내 거리가 보입니다. 무작정 떠난 길이라 어디가 어딘지 대책이 서질 않아 한 빵집에 들어가 길을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빵집 언니가 강원도 특유의 사투리로 친절하게 알려주십니다.
"청록 다방, 이 길로 쭈욱 내려가면 있는데요~?"
영화 속 김양의 직장, '청록 다방'이 세트장이 아닌 실제 존재하는 곳이라는 말에 발길을 재촉했습니다. 영월 시내는 그리 크지 않아 부지런히 걸어다니면 곳곳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청록 다방이 있는 곳까지 걷고 또 걸었습니다. 헛둘헛둘!;;;
짠~드디어 '청록 다방' 을 찾았습니다. 영화 속 모습과 똑같습니다. 이름도 똑같고 간판도 똑같습니다.세트장 아닙니다. ㅋㅋ
"실례합니다"라는 말과 함께 안으로 들어가 보니, 한쪽 벽면에는 <라디오스타> 포스터와 함께 이준익 감독을 비롯한 안성기, 박중훈 씨의 싸인이 붙어 있었습니다. 물론 영월 유일의 락밴드 이스트 리버, 노브레인의 싸인도 함께 말입?다.
영월에는 모두 6개의 다방이 있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 이곳 '청록 다방'이 이준익 감독님의 눈에 꽂힌 것이지요. 김양, 박양 대신 자매분들이 함께 어머니를 모시고 운영하고 하고 계셨습니다. 6일 정도 촬영을 했는데 스텝 분들과 정이 들어 그 정 떼는 데 고생을 많이 하셨다고 하네요.
영화에 등장했던 라디오 방송 포스터도 보입니다. 최곤의 '오후의 희망곡'
영화에 많이 나왔던 촬영 장소입니다.
탁자 위 화분을 제외하곤 모두 '청록 다방' 그대로의 모습입니다.
혹시 김양이 라디오 방송 출연해서 자신의 어머니 이야기를 할 때 다방에 카운터에 앉아 "자가 거기서 뭐하나?" 라는 비슷한 말을 하는 다방 주인의 모습을 기억하시는지요? 그런데 그 분이 실제 이곳 다방 주인 분이라고 합니다. 원래 대본에 없던 역할인데 이준익 감독님께서 즉석에서 만드셨다네요. 바로 위 사진이 그 주인공입니다. 영화 속 한 장면과 비슷하게 재연을 해 보았는데, 어찌 기억이 나시나요? ^^:;
한창 사진을 찍고 있는 중에 "우리집 커피 맛있다"며 원두 커피 한 잔을 대접해 주십니다. 커피잔도 영화 나왔던 커피잔이라고 하네요. 한잔에 1500원, 무한 리필 가능하다고 하니 "커피값 얼마나 된다고 외상하십니까?" ㅋㅋ. 그리고 커피 정말 맛있습니다.^^
'청록 다방'에서의 짧지만 푸근했던 수다를 뒤로하고 라디오 방송국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여전히 가수왕의 미련을 잊지 못하고 철없이 사는 락가수 최곤이 다시 부활한 곳, 'MBS 영월 라디오 방송국'. 실제로 한 방송국의 라디오 중계소인데 곧 폐돼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방송국 가는 길에 영월 시내를 내려다 보았습니다.
"곤아, 봐봐. 아파트 보이지? 영월 이제 시골 아니다"
시골로 내려온 최곤을 달래려 매니저 민수가 하는 말입니다. 영월에 아파트가 조금씩 생겨나는 것도 같은데 너무 많이 생기면 영월이 영월답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라디오 방송국 정문에 도착했습니다. 경비실도 그대로 있더군요.
취재 허가를 받으러 잠시 경비실에서 주춤한 사이
"영화에 출연 하지 않으셨어요?"
즉석에서 캐스팅 된 다방 주인 언니가 생각나 슬쩍 여쭤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아저씨 답 曰 :
"감독님이 저 안 써 주시던데요?" 하십니다.ㅎㅎ
추석 연휴 때 단체 관람객이 많이 찾아 왔었다고 합니다. 이미 영화 촬영이 끝난지 꽤 지난 터라 안에 들어가면 아무것도 없지만 그래도 영화를 보고 감흥을 얻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방송국 건물입니다.
'MBS 영월 지국'이라는 글씨 자국이 아직 남아 있네요.
MBS로고가 찍힌 안테나도 여전히 있고요.
최곤의 '오후의 희망곡'을 방송하던 라디오 부스입니다. 정말 아무것도 없더군요.-_-
부스 안에서 밖을 내다 보았습니다. 음반으로 빼곡하게 차 있었던 책장도 텅~비어있네요.
그래도 영화 속 장면이 새록새록 떠 오릅니다.
소품으로 등장했던 책장, 에어컨에도 MBS로고가 그대로 있고요.
그렇게 방송국 한바퀴를 돌고 다시 영월 시내길로 나와보니 <라디오스타>현수막이 걸려 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영월에는 아직 극장이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영화를 보려면 제천 시내까지 나가야 한다고 하네요. 그래서 <라디오스타>도 극장이 아닌 문화 회관 비슷한 곳에서 시사회를 가졌다고 합니다. 이 글을 보시는 영월 관계자 분들께 부탁드립니다. 영월에 극장 지어주세요.(--)(__)
또다시 묻고 물어 찾아간 곳, 커피값 외상을 해 최곤한테 된통 당한 세탁소 주인과 철물점 주인이 일하던 바로 그곳입니다. 실제로도 세탁소와 철물점이 저렇게 마주보고 있더군요.^^
세탁소와 철물점은 40여 년 동안 이곳에서 장사를 하고 계시다고 합니다.
세탁소 실제 주인 분들. '곰세탁소'란 이름이 예뻐 여쭤보니 아주머니께서 직접 지으셨다네요.
"영화 여기서 한참 찍다 갔어. 그냥 옷 다리는 시늉만 하고 갔어. 아이고, 카메라 장비가 어찌나 크던지..아이고.." 아주머니 눈으로 보신 영화 촬영 장면입니다.^^
이곳도 어딘지 아시겠죠? 라디오 사연으로 커플을 맺은 꽃집 총각네 집입니다. 문이 닫혀 있어 안에는 들어가 보지 못했지만 주민들이 전달하는 장미꽃을 선물받고 좋아했던 농협 아가씨 얼굴이 슬쩍 떠오르더군요.^^
한참을 걷고 또 걸어 배가 출출할 때 쯤, 짜장면 집을 찾았습니다. 바로 이준익 감독님이 우정 출연하셨던 그 짜장면 집이지요. 영화 끝나고 짜장면을 사 먹었다는 사람들의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요. 실제 라디오 방송국 촬영 때 시켜 먹었던 짜장면도 이곳 '영빈관' 짜장면이라고 하네요.
안에 들어가니 박중훈, 한여울 씨 싸인고 보이고요.
저도 짜장면 한 그릇 시켜 먹었습니다. 3500원. 정말 맛있더군요.@,@
주방에 들어가 살짝 구경했는데 실제 위 사진 종업원 분도 엑스트라로 출연하셨다고 합니다.
저는 기억이 잘 안나는데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
한창 영화를 찍을 때 짜장면집 주인 아저씨가 기념으로 촬영해 두신 사진입니다.
이준익 감독님 모습이 보이네요.
짜장면 한그릇 뚝딱 후, 동강으로 가던 중 발견한 촬영 장소 입니다. 어딘지 아시겠죠? 최곤을 맹목적으로 사모하는 이스트리버가 비틀즈 코스프레를 하고 나타나 최곤에게 인사를 하는 곳입니다. 영월 기차길 자체로 낭만적입니다.
짠~드디어 동강이 나타났습니다. 이곳 동강은 여름 6,7,8월에 레프팅을 하기 위해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고 합니다. 잘 되는 레프팅 가게는 하루에 1000만 원 정도씩 현금을 집으로 싸들고 간다고 합네요. 헉. 정말 많은 사람들이 레프팅을 즐기긴 하나 봅니다.
동강 줄기를 따라 영상을 담아 보았습니다. 이미 단풍이 들어 울긋불긋한 산기슭과 동강의 물줄기의 멋드러진 어울림을 영화에서처럼 멋있게 담아내지 못함에 안타까울 뿐이었습니다.-_-
이곳은 마지막으로 찾은 영화 촬영지 '청령포 모텔'입니다. 최곤과 박민수가 한방에서 동고동락했던 곳.
"나 허리 아파서 아무 침대에서나 못자는데..."
라며 말하는 아직도 정신 못차린 최곤의 모습을 확 느낄 수 있었던 곳이지요.^^
동강 둔치에서 바라본 '별마로 천문대'입니다. 박민수과 최곤이 함께 별을 쳐다보던 곳. 너무 멀어 미처 가 보진 못했지만 영월에 가실 분들은 꼭 한번 방문해 보세요~^^
이곳은 영화 촬영 장소는 아니었지만 너무 예쁜 '영월역'입니다. 꼭 영화 촬영 세트장 같습니다.
역 안에는 이렇게 '맞이방'도 있고요. 버스가 아닌 기차를 이용해 서울->영월 여행을 해보는 것도 낭만적인 여행길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렇게 해서 영화 <라디오스타> 촬영지를 한바뀌 쫘악 돌아 보았습니다. 위 지도는 영월에 다녀와서 기억 나는 대로 그려본 촬영지입니다. 정확하진 않지만 대충 어떻게 위치해 있는지 알려 드리려고 그렸는데 찾아 가실 수 있으실런지요? -_- 참, 안타깝게도 '동강 순대 국밥'집을 찾지 못했습니다.-,-;;만약에 영월에 가셔서 순대 국밥집을 찾으신 분이 계시면 이 글에 트랙백 달아주세요. ㅠ
첫댓글 은제 ㄱ거기까지 팔자가 나보다는 훨썩 나은듯 허이 이정도면 나도 다녀온거나 마찬가지 동문 여러분 우리 덕진군 쓸만허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