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2005~2020]/정기산행기(2016)
2016-04-11 21:46:23
*** 제 590차 정기산행(소금산) 산행기 ***
1. 일 자 : 2016, 4. 9(토)
2. 산행지 : 소금산(간현유원지 주차장-간현교-들머리-정상-404철계단-간현수련원-원점회귀)
3. 산행산우 : 진운.진수.경호.재일.세우.규홍.문수
4. 산행대장 : 문수
바깥 세상(?)은 온 천지가 봄꽃으로 도배된 듯, 카톡으로 전해지는 친구들의 하루하루 일상은,만개한 봄꽃들의 향연을 도보 산행이나 잔차,자동차는 물론,심지어 뱅~기로,사랑하는 이들을 동반하여 직접 찾아나서서 온몸으로 즐기는 모양새가 한층 정겹기도 하거니와 한결 여유로워진 듯한 모습들이 중늙은이로 들어선 우리들의 현재 자화상이지 싶기도 하다.
내가 있는 이곳은 산을 깎아 바다를 메워 조성한 신규현장인 탓인지 주변에 무지랭이 들꽃 한송이조차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주위가 삭막하다.ㅠ.ㅠ
봄처녀의 바람난 마음이 이런 것일까?
이렇게 아름다운 봄날에 2주만에 돌아오는 황금같은 휴무를 홀애비 냄새 가득한 골방(?)에서 보낼 수야 없지 않겠는가...ㅎ
올해 초, 30산우회의 예봉산 신년회 뒷풀이에 참석해서 공언하였던 산행 적극 참가 약속을 빌미삼아 때마침 590차 소금산 산행이 오는 토욜로 공지되어 있길래, 비록 내자신 그날의 진상이 될망정, 참석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금욜 오후, 정시 퇴근시간보다 한 두어시간 먼저,한양 올라가는 길이 엄청 밀린다는 핑계아닌 핑계를 대고, 숙소에 들러 미리 싸놓은 등산배낭을 챙겨서 16시발 강남행 고속버스에 몸을싣는다.
마치 이등병시절, 지긋지긋한 병영을 벗어나 외박나가는 기분과 흡사하다고나 할까...ㅎ
그날 저녁,양재 모처에서 모씨 또 모모씨와 실로 오랫만에 코가 삐뚤어 지도록 회포를 풀었다.
이번 590차 산행에서는 압구정역에서 출발하는 중중취인이 제공하시는 차량에 또2공 대장님,재일님 등 3분, 수원에서 출발하는 황선달님 차량에 나, 우 교수,능수님 4명해서
도합 7명이 산행을 나선다.
근 2시간을 달려,원주시 지정면 간현 유원지 주차장에서 만나,예의 산행 안내판 앞에서의 기념사진 촬영을 시작으로 오늘의 산행을 시작한다
짠 소금이 많이 나서 '소금산'이 아니고, '금강산'을 많이 닮아 '소금산'이라 한단다
그럴러면, 헷갈리지 않게 '소금강산"이라 칭하는 게 맞지 싶은데...ㅎ~
암튼 해발 343m의 산으로, 야트막하고, 산세가 수려해서 오늘의 나같은 취중 산행인(?)에게 딱맞는
산이라고나 할까?ㅎ
40년전 하사관학교 유격훈련을 이곳 간현 유격장에서 받았다는,
나의 영원한 Armenia동기,
재일이는 자뭇 감회가 남다른 모양이다.
재일이가 군대시절 펜팔로 사귀었던 인천 성냥공장(?)아가씨와의 짜릿한 로맨스,
핑크빛 사랑얘기로 분위기를 뛰우자 마자 머스마 셋만 모이면 한다는 군대 이야기가 입담까지 능수능란한 능수님에 이르러서는, 정상 이전에 펼친 간식자리및 소금산 정상에서의 휴식시간은 물론이고, 산행이 끝날 때까지... 도무지 끝날 줄을 모른다.
암튼 나로선 뒤늦게 능수님의 새로운 진면목을 발견하는 신선함과 나름의 즐거움이 있었다.
능수님 감사!
그날, 밝혀진 비화 한토막은...
괴물 재일이가 군생활 당시는 물론 지금까지도 자다가 벌떡 일어나서 이빨을 갈 정도로 제일 싫어하는 군바리가 철책 수색대인데, 철천지 원수를 외나무 다리가 아닌 소금산 정상에서 만났다...ㅎ
누군지는 함 상상해 보시라!
하산길 경치가
안개인지 황사인지로 인해서 시야가 살짝 흐린게 아쉽지만, 낮은 산세치고는 소금강이라 불리울 만 한 절경이다.
문수대장의 엄포(?)로
살짝 겁먹었던, 경사 70도 가까운 철계단에 이르러 막상 현장을 내려다 보니,여인네들을 데리고 왔더라면 오줌을 지릴만도 하겠다...ㅋ
그래도, 일일 산행대장 황대장은 아침부터 술 냄새를 폴~폴 풍기는 신참내기(?)가 걱정인 모양이다.
"갱호야, 하산길 철계단의 경사가 장난아니니까, 거기선 니가 제일 먼저 내리가라,자칫 뒤에서 굴러삐모 앞사람도 같이 작살나니까"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살자"라는
공동 운명체 정신이 울 나이에는,아니 30산우회에서는 더이상 통하지 않는 모양이다...
하긴 나도 살만큼 살았으니...ㅎ~
옛 중앙선 철로를 이용하여 만든 Rail Bike를 타자느니 말자느니, 1인당 탑승요금 알아맞추기 게임을 하면서,결국 체험해 보는 쪽으로 합의하며 내려왔건만, 시간도 안맞고, 요금도 비싼 것같아 바로 단념한다.
그야말로 3시간여의 유유자적, 봄 나들이 산책(?)을 끝내고 갈현 유원지 주차장으로 원점회귀했다.
점심을 차가 밀리기 전에 일찍 올라가서 서울서 하는 게 어떠하냐는 일일 산행대장 말씀에,모처럼 이렇게 서울을 벗어났는데, 이 근처에서 맛난 향토음식을 먹고 출발하자는 또 2공대장님의 제안을 다들 두말없이 수긍하여 100차 기념산행을 개최했던 인근 오크밸리 근처의 한우 식당으로 향했다.
요즘 금값이 되어버린 한우 등심에 막국수까지 배터지게 먹게 해주신 또2공 총 대장님과 통크시게 쏘아버린 황대장님께 무한한 감사의 말씀을 드릴 뿐입니다.
고맙습니다.
30산우회가 정식으로 발족한 지 어언 12년...
낼모레 600차 기념산행을 코앞에 두고 있는 시점에서,
대한민국 여느 고교 동기회의 산악 등반모임이 이렇게까지 오는 동안 차수는 물론이고,매회 산행기를 한번도 거르지 않고 기록으로 남겨놓은 산행 모임이 또 있는지...
정말 대단하고 존경스러운,감히 제 분수에 넘치고 또 넘치는 고마운 친구들임을 다시한번 생각하고 감사하다 못해 나 스스로 감격하는 소중한 하루였슴을 이자리를 빌어 고백합니다.
사견이지만, 나자신 한때는 30 산우회 평쫄(평생쫄)로서, 찍사로서, 나름 산행에 열심이었던 적도 있었건만...
작금의 상황과 자신의 게으름에 용서와 이해를 구할 뿐이고,
순전히 내 필요에 따라 언제든 따라나서도 아무런 조건없이 흔쾌히 가슴을 열고, 받아주는 산우들이 있기에...
오늘의 내가 존재할 수있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각인하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오늘 같이 해주신 590차 산행 친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600차 산행에도 동참할 수있는 행운이 저한테 또한번 따라와 주길 간절히 기원하면서 590차 산행기를 마칩니다.
황대장님!
기대에 못미치는 졸필, 너그럽게 해량해 주시길 바랍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법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