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삶과 멋] 이금룡 이니시스 사장이 즐겨찾는 맛집
[속보, 정보통신] 2003년 02월 10일 (월) 09:12
"맛깔스런 분위기..비즈니스가 술술 풀리죠"
지난 1월 전자지불서비스업체인 이니시스의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긴 이금룡 사장(53). 천성적으로 가만히 있지를 못하는 성미이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생각하고 없는 일을 만들어내는 스타일이다. 대인관계에서도 한번의 대화만으로 능숙하게 상대를 사로잡을 수 있는 특유의 친화력과 강력한 설득력을 발휘한다. 나이와 신분에 상관없이 누구든지 친구로, 협력자로 만드는 것 또한 그의 장점이다.
뛰어난 커뮤니케이션 파워를 가진 이 사장이 즐겨 찾는 비즈니스 장소는 어디일까?
지난 7일 그와 함께 점심시간에 찾은 곳은 서울 대치동 포스코 빌딩 서관 19층에 위치한 일식집 `겐지(566-2300)`. 힐튼호텔에서 직접 운영한다는 이곳은 천정에 박힌 조그만 알전구들이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고급 호텔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전채ㆍ생선회ㆍ찜요리ㆍ구이요리ㆍ튀김ㆍ우동 등 다양한 일본요리를 맛볼 수 있는, 주방장의 오늘의 점심 정식(3만7000~5만원)이 추천할 만하다.
"예전 직장인 옥션에서 도보로 1분도 안 걸릴 정도로 가까워 이용하기 시작했는데, 전망이 좋아 지금도 자주 이용합니다. 전망이 좋으면 커뮤니케이션 하기도 훨씬 좋잖아요." 이 사장이 꼽는 겐지의 매력이다.
조찬모임의 경우 이 사장은 삼성동 인터콘티넨탈호텔의 `그랑카페(559-7614)'나 반포동 팔레스호텔의 `다봉(2186-6888~9)'을 이용한다. 그랑카페는 한식ㆍ일식ㆍ양식 등 30여가지 음식이 뷔페식(2만5000원)으로 나와, 입맛에 따라 골라 먹을 수 있다. 일식집 다봉은 아침 정식(1만8000원)과 전복죽(2만3000원)이 내용과 가격면에서 모두 만족스럽다는 평.
이 사장은 "아침회의가 잦은 강남의 비즈니스맨들을 겨냥한 이곳은 회의나 모임을 식사와 겸할 수 있도록 다양한 조찬 메뉴를 개발해 이미 CEO들 사이에서 아침 모임장소로 널리 알려진 곳"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다봉은 가격도 부담없고 별도의 룸을 갖추고 있어 개인적인 밀담이나 면접 등에 자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녁에 비즈니스 미팅이 있을 때에는 대치동 섬유센터 지하1층의 `황상(528-3322)'을 즐겨 찾는다. 고품격 한정식집인 황상은 황제에게 진상하는 자리라는 상호답게 분위기에서부터 격조가 느껴진다. 중요한 손님을 대접하거나 비즈니스 만찬 장소로 제격이다. 코스요리(1만8000원~5만5000원)도 가격대별로 다양해 모임 목적에 맞춰 선택할 수 있다.
때로 왁자지껄한 분위기 속에서 친목을 다질 필요가 있을 때에는 잠실 먹자골목의 `청춘극장(420-2730)'에 자주 간다. 고깃집답지 않게 블랙앤화이트의 인테리어로 깔끔한 분위기를 풍기고, 유지인ㆍ정윤희ㆍ장미희 등 70년대 여배우들의 영화 포스터가 걸려 있어 옛 추억에 잠겨 부담없이 술 한잔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소갈비(7000원)와 안창살(8000원), 삼겹살(6000~7000원) 등이 주메뉴인 이곳에 오면 이사장은 항상 안창살을 먹는다. "가격도 저렴하고 솥뚜껑에 구워먹는 맛이 기가 막혀 한 달에 서너번은 찾는다"는 이 사장은 지난 5일 이곳에서 고등학교(제물포고) 동창회 모임을 가졌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2차로 가는 곳은 인터콘티넨탈호텔 꼭대기층인 34층에 위치한 멤버십 클럽 `실크로드(559-7639)'. 재즈밴드 `스티비 우즈(Stevie Woods)'의 노래와 연주가 일품이다. 맥주는 물론 위스키ㆍ꼬냑ㆍ칵테일ㆍ와인 등의 다양한 주류를 즐길 수 있다.
이 사장은 "술을 잘 못하는 편이라 일반 술집보다는 술을 강권하지 않는 바가 좋다"며 "분위기도 있으면서 힙합 일색의 소란스러움이 없는 이곳에서 가볍게 맥주나 와인을 한잔씩 하면 비즈니스가 절로 풀리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주말에 이 사장은 아내 유명희씨(47)와 함께 서초동 예술의 전당 맞은편에 위치한 바비큐립 전문점 `토니로마스(587-4501)'에 자주 간다. 이곳에서는 연한 갈비에 토니로마스 특유의 소스를 입혀 입에서 살살 녹는 바비큐립 맛을 느낄 수 있다.
그는 "삼성물산 재직시절인 97년 1월 임원 승진 인사를 앞두고 이곳에서 아내와 점심을 먹으며 `나중에 임원으로 승진하면 잘 해겠다'고 약속했던 기억이 난다"며 "한달 뒤 임원으로 승진해 아내와의 약속을 지킬 수 있었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곳에서 그는 바비큐립과 함께 조갯살과 우유로 만든 정통 영국식 스프인 `크램 차우다(Clam Chouder)'를 즐겨 먹는다.
토니로마스와 함께 이 사장이 가족과 함께 이용하는 곳은 광장동 워커힐호텔 본관 위쪽에 위치한 팔각정 모양의 `피자힐(450-4699)'. 아차산이 한강과 만나는 기슭에 자리한 피자힐은 전망도 빼어나지만 산책코스로도 좋다. "우연히 들른 이곳에서 노부부가 딸 사위를 데리고 식사하는 모습을 보고 감동을 받아 가족들과 자주 이곳을 찾는다"는 것. 그는 지난 크리스마스 때도 모처럼 유학중인 아들(강민 22) 딸(고은 18)과 함께 이곳에서 식사를 했다.
이 사장의 경영철학은 음식으로 치면 `퓨전'과 비슷하다. 그는 국내 대표적인 기업인 삼성물산에서 쌓은 오프라인의 최고 경험들을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매체에 적용ㆍ발전시켜나갔고, 20~30대가 주축을 이루고 있는 국내 인터넷 업계에서 상대적으로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어느 누구 못지 않은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올해도 그는 옥션에서 쌓은 인터넷 서비스 경험들을 살려 이니시스의 솔루션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을 서비스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