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라하 도착
체스키크롬로프 성 관람을 마치고 오후 4시경 프라하로 떠났다. 체코 최남단에서 중심부에 위치한 수도 프라하로 가는 길은 지금까지 보아온 동유럽의 평원과는 또다른 모습이었다. 가장 큰 특징은 야트막하지만 산도 보이고, 나무 숲 무더기도 만나고 가끔씩 물줄기도 만난다는 것이다. 숲과 들풀 사이로 흐르는 블타바 강, 몰다우 강이라 불리기도 하는 420km의 긴 강은 독일까지 이어지고, 북으로 갈수록 넓어지는 것이 비경이다. 초지가 대부분이고 재배농작물은 보리, 밀, 감자 등 지금까지 보아온 동유럽과 비슷하다. 푸른 하늘과 투명한 햇살, 싱그러운 풍경은 캐나다의 록키를 연상케 한다. 북쪽으로 캐나다와 거의 동일한 위도상에 있어서일까. 하늘 높이 솟구쳐오르는 침엽 상록수가 고속도로변에 끝없이 이어진다.
프라하까지는 약 3시간이 소요되며, 그 달리는 시간 중에 한국여인 박은주 가이드는 친절하고 또박또박한 음성으로 체코에 대하여 설명해 주었다.
체코는 1620년부터 1918년까지 300년 동안 합스부르크 왕가가 지배하여 오스트리아의 풍물이 많다. 이곳 생활은 영어, 독어, 체코어 세 개를 알아야 하고, 1993년에 체코와 슬로바키아로 분리되며 연간 1억명의 관광객이 찾아온다. 독일인과 이태리인, 그리고 한국과 일본인도 가세하고 있다. 현재 한국인은 350명 정도 거주하고 있는데 한국 교포수가 점점 늘고 있다. 오스트리아에 사는 교포 3천명에 비하면 적은 숫자지만, 한국인이 뭉쳐서 자체 행사를 자주 열고 있다고 한다.
체코는 2004년 5월에 EU에 가입하였고, 2004년 5월 15일자로 대한항공이 입항을 시작하여 주3회 운항되고 있는데 7월부터는 주4회로 늘릴 계획이다.
체코에서 삼성 핸드폰은 부의 상징이다. 디카 핸드폰은 두달 봉급 액수다. 대학에서 교수들은 학생들이 삼성 핸드폰을 사지 않도록 유도하는데 수업 중, 핸드폰에 대한 애착으로 집중을 방해하기 때문이란다. 또한 한국의 기아 자동차도 체코에서는 인기다.
오스트리아에서 넘어온 국경선 부근 비행기 공항 예정지인 질리나에는 한국인에 대한 인상이 좋게 배어 있어 한국인 여권만 내밀면 무사통과란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오늘 아무런 제시없이 자연스레 넘어온 오스트리아와 체코의 경계선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다. 한국인과 체코인의 개념은 서로 친구이고 상당히 우호적임을 알았다.
동유럽의 날씨는 이상 기온의 잦은 변화로, 며칠 전까지는 추운 겨울 온도였다가 오늘은 한여름 날씨로 덥고, 하루의 일교차도 15도∼16도 차이가 나며, 햇볕이 났다가 비가 오는 등 한국과는 다른 기후라 한다. 햇볕도 한국과는 달라서 강한 자외선을 잘못 쪼이면 백내장에 걸릴 수 있고 피부 보호를 위해 썬크림을 두텁게 발라야 한다.
체코는 우리나라의 80% 면적으로 프라하는 서울의 1/4 크기다. GNP는 8500불이고 봉급은 대졸자 기준으로 60만원 정도 낮은 임금이다. 살인적인 물가상승에 생활고가 심한 편이다. 그러나 사회 보장 제도가 잘 되어 있어 노후걱정이 없는 나라다. 하지만 현재의 생활이 어려운 사람에게는 관광인들이 와서 뿌리는 돈을 보며 괴리감을 느낀다고 한다. 3년전만 해도 물가가 쌌는데, 세계적인 추이에 따라 체코의 물가도 고공으로 치솟아 서민들은 허덕이고 있다.
손바닥 모양의 체코 지도에서 프라하는 구 보헤미안이다. 그래서 체코 중앙역에는 특히 집시가 많이 모이고, 전체적으로도 집시가 많은 편이다. 집시가 많은 것은 유럽 공통적인 듯하다.
체코에는 한국인 가이드가 17명 있는데 7월에 공식적인 시험을 치를 예정이란다. 발음 하나 잘못하면 전혀 의사 소통이 안 되는 힘든 체코 언어의 벽을 넘기가 힘들어 고생하는 한국 가이드다. 그녀는 말했다. 여러 관광객 중에서 국제펜 문인 집단의 가이드로 본인이 자청했노라고. 한 문인의 글로 평생의 힘이 되는 수가 있다고. 한국의 작가분들을 만난 것은 가문의 영광으로 기록될 것이며 개인적으로도 큰 기쁨이라 고백했다. 우리는 그녀의 말을 듣는 순간 힘찬 박수를 보냈고, 문인으로서의 깊은 사명감과 자긍심에 고개를 끄덕였다. 홍금자 시인은 김기림 시인의 '길'을 낭송함으로, 김정웅 시인은 '고창 선운사' 자작시를 낭송함으로, 그녀에게 보답해 주었다.
체코에는 노벨 문학상과 화학상을 수상한 사람이 두명 있는데 '야로슬라브' 라는 동명이인이란다. 1968년 '프라하의 봄' 이란 시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함으로 체코의 프라하는 더욱 유명해진 것이다.
오후 7시 10분 체코의 프라하 시가지에 진입했다. 고층 건물이 보이고 도심 시가지가 눈에 들어온다. 한국의 고층 아파트와 고층 사무실 샅은 건물이 몇 개 보인다. 생각했던 체코의 인상과는 다르게 화려함이 흐른다. 마침 토요일 주말이라서 길이 막히지 않았다.
10시나 돼서야 해가 진다는 도시 프라하는 저녁 8시가 다 되는데도 낮이다. 해가 저물어가지만 한국의 저녁만큼 짙은 어둠이 아니다. 록키매리어트 호텔의 밤도 10시나 되어야 밤이 되던 작년 이맘때의 기억이 새롭게 떠오르는 순간이다. 그리고는 새벽 4시면 해가 뜬다고. 지구의 상층부라서 태양빛을 많이 쪼이고 있음이 증명되는 대목이다.
세계 최고의 세계 문화 유산 보유국인 체코의 프라하는 929년부터 1929년까지 1000년 역사를 지니고 있다. 프라하는 걸으면서 찬란한 중세 문화의 유적지를 볼 수 있는 곳이라며, 우리는 내일 많이 걸어야 한다고 했다. 체코는 한국처럼 가부장적 사회로 맞벌이 부부인 여자가 고달프단다. 체코 여인은 대체로 미인이고, 특히 백러시아 여인은 참으로 예쁘다는 말을 들으며 프라하 땅을 최초로 밟았다.
해넘이의 비경을 등 뒤로 하여, 조금 먼 거리에 위치한 시가지 도심 중국 식당에 걸어가서 중국식 음식으로 저녁을 먹었다. 호텔로 돌아올 때 본 강의 풍경은 자작자작한 불빛과 함께 비경이었다. 국립박물관 앞의 바츨라프 광장을 지나며 바츨라프는 할머니가 키웠고, 그의 어머니는 종교문제로 그 할머니를 죽였다는 비사를 들었다. 프라하 도심의 석양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프라하에 도착하여 저녁식사 하러가는 국제펜 문인들. 전차와 현대식 건물 풍경
체코 프라하 도착-재등록(2017년 8월)
체코 휴게소
체코 프라하 시가지